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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 Be, But...

황제의 주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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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작품등록일 :
2018.09.02 21:25
최근연재일 :
2018.11.09 13:43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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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45
추천수 :
2,044
글자수 :
413,118

작성
18.10.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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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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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6쪽

13장 : A time to soar (3.)

DUMMY

기사대회.

세계만방의 국가들에서 이름난 기사들이 모두 모이는 그 연례행사를 열흘 앞두고, 켈디니어 성은 이미 축제 분위기를 완성했다.

저마다 일을 제쳐두고 거리로 뛰어나와 하나 둘 도착하는 기사들에게 환호성을 질렀으며, 상인들은 평시보다 20% 이상 저렴한 할인가를 외치고 다니며 대목을 노렸다.

하지만 [바람] 상단의 주인 하비브 보예는 창밖의 그 열기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는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멍하니 선 채로 보고를 들었다.

“그렇게 돼서, 결국 대성공이었어요! 투자금의 다섯 배 이상으로 수익을 올린 셈이었습니다. 좀 더 독한 마음을 먹었다면 그 이상도 가능했을 거지만······ 먹고 사는 문제니까 거기까지만 했어요. 제가 잘못한 건 아니죠?”

“······아니지. 잘했다.”

하비브의 조카 로건 보예는 그 대답에 해맑게 웃었다.

“하핫, 다행이다. 역시 삼촌이에요. 사람이 그릇이 커!”

그렇지만 잠시 후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삼촌, 대체 어떻게 아신 거예요? 곡창으로 유명한 알란드라 평원이 때늦은 태풍으로 엉망 될 거, 예상하고 계셨던 거죠? 그래서 저한테 이쪽 식량 몽땅 사서 노루스로 가게 하셨던 거죠? 대체 어떻게 아신 거예요?”

눈을 빛내는 조카에겐 미안하게도, 그거야말로 하비브가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질문의 대상은 100골드의 투자금으로 그 상행을 의뢰했던 황태자 쪽.

‘대체······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거지······? 이 시기에 태풍이 일어나 작황이 엉망이 될 것을, 대체 무슨 수로?’

하비브는 신음하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남해의 밀림을 지난 태풍이 노루스까지 북상한 것은, 근래 100년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

그 전에 몇 차례 발견된 기록에서도 피해는 극미했다고 알려져 있다.

상인으로서 각지의 지리와 재해를 연구해온 하비브는 그렇기에 단언할 수 있었다. 때 아닌 태풍으로 노루스의 작황이 엉망이 되는 것은 단언컨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렇지만, 황태자의 말도 안 되는 의뢰 직후에, 그 불가능이 현실이 되었다.

‘그 꼬마 황태자가······ 천기를 읽는 예언자라도 된다는 것인가? 그게 아니면······ 혹시 그가 태풍을 일으킨 장본인?’

둘 모두 가망 없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정말 우연하게 황태자의 바보 같은 투자와 재해의 시기가 겹쳐졌다고 보는 건, 더욱 바보 같은 망상일 터.

고뇌하던 하비브의 추정은 결국 전자 쪽으로 기울었다.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으로 고작 수백 골드를 벌기 위한 투자를 할 리 없지. 황태자는 예언자······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합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도대체 왜-’

“저기, 삼촌? 왜 그러세요? 태풍으로 죽은 사람들 생각해서 그러시는 거예요? 뭐 어쩌겠어요, 자연재해인데.”

“······로건. 미안한데 좀 나가다오. 내가 생각할 게 있다.”

“오! 삼촌, 설마 또 미래를 예지하시려는 건가요? 그러면 저한테도 비법을 좀-”

“입 닫고 좀 나가. 그리고······ 예지니 뭐니 쓸데없는 소리 어디 가서 절대로 지껄이지 마라. 그러다 경을 친다.”

“헉······ 알겠습니다, 삼촌. 딱 저만 쏙 알고 있을게요!”

신이 나서 나가는 조카를 보며 하비브는 혀를 찼다.

‘저 녀석은 미래를 안다는 게 애들 장난인 줄 아나. 어쩌면 저렇게 철이 없는지 원. 그거야말로 세계를 진동시킬 일인데. 미래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상업으로 떼돈을 버는 것은 일도 아니고, 높은 작위를 얻거나 대륙에 명성을 떨치는 것도 쉬운 일이다. 나 같은 상인 나부랭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 힘을 가진 게 제국의 황태자라면······ 그는 그야말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의아했던 정보들이 해석되기 시작했다.

‘황태자가 투자한 지나인 돈 100골드를 추적하다 닿은 곳이 워길 성의 도박장이었지. 어떻게 하루 만에 그 돈을 따냈을까 의구했었는데, 미래를 안다고 하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된다. 어떤 게임을 해도 질 수가 없었을 것이야.’

그런 사실관계까지 깨닫고 나자, 하비브의 얼굴은 더욱 진지해졌다. 황태자의 능력이 아닌 의도 쪽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 능력을 가졌다면, 황태자는 굳이 상업에 발을 걸칠 필요도 없다. 그저 백국과 왕국을 순회하며 도박장만 전전해도 세계 제일의 갑부가 될 수 있어. 그런데도, 말도 안 되는 조건까지 내걸어가며 식량을 구입해 노루스로 보낸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갑작스런 식량난으로 고생할 사람들을 구호하기 위해서······.’

성자 눈에는 성자만 보인다고 했던가. 선인 하비브는 황태자의 의도를 터무니없이 선한 쪽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따뜻한 마음과는 별개로 그는 천재라고 불리는 백국 제일의 상단주. 곧 그 이면의 의도에도 근접할 수 있었다.

‘예지의 능력을 눈치 채지 못하게 사업을 진행할 방법도 있었을 텐데. 적당한 용병들을 따로 고용해서 보낼 수도 있었잖아? 하지만 황태자는 굳이 직접 나와 만나 투자를 진행했지. 그건 내가 자신의 능력을 알아채길 바랐다는 것······. 왜지? 신비로운 능력이란 아는 자가 많아질수록 위험한 것인데, 왜 내게 굳이 암시를 준 것일까?’

그 이유를 분석하기에 앞서, 하비브는 기사대회 직전에 켈디니어 성을 들썩이게 했던 황태자의 소문을 떠올렸다.

‘위대한 라푸스 자작과 무슨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했는데······ 그것도 이상한 일은 아닌 거구나. 황태자가 진정 미래를 아는 예지자라면, 라푸스 자작조차 모르는 지식이 많을 것이야. 하지만 이상하지. 연구 역시 홀로 해도 무방했을 터. 왜 굳이 공동연구인 거지······?’

반 다경 정도 고민한 뒤에야 하비브는 그 진의를 깨달았다.

‘아······ 아아, 그렇구나. 황태자는, 미래의 지식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야. 바로 사람이다. 라푸스 자작과 나는, 그 예지자로부터 선택받은 동료······.’

이번에도 실제보다 퍽 미화된 추정이었지만, 제법 정확한 분석이었다.

‘그는······ 라푸스 자작님과 나를 통해서 어떤 일을 하려는 것일까? 분명 나 같은 필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신비로운 일이겠지만······ 알 필요가 있다. 그가 보여준 게 영웅적인 선행이긴 했지만, 사람을 너무 쉽게 믿는 건 내 단점이야.’

자기 단점을 그나마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상단주였다.

‘황태자를 다시 만나봐야겠다. 장기는 아니지만, 어떻게든 그 속을 떠봐야겠어. 만약 그 마음이 세계를 위한 선행이라면 나 역시 그의 대업을 도울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 마음이 패권과 전쟁 같은 악독한 것이라면······ 음······ 그렇다 할지라도 막을 수는 없겠지. 예지자와 맞설 수 있을 리 없으니. 그건 신이라고 불려도 될 만한 능력······.’

하비브는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 그냥······ 옆에 붙어서 시간을 들여 조금씩 설득한다거나 해야겠네. 돕지 않겠다고 하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 죽일지도 모르니까. 음, 설마 그렇게 독하지는 않겠지만.’

사실, 그 설마야말로 진실에 매우 근접한 추측이었다.

그날 밤 수익금을 들고 직접 방문한 하비브를 맞이하며 레인은 그를 깔끔하게 죽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만의 하나라도 내 능력을 떠벌리고 다닐 기미가 보인다면 곧바로 처리해야 한다. 장원 주위의 오솔길에서 넘어져 죽은 걸로 하려면, 머리를 돌로 쳐 깨는 게 좋겠지. 아깝긴 하지만 하비브가 아니어도 대용품은 많다.’

하비브에겐 무척 다행하게도, 레인은 독대한 그에게서 진심을 엿봤다.

“전하께서는······ 아마 예지의 능력을 갖고 계신 거겠죠.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게 아니고선 해명이 안 되더군요. 추후에 저를 쓰실 데가 있어 능력의 파편을 보여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맞습니까?”

“하비브 보예. 신에게 질문하지 말고 그대의 뜻을 고하라.”

“아······ 예, 전하. 저는······ 전하의 곁에서 돕겠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아, 이미 그런 제 마음까지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기밀의 누수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목숨을 걸고 헛짓을 할 위인은 못 되니까요, 하핫.”

애써 웃으면서 말하고는 있지만 손끝이 벌벌 떨고 있었다.

‘후후, 결국 이렇게 되는군. 뭐, 당연한 일이다. 하비브는 훌륭한 재능으로 바람 상단을 견실하게 만들었으나, 결국 그 소심함으로 인해 대성하지 못한 인물이니까. 잘됐어. 다른 말을 구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겠다.’

흡족한 상황에 씩 웃은 레인은, 자리에서 일어서 그 뜻을 반겼다.

“네가 그리 말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하비브 보예, 네 믿음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내가 본 미래를 말해주마. 가까운 미래에 제국에 기근이 들 것이다. 그에 어떤 암계가 더해져, 수십만의 백성들이 굶주려 죽게 되리라. 개중에는······ 서로를 잡아먹는 종자들까지 나왔지. 굶주림이 정신을 광증으로 이끈 것이야. 끔찍한 비극이었다.”

이를 악물며 한 설명에, 하비브는 입만 벌린 채 소리를 내지 못했다.

‘맙소사······!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나. 하지만, 그 얘기를 내게 하신다는 것은······ 황실로서도 해소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건데······. 그야 뭐, 그럴 만도 한 상황인가.’

황실이 권위를 잃은 제국이 이미 귀족파의 세상이라는 것은 백국에도 잘 알려진 이야기였다. 하비브는 바로 그 상황이 황태자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임을 깨달았다.

“······전하께서는, 그 비극을 막고자 하시는 거로군요. 바람을 통해서······.”

“이해가 빠르구나. 위대한 록펠러 황가는 이미 힘을 잃었다. 미래의 황제조차 자신의 목숨부터 걱정해야 할 판이지.”

마음씨 좋은 하비브는 그 이야기에 자기 일처럼 울상을 지었다.

그런 그를 보며 웃음을 머금었던 레인은, 곧 침중한 얼굴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백성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결코 겪지 않기를 바란다. 하여 네게 내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상행으로 노루스의 백성들을 구했듯이, 3년 뒤의 미래에 대비해 바람 상단을 제국으로 진출시켜라. 그에 필요한 정보는 내가 주도록 하마.”

하비브는 그 말을 듣고 감격하여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전하께서는······ 그야말로 진짜 군주시군요! 위기 속에서도 백성을 생각하시다니······ 정말로, 위대한 마음씨입니다!”

“······추켜세우지 말라. 그저 겁 많은 소년일 뿐이니.”

기꺼운 반응이지만 좀 근질거리는 소리여서, 괜히 퉁명스런 소리가 나왔다.

“어흠. 가깝게는 이번 겨울의 한파부터 이용해야 할 것이다. 12월이 되면 마차를 솜옷으로 잔뜩 채워 제국으로 향해라. 백성들이 지독한 한파에 시달릴 테니, 질 좋은 지나인의 직물을 막지 않을 것이다. 그를 통해서 제국 곳곳에 바람 상단의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아아······ 그렇군요! 제도적으로 길을 뚫기 전에 백성의 마음을 움직여, 아래로부터 흐름을 만드시려는 거로군요.”

“바로 그렇다, 하비브. 안타깝게도 제국 곳곳에 나를 경계하는 시선이 있는 터라, 바람 상단의 무역권을 늘리는 일에 직접 도움을 줄 수가 없다. 하여 그대가 고생을 해줘야만 한다. 제국의 무역로만 뚫고 나면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니, 나쁜 제안은 아닐 것이다.”

“나쁘기는요! 그야말로 제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임을 알겠습니다. 전하, 저는, 저희의 바람은, 오직 세계에 배곯고 추위에 떠는 이가 없어지는 것을 바랄 따름입니다. 이와 같은 정의로운 명을 제게 내려주셔서 오히려 영광입니다!”

진심으로 기뻐하며 외치는 하비브를 보며 레인은 속으로 혀를 찼다.

‘흥, 이놈도 정의타령이로군. 하여튼 지나인 인간들이란······ 도대체가 다들 나사가 빠져 있단 말이지. 상인 주제에 정의라니. 그거 정말······ 터무니없이 짜증나는 소리다.’

물론, 그 반응이야말로 그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태도.

레인은 복잡한 속마음을 숨긴 채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내 예상대로라 정말 다행이구나. 그 충정에 보답하고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정보도 하나 주도록 하마. 이번 기사대회가 끝나면 [화의기사] 로랑 일스터에 관련한 상품이 잘 팔릴 것이다. 그가 성인부 마창대전에서 우승하는 까닭이니라. 그에 더불어 변경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후계자의 지위를 인정받을 것이니······ 그 파급력이 어찌나 클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느냐?”

“오오······! 그렇습니다, 전하! 하면, 전하의 대업을 위하여 지나인에서 최대한 자본을 긁어모으도록 하겠습니다.”

“후후, 고마운 말이로다.”

씩 웃으며 답한 레인은, 하비브가 주섬주섬 꺼낸 주머니를 보며 물었다.

“그것은 무엇이냐?”

“전하께서 노루스의 재해자들을 구호하시는 과정에서 생긴······ 수익금입니다. 부끄럽게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제가······ 다섯 배의 이익을 취했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런 이야기를 듣자 이번에는 진심으로 픽 웃고 말았다.

“상인이 이득을 취하는 것이 어찌 죄이겠느냐. 알란드라 평원 전체가 짓이겨진 상황에서 다섯 배의 이득이라면, 그대들도 무척이나 마음을 곱게 쓴 것이겠지. 도로 가져가거라. 그 모든 금력을 더해 미래에 대비하려무나.”

“오······ 알겠습니다, 전하! 이 하비브 보예, 맡기신 일을 충심으로 수행하겠습니다! 세계의 자원을 바람의 길 위에······!”

‘지금 한 말은 그의 운명언이로군. 그게 무슨 뜻인가 했더니, 자원을 널리 유통해 백성을 살찌우겠다는 생각이었나.’

36세 상단주의 자기실현적 예언.

그 선인은 깊이 고개를 조아린 뒤에 응접실을 떠나갔다.

레인에게는, 눈에 보일 듯 따사로운 그의 마음이 영 답답했다.

‘정말이지······ 속없이 좋은 인간이다. 이반 역시 그러했지. 멍청하게도, 자기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정의를 입에 담았다. 권세왕이 되지 말고 정의로운 제국을 만들라고······.’

머릿속에 박혀 지독하게도 떠나지 않는 핏빛의 기억.

하지만 레인은, 헛구역질을 하는 대신, 이를 악물었다.

‘나는, 너희들과는 같지 않을 것이다. 마음으로 떠드는 정의에는 어떤 의미도 없어. 세상을 좌우하는 건 결국 힘! 나는 속이고 또 속일 것이다. 그리하여 정의로운 자도 비열한 자도 모두 거두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다인을 쓰러뜨릴 것이다. 잡초를 솎아내는 건 그 뒤의 일.’

그런 생각을 하며, 레인은 응접실을 나서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오오? 전하? 이 창공의 사냥꾼을 찾아주시다니요! 내려오라고 소리쳐 부르시지 않고선 말입니다, 헤헤헷!”

신이 나서 반색하며 떠드는 조단 로빈스를 보며, 레인은 생각했다.

‘창공의 사냥꾼 같은 소리 하네. 이놈 역시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처리해야 할 악이다. 정신병자 살인마에게 내 제국을 허락해줄 수는 없음이야. 하지만······ 당장은 이놈조차 써먹어야 하는 것이 나의 처지. 갈 길이 멀구나.’

그렇지만 그 길을 앞당겨줄 이벤트가 코앞에 와 있었다.

레인은 얼굴에 거짓 미소를 띠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모 경도 모르게 독수리에게만 할 이야기가 있음이니라.”

“오오! 그런 영광을! 아이쿠, 목소리도 낮춰야 되겠네요.”

눈이 초롱초롱해진 조단이 사탕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얌전해졌다.

레인은 그에게 몇 가지 살인을 명령했다.

기사대회가 벌어지는 동안 진행될, 또 다른 핏빛의 비극.

레인은 그러나 그 죽음을 입에 담으며 조금도 흔들리거나 위축되지 않았다. 그저 결의에 가득 찬 표정만을 보였다.

새 게임의 신은, 세계를 뒤흔들 준비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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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19장 : The limits of affection (1) +4 18.11.09 549 9 15쪽
57 18장 : Farewell to the dismal (3.) +2 18.11.08 396 12 15쪽
56 18장 : Farewell to the dismal (2) +2 18.10.31 461 14 15쪽
55 18장 : Farewell to the dismal (1) +6 18.10.28 582 13 16쪽
54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4.) +7 18.10.27 459 16 16쪽
53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3) +5 18.10.26 465 18 16쪽
52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2) +2 18.10.25 489 16 16쪽
51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1) +5 18.10.24 500 16 15쪽
50 16장 : God's garden (3.) +7 18.10.22 536 17 15쪽
49 16장 : God's garden (2) +5 18.10.21 527 21 16쪽
48 16장 : God's garden (1) +7 18.10.20 561 16 16쪽
47 15장 : More than any possible future (3.) 18.10.19 519 21 16쪽
46 15장 : More than any possible future (2) +4 18.10.17 610 20 16쪽
45 15장 : More than any possible future (1) +2 18.10.16 574 17 16쪽
44 14장 : Stand on a higher ground (3.) +6 18.10.15 562 22 16쪽
43 14장 : Stand on a higher ground (2) +2 18.10.14 551 23 16쪽
42 14장 : Stand on a higher ground (1) +4 18.10.13 587 22 15쪽
» 13장 : A time to soar (3.) +4 18.10.12 582 22 16쪽
40 13장 : A time to soar (2) +1 18.10.11 613 21 16쪽
39 13장 : A time to soar (1) +2 18.10.10 660 18 16쪽
38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4.) +10 18.10.09 690 19 16쪽
37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3) +4 18.10.08 683 18 16쪽
36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2) +6 18.10.07 711 21 16쪽
35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1) +5 18.10.06 721 16 16쪽
34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3.) +5 18.10.05 796 20 17쪽
33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2) +3 18.10.04 865 20 16쪽
32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1) +2 18.10.03 904 23 16쪽
31 10장 : Between victory and win (3.) +7 18.10.02 928 29 16쪽
30 10장 : Between victory and win (2) +5 18.10.01 937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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