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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 Be, But...

황제의 주사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비벗
작품등록일 :
2018.09.02 21:25
최근연재일 :
2018.11.09 13:43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70,644
추천수 :
2,044
글자수 :
413,118

작성
18.10.04 19:10
조회
864
추천
20
글자
16쪽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2)

DUMMY

시어류 어모 백작은 부산스럽게 황태자 레인 록펠러의 곳곳을 살폈다.

“전하, 전하. 몸은 좀 어떠십니까?”

“호들갑 떨지 마라. 사소한 일이니까.”

“하지만······ 전하, 몸이 허해지신 게 아닐까요? 임펠런의 의원들을 불러 강장(强壯)의 탕약이라도 올리게 할까요?”

“필요 없대도. 그저 피로가 누적돼 잠시 잠들었을 뿐이야. 그보다 현장으로 가보자. 직접 확인해봐야 되겠어.”

그렇게 말하고 레인은 사도들을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

‘호위기사인 시어류에게도 말하지 않는 사정을 너희들에게만 알려줬다는 거다. 똑똑한 놈들이니 알아들었겠지?’

과연, 세 사도는 곧 슬그머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일단 성공이군. 꼬맹이 사도들에게는 자신이 신뢰받는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그래야 마구 부려먹을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며, 레인은 다시금 보랏빛 글귀를 노려봤다.

‘기실 챕터 시나리오를 관장하는 것이야말로 게임 마스터의 고유권한이지만······ 지금 나는 플레이어로 임해 있는 입장. 이렇게 시나리오가 갱신될 때만 확인이 가능한 거겠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다.’

무수한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그 내용을 명문화하여 플레이어들에게 설명해왔던 레인에겐,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앞쪽은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기술이고, 뒤쪽이 중요하다. 「혀를 통한 누설을 염려할 일 없이」라는 문장엔 의미가 두 개. 이제 더는 비밀의 유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확인과, 동시에 다른 문제를 염려해야 한다는 암시······.’

레인은 자신이 중요한 분기점에 이르렀음을 직감했다.

‘앤드류의 수작이 좀 과격했다곤 하지만 효과만큼은 탁월할 것이다. 세작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누설의 가능성이 없어진 건 당연한 일이야. 하지만 다른 문제······ 뭐가 있을까. 이 시기의 백국은 알지 못하니 좀 어렵군. 하지만 알아내야만 한다. 조력에만 기대고 있어서야 무슨 신이냐.’

그렇게 생각하자, 자연히 중간 보상에 시선이 갔다.

‘「마스터의 장막」이라. 비록 턴에 귀속된다고는 하나, 장막이라고 하면 그야말로 신의 도구다. 이것을 통해서 나는 내일 어떤 주사위든 내 뜻대로 굴릴 수 있어.’

그것이 바로 마스터의 장막.

역할극 게임에서 시나리오상 중대한 필요성이 있을 때 사용되는 편법으로, 마스터가 원하는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장막으로 가린 채 주사위를 굴리는 시행을 말한다.

즉, 굴림값을 볼 필요도 없이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것.

그야말로 전가의 보도라고 할 만한 절대적인 권한이지만, 플레이어가 된 레인에겐 턴에 귀속된다는 한계가 뒤따랐다.

‘내일 하루. 그 안에 어디에 장막을 펼쳐야 할 것인가. 평범하게 생각하면 [톱날의 로빈스]를 설득해 퀘스트를 해결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그거야 보정권으로도 할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시어류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았다.

“여깁니다, 전하. 도주하는 이반을 추격하던 마일이 바로 이 자리에서 칼을 맞아 죽고, 이반은 저 위쪽 길로 도주한 겁니다. 융덴 산맥의 등성이로 무수한 산길과 연결되는 길이니, 추격대가 찾지 못한다 해도 수긍할 겁니다.”

“지도를 자세히 봤구나. 훌륭하다, 어모 경.”

“어흠. 호위기사로서 당연한 준비를 했을 뿐입니다, 전하.”

“좋아. 그럼 호위기사로서 당연한 일을 하나 더 하지.”

“어······ 예?”

“그대가 미컴스 남작과 함께 그를 추격했던 것이다. 내 충성스런 호위기사여. 증인이 있어야 백국 놈들을 속이기 좋지 않겠나?”

음흉하게 웃는 황태자를 보며, 시어류는 식은땀을 흘렸다.


지나인 협곡 남부의 검문소장을 맡고 있는 적랑기사 구티에 헤인 자작.

한밤중에 공증인으로 불려온 그는, 연신 침음을 흘렸다.

“발리우 경이······ 그 정의로운 청년이, 설마 이런 일을······.”

“오래 보아온 그대들 역시 완전히 속고 있었던 게로구나. 나 역시 그렇다. 웃는 낯으로 다가온 이반 발리우에게 속아 그에게 황실의 값비싼 보물을 소개해줬어. 물건을 잃은 것이야 문제가 아니나, 그놈은 천상기사를 죽이고 내 호위기사까지 다치게 만들었다. 정녕 참람한 자로다!”

분노를 연기하는 레인의 목소리엔 위엄이 넘쳤다.

헤인 자작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조아리며 대신 사죄했다.

“이는······ 백국의 수치입니다. 저희가 지체 없이 각지로 파발을 띄워 발리우 경을 수배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소린가? 지금 당장 적랑의 추격대를 내보내지 않고!”

“전하. 농번기인 이때 북부의 기사들을 동원할 수는 없습니다. 허나 말을 탄 파발은 빠르게 각지의 병사들을 움직일 수 있으니, 분명 금세 마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반 역시 어딘가에서 말을 훔쳤다면? 그랬다면 내 기사를 죽인 그놈을 놓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냔 말이다!”

“······송구합니다, 전하.”

레인은 팔을 움켜쥔 시어류를 돌아봤다.

“어모 경. 당장 천상기사들을 출정시켜 놈을 추적하라.”

“전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이 타국에서는 전하의 호위야말로 천상기사들의 지상임무. 그들은 떠나지 않을 겁니다.”

그 다음 수순은 분통이었다.

“빌어먹을! 놈에게 된통 당했구나. 허나, 내 어떻게든 놈을 찾아낼 것이다. 찾아내어 몸을 잘게 잘라 개 먹이로 줄 것이다. 미컴스 남작, 하늘에서 지켜보도록 하라!”

물론 속마음은 조금 달랐다.

‘그래. 마일 미컴스, 나를 지켜봐라. 내가 위선자의 가면을 벗겨내고 제국을 일신하는 것을 거기서 지켜보거라.’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다시 한 번 욕지기가 치밀었다.

“후읍······!”

“전하?! 괜찮으십니까?”

“······후우. 괜찮다.”

레인은 이반의 가슴에서 뿜어지던 피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반 발리우······ 그대 역시 지켜보도록 하라. 나는 그대가 본 것과 다를 것이다. 비록 대의를 위해 몇몇을 희생시켜야 했으나, 로드메 남작과는, 위다인과는 다를 것이다. 나는······ 제국을 악마의 손에서 구해낼 진정한 신이다!’

들어줄 이 없는 공허한 선언이었다.


“이반 말이야······ 아마 황태자의 노여움을 산 거겠지?”

토비 니들 남작의 말에, 프랭키 소여 남작이 화들짝 놀랐다.

“니들 경. 입을 조심하십시오.”

“이봐, 프랭키. 우리끼리 너무 그러지 말자고. 내가 그걸 비난하려는 게 아니잖아? 애초에 황태자께선, 마음을 읽으시잖아? 그렇기에 황실에 충성하는 네 기사를 찾아내시고 중책을 맡기신 거잖아. 나도 너도, 충신이라고.”

“그렇긴 하지만······ 혹여 불경이 될까 걱정된단 말입니다.”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 다만······ 이반 그놈이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좀 궁금한걸. 전에 보니 기사들에게 이것저것 캐묻고 다니던데, 혹시 그게 문제가 됐으려나?”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렇지. 그 과정에서 이반이 황태자를 비난하는 소릴 했다거나, 그랬을 거야. 들어 넘길 수 없는 미컴스 경이 그와 결투하다 죽었고, 어모 경이 이반 놈을 물리친 거지.”

“뭐, 다른 기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은.”

“그래? 거참, 다들 똑똑하구만. 어쨌든 잘된 일이야. 적랑기사가 이상한 소리를 하고 돌아다녀선 곤란하니까. 나쁜 놈에게 희생당한 미컴스 경을 위해 건배하자고.”

“이제 그만 드시지요. 내일은 강행군이라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얼른 자려고 마시는 거야. 자, 한 잔만 더 해.”

거기까지였다.

앨리엇은 [투시]와 독순술로 읽은 그들의 대화를 레인에게 보고했다.

“······예상대로구나. 다들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어.”

“후후.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겠는걸요? 말단 병사들부터 기사들까지 모두 코인 남작의 말을 믿고 있으니 말이에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않으냐. 짧은 기간이지만, 나는 큰 관점에서 미래가 흘러갈 방향을 모두 알고 있으니.”

“하지만 소소하게 어떤 말을 떠드는지까지 알지는 못하시는 거죠?”

앨리엇의 말이 방자하다 여긴 레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감히 신의 힘을 의심하는 것이냐?”

“아,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좋아서 그래요. 제 마법이 신께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요.”

배시시 웃는 앨리엇을 보며 레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다라. 나쁜 반응은 아니다. 자신의 역할을 증명하겠다는 열의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하지만 이 마녀는······ 사실 좀 불편한데 말이지.’

[투시의 카펠]이라고 하면 황제 레인 록펠러에게 있어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위다인의 30마병 중 하나인 그녀는, 꼭두각시 황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보고하던 보이지 않는 세작.

20대의 그녀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웃을 때마다 흠칫하던 전생의 기억은 떨쳐내기 쉽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써먹기 좋은 말이다. 안정적인 마법도 훌륭한 것이지만 진짜는 그 독순술이야. 소리가 들리지 않는 와중에도 토씨 하나 놓치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게 읽어내는 눈썰미는, 분명 장기적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앨리엇 카펠. 확인을 마쳤으니 이제 천막으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 말했듯이 내일은 강행군이 될 테니까.”

하루 내 고생한 열두 살 조력자의 체력을 염려해 부드럽게 건네준 말이었으나, 앨리엇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전하······ 저,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 될까요?”

“무슨 소리냐?”

“그게, 그냥, 저······ 오늘, 같이 있어드리면 안 돼요?”

레인은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심정이 복잡해졌다.

‘같이 있어준다? 일반적인 화법으로 풀이하자면, 이건 동침하자는 얘기가 되는데? 설마 열 살 꼬맹이와 성교를 할 생각은 아니겠지만······ 이 녀석, 신의 곁을 노리는 건가?’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투시의 카펠]은 30마병 중에서도 자주 황궁을 지켰던 자.

매양 얼굴을 보며 제법 정이 들 법도 했으나, 그녀는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외로움에 수음(手淫)을 한 날이면 특히.

‘입을 가리고 웃으며 다가와 귓속말을 건네곤 했지. 그렇게 금세 싸버리면 어쩌냐고······. 참으로 끔찍한······ 마녀!’

관음의 마녀라고만 생각했던 이가 순수한 소녀의 모습으로 말을 거니, 도저히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앨리엇 카펠.”

“네, 네, 전하.”

“네 그 언행, 불경하다 생각지 않느냐?”

“······전하, 송구합니다! 저는······ 저는 다만······ 전하······.”

레인은 그녀가 벌벌 떨고 있음을 확인하고서야 좀 안심했다.

‘이게 다 연기는 아닐 테니, 불손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왜 그런 헛소리를 지껄였단 말인가?’

“네게 기회를 주마. 설명해라, 불손한 말을 한 연유를.”

“저는, 저는요, 전하······ 저는······ 전하께서 혹시, 마음이 안 좋으실까봐······ 그······ 발리우 경하고는, 친하셨으니까······.”

그 말을 들으면서 레인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앨리엇.”

“네, 네! 네, 전하······.”

“너, 힘든 모양이구나.”

“네? 저······ 아뇨, 저는······ 신의 사도. 힘들지 않아요······.”

“그래. 그것이 옳다. 나의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흔들려선 안 돼. 설혹 처음으로 살인을 저지른 뒤라 할지라도.”

“······네. 전하, 네. 알고 있습니다. 저, 다시는 안 그럴게요.”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신을 원하는 건 불경한 일.

그러나 레인의 마음은 이 순간 무척이나 누그러져 있었다.

마일 미컴스 남작을 죽이라고 지시한 뒤 열두 살 아이가 느꼈을 공포가 짐작되는 까닭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관음의 마녀가 자신의 앞에서 벌벌 떨고 있음이 기뻤기에.

‘역시 아직 어리다. 자기 손으로 죽인 것도 아니면서 이 꼴이라니. 유폐의 감시자가 내게 위로를 갈구한다······ 하하!’

“앨리엇.”

“네, 전하.”

“침상에 올라가 누워라.”

“······전하······!”

그 명령에 당혹과 희열이 섞인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소녀.

조립식 침상에 올라가 이불을 덮은 뒤에, 그녀는 물었다.

“전하, 옷을 벗을까요? 아니면······ 벗겨주실래요?”

“무슨 소릴 하는 거냐. 그냥 누워 있어라. 그게 상이다.”

“상······이요?”

“그러하다. 너의 재치는 신에게 퍽 도움이 되었어. 그렇기에 네 말대로 잠시 내 침상에 머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잠들어도 좋다. 나는 오늘 밤을 샐 예정이니까.”

“저, 그······ 전하께서는 혹시, 아직······ 그러니까 그······.”

앨리엇이 빨개진 볼로 더듬는 말을, 레인은 쉬이 짐작했다.

“남녀 사이의 일이라면 나도 잘 알고 있다만, 그걸 하자는 게 아니다. 황은을 얻고 싶다면 더욱 충성을 바쳐.”

“앗, 으, 네······ 네. 모든 것을 바쳐서 충성을······ 신의 제국에 공헌하겠습니다. 그리고······ 상,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마까지 새빨개진 앨리엇이 이불을 덮어쓴 뒤에야 레인은 히죽 웃었다.

‘괜한 걱정을 했군. 아직 꼬마아이일 뿐이지 않은가. 이대로 잘 키워서 노리개로 쓰는 것 또한 나쁘지 않겠어.’

물론 가벼운 생각일 뿐이었다. 그의 육신은 아직 성징조차 경험하지 않은 아이에 불과하니까.

또한 고작 열두 살 먹은 아이의 몸에 욕망을 가질 만한 정신도 아니다. 그녀는 그저 예쁘장한 꼬마 마녀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레인은 이내 앨리엇으로부터 신경을 끄고 미래를 생각했다.

‘당장 조단 로빈스 남작을 설득한다고 치면, 효용은 명확하다. 내부의 걱정거리를 해소하는 동시에 퀘스트 보상까지 얻을 수 있어. 문제는, 장막을 펼치기엔 아깝다는 점.’

이미 자신에게 경외심을 품고 넘어온 배신자였다. 2d 보정권만 사용해도 높은 확률로 설득할 수 있을 터.

그렇기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 퀘스트는 논외가 되었다.

‘내일 강행군을 펼치면 밤에는 켈디니어 성에 도달할 수 있다. 도박을 통해 자본금을 몇 배로 불릴 수도 있겠지.’

켈디니어는 백국의 수도. 당연의 내로라하는 도박꾼들이 상주하며 지나인 도박 문화의 성세를 이끌고 있다.

그렇기에 굴러가는 금액 역시 워길 성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100골드만 해도 대계에 지장이 없는 거금. 그걸 세 배로 늘린다 한들 효용성은 크지 않아. 그보다는······.’

레인은 한 남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4년의 백국 유학 기간에 단 세 번 마주쳤던 인물.

‘지나인의 군주, 임펠런 왕의 변경백, 리오지 일스터!’

세 번 중 두 번은 먼발치에서 살펴본 경험일 뿐이었지만, 한 번만큼은 그와 마주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켈디니어 성의 궁성에 처음 입궐한 날이었다.

‘시기가 다른 만큼 바로 알현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이반 발리우의 사건도 얽혀 있다. 유망한 적랑기사의 범죄 소식을 갖고 온 나를 만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야. 백국의 군주와, 다시 마주하는 것이다.’

레인은 그 만남을 몹시 기대하고 있었다.

세계의 유명인 중 하나를 다시 만난다는 설렘 때문은 아니었다. 그런 감정에 취하기엔 이미 마모돼버린 정신이기에.

‘백국의 군주가 제국의 후계자를 처음 만나는 것이다. 분명히 캐릭터 퀘스트가 존재할 터! 마스터의 장막을 활용해 그걸 곧바로 해결한다면, 그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 장기적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도움이 될 일이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어느덧 입가에 선명한 미소가 떠올랐다.

‘백국의 군주를 내 손에 넣는다면 위다인 따위가 문제가 아니야. 신의 앞길은 창창대로가 된다! 적랑기사단의 단장은 죽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쯤은 문제도 아닌······ 우읍!’

신은 바닥에 엎어졌다. 이반의 시체를 떠올린 탓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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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루노드
    작성일
    18.10.04 20:35
    No. 1

    이반이 평생 황제의 심마가 될 각이네요. 이렇게 이반은 죽어서도 정의를 수호하는군요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진흙44
    작성일
    18.10.05 02:08
    No. 2

    레인이 이반의 죽음에 저리 동요하는 것은 뭔가가 작용한 일이라는 기분이 드네요.
    잘 읽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옳은말
    작성일
    18.10.29 01:26
    No. 3

    대체 갑자기 글이 왜이리 찌질해짐? 인중신이랬다가 울었다가 토했다가 엎드려 울고, 또 전생의 인연이라고 만나서 웃고... 정신병 걸렸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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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19장 : The limits of affection (1) +4 18.11.09 549 9 15쪽
57 18장 : Farewell to the dismal (3.) +2 18.11.08 396 12 15쪽
56 18장 : Farewell to the dismal (2) +2 18.10.31 461 14 15쪽
55 18장 : Farewell to the dismal (1) +6 18.10.28 582 13 16쪽
54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4.) +7 18.10.27 459 16 16쪽
53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3) +5 18.10.26 465 18 16쪽
52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2) +2 18.10.25 489 16 16쪽
51 17장 : The things seem to be changed (1) +5 18.10.24 500 16 15쪽
50 16장 : God's garden (3.) +7 18.10.22 536 17 15쪽
49 16장 : God's garden (2) +5 18.10.21 527 21 16쪽
48 16장 : God's garden (1) +7 18.10.20 561 16 16쪽
47 15장 : More than any possible future (3.) 18.10.19 519 21 16쪽
46 15장 : More than any possible future (2) +4 18.10.17 610 20 16쪽
45 15장 : More than any possible future (1) +2 18.10.16 574 17 16쪽
44 14장 : Stand on a higher ground (3.) +6 18.10.15 562 22 16쪽
43 14장 : Stand on a higher ground (2) +2 18.10.14 551 23 16쪽
42 14장 : Stand on a higher ground (1) +4 18.10.13 587 22 15쪽
41 13장 : A time to soar (3.) +4 18.10.12 581 22 16쪽
40 13장 : A time to soar (2) +1 18.10.11 613 21 16쪽
39 13장 : A time to soar (1) +2 18.10.10 660 18 16쪽
38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4.) +10 18.10.09 690 19 16쪽
37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3) +4 18.10.08 683 18 16쪽
36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2) +6 18.10.07 711 21 16쪽
35 12장 : God ordains the times (1) +5 18.10.06 721 16 16쪽
34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3.) +5 18.10.05 796 20 17쪽
»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2) +3 18.10.04 865 20 16쪽
32 11장 : Put it down to experience (1) +2 18.10.03 904 23 16쪽
31 10장 : Between victory and win (3.) +7 18.10.02 928 29 16쪽
30 10장 : Between victory and win (2) +5 18.10.01 937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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