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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융전 - 한의 재건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흐후루
그림/삽화
문피아 제공
작품등록일 :
2014.06.05 20:50
최근연재일 :
2016.04.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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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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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형주 - 남향(작위(爵位)-2)

재밌게 읽으셨으면 해요. 대체역사 소설이므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형주 - 남양군 남향성


봉선의식(封禪儀式).

요순시절부터 시작되어 시황제 이후 천하를 호령했던 제국의 황제들이 5년마다 태산과 양부산으로 행차해 하늘과 대지에 무한한 영광을 기원하며 천하의 주인이자 천자임을 천명하던 의식.


영제 이후, 아니 그 전부터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걷던 한(漢)황실이 오늘날 봉선의식을 치룬 의미는 막대했다.

특히 현 황제가 동탁과 이각-곽사의 막강한 권력 앞에 거동이 제한당한 역사와 원술이 칭제한 역사가 그리 먼 과거의 일이 아닌지라 더욱 의미 깊었다.


“짐(朕)은 오늘 태산의 영화(靈化)로움을 목격하여 매우 감동이오. 짐의 전대는 여러모로 혼란스러웠으나 다행히 두 걸출한 재상에 의해 천하가 안정되니 오늘의 영광은 다 대사마와 승상 덕인 줄 잘 아오.”


황제가 진심으로 겸양하자 그의 주변에 있던 신하들이 입 모아 황제의 은덕을 앞세우며 두 사람을 낮췄다.

이에 황제가 다시 말했다.


“오늘 나를 위해주는 그대들이 관복을 차려입고 내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이유도 다 두 사람이 나를 이각의 손에서 건져낸 덕이고 원가 형제들의 횡포도 막아준 덕이오. 이 자리에 비록 위공과 대사마는 없으나 내 그들을 위해 축배를 들 것이오.”


이에 이미 다른 마음이 있는 자들이 더이상 황제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앞서 황명을 따라 조조와 유융을 위해 축배를 들었다.

양수가 이 모양을 보고 입을 열었다.


“태산이 있어 봉제를 거행하고 양부산이 있어 선제를 거행함은 두 산의 영험함이 각기 하늘과 산천을 대신하고 두 거대한 것을 지탱할만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황제폐하께서도 두 산이 있어 든든하시니 이를 축하하심은 당연하십니다.”

“그대의 말이 진정 옳다. 허나 조승상과 유대사마의 지위가 마치 땅과 하늘같아 내 마음이 좋지 않으니 두 사람은 오로지 나를 위해 자웅을 다투는데 황제인 짐이 외면한 것이 적지 않아 후대에 암군(暗君)으로 남을까 심히 걱정이오.”


미묘한 낌새를 눈치 챈 동소가 서둘러 황제의 업적을 찬양했다.


“황상께서는 왕윤과 여포를 부려 동탁을 몰아낸 후 이각과 곽사의 폭정을 일찌감치 알아보시고 그들을 버리셨으며 홍롱에 달해 조승상과 유대사마를 골라 임용(任用)하시니 마침내 난적들이 꼬리를 감추고 천하가 고요해졌습니다. 영걸이 아무리 준해도 귀인이 쓰이지 않으면 한낱 촌부에 지나지 않을 진데 어찌 겸양을 과히 하십니까. 혹 훗날 간적이 이를 두고 스스로 조승상이요, 유대사마라 칭해 황위를 우습게볼까 저어되옵니다.”

“짐과 황실을 생각하는 공의 마음이 그와 같은 줄 오늘 처음 알았네. 그대의 말과 같이 나는 나름 능력껏 천하에 군림해왔음이라. 허나 나 한사람으로 대소사를 다 할 수 없음은 눈앞의 태산이 아는 바, 오늘 내 두 손과 발에 힘을 골고루 실어주어 나라를 부강하게하고 천년의 길을 닦고자 함이니 공은 섣불리 짐의 생각을 곡해하지 말라.”


황제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입을 열 수 있는 이가 없었다.

다만 몇몇 인물들이 조용히 수하를 부려 자신의 진정한 주인이 있는 곳으로 바삐 보낼 뿐.

그 꼴을 넘겨보던 황제가 넘치는 젊음을 목에 담아 외쳤다.


“짐은 오늘, 정후이자 대사마인 유융에게 진(晉)공을 하사하려는 바이오. 비록 예에 따르지 않았으나 짐의 마음만은 확고한 바, 짐의 명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본인인 유대사마 뿐이오!”


진(晉)공.

유융을 따르는 이들은 내심 즐거워 광대를 붉혔고 조조를 따르는 이들은 쥐똥을 약으로 먹은 이 처럼 볼을 쓰게 떨었다.

동주(東周)의 제후국인 진(晉)이 나뉘어 세워진 나라가 바로 조(趙) 한(韓) 위(魏)이었으며 각기 영걸의, 혹은 역모꾼이라 부를만한 행위를 거쳐 주인을 유폐하고 성립한 나라였으니 결코 조조에게 친밀할 이름은 아니었다.

진나라의 왕을 몰아내고 왕위를 나눈 위나라.

진공에 유씨인 유융이 임명된다면 위공인 조조는 어떤 인물이 되는가?

장차 황친과 황제를 몰아내고 황위를 훔칠 인물이라 찍히는 것 아닐까?

제법 황위를 누린 지금의 황상이 조조를 그리 보고 노골적으로 경계하는 처사가 분명했다.

또한 그 봉지인 강(降)읍이 사예 하동군과 병주 상당군 사이에 위치한지라 조조의 봉지가 있는 기주와 가깝기 그지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화흠이 가장 먼저 정신을 수습하고 나섰다.


"지금 서부를 온연히 다스리고 있는 이는 정후, 대사마입니다. 만일 대사마를 하북으로 불러 올리시면 서부에 혼란이 일지 모르니 이는 심사숙고하셔야 할 일이십니다."

"짐은 의중을 분명히 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일에 토를 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대사마 본인 뿐이요, 승상의 권속이라 하더라도 입에 담는 것을 금하겠다."


방금 전까지 감동에 벅찬 기색을 띄며 이야기를 꺼내었던 황제는 매서운 눈길로 대관들을 쏘아보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나선 것은 조조의 장남, 조앙이었다.

그는 기주 위공부로 옮긴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를 위해 허도에 남아 궁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평소에는 사람을 부려 뒤에 숨어 있을 뿐, 앞에 나서 자신이 직접 의견을 표하지 않았었다.

이에 황제가 긴장하고 경청했다.


"황상의 은혜가 참으로 공평하니 천하에 이와 같은 복이 없을 것입니다. 대사마 또한 이를 감사히 여기고 수락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겠지."

"허나, 소신은 그로인해 대사마가 교만할까 두렵사옵니다."

"대사마가?"

"하내와 하동은 사예의 보고이며 광무황제의 웅기가 서린 곳. 이 땅에서 옥좌에 오르는 것 만큼 대사마에게 큰 영광은 또 없지 않겠습니까?"


황제는 내심 흔들렸으나 애초에 유융과 조조를 서로 견제하게 만들어 상하게 하려는 목적이라 마음을 다잡았다.


"천하가 이리 태평한데 공있는 황친에게 땅을 갈라 다스리게 함이 옳다. 다 고조 대부터 내려오는 법이다. 유씨는 옥좌에 올라 황위를 대표하며 천하 곳곳에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

"대사마의 권한이 천하 사분지 일에 달합니다. 명성은 이미 사해를 뒤덮어 대사마의 자리에서도 충분히 황위를 대표할만 합니다. 헌데 황상께서 그를 공좌에 올리고 권역을 제한하시면 혹 말 많은 무리가 입을 움직여 시기심때문에 국사를 그르쳤다 할까 충심으로 두렵사옵니다."


조앙의 말에 황제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확실히 유융을 북부로 올리면 당장 형주와 익주에 강하게 뿌리내린 영향력이 세월을 따라 감소할 것이 분명했다.

그로 인해 난리가 일어난다면 누구의 탓일까?

황제의 흉을 신하가 대신 짊어지는 시대는 한참전에 끝나 있었다.

십상시가 횡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대 황제가 무능했던 탓이며 소제가 폐위되어 사살된 이후 내세울 권위가 없어진 황위는 질타의 대상이 되어 매사를 행함에 살얼음길을 걷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무례하구나! 그대는 모든 전란이 짐이 무능한 탓이라 하는가!"

"소신의 충언은 다 황상을 위한 것입니다. 만일 형주와 익주에 혼란이 생긴다면 이 조앙이 친히 황상의 깃발을 올리고 그 아래에 서서 검을 차고 말을 달려 정벌해 보이겠나이다."

"이!"


유융에게 더 큰 권한을 주어 조조를 상대하는 일에 직접 쓰기 위해 입을 열었던 황제였으나 조앙의 말로 인해 그 결과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익주와 형주 없는 유융은 왕위를 주어도 힘하나 쓸 수 없으리라.

곤란한 처지에 놓인 황제를 돕기 위해 경기가 나섰다.


"황명은 지엄한 법! 충심을 위하는 조공의 마음은 알겠으나 높은 자리의 상벌은 가장 날카로워야 하는 법입니다. 폐하, 대사마의 공작에 대해 논할 것을 금했는데도 입을 놀려 어심을 흐린 조앙을 벌하소서."


경기의 뒤로 몇몇 신료가 따라 이를 주청했다.

이에 동소 등이 나서 조앙을 변호하려 했으나 봉선에 따라온 마등이 조앙을 잡아 꿇어 앉히자 놀라 입을 열 수 없었다.

마등이 조앙의 목덜미를 잡아 채며 권했다.


"폐하께서 선함으로만 천하를 다스리니 이런 모진 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오늘 상황이 썩 급해 이 마등이 경거망동했으나 부디 천자의 위엄을 보이는 벌을 내리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조조와 그 심복으로 가득한 궁궐을 벗어났으나 황제를 호위하는 창과 칼은 여전히 조씨의 것이었다.

습관처럼 사방으로 눈알을 굴려 눈치를 본 황제가 급히 소심해지자 마등이 조앙을 발로 차며 재차 권했다.


"이자의 무례함은 필시 그 아비인 위공의 권세와 관련된 것입니다. 황상께선 그마저 벌하소서."


진교가 급히 나섰다.


"마 위위께서는 어찌 자리에 없는 위공의 상벌마저 정하십니까? 진정 무례한 것은 황상을 겁박하고 있는 마 위위십니다."

"시끄럽소! 폐하, 누구는 벌을 피하고 누구는 상만 받는다면 어찌 신하들을 위엄으로 부릴 수 있겠습니까?"


양수 또한 일이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지라 나서 마등과 조앙을 함께 옹호했다.


"폐하, 마 위위의 말이 참으로 옳습니다. 다만 모든 일에는 선후가 있는 바, 대사마의 직위를 먼저 결정하시옵고 죄인 조앙은 허도로 압송한 후 처벌함이 마땅합니다."


황제 또한 먼 곳의 위공이 두려워 급히,


"마 위위의 충정은 참으로 고결하니 이 마음이 든든하네. 허나 짐이 판단하기로 양수의 말이 옳으니-."


황제는 급히 조앙을 허도로 압송했고 한편으로는 조조의 눈치도 살피느라 직접 위공부에 이 사실을 전했다.

이를 본 신하들이 겉으론 황제의 현명을 칭송했으나 속도 그러할지 모를 일이었다.

마등이 이를 갈며 말했다.


"진교와 양수가 서로 돕는 꼴을 보니 대사마와 승상이 황좌를 갈라 앉은 꼴이구나. 어찌 한의 충신으로 분하지 않을까?"


물론 지난날 량주를 다스리며 수차례 반역하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렀던 마등이 할 말은 아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약소한 황제파, 경기가 마등에게 접근해 그를 포섭하려 했다.

황제를 위한다는 당파마저 세월이 흐르며 의기가 희석되어 중앙을 장악하는 일이 우선이 된 덕이었다.


스무날이 흐른 뒤,

차일피일 미뤄지던 조앙의 처벌은 조조가 허도를 방문해 간단히 처리했다.

조앙을 위공부로 불러 올려 처벌하겠다 청했고 황제가 이를 허락한 것.

그 뿐 아니라 유융의 공작위 수여 또한 조조에 의해 결정이 뒤바뀌니 대사마 유융은 태위의 직위와 함께 형주를 갈라 새로운 군과 주를 세우고 그 땅을 봉토로 삼으라 명받게 되었다.

조조는 이를 기회삼아 그간 폐했던 삼공을 실권이 미약한 명예직으로 다시 복원하고 황제 앞에 조조가 서 있음을 천명했다.


그 사이 당파를 합한 마등과 경기는 황명과 관직을 사사로이 하는 조조에게 이를 갈았으나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


형주 - 남양군 남향성.


다시금 황명을 받은 유융은 두번 거절하지 않고 곧바로 형주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형주는 황건동란과 원술, 유표와의 전쟁을 거치며 전국에 유명해졌고 유표에 의해 안정되며 천하의 백성들을 맞이했다.

그 결과 타주에 비해 너른 땅에 인구가 밀집하는 현상이 일어났고 유표를 비롯한 형주의 군웅들은 신성을 쌓고 백성을 이주, 정착시키는 일을 중요한 정책으로 인정하고 관리했다.

지난날 남양을 다스리며 성을 쌓고 익주를 다스리며 군을 재편한 경험이 있던 유융은 스스로 봉토를 자르는 일에 자신이 있었다.


특히 황명이 이르길, '형주'에서 봉토를 찾아 가르라 했으니 조조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알 만 했다.

태위에 수여되었으나 현판은 여전히 대사마부인 대사마부의 의당에 유융의 측근들이 옹기종기 모여 명을 기다렸다.


"내게 내려진 황명을 모두 알게요. 이제 황은을 더 거절할 수 없어 못내 받았으나 선대에 공신이 스스로 봉토를 가른 일이 없었으니 어찌 해야 흠이 나지 않을까 종 잡을 수 없소."


마량이 나섰다.


"황은이 참으로 하해와 같습니다. 만고 충신이신 대사마께선 황은에 의심을 품지 마소서."

"그대의 말이 옳은데 좋은 생각이 있는가?"

"위공 조조는 허도에 승상부를 두고 기주 위군, 업성에 위공부를 두었습니다. 조승상의 선례를 따르면 흠이 되지 않으리다."

"참으로 옳다."


서서가 고했다.


"대사마의 선정으로 이제 남향이 안정되었으니 우선 남양군의 성 중 일부를 떼어 남향을 군으로 승격하고 태위부를 새로 두심이 옳습니다."

"그대에게도 좋은 생각이 있는가?"

"찬(酇)현, 단수(丹水)현, 무당(武當)현, 석(析)현, 음(陰)현은 물론 영류성이 매우 풍족하고 인구가 많으니 이 또한 현으로 승격하여 남향군에 둠이 맞다 사료되옵니다."

"그리하라."


서서가 말한 현들은 모두 남양군의 남서부를 수비하는 요충지라, 남향을 요새화 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장완이 물었다.


"비단 형주를 나눔이 한 곳으로 끝나선 아니 될 것입니다. 기회를 잡아 세세히 나누지 않으면 훗날 다스리는 일에 힘들 것이 분명합니다."

"어찌 나누어야 맞다 보는지?"

"상용은 한중의 속현이나 한중은 상용과 멀고 상용은 남향과 가깝습니다. 사군께서 남양으로 북부를 경계하고 상용으로 한중과 교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실 수 있다면 익주의 낙수와 한중의 흙으로 남향의 급한 불을 끄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옳다. 허면 상용을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


국연이 장완을 대신해 답했다.


"상용은 맹가의 뿌리가 깊어 이익을 잘 좇으니 반드시 사군만 따른다 볼 수 없습니다. 비록 상황에 의해 승격하나 그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따로 태수를 두어 맹가의 의지가 사군을 가리는 일이 없어야 할 줄 아룁니다."

"나의 의지를 밝히는 일에는 그대만한 인재가 없다 보오."


유융은 국연에게 상용을 나누어 신군을 개설하고 다스림을 맡기니 국연은 서성(西城)군이라 명하고 한중에 속한 상용성과 인근 4개 현을, 유표가 세워 양양군에 속한 방릉성과 인근 3개 현을 합해 수리(水理)를 우선하여 한중과의 연락을 긴밀히 하도록 만들 것이란 계획을 수립, 보고했다.

국연의 보고를 흡족히 감상한 유융이 물었다.


"남양을 다스리는 일은 오로지 왕탁에게 맡기오. 허나 남양군은 가득차 내 공부(公府)를 둘 수 없을 것 같은데?"


동윤이 의견을 고했다.


"이제 사군께서 태위부를 비우시면 이를 맡을 사람이 필요하리다. 그 후에 공부에 관해 논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동윤의 생각이 없었으면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뻔 했다. 그대가 보기에 누가 태위부를 맡기 좋은가?"

"마침 유의 공자께서 가까이 계시니 불러들여 중심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또 신이 보기에 남양에 세 태수가 있어 능히 믿을 만 합니다."

"어디 맞춰 볼까, 영류 태수 유복과 완성 태수 왕탁이지. 허나 남은 이는 알 수 없구나."

"등성 태수 문적 공은 사사로인 사군의 장인이시요, 유의 공자의 외조부이며 공적인 면으로도 흠이 없는 태수라, 의지할 만 하다 사료되옵니다."


유파가 보탰다.


"듣기로 찬성 태수 괴기의 능력이 전대(-괴량) 못지 않다 합니다. 함께 불러 쓰심이 타당합니다."

"형주를 다스리며 형주의 인사를 홀대할 수 없으니 그리하라."

"또한 강하군, 여남군, 양양군을 잇는 신야는 한수(水)와 육수(水) 교통의 거점으로 삼을 만 하니 사군께서는 이도 염두해 두소서."

"마침 신야성은 위연이 있으니 그를 태수로 삼고 양양군과 남양군의 현들을 골고루 갈라 신야군으로 나눌 것을 허한다. 이는 유파가 도우라."


태위부에 관한 일이 정리되자 참지 못한 사마의가 나섰다.


"사군께서 새로운 땅을 골라 공부를 정하는 일에 관심이 있으시면 능히 남군을 추천해 드립니다."

"남군은 너무 멀지 않을까?"


유융은 내심 모르는 척 사마의에게 손짓했고 수신호를 받은 사마의는 곁에 선 비의를 콕콕 찔러 미리 공모한 일을 고했다.


"신, 비의가 생각하기로 남양군의 남향성이 한중, 옹주와 사예를 연결했다면 남군의 한수성은 길고 너른 장강을 의지해 익주는 물론 강동과도 친밀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내가 아는 한수성은 무릉군과 장사군 사이의 그곳인데?"


실로 아무것도 모르는 유엽이 나서서 바로 잡았다.


"한수는 근 20년 들어 장사에 속했다 무릉에 속하길 반복한 성이나 그 입지만은 결코 모자라지 않다 봅니다."

"자양의 생각도 그러한가? 그렇다는데........"


유융이 말꼬리를 흐리자 신난 방통이 입을 열었다.


"한수는 지난날 손견과 유표가 형남을 두고 다투며 서로 욕심낸 후 유비가 자리잡은 곳으로 물길을 타면 남군과 몹시 가깝고 무릉을 따라 장사, 영릉, 계양을 모두 다스릴 수 있는 요충지입니다. 또한 사방에 농지로 삼을 수 있는 땅이 많으니 백성을 이주하는 일에 어려움이 없다 볼 수 있습니다."


비록 한수성이 지금 무릉군에 속해 유융의 손에 있었으나 손권의 장사와 결코 멀지 않은 바, 최전방이라 볼 수 있었다.

유융이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


"그대들의 말에 따르면 그만한 곳이 없겠으나 적지않은 분란이 예상되는 바, 다 형주자사에게 미안할 일일 텐데."


모두 입을 모아 답했다.


"소신들은 황명만 듣고 아뢰었을 뿐, 오로지 사군의 뜻대로 하소서."


이에 유융은 흡족히 형남으로 향하고 형주의 장악력을 키울 명분을 주물렀다.

공부 건설이라 포장한 형남 정벌을 준비하기 시작한 늦은 시간, 소식을 접한 제갈량이 의당에 도착해 유융을 찾았다.


"공명 선생은 또 어쩐 일이오?"

"그저 사군의 표정을 살피러 왔습니다."

"표정?"

"예, 이 같은 시기에 전쟁을 치룬다 함은 대계가 있다는 것인데 어떤 대계인지 궁금해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온 것이지요."

"대계라?"


단지 형남과 강동만 생각하던 유융이 눈빛을 밝히고 제갈량을 자리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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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ㅇㅅㅇ; 제갈량과 유융의 본격적인 담화를 눈 앞에 두고 매우 부담스러운 1인.

융중대도 아닌뎅.

곽가, 조조, 원소 등을 표현할 때에도 이렇게 머뭇거리진 않았을 겁니당

의외로 작가의 마음속 제갈량 지분이 컸던듯.

조조의 비중이 줄어들고 순욱과 곽가(죽음이 그려지지 않았습니당.ㅇㅅㅇ; 다른 출연진들도 죽음이 스쳐지나간 인물이 많을 거예용. 곽가 팬분들께 심심한 사과를....)가 유명을 달리했으며 유관장조가 쿨하게 버려져(?) 등장이 미뤄진 이 상황에서 네임드가 제갈량 뿐이라 그런강.


열심히 쓸게요.

살려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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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사예 - 낙양(추(錘)-4) +2 15.04.02 2,095 35 19쪽
162 사예 - 낙양(유협(劉協)) +4 15.04.01 2,291 33 19쪽
161 옹주 - 함양(마초-2) +8 15.03.27 2,215 37 16쪽
160 옹주 - 함양(마초-1) +6 15.03.26 2,418 37 17쪽
159 사예 - 낙양(추(錘)-3) +4 15.03.25 2,377 34 18쪽
158 사예 - 낙양(추(錘)-2) +4 15.03.20 2,278 30 18쪽
157 사예 - 낙양(추(錘)-1) +8 15.03.19 2,414 34 18쪽
156 사예 - 낙양(천도(遷都)-4) +4 15.03.18 2,484 33 17쪽
155 사예 - 낙양(천도(遷都)-3) +6 15.03.13 2,622 40 14쪽
154 사예 - 낙양(천도(遷都)-2) +8 15.03.12 2,374 38 15쪽
153 사예 - 낙양(천도(遷都)-1) +2 15.03.11 2,770 34 16쪽
152 형주 - 남향(공명(孔明)) +7 15.02.26 2,815 40 20쪽
» 형주 - 남향(작위(爵位)-2) +4 15.02.25 2,906 35 18쪽
150 형주 - 남향(작위(爵位)-1) +10 15.02.13 2,863 41 18쪽
149 형주 - 남향(흐르는 세월) +4 15.02.12 3,049 43 19쪽
148 익주 - 백제(유비의 추락) +4 15.02.11 2,948 45 16쪽
147 익주 - 백제(한수 너머-3) +6 15.02.06 2,693 48 16쪽
146 익주 - 백제(한수 너머-2) +10 15.02.05 2,367 43 16쪽
145 익주 - 백제(한수 너머-1) +10 15.02.04 2,584 48 17쪽
144 익주 - 백제(형산 너머-4) +12 15.01.30 2,694 41 20쪽
143 익주 - 백제(형산 너머-3) +12 15.01.29 2,265 45 16쪽
142 익주 - 백제(형산 너머-2) +4 15.01.28 2,611 4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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