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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융전 - 한의 재건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흐후루
그림/삽화
문피아 제공
작품등록일 :
2014.06.05 20:50
최근연재일 :
2016.04.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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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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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사예 - 낙양(추(錘)-1)

재밌게 읽으셨으면 해요. 대체역사 소설이므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사예 - 하남윤 낙양성


번듯한 옥좌에 앉은 황제가 풍채 좋은 두 신하를 내려다보았다.

한 사람은 조조에 의해 추천, 진류에서 임관하여 낙양에 부임. 오늘의 낙양을 만들고 관리하였으며 올곧으나 융통성도 있는 인물이라, 당파가 다르다 할 수 있는 유융과도 손잡고 반적 원소를 몰아내어 황도를 지키고 오늘날 황제를 호위한 공이 있는 명문의 인물이다.

한 사람은 익주목 유언의 사남으로 유명무실한 여남 태수의 종사로 출사, 가장 유명한 양주(-원술)의 반란은 물론 이후 독자적으로 익주(-유모)와 형주(-채모), 옹주(-한수)의 반란 모두를 평정하여 그들의 영역을 모두 손에 넣고 두 번이나 황제를 호위한 공이 있는 황실의 먼 종친이었다.

두 사람 모두 크고 작은 공이 있어 장차 천하를 경영할 황실의 반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보는 황제의 눈길은 결코 유(裕)하지 않았다.


황제만 눈이 있는가?

황제의 좌우로 도열한 고위 관료들도 꽤나 험험한 기세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굳게 닫힌 입 덕에 그들의 눈빛을 모두 읽어 낼 수 없어 아쉬웠다.


우선 하남윤 양습이 입을 열었다.


“폐하. 이제 천하가 안정되어 무리 없음을 크게 공표 하시고 아쉽게 자리하지 못한 승상 등에게 칙사를 보내어 사방 곳곳에 이를 선전케 하소서. 또 하내에 비옥함을 근거로 자리한 도적이 제법이니 태위께 물어 사예를 시작으로 천하 곳곳에 군(軍)과 정(政)의 기강을 세우소서.”


황제가 묻지 않았으나 답하는 태위.


“하내는 물론 하남 서부와 하동 북부에도 적지 않은 무리가 있어 골칫거리이나 그 중 가장 큰 하내의 만한(萬恨)적을 무력으로 징치하고 남은 무리를 회유함이 옳사옵니다. 하동을 다스리며 1만 정병을 거느린 분위(分衛)장군 경 안읍 태수 왕평이 용맹하니 그에게 명하시면 빠르게 안정되리다.”


황제가 양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태위의 생각이 참으로 시기 적절하오. 허나 하내의 병사들이 건실한데 어찌 하동의 병력을 그리 많이 움직여 아직 튼튼하지 않은 국세(國稅)를 낭비하겠소? 하내 태수 진의록에게 일단을 맡기는 것이 좋겠소.”


진의록은 조조의 사람으로 이를 두둔하는 황제의 의견에 몇몇 관료들이 눈빛을 밝혔으나 실상 입을 열 수 있는 인물은 따로 있었으니 새로이 좌장군에 임명된 서황이 입을 열었다.


“폐하의 의견이 매우 합당하나 하내 태수는 임관한 후 연이은 토벌 실패로 관군만 상하게 한 인물입니다. 분위장군을 보내어 하내군을 도움이 마땅하다 사료되옵니다.”


이에 황제가 은근히 허도에서부터 자신을 따라온 진교, 화흠, 조진 등을 살폈으나 나서는 이가 없었다.

이에 유융이 다시 나섰다.


“폐하. 하내는 땅이 넓고 비옥하나 큰 관이 없고 성이 고립되기 쉬워 낙양과 지척입니다. 이런 요충지에 난적이 있으면 매사에 불안한 일이오니 이번을 기회로 확실히 정리해야 옳습니다. 속히 용단을 내려 주시옵소서.”


유융의 마지막 말을 크게 따라하는 일방의 관료들과 이를 못마땅하게 관찰, 입을 다물고 있는 일부. 마지못해 따라하는 몇몇 무리들.

황제는 유융보다 그들이 신경 쓰였다.

이제 낙양에 뿌리내리며 새로이 자신만의 무리를 이루지 못하면 잠자리도 마음대로 못하리.


“어사중승 화흠은 어찌 생각하는가?”

“신이 생각키에도 하내 태수의 무능함은 두 번 믿지 못할 일입니다. 허나 하내 태수가 번듯한데 그 아래 안읍 성주가 구원함은 모양새가 이상하니 천도를 천명하는 일환으로 황상의 이름이 걸린 병력을 출전시킴이 옳을 듯하옵니다.”


즉, 하내 전역을 담당하는 진의록이 못 미더우나 유융의 사람이자 한 수 아래 직위인 왕평에게 기회를 줄 수 없으니 꼬우면 황제를 대신할 수 있는 종친이자 태위인 네가 직접 움직이란 말이었다.

이에 황제가 속으로 즐거이 미소 지으며 엄히 물었다.


“짐의 위용을 만천하에 펼칠 이로는 진심 태위뿐이 없소. 먼 길 고생해 이미 수고한 태위에게 짐이 다시 의지해도 될까?”


유융은 화흠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크게 외쳐 답했다.


“황상의 성은에 이 유융, 반드시 승리하여 승전보를 황상께 올리겠나이다!”


분명 충성 가득한 말이나 위협을 받는 것 같은 기세에 황제는 물론 근신들이 모두 목을 움츠렸다.

스스로 기백 없음에 얼굴을 붉힌 황제는 급히 체신을 수습하며 유융이 낙양을 비워 자신이 사람을 긁어모을 시간이 주어지는 것에 무게를 두고 만족했다.


조당을 벗어난 유융은 당장 태위부의 병력 중 정예 3천을 모아 무장시키고 황제의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에서 황기를 모조리 꺼내어 사방에 장식했다.

이에 유융이 떠난 이후 한숨 돌린 황제가 낙양의 사방을 살펴 백성들과 관병을 위무하려 했으나 황기가 없다는 이유로 만류하는 신하들 때문에 하지 못했다.

낙양의 백성들은 황기를 앞세워 쉬지도 못하고 도적을 토벌하러 떠나는 유융을 한번 황궁에 들어가더니 감감무소식인 황제의 앞에 세워 널리 칭송했다.


한편 하내의 토벌을 위해 유융이 군을 움직일 당시 조진 등 조조의 사람들과 함께 하니 그들은 성 밖에서 억울히 누명쓰고 군명을 빌미로 주살(誅殺)당할까 벌벌 떨며 사지로 향하기 전 자해(自害)하려는 일이 잦았다.

이에 젊어 혈기로 가득 찬 조진이 나섰다.


“태위님, 태위님께선 이번 도적 토벌에 어찌 이리도 많은 관료를 이끌고 가시나이까? 삼천의 병력에 삼백의 관료들이 따라가니 큰 실수가 있을까 저어되어 말씀드립니다.”

“황명을 받잡아 행하는 길이 아니라 황명 아래, 황상폐하의 직속 군으로 행하는 길. 예법을 모두 갖춰 황상께 누가 되지 않음이 옳네.”

“허나 실제로 황상은 없고 태위님만 있지 않습니까? 훗날 사관들이 권력을 독차지한 황친이 황제의 관료들을 빼앗아 황제 놀음을 했다 할 것입니다.”

“황제의 관료들을 빼앗다니? 하내의 도적을 정벌하고 나면 그간 도적들을 관망하고 심지어 손잡은 현령들과 태수들을 크게 징치함이 옳고 빈 관청에 하루 빨리 청리(淸吏)들을 채워야 백성들에게 진정 황은을 베푸는 것이네. 이를 모르는가?”


조진이 길게 생각하고 답했고 유융은 짧지 않은 시간을 반듯이 앉아 기다려 주었다.


“청리를 파견하고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모두 황상의 권역이요, 태위님께서 함부로 하실 일이 아니라 사료되옵니다. 또 평생 농꾼이 당장 거처를 옮기고 배를 탄다하여 어부가 될 수 없듯 태위께서 이끌고 가는 모든 이가 현의 업무를 소화할 인재가 아님이 분명하니 태위님의 계획이 진정 어불성설(語不成說)이옵니다.”

“그대의 말이 진정 옳다. 그간 허도를 비우고 외방으로 나돌다 오늘에야 중앙의 정무를 보니 실수할 뻔 했다. 그대는 허도에서 얼마나 황상을 모셨는가?”

“근 11년 되옵니다.”

“이번 황상을 모신 인물들 중 허도에서부터 따라온 이들에 한하여 현과 성을 다스릴 인재들을 그대가 추릴 수 있을지?”

“물론입니다. 허나 그들만으로는-.”

“허도에서 따라온 이들을 제외하고 토벌에 동행할 관료들은 그대가 추린 것을 보고하는 대로 하남윤과 상의할 것이네.”


이에 조진이 별다른 불만을 품지 못하고 물러나 사람을 추리니 조진의 보고에 40년을 넘게 살아온 성인들이 울고 웃었다.

유융은 이 소식을 듣고 양습과 마주앉은 자리를 마련해 조진과 조진이 추려낸 인재들을 불렀다.


“듣기로 조진의 안목과 경험, 사귐이 출중해 그가 추천한 인재들 중 버릴자가 없다 들었소. 하남윤께선 어찌 보는지요?”

“태위님의 의견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양습마저 이들이 종군하는 것에 이견이 없자 조진의 뒤에 서 있던 인사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조진을 다시 원망했다.

이 모양을 즐기던 유융이 자신의 뒤에 서 있던 사마규를 불렀다.


“규야, 그것을 다오.”

“예, 사군.”


유융은 그 자리에서 조진과 몇몇 인물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하내와 하동, 하남의 비거나 혹은 무능하여 경질될 인물들의 자리를 맡겼는데 이미 황제가 허락한 일이라 자신들의 목숨을 생각보다 확고히 보장받으니 모두 입을 벌리고 놀라워했다.

양습이 명단에서 제외된 조진 등 몇몇 인물들에게 말했다.


“조진 공과 왕숙 공 등은 승상부에 속한 인물들이기에 공에 따라 모두 재화로 보상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이들은 다 황상께서 친히 쓰고자 하시니 그리들 알고 있으시오.”


모든 이들이 황은에 감사하자 유융이 매서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는 다 사심 없는 처사이니 오로지 능력과 인품, 그간의 공에 관한 것이오. 허나 황명을 행함에 있어 나와 함께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자해하여 황명을 거절한 이들이 있다 들었으니 그들은 결코 무사하지 못하리.”


그 수가 결코 적지 않은 바, 조진 등이 태위에게 사정했다.


“그들은 모두 지치고 두려워 오판한 것일 뿐. 태위께서 자비를 베푸심이 옳습니다.”

“듣기 싫소.”


조조의 밑에서 한배에 올라 그간 함께 해온 이들의 처벌이 남일 같지 않음에 그들이 애처롭게 양습을 바라보자 양습이 은근히 편들었다.


“태위께서 군기를 일찍 바로 세움이 과히 만세의 미덕이나 저들 중 괘씸한 이들만 엄벌하여 일벌백계함이 옳습니다. 어찌 모두가 태위와 같은 군자(君子)라서 바르게 생각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양습의 말에 몇몇 인물들이 인상을 찌푸렸으나 처지가 처지이며 되돌아보니 그들 스스로 행위가 가히 소인배의 그것이라, 곧 수긍했다.


건안 23년(219년) 아직 바람이 매서운 이른 봄.

황명을 받든 유융이 하내와 하남의 크고 작은 도적들을 소탕하는 동시에 황은을 베풀어 죄가 작은이들의 죄를 사하니 천하에 유융의 흠을 잡을 사람이 없었다.

이에 황제는 유융이 돌아오자 백관들의 청을 받들어 천도를 다시 천명하고 태사부의 관료들과 상의하여 연호를 다시 명명했다.

연호는 새로이 연강(延康)이라했다.


연강 1년(219년) 여름.

황하가 크게 범람하고 이로 인해 역병이 창궐하기 시작하자 황제가 깊이 근심했다.

이를 두고 오황자, 유돈(劉敦)이 총총총 조당에 나아가 말하길,


“아바마마께서 천도하심에 백성들이 찬양하고 흉노가 다시 복종했으며 도적들이 꼬리를 감췄습니다. 허나 여직 백관의 일부가 허도에 있어 낙양을 따르지 않고 위공 등이 크게 축하하지 않았으니 그 때문에 하늘에서 쉬고 계신 선제(先帝)들께서 매우 노한 듯합니다. 아바마마께서는 이를 바로잡아 선조들을 달래고 백년의 복을 비소서.”


황제 또한 이를 옳게 보고,


“위공의 사공자 조식이 돌아간 지 오래이나 정작 위공에게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강력한 권세를 지닌 그의 축하를 받는다면 나머지 제후들은 걱정할 바가 아니니 짐은 하나의 돌을 날려 열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인데.”


시중, 공손황이 청했다.


“폐하께서 반대로 생각해 보신다면 사방의 열후들이 모두 고개 숙인 가운데 승상이 혼자 뻣뻣할 수는 없음이니 만사가 폐하의 뜻대로 될 수 있음입니다.”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신은 척박한 요동 태생이라 자세히 알지 못하니 태위와 상의하소서.”


이에 유융을 불러 상의하니 과연 량주자사, 양주자사, 형주자사, 옹주자사와 요동태수 등이 고개 숙이길 바삐 했고 흉노 우현왕(右賢王) 거비(去卑)와 강왕(羌王) 미당(迷當) 등이 차례로 입궐, 관직을 하사받았다.

또 유융은 이 기회에 낙양에 머물며 죄를 청하고 근신하던 형주자사 유종을 특별히 지목하며-.


“형주자사 유종은 형남의 도적을 토벌하는 일에 크게 실패해 파면이 마땅하나 요즘 같은 시기에 능력 있는 황친을 쓰지 않음을 옳지 않습니다. 아직 형주가 유표 공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니 황상께서는 은혜를 베푸소서.”


이에 황제는 유종을 용서하면서도 유융의 사람인 줄 알고 이후 신임하지 않았다.

이후 유융은 가장 늦은 병주자사의 사절에게는 칼과 같이 벌하라 주청했다.

허나 황제가 섣불리 행하지 못하자 유융이 재차 정하길,


“황상, 전대의 병주자사 장양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을 장연이라 했습니다.”

“헌데요?”

“그는 지난날 동탁을 처단하기 위해 모인 17로 제후들 중 한사람으로 혁혁한 공이 만세에 남을 만합니다. 허나 왕씨는 어떠했습니까? 동탁의 폭정을 일면 돕고 일면 외면하며 공생해 가문을 챙기길 주저하지 않았나이다.”

“사도 왕윤은 짐의 충신이라, 그의 숭고한 희생을 여직 기억하는 바이오.”

“왕윤 형제의 공은 만세에 남을 만한 것이나 힘들 때 외면하고 힘을 모을 때를 알지 못해 결국 이각 무리에게 조정을 넘기고서 분을 참지 못해 폐하를 분쟁의 중심에 던져놓고 자살하는 불충을 저질렀습니다.”

“끙-.”

“소신이 생각키로 왕씨의 능력에 비해 명성이 과분한데도 자사의 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승상의 오판이라 사료되옵니다. 반면 장연의 웅략이 방대하여 외난이 많은 병주자사직에 어울리니 공이 많은 왕신을 불러 내직을 맡기고 장연을 병주자사로 임명하심이 어떠합니까?”


결국 황제가 이를 허락하니 장연은 병주자사가 되어 부임했다.

유융은 어거지로 하내군에 인접한 상당군을 나누어 낙평(樂平)군이라 새로 명명하고 병주 북부의 진양을 대신할 병주 남부의 중심지로 삼았다.

과연 장연이 기대에 맞춰 부담없이 다스리니, 반년 후 상당군 열세 현 중 여덟 현의 현령들이 장연에게 고개 숙여 유융을 뵙길 청했는데 그중 상당군 치소인 장자(長子)의 현령이 속해 있었다. 이로 인해 병주에서 왕신의 위세가 땅에 떨어짐은 물론 이를 두 손 놓고 지켜보던 조조와 왕신의 동맹에 쉰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기를 같이해 왕신 형제의 소개로 업에 머물며 조조에게 벼슬을 살던 호주천이 흉노의 땅으로 돌아가 우현왕 거비와 경쟁하기 시작했다.


연강 2년(220년) 봄.

마침내 조조의 사절, 하후상이 천도를 다시 축하하기 위해 낙양을 방문했다.

유융은 지난날 왕탁과 하후씨의 혼약 당시 고작 7세 이던 하후상을 만나 감회가 남달랐다.


“작던 사내아이가 약관(20세)이 훌쩍 넘어 당당한지고!”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태위님.”


가장 늦어 흠을 잡을 생각에 인상을 잔뜩 썼던 유융이나 간간히 만나 정들어 아들 같은 하후상에게 차마 그러하지 못했다.

이에 곁에서 시중들던 제갈서(緖)가 나서 비꼬았다.


“다음 해가 넘기 전에 위공부의 인물을 볼 수 있으니 태위님의 홍복(洪福)입니다.”

“자네의 말이 옳으나 다 사정이 있음이다.”


오히려 유융이 하후상을 두둔했다.

이에 하후상이 정색하며 청했다.


“위공께서 작년에 변방의 일로 업을 비우시며 이 하후상이 미더워 황상을 뵙길 명하셨으나 이 죄인의 능력이 모자라 오늘에야 이르러 정 좋던 두 분의 사이를 흔들어 놓았으니 저 분의 말과 같이 벌함이 마땅합니다.”

“어찌 사절을 벌할까? 이 유융은 그러한 예의를 들어본 적 없다.”


유융과 잠시 담소를 나눈 하후상은 무사히 황제를 만날 수 있었다.

황제를 만나 예를 올린 하후상이 구구절절 천도의 흥기와 황실의 은복에 대해 칭송하니 황제는 듣기 좋은 말이라, 멈추지 않았다.

헌데,


“-또 지난날 황상께오서 친히 명하신 허도의 방화 등 역모에 관한 조사가 신중히 마무리 되었음을 보고 드립니다.”


말끔한 어린 얼굴에서 나온 급습에 뜨끔하는 인물이 여럿이었다.

우선 하후상이 반가운 진교가 나섰다.


“1년이나 걸린 일이니 반드시 사실일 것입니다. 황상께선 의심치 마시고 일벌백계하소서.”


황제는 유융의 눈치를 한번 보고 하후상에게 말했다.


“짐이 듣노라.”

“모두 원가의 남은 이들과 은근히 손잡은 융(戎)적(狄)이 발호한 탓입니다.”


조당이 술렁이는 것은 융적이 하나의 뜻이 아님을 다 알고 있음이라.

사마의가 나서서 확실히 했다.


“융적은 과히 한실 만고의 외적이라, 헌데 어찌 멀고 먼 곳에서 중원 허도까지 갈 수 있을까? 폐하, 이는 다 융적의 배후에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 있는 탓입니다. 태위께 융적에 관한 일을 물어 속히 토벌해 황실의 위엄을 잃지 마소서.”


화흠이 난색을 표했다.


“아직 융적이란 소리뿐이 듣지 못하였거늘, 너무 급하게 일하면 하지 못한 것보다 못한 법입니다. 폐하, 반드시 죄와 그에 따른 벌을 확실히 하신 후 이를 천명(天命), 선제들게 고하고 한발 한발 무겁게 거동하셔야 할 것입니다.”


즉, 황제의 앞에 던져진 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금이요, 똥이니 서두르지 말고 앞뒤를 살피고 위아래를 살피며 사방을 다시 살펴 불똥 튈 일이 없게 하란 조언이었다.

그런 이들을 한번 둘러본 하후상이 묻지도 않았거늘 말을 이었다.


“융적과 손잡은 이는 마 위위라. 황상께서는 엄벌하소서.”


마등은 허도에서 벗어난 이후 허도에 남은 친황제파 경기나 복완을 대신해 그들의 수장이 되었는데 황제보다 권력을 우선하며 의견을 제시하고 항시 황제를 팔아 이득을 쟁취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은근히 서량과 연락을 취하는 등, 모든 수단을 이용해 세를 불려나가는데도 유융이 제제하지 않아 황제조차 그의 득세를 불안해했었다.


이후 하후상이 죄인들의 이름과 그 죄목을 읊었는데 어찌나 살벌하게 많은 인물이 연루되었던지 황제마저 좌불안석, 식은땀을 흘릴 정도였다.

다만 유융만이 하후상을 지극히 바라보며 잘 자람에 흡족해했다.

마침내 하후상이 입을 닫자 유융이 나섰다.


“당장 마위위의 목을 잘라 내걸고 그 자식들을 모조리 처단해야 할 것입니다! 폐-에하!”


이후 조당 가득한 유융의 일당이 한목소리로 주청하니 옥좌에 앉은 황제는 지난날 허도의 조조보다 더한 유융의 권세에 희게 질려 하후상 등 조조의 인물들에게 울상을 지어 보인 후 명했다.


“정위 진교등은 당장 지목된 인물들을 사로잡아 들이라! 우선 짐이 친국(親鞫)할 것이야!”


사마의가 복잡한 표정으로 유융을 바라보았지만 유융은 만사가 태평한 듯, 조조의 계책이 자신의 뜻과 같다는 듯 사마의에게 편한 표정만 보였다.

그것은 일면 지난날 형남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사예를 노렸듯 오늘 서량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 조조가 유융의 어느 곳을 노릴지 꿈꾸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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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ㅇㅅㅇ;

서황이 분명 지난날 무슨 장군직책을 받았는데 못 찾겠엉....

해서 좌장군으로 우선 ;;;;

서황 미아내 ㅠㅅㅜ


지적 받고 낼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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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사예 - 낙양(유협(劉協)) +4 15.04.01 2,291 33 19쪽
161 옹주 - 함양(마초-2) +8 15.03.27 2,215 37 16쪽
160 옹주 - 함양(마초-1) +6 15.03.26 2,418 37 17쪽
159 사예 - 낙양(추(錘)-3) +4 15.03.25 2,378 34 18쪽
158 사예 - 낙양(추(錘)-2) +4 15.03.20 2,278 30 18쪽
» 사예 - 낙양(추(錘)-1) +8 15.03.19 2,415 34 18쪽
156 사예 - 낙양(천도(遷都)-4) +4 15.03.18 2,484 33 17쪽
155 사예 - 낙양(천도(遷都)-3) +6 15.03.13 2,622 40 14쪽
154 사예 - 낙양(천도(遷都)-2) +8 15.03.12 2,374 38 15쪽
153 사예 - 낙양(천도(遷都)-1) +2 15.03.11 2,770 34 16쪽
152 형주 - 남향(공명(孔明)) +7 15.02.26 2,815 40 20쪽
151 형주 - 남향(작위(爵位)-2) +4 15.02.25 2,906 35 18쪽
150 형주 - 남향(작위(爵位)-1) +10 15.02.13 2,863 41 18쪽
149 형주 - 남향(흐르는 세월) +4 15.02.12 3,050 43 19쪽
148 익주 - 백제(유비의 추락) +4 15.02.11 2,948 45 16쪽
147 익주 - 백제(한수 너머-3) +6 15.02.06 2,693 48 16쪽
146 익주 - 백제(한수 너머-2) +10 15.02.05 2,367 43 16쪽
145 익주 - 백제(한수 너머-1) +10 15.02.04 2,586 48 17쪽
144 익주 - 백제(형산 너머-4) +12 15.01.30 2,694 41 20쪽
143 익주 - 백제(형산 너머-3) +12 15.01.29 2,265 45 16쪽
142 익주 - 백제(형산 너머-2) +4 15.01.28 2,611 4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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