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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수건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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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아직 어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뭔가 이젠 ‘열심히 쓰겠다’고 말하는 친구들한테


말을 걸기도 참 애매하달까.


내가 딱히 이룬 게 없으니까 그렇기도 하고.


내 인생에 성공보단 실패해왔던 일들의 수가 훨씬 많았으니, 더욱 그렇기도 하고.




그래도, 난 그 포기하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몇몇 친구들이


‘인내하고 노력한다’는 말의 무게를 다시 한 번 떠올려줬으면 싶네.


힘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네 옛날 소설의 주인공들. 보기엔 쉬웠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다는 과정을,


등장인물이 아닌 작가가 직접 겪어보니까 어떤 생각이 들려나.


우린 평범한 사람이라서 못 견디고 포기하는 걸까?


평범한 사람이라서 포기하는 게 아닐 거야.


포기하는 순간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거겠지.


아니면, 다른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기 위한 하나의 계단에 불과할지도.




‘노오오오력’을 강조하는 사회가 되었고,


그것의 부당함을 조롱하는 시대가... 너무 길었다고 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이 불합리한 사회를 향한


한이 맺혀있던 거겠지.


그래, 그건 다 사실인데... 벌써 몇 년 전의 유행어잖아.


언제까지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써먹고 있을 사람도 있겠지.


합리화는 합리화일 뿐, 그게 자신의 인생을 실제로 구원해주는 것도 아닌데.


앞뒤 안 보이는 좌절적인 상황? 살면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더러 봐왔어.


한때 영업을 했었고, 그래서 돈 얘기 사람 얘기 주워들은 게 좀 있어.


정말 끔찍한 상황들. 내가 그런 상황을 겪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라는


질문 자체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안타까운 나락들과 기적들.


어쩌면 지금 포기하는 친구들이 그런 심정을 겪으면서 살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무책임하지만, 얼굴 숨긴 온라인에서라도 한 마디 건네고 싶네.


‘인내하며 노력한다’는 말의 무게를, 다시 한 번만 진지하게 생각해보시라고.




개인의 인생이 가벼워지지 않으려면,


세태에 휘말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어디론가 팔랑팔랑 날아가지 않으려면


묵직하게 눌러둬서 이 땅에 발 붙이고 있을 수 있는 누름돌이 필요하다더라.


그 누름돌에는 대개 ‘사랑’이라고 써져 있다던데.


글에 대한 사랑일지, 자신에 대한 사랑일지, 다른 소중한 사람에 대한 사랑일지,


그건 각자 다르겠지. 하지만 그 누름돌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자신이 존재하는 현재의 그 위치에서


무엇을 위해 인내하며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 누름돌이 너무 무겁다면, 못 버티고 쓰러지겠지.


그래도 이 악물고 버티며 걸어간다면


이 땅에 남기는 발자국도 그만큼 깊어질 거야. 그렇지?




각자 살아가는 사정은 다를 것이고, 주어진 환경도 다를 것이고,


행복의 기준이 다르듯 불행의 기준도 모두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지금 무엇을 준비했는지는 기억해보자.


무엇을 위해 달려왔고,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포기할 것인지,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


이렇게 나불대는 나도, 당장 이번 공모전에선 언제 포기하게 될지 모르지만,


나도 참 가볍게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나보다 훨씬 더 잘 쓰고


가능성 있어 보이는 친구들이 글을 멈추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네.


가보자. 승자석에는 몇 명밖에 못 앉겠지만


도착점까지 도달한 ‘생존자’들 중에 서로 얼굴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을 참 길게도 늘려 썼다.


아무튼, 거기서 다시 보자. 먼저 도착하면 나 좀 기다려주고.






.......라고 누군가 제게 말해주는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에요. 에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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