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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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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1,261,900
추천수 :
18,254
글자수 :
720,632

작성
16.01.20 23:27
조회
10,130
추천
154
글자
8쪽

흑산적(結)

DUMMY

군대들이 정렬을 시작하였고 왕하는 학익진의 머리에 해당하는 위치에 서있었다. 대장기가 바람에 펄럭이며 나부끼기 시작하였다. 잠시후 모래 바람이 걷히고 호관에서도 상대인 왕하의 군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바람은 호관을 향하고 있었고 그에 장연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의 얼굴은 찡그림 이외에 어리둥절함도 있었다.


“바람이 좋지 않군. 헌데... 저들의 진영은 혹 학익진인가? 허? 어이가 없군.”


장연이 무식한 여럿 산적과 다른 점은 스스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중 하나는 글을 익히고 병법을 익히며 실전에 병법을 이용하였다는 것이었다. 장연은 장우각이 죽자 다른 산적들을 병합하여 100만의 흑산적의 수령이 된 것이었다. 그런 그의 눈에 알 수 없는 진이 나타난 것이었다.


“함정이던가? 그러나 함정이라 하더라도 겨우 기천으로 학익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자살 행위가 아니던가?”


장연의 고민은 계속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왕하군에서 한명이 말을 타고 호관 앞에 나타나 소리쳤다.


“수만의 군세를 가졌건만 내가 두려워 호관에 틀어박힌 것이냐? 비장이라는 말이 허명이로구나! 장연아! 네놈이 제아무리 날 뛰어 봐도 결국은 도적이고 관에서 아무리 중랑장이라는 직위를 받았어도 그것은 누구도 인정 하지 않은 우스운 물건일 뿐이다.”


장연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겨우 기주자사도 아닌 대행 따위가 중랑장인 자신을 이리 농락하다니 그것도 기천의 군세를 가지고 말이다.


“찢어 발겨주겠다!”


장연은 여러 생각을 할 바가 없었다. 겨우 기처의 군세였다. 그런 군세를 집중 한 것도 아니고 학익을 펼치고 있으니 집중하여 뚫어버린 다면 저들은 자멸할 것이었다. 그리고 혹 저 대장기가 사실이라면 대행을 포획하여 이 분노를 풀거나 훨씬 좋은 일을 만들 수도 있으리라.


호관의 문이 열리고 수많은 병력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것을 바라본 심배는 손에 약간의 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자신이 확답하여 말한 계책이라도 하나의 틈이라도 나타난다면 패배는 자신들이었으니 떨릴 만도 하였다. 그것을 바라보는 곽가는 그저 덤덤하였다. 그리고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툭 던졌다.


“드디어 나왔군.”


왕하의 앞에선 허저가 말에서 자신을 따르는 호사(虎士)들을 향하여 말을 하였다. 허저의 말에는 높낮이나 들뜸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당연한 말을 하는 듯 담담하기만 하였다.


“저들이 무서운가?”


호사들은 허저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저 쏟아져 나오는 흑산적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 어차피 저런 놈들이야 그간 수없이 많이 베어 보지 않았던가? 그러나 나는 지금 약간 겁이 난다.”


호사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으나 이내 그의 말을 이해하였다.


“혹여 저들의 유시(流矢)에 주군이 작은 상처라도 난다면 나는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만 알아 두어라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누가 주었는지! 진정 사람다운 모습으로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손을 내어 주신 분이 누구인지 말이다!”


호사들은 허저의 말에 방패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내리치며 말했다.


“충! 충! 충! 충!”


“그대들의 목숨은 그대들 것이 아니다. 미래를 위하여 우리를 주군께 바치었으니 그대들은 죽어서도 주군을 위해 싸우라!”


마치 종교의 집단들처럼 그들은 무엇에 홀린 듯 앞을 보며 말을 이었다. 단지 한 가지 말이었다. 충(忠)이라는 말이었다. 무시무시한 집단적 행동이었다. 그들은 방패를 쥐어들고 순식간에 뭉쳐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쾅하는 소리는 컸지만 그들은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찔러라.”


허저의 말에 호사들은 방패를 올려치고 도를 충격에 뒤로 밀린 이들을 향하여 내리쳤다. 피가 그들에게 뿌려졌으나 어떠한 표정 변화도 없었다. 마치 기계와 같이 움직임을 반복할 뿐이었다. 방패로 막고 올려치고 베고 반복에 반복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적들에게 오히려 두려움을 심어주기 충분하였다.


“무신들이다! 저들은 무신이야!”


흑산적중 하나가 소리를 꽥꽥 지르며 난리를 쳤다. 왕하는 잠시보이는 틈으로 활을 쏴 그 흑산적을 쏴버렸다.


“중강이 이끄는 호사가 있으면 어디를 떨어져도 죽지는 않겠어.”


중강은 전투 중에 그런 말을 꺼내는 주군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 한명 한명의 목숨에도 안타까움을 가지던 주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도 많은 피를 봐 무뎌진 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여러 나쁜 일을 겪으며 독해진 것인지 이런 중에 이리 농을 던지다니 말이다. 물론 이런 난세라면 지금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물론 이옵니다. 그 어디서도 호사들은 주군을 지킬 것입니다. 죽어서라도 말입니다.”


왕하는 화살을 하나 쏘며 말을 이어갔다.


“나는 죽은 사람은 별로 필요 없어 내 곁에 숨 쉬는 사람이 필요하지 내 허락 없이 죽는 다면 나는 매우 화가 날 것이야.”


허저는 왕하의 말에 대답 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목숨 따위는 주군을 위하여 언제든 지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허저의 침묵에 왕하는 다른 말을 던졌다.


“심배는 도대체 언제 움직일 것이지? 호사들도 힘들어 질 것 같은데.”


심배는 이미 깃으로 군을 움직이고 있었다. 대다수가 기병을 운용하는 장양을 중심으로 좌에서 우로 내리치게 하였다. 그리고 장양이 내리친 군세를 왕하의 군세로 다시 한 번 내리쳤다. 흑산적은 제대로 된 지휘체계가 없어 짧은 순간순간 공격의 위치를 바꾸는 왕하의 연합군을 대응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군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두 개의 망치가 장연의 군세를 쉴 틈 없이 내리 치고 있는 것이었다.


곽가는 군대를 집중하여 다른 곳에 어떠한 눈길도 없이 땀을 흘리고 깃을 흔드는 심배를 보며 얼마 나지도 않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흠.... 도대체 알 수가 없군. 없어 간자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말이야. 일단 그저 지켜봐야겠어.’


곽가는 멀리 군세를 바라보며 어느 정도가 되자 초록 깃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뿔피리가 불어졌고 군세가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호관에서 백기가 올라왔다. 그리고 곽가가 초록 깃을 하나 더 들어 올리자 왕하군이 뒤로 옮겨졌다. 마치 흑산적을 놓아 준다는 듯하였다.


장연은 당연하다는 듯이 남아있는 군을 이끌고 퇴각하기 시작하였다. 심배는 군세를 바라보며 곽가를 다시 바라보았다.


“이 무슨...”


“이제 그만 하셔도 됩니다. 장연은 살려 두어야 하니 더 이상 몰아치는 것은 주군께서도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곽가의 말에 심배는 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곽가의 허리에 메어진 술을 빼앗아 벌컥벌컥 들이켰다.


“내 이정도로 나를 속인 것을 퉁치지 않을 것이네 맛난 술 더 가져다 놓게.”


심배는 말을 마치고 휙하고 사라졌고 곽가는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허리를 바라보았다.


‘제길 그거 구하기도 힘든 술인데 허 이거 큰 실책인가?’


그럼에도 곽가의 입가에는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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