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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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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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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작성
15.11.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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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글자
8쪽

사마랑

DUMMY

장양의 저택을 나온 후 수일이 지나지 않아 왕하에게 교서가 내려졌다. 궁인이 직접 나와 교서를 내렸고 왕하는 정중히 궁인을 맞이하였다. 청해상단의 상단주가 관직에 오르자 위상이 더더욱 커졌다. 청해상단이 즉위 당시 내보인 상단의 사병들의 모습에 놀라 청해상단을 더 이상 단순히 상단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 컸다.


그리고 그 며칠 사이 하남윤인 왕윤이 황궁으로 복귀하였다. 왕하가 군직을 받았다는 소식에 올라온 것인지 하진이 드디어 결정을 내려 십상시들을 처리하기 위하여 왕윤을 불러들인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았다. 즉위 당시 왕윤은 사람을 시켜 왕하에게 검을 들고 자신의 저택에 올 것을 전했고 왕하 또한 그에 응하였다.


왕하는 왕윤이 부탁한 검을 천에 둘러 천천히 함에 넣고 함의 덮개를 닫았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함이 잠겼고 왕하는 함에 천을 둘러 등에 매었다.


‘직접 만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만날 때마다 무슨 말을 들을지는 겁이 나긴 하는군.


왕하와 왕윤의 관계는 복잡 미묘하였다. 왕윤이 왕하의 아버지를 죽이는데 일조한 것이 맞으니 원수이기는 했으나 지금은 그를 보호하는 후견자였다. 청해상단 또한 왕윤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루기 힘든 일이었다. 왕윤의 입김이 있었으니 이정도로 커진 것이었다.


‘사병을 육성한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나에게 무엇을 얻어내려는지 모르니 더욱이 무섭구나.’


북기도위로 임명된 이후 상단내 사람들이 바빠져 겨우 허저와 그의 휘하 몇을 데리고 왕윤의 저택으로 향하였다. 왕윤의 저택에 도착했으나 이미 그곳에는 선객이 왕윤과 만나고 있었다.


“의부께서 이미 나를 부르셨는데 어이하여 다른 객을 맞이하시는가?”


하인은 고개를 숙이며 왕하의 말에 대답하였다. 아니 그는 숙이면서 왕하를 향하여 비웃음을 감추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만나야하는 중요한 손님이었습니다. 또한 가주께 큰 도움이 되는 인물들이었고요.”


왕하는 머리로는 이해하였지만 가슴은 짜증으로 가득 찼다.


‘제아무리 나를 길들이려 한다지만 자신과 만나자 해놓고 이리 면박을 주는 것인가? 누가 위인지 보여주겠다. 이것인가?’


“그래서 그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하인은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었다.


“순가와 사마가 그리고 진가의 어른들이옵니다. 가주께서 직접 만나기도 힘든 분들이고 또한 이렇게 만나 이야기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오는지 알고서 하인이 나라를 들먹거리는지 왕하는 어이가 없었다. 이는 분명 무시였다. 왕윤과 만나고 있는 세가문은 정치권에서 큰 힘을 가진 이들이고 자신은 제아무리 날뛰어 봐야 어디서 나온 지 모르는 관직인 북기도위라는 작위를 돈으로 사들인 정도이니 더 이상 말을 이어 불편하게 하지 말라고 들이는 것 같았다.


‘이제 약관의 나이에 장수되어 수천의 병력을 이끌게 된 것도 한조를 털어보아도 전무후무한 일이거늘.’


왕하는 더 이상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알았네. 네 자네가 그리 나오니 기다려야겠지 가주께서 나를 찾으시면 정자에 있겠다. 전해주게.”


하인은 그대로 부복자세를 취하고 물러섰다.


‘왕윤이 전해달라는 물건을 가지고 저 하인을 옭매었다면 충분히 물을 먹일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싸울 마음조차 생기지 않는군. 이곳에만 오면 마음이 심란하여 마음은 솜과 같이 무겁고 머릿속은 실타래들이 뭉치듯 어지럽구나.’


왕하는 발걸음을 옮겨 정자로 향하였다. 그곳에는 사마가의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에는 왕하와 친분이 두터운 사마랑도 있었다. 사마랑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왕하가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아마도 사마팔달의 인물들이리라. 사마랑은 왕하를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였다.


“이거 소현 얼굴보기 참 힘들군? 북기도위라는 작을 받았다는 것은 아네. 축하하네! 이거 약관의 나이에 장수의 반열에 오르다니 내가 알기로는 문에 더욱 장기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말이네.”


왕하는 웃음을 지었다. 사마랑은 의외로 친화력이 큰 자였다. 그의 말은 약간 빈틈이 있는 듯 하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는 자였다. 그렇다고 일처리가 빈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가 장부를 볼 때면 그의 눈이 달라지며 사소한 차이도 찾아내는 이였다. 그리고 왕하에게는 오랜 교우를 나눈 친우이기도 하였다.


“백달 알지 않는가? 내 청해상단이 이번에 내가 큰일을 함으로써 그 뒷받침을 하기위해 이래저래 많이 바쁜 것을 말이네 이거 서운하네. 자네는 필요할 때 불러 달라 해놓고 막상 내 북기도위가 되어 군을 이끌고 나갈 때가 되자 어딜 그렇게 숨어 보이지 않았는가?”


사마랑은 왕하의 말에 웃음을 그치고 주변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의 자신의 동생들을 물려 먼 곳으로 가게 하였다. 마치 중대한 이야기를 할 것처럼 모두가 사라지고 사위가 조용해지자. 사마랑은 입을 떼었다.


“자네가 군을 움직이는 작위를 받았다는 것을 듣고 나는 더 이상 행동거지를 가볍게 하지 않았네. 그대는 나의 친우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생각으로는 나보다 훨씬 멀리 앞서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네. 아니 마치 하늘 위에서 천하를 어우르는 눈을 가지고 있는 사내이네 가장 멋진 사내이지.”


사마랑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극진한 예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소인 사마백달이 청하옵니다. 한조는 이제 어질러질 대로 어질러졌습니다. 서에는 한수가 모반을 일으켰고 동으로는 반역을 꿈꾸는 자가 한둘이 아니며 북으로는 더 이상 북방의 방비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졌습니다. 또한 남으로는 유언이 감히 폐하의 사신을 막아 독립을 꿈꾸며 유표마저 이를 방관하고 있나이다. 소인이 주군의 붓이 되어 이들을 타계할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소인의 작은 손이라도 거두어 부디 큰일을 하소서!”


그러자 왕하는 크게 웃음을 지었다. 사마랑의 말은 그저 청류파들이 자주하는 말이었다. 아직 사마랑도 청류파라는 시류에 얽매어 정작 보아야 할 것을 못 보는 듯하였다.


“백달! 진정 그것뿐인가? 정녕 그대의 눈에는 그것 밖에는 보이지 않는가? 그대의 눈에는 한조에 반역을 하는 이들 밖에 보이지 않는가? 무능한 한조에 의하여 고통 받는 백성들은 어떠한가? 엉? 어떠한가 묻겠네! 모반도 일어나기 전이었네! 백성들은 절망에 빠져 사교 집단이 되어 황건적을 일으켰고 이제는 한조 보다는 힘 있는 자들의 곁에 모여 이제는 역도가 된 것은 보이지 않으냐 이 말이네!”


그러나 백달은 이미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바입니다. 천하의 백성들은 이제 자신을 지킬 힘 있는 자의 밑에 있는 것이 한조를 믿는 것보다 안전하다 생각을 한다는 것을요. 주군 그런 백성들에게 보여주소서! 아직 백성들을 지킬 힘이 존재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을 감싸 안아 주소서! 나약하여 주저앉은 자를. 더 이상 힘들어 생각을 멈춘 자를. 벌하소서! 악한 생각에 빠진 자를! 패악에 일조한 자들을!”


사마랑은 절규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바라본 한이 그 굳건하고 아름답다고 믿었던 그곳이 커가며 절망과 같다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공부를 하고 알면 알 수로 더욱 잘 보였다. 그래서 더더욱 절망하였다. 자신이 한 공부는 그들을 구할 수 없었다. 자신의 위의 모든 이들을 꺾고 굳건한 나무가 서기 전까지 자신의 공부는 그저 입에 바른 소리나 지껄이는 거짓공부였으니까. 그래서 택한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사내 자신 보다 큰 꿈을 꾸는 사내 그리고 인을 알고 겸애로 사람들을 이끄는 사내를.


왕하는 사마랑의 손을 탁하고 잡았다.


“좋네! 그대의 결심이 그렇다면 말이네. 같은 꿈은 아닐 지라도 나의 길에서 그대의 꿈을 꾸게나. 내 그대의 꿈을 이루어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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