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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연

신을 만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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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가연(假緣)
작품등록일 :
2018.09.01 01:09
최근연재일 :
2019.06.10 04:2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60,258
추천수 :
1,136
글자수 :
275,923

작성
18.10.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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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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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공론화 [1]

DUMMY

선후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곧장 나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탄 뒤 불러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 주변에서 김영석 작가님을 무시하는 목소리에 은후가 화가 나서 뭐라고 하다가 지금 싸움이 났습니다. ’


선후작가의 입에서 그 소리를 들으니 내 마음이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


‘ 멍청이, 그냥 무시하지 그랬어. ’


작가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니다. 그것은 은후가 나보다 더 알 건데 그놈의 친구가 뭐라고...


온리 출판사에서 마지막으로 쓴 소설이 이북으로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정모를 갔던 것 같은데... 은후가 걱정이 된다.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택시가 도착하자마자 돈을 지불하고 알려준 방향으로 뛰어간다.


‘ 선미네 고기집이라고 했지? ’


뛰어가던 나의 눈에 선미네라는 간판이 보이자 뛰던 행동을 멈추고서 천천히 걸어가며, 숨을 고른다. 아까 전화를 받은 지 시간이 꽤 흐른 상태다. 이미 싸움은 끝났을 수도 있지만 속이 상한 은후를 달래줘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여기까지 찾아왔다.


‘ 껄끄러운 사람들은 없다고 했지? ’


온니 출판사 측 직원들은 이미 집에 가고 없다고 하니 당당하게 고기집으로 들어가자 냉랭한 분위기인 사람들이 보인다.


‘ 저기 있네. ’


한쪽 구석에 얼굴이 벌겋게 변한 상태로 술을 들이키는 은후를 발견하고서 곧장 다가


“ 뭐 하냐? ”

“ 어? 이게 누구야~ 슈퍼스타 읍읍... ”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슈퍼스타 단어까지 내뱉는 은후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면서


“ 조용히 해라. ”


입을 봉인당한 은후는 고개를 끄덕이자 입을 막은 손을 떼며 옆에 앉는다.


“ 근데 너 여기는 어찌 알았냐? ”

“ 어디보고 얘기하는 거냐. ”


은후 옆을 지켜주던 선후작가에게 말을 하는 것을 보고서는 뒤통수가 당긴다. 얼마나 많이 마셨으면 얼굴도 제대로 못 알아보지? 답답한 마음에 은후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 야 나 여기에 있다고... ”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지 선후작가를 끌어안더니


“ 영석아... 저 새끼들이 말이야. 너 막 욕하고 그랬다?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더니 그 작가들이 뭐라고 한 줄 알아? ”

“ ...뭐라고 했는데? ”

“ 부모가 없으니 예의를 그딴 식으로 밖에 못 배웠다고 그러더라. 웃기지 않아? 예의가 없는 것은 지들인데!! 왜 갑자기 돌아가신 부모님을 걸고넘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고! ”


은후는 화가 잔뜩 난 듯 선후작가의 가슴을 친다.


“ 글쎄 그 사람은 내가 아니고 선후작가라고... ”


온화한 목소리로 은후에게 말을 건네지만 영석의 눈빛은 싸늘하다.


‘ 웃기는 새끼들이네? ’


작가들과 친해지라고 만든 모임에서 다른 작가를 흉보다가 그것을 또 다른 작가에게 걸렸는데도 그 작가까지 매도를 했다고?


어느새 잔뜩 취한 은후는 바닥에 몸을 뉘어 규칙적으로 숨을 고른다.


“ 자냐? ”


아무리 흔들어도 은후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옆에서 곤란한 듯 은후를 보는 선후작가에게 물어본다.


“ 선후작가님? 은후가 말한 그 작가들이 누구죠? ”

“ 글쎄요. 저도 간단히 무슨 장르를 쓰는지만 알뿐이에요. ”

“ 같은 출판사 아닌가요? ”

“ 솔직하게 작가님의 출판사의 계약한 작가들 이름 전부 아세요? ”


전부 아냐고?


“ 아니요. ”

“ 저도 마찬가지로 전부 알지 못해요. 뭐, 이름을 아는 작가라고 해봐야 정말로 인기가 많은 작가거든요. 그런 작가들하고도 그렇게 친하지 않고요. ”


선후작가의 얘기에 나도 모르게 공감을 해버렸다. 출판사에서 잘나가는 작가들은 외우지 않아도 출판사측에서 듣기 때문에 저절로 외워진다.


“ 그럼 그들은 유명하지 않는다는 그런 소리죠? ”

“ ...그렇죠. 저희 출판사는 중진작가들이 많이 있죠. 그리고 그들의 수익 곱절 이상 버는 작가가 딱 두 명이 있었습니다. 한명은 지금 술에 뻗은 은후고 또 한명은... ”

“ 선후작가님. ”


선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 맞습니다. 사실 작가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어요. 수익도 가장 많이 버는데 비율정산도 다른 작가들 7:3에 비해 8:2로 받았고, 연재를 시작한 사이트에서는 정산금의 수익을 온전히 챙겨주었습니다. 뭐, 독자가 많은 만큼 다른 작가들에 비해 더 많이 벌었다는 거죠. 출판사 입장에서는 우리 둘이 수익을 잘 내니까 그 정도 챙겨줬는데 다른 작가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죠. ”

“ 그런데 제 욕은 왜 나온 건데요? ”

“ 그게... ”


선후작가는 난감한 표정을 짓지만 나는 단호하게


“ 그들이 무슨 이유로 저에게 험담을 했고 그것을 듣고 화를 낸 은후까지 싸잡았는지 자세하게 말씀해주세요. ”


내가 계속 선후작가의 눈을 마주치자 선후작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이윽고 입을 연다.


* * *


선후작가와 헤어진 뒤 택시에 은후를 구겨 넣고 집 주소를 부른다. 그렇게 택시는 집으로 향하기 시작하면서 내 마음도 복잡해져만 간다.


정말 나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 갈 길만 가고 싶다. 그런데 자꾸 주위에서 나를 툭툭 치니 짜증이 난다.


그들과 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해를 준 것도 아니다. 심지어 같은 출판사가 아닌 타 출판사 작가인데도 험담을 한다고?


물론 나라님 뒤에서는 욕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모임에서 당당히 험담을 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


‘ 완전 미친 새끼들인데? ’


이 일은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는 문제다. 집 앞에 택시가 도착해 비용을 지불하고서 은후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침대 위에 은후를 던지고서 뻐근한 몸을 스트레칭 한 후 겉옷을 벗고서 곧장 대리님에게 전화를 건다.


-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 대리님 부탁이 있습니다. ”

- 부탁이요? 무엇인데요?


오늘일은 상세하게 설명을 해드린 뒤 그들을 만나고 싶은데 번호와 이름조차도 모른다고 얘기를 드리니


- 그런 일이라면 저에게 맡겨주시겠습니까?

“ 대리님 번거로워지시니 저에게 번호만 알려주시면... ”

- 작가님 현재 출판사에서 담당하는 작가가 2명입니다. 작가님하고 은후작가입니다. 딱 두명을 담당하는데 그 두 명이 욕을 먹었다고요? 그것도 독자들이 아닌 같은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이런 목소리 전에 딱 한번 들은 적이 있다. 고소를 위해서 전화를 했을 때다.


“ 화나셨나요? ”

- 아뇨, 그냥 어이가 없어서요. 그리고 작가님이 나서시면 모양새가 이상해지니 이번일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 모양새가 이상해지다니요? 그냥 개인적으로 만나기만 하면 되지 않아요? ”


내가 무슨 고소까지 상황을 몰고 갈 것도 아닌데 모양새가 왜 이상해져? 오히려 대리님이 처리한다고 하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나? 대리님은 출판사의 직원이라 작가들에게 함부로 못할 텐데...


- 저에게 맡겨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설명도 없이 계속 맡겨만 달라는 대리님이 이상하다. 이번일은 나와 은후 그리고 그 작가들과 일어난 일인데


“ 대리님은 누리 출판사 직원이라는 거 잘 아시죠? 출판사 직원이 끼어들게 되면 더욱 복잡한 일이 발생될 수 있는 것도 아실 텐데요. ”

- 압니다. 아니까 제가 한다고 하는 겁니다. 이제는 참지 않으려고요.

“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그 대신 저와 은후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주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 ”

- 당연한 말씀입니다. 이 말 빼고는 이제 용건은 없으신 거죠?

“ 네. ”

- 그럼 끊겠습니다.


대리님이 전화를 끊자 방에는 은후의 코골이 소리만 울린다.

내가 판단을 잘 못 한 것일까? 내가 욕을 먹었고 은후가 욕을 먹었는데 제 3자에게 맡긴 것이 잘 된 일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맡겨 달라고 하셨고 맡겼으니 이제는 내 손에서 떠난 일이다.


* * *


다음 날 은후는 잠에서 깨어나고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집으로 갔다. 나도 그 일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소리도 없이 내 할 일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집필을 하던 도중 모르는 번호에서 메시지 한통이 도착했다.


[김영석 작가님 온리 출판사에서 작가님들을 담당하는 하수혁 대리라고 합니다. 이 문자를 보시고 시간이 있으시면 연락해주시면 감사합니다.]


‘ 온리 출판사? ’


머릿속에서는 김연우 대리님이 온리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항의를 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전화를 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핸드폰을 내려 놓는다.


대리님이 맡겨 달라고 했으니까 믿어 봐야지.


문자를 무시하고 계속 글을 쓰다가 이윽고 한편이 완성되자 곧장 대리님에게 원고를 보내고 밀린 끼니를 챙겨 먹기 위해 부엌으로 나가서 미리 되어있는 밥과 반찬을 그릇에 담고 상을 들어 방으로 들어와 식사를 시작한다.


TV를 보면서 천천히 식사를 하던 나의 핸드폰은 다시 울려 보니까


[야, 너 뭐했냐?]


은후의 톡이다. 나는 곧장 답장을 눌러


[하긴 뭘 해?]


톡을 보내며, 입안에 있는 밥을 꼭꼭 씹는데


[온리 출판사에서 연락 왔었어.]

[그래? 뭐라고 하는데?]

[이건 작가끼리 벌어진 일인데 왜 대리님이 출판사에 항의를 한 거냐?]


뭐라고 하는지는 얘기도 하지 않고 그저 나를 추궁한다.


[나한테 화났냐?]

[화는 무슨 그냥 대리님이 왜 출판사에 항의를 했는지 생각하다가 네가 말했다는 결론이 나서 물어보는 거다.]

[나도 내가 왜 김연우 대리님한테 얘기했는지 알 수가 없다.]

[네가 모르면 누가 알아?]


글쎄... 사실 이것은 출판사의 문제가 아니다. 작가의 문제인데 내가 왜 김연우 대리님한테 연락을 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이윽고 해답을 내렸다.


‘ 기회를 주고 싶었네? ’


사실 누리 출판사는 다른 거대 출판사에 밀려서 성장하기가 힘들다. 내가 있고 은후가 다시 누리 출판사에 들어왔어도 지금까지 쌓인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힘들었다.


발판 출판사


이 이미지로 출판사 사이에 부당한 일이 벌어져도 감수하기만 했다. 하지만 나와 은후가 다른 출판사에 계약한 작가에게 욕을 먹는 순간 그 틈이 살짝 벌어졌다.


이것을 출판사의 일로 엮는 것은 할 수 없겠지만... 그들의 가진 우선순위를 우리 출판사 작가들에게 조금이라도 돌려줄 수 있다.


아무리 소설을 잘 쓰더라도 광고, 이벤트, 선물 등등 모든 면에서 그들이 가진 혜택을 이기지 못해 항상 수익이 일정치 못한 ‘누리’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근데 온리에서는 뭐라고 하냐?]

[뭐라고 하긴... 미안하다고 하네? 그리고 네가 연락을 받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대신 전해달라고 했어.]

[난 못들은 것으로 할 테니 너도 그 사과 받지 마.]

[야, 이렇게 막 나가면 너 큰일 난다. 아무리 대박을 친 작가라고 해도 온리는 거대 출판사야. 마음먹고 너 하나는 그냥 절필 시킬 수 있을걸?]


무슨 의도로 얘기하는지는 알지만 위기가 곧 기회인 말이 있다.


[플랫폼에 얘기해서 내 작품을 유통 못시키게 하는 거? 그래도 대기업의 계열인데 그렇게 찌질하게 나가겠냐?]

[아무튼, 나는 사과 받았으니 네가 알아서 해라.]


사과를 받았다고?


[그 담당자에게?]

[어.]

[아니 그 담당자가 네 욕을 한 것도 아니잖아? 그 당사자들은 가만히 있고 그 담당자가 사과를 해?]

[어쩔 수 없잖아.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그냥 넘어가야지. 너도 그만 넘어가라.]

[싫다. 그게 한두 번도 아니라고 옳은 것은 아니잖아?]


나는 싫다고 보낸 뒤 이 일을 더욱 크게 벌리게 위해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작가의말

10월달이네요.

행복한 달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PS. 작중 핸드폰 벨소리가 할렐루야나 제가 기도라는 표현을 많이 썼지만 사실 저는 불교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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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5 흙먹어봐
    작성일
    18.10.02 15:06
    No. 1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4 가연(假緣)
    작성일
    18.10.02 15:08
    No. 2

    항상 감사합니다.
    제가 어제 읍읍한 소장용 ㅇㅅ을 조금 보다가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비축본까지 전부 날렸네요..ㅠ
    이제부턴 무념무상으로 비축본 없이 연재를 하려고 하니 막막합니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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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언덕 +9 18.09.24 986 20 12쪽
36 방황 [3] +4 18.09.23 923 18 13쪽
35 방황 [2] +5 18.09.23 915 18 13쪽
34 방황 [1] +1 18.09.23 977 17 13쪽
33 추락과 절망 +2 18.09.22 1,056 16 12쪽
32 결심 +3 18.09.21 1,045 30 12쪽
31 일상 [3] +10 18.09.21 1,071 23 12쪽
30 일상 [2] +4 18.09.21 1,058 25 12쪽
29 일상 [1] +5 18.09.20 1,089 22 11쪽
28 이북 +2 18.09.20 1,098 22 12쪽
27 용서 [2] +3 18.09.20 1,118 24 13쪽
26 용서 [1] +3 18.09.19 1,216 21 13쪽
25 독립 +4 18.09.19 1,116 24 12쪽
24 가족 18.09.19 1,15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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