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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연

신을 만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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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가연(假緣)
작품등록일 :
2018.09.01 01:09
최근연재일 :
2019.06.10 04:2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60,257
추천수 :
1,136
글자수 :
275,923

작성
18.09.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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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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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어머니의 신념 [1]

DUMMY

며칠 동안 정말 바빴다.

웹툰을 담당하는 작가가 나에게 스토리 자문을 구하거나 신작 집필 그리고 드라마제작 때문에 조금은 체력적으로 벅찼다.


그나마 옆에서 대리님이 도와주셔서 이정도로 끝났다.


“ 좀 쉬고 싶다. ”


살인적인 일정은 끝났지만 너무나도 피로하다.

대리님께 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이미 몇 개월간 여행을 다니면서 쉬었던 전적이 있기에 그 얘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그래도 내 집에서 머물러서 도와주시던 대리님도 이제는 내 상태가 괜찮아졌다면서 자택으로 돌아가셔 눈치를 보지 않고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다행이다.


집필을 하던 것을 멈추고서 냉장고에서 캔 맥주와 같이 먹을 간단한 과자를 챙겨 출판사에게 선물 받은 벽걸이 TV를 키고서 침대위에 눕는다.


요즘 재미나게 보던 예능이 재방송 되는 채널로 옮겨서 한창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탕탕탕~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 이 시간에 누구지? ’


침대에서 나와 현관문을 걸어가며,


“ 누구세요? ”

“ 영석아 나다. ”


문 밖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급히 현관문을 열자 짐을 잔뜩 싸가지고 오신 어머니가 보이자 얼른 짐을 들어드리고 자리에서 비키자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집으로 들어오신다.


“ 이 무거운 것을 들고 오신 거예요? ”

“ 네가 잘 먹는 반찬 위주로 싸왔다. ”

“ 이런 거 안가지고 오셔도 되는데... ”

“ 먹을 게 없다면서 시켜먹지 말고 밥만 하면 되니까 배달음식 먹지 마라. ”


가지고 오신 짐에서 반찬들은 냉장고에 집어넣고서 어머니가 들어가신 방으로 들어가는데 언제 가지고 오셨는지 보지도 못했던 앞치마와 마스크를 쓰시고 내 방을 청소를 하신다.


“ 그거 방금 먹던 거예요. ”

“ 방이 이게 뭐니? 아무리 혼자 산다고 해도 치우고 좀 살아라. 귀신 나오겠다. ”


방금 마시던 맥주 캔과 과자종이를 드시는 어머니를 말리자 나를 보시면 잔소리를 하신다. 치우고 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 그저 잔소리를 더 하시기 전에 원천봉쇄할 겸 거들어서 같이 방을 청소한다.


한참 쓸고 닦아 청소를 하자 어머니는 침대에 앉아


“ 요즘 글은 잘 써지니? ”

“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써지는 편이에요. ”


나의 만족의 기준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집필을 할 때다. 하지만 대리님이 그것을 지적하시고 같이 고치기 위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있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쓰는 중이라 뭔가 찝찝함이 남기는 하다.


“ 그래? 그래도 이 어미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밥은 먹고 살 수 있잖니? ”

“ 밥만 먹고 살게요? 어머니의 장남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짐작도 못하실 걸요? ”

“ 대충 너의 수익에 대해서는 김연우 대리님한테 들었다. ”

“ ... 대리님이요? ”


어쩐지 대리님이 집에 같이 있을 때 부모님에게 연락이 뜸해지더라니... 부모님과 연락을 하셨구나.


성인이지만 아이취급을 받는 것이 왠지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는 이 상황이 오묘해진다.


“ 제 수익을 들었으면 큰 수익을 버는 지도 아시겠네요? ”

“ 그게 크니? 네가 내다버린 20대의 청춘에 비하면 모자라. 그리고 평생 글을 써서 돈을 벌건 아니잖아? ”


어머니의 꾸중에 멋쩍게 웃으며,


“ 뭐, 제가 절필을 하면 모은 돈으로 카페 같은 것을 차려볼까 해요. ”


방금 생각한 미래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 가게 운영은 쉬운 줄 알아? 네가 사장이 되었다가 딱 말아먹게 생겼어. ”

“ 좀 믿어주시는 것도... ”


그래도 아들인데 말아먹다니?

어머니는 너무 현실적이다.

그런데 왜 집에 찾아오신 것이지?

전 같았으면 반찬 해놨으니 가지고 가라고 연락을 하시던 당신이 무거운 짐을 가지고 집까지 찾아온 연유가 있을 것이다.


“ 그런데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 ”

“ 어미가 아들이 사는 집에 오면 안 돼? ”

“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힘든 짐을 왜 굳이 들고 오셨는지... ”


어머니는 나의 말에 자그마한 한숨을 쉬더니


“ 네 큰아버지에게 연락 왔니? ”

“ 큰아버지요? 아뇨, 연락 온적 없어요. ”

“ ...연락 오면 그냥 받지 마라. ”

“ 받지 말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심각한 표정을 짓는 어머니를 보며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1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한 큰아버지지만 아버지의 형이되시는 분인데 연락을 오면 받지 말라니?


“ 네 아버지하고도 상의를 한 부분이니 그리 알고 연락 받지 말고 모르는 번호로 오는 것 같으면 받고 큰아버지면 바로 끊어. ”

“ 예의가 아닌데... ”

“ 끊으라면 끊어. 평생을 안 듣다가 이 부탁도 들어주기 싫다 이거니? ”

“ ...들으면 되잖아요. ”


영문도 모른 채 그저 듣겠다는 약속을 하자 어머니의 굳은 표정이 살짝 풀리며,


“ 밥은? ”

“ 아직 안 먹었죠. 저랑 외식할까요? ”

“ 아까 내가 하는 말은 뭐로 들었어? ”

“ 그 반찬은 제가 밥이랑 같이 먹으면 되잖아요. 그냥 같이 레스토랑 같은 곳에 가서 먹고 싶어요. ”


어머니는 나의 말에 고심을 하시다가


“ 그것도 괜찮겠구나. ”

“ 그럼 저 옷 좀 갈아입게 잠깐 나가 계시겠어요? ”


* * *


사실 레스토랑 같은 곳을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맨날 가는 장소는 뷔페, 음식점만 갔던 나라서 그나마 레스토랑에 대해서 잘 알 것 같은 대리님에게 물어봐서 추천해준 장소에 도착을 했다.


직원분의 안내로 창가에 자리를 잡고서 메뉴판을 보는데 처음 보는 음식들의 단어만 보인다. 그나마 먹지는 않았지만 봉골레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시키고 어머니가 시키신 음식을 주문한다.


그런데 어머니의 표정이 밝지가 않으셔서


“ 왜 그러세요? 여기 마음에 안 드세요? ”

“ 그건 아니고... 조금 비싸다. ”


어머니가 무엇을 걱정하시는지 이해가 되면서 가슴이 아파온다.

지금까지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이런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단 한 번도 밞아보신 적이 없으시던 어머니


‘ 돈을 많이 벌면 뭐하니... ’


부모님께 받은 은혜를 갚지를 않았는데...

항상 말로만 나의 마음속을 지탱하는 사람은 부모님이라고 해도 정작 내가 해준 부분이 없다고 느끼자 도리어 죄송스러워진다.


“ 자주 이런 곳에 와요. ”

“ 뭘 자주와. 재료를 사다가 해먹어도 절반의 가격도 안 나오겠는데 사치야. ”

“ 그래도 남이 해주는 음식이 편하고 맛있잖아요? ”


시킨 음식이 나오자 어머니는 포크를 드시고 파스타를 드신다.

그것을 조마조마하게 보던 나는 입가에 미소가 생기는 것을 보고서는 내심 안도를 하고서는 그제야 음식을 먹는다.


“ 맛있었죠? ”

“ 뭐, 먹을 만 했어. ”

“ 에이, 거짓말... ”

“ 어미한테 거짓말이 뭐니? ”


어머니가 화를 내자 나는 급 말을 돌리며,


“ 여행가고 싶은 곳은 없어요? ”


은근슬쩍 떠본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바로 보내드릴 참이다.


“ 여행은 무슨... 일하기도 바빠. ”

“ 어머니 아파트 청소 있잖아요? 이제 그만 두시면 안 되나요? ”


하루 6시간을 일하시고 한 달 60만원 받으시는 어머니.

이제는 쉬게 해드리고 싶다.


“ 잘 다니는 곳을 왜 그만두라고 해? 몸이 멀쩡할 때 일을 해야지. ”

“ 그래도 계속 청소하시면서 허리도 아프신 거 아니에요? 아예 일을 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고 청소 같은 힘든 일 말고 조금은 쉬운 일을 찾아서 하는 게... ”

“ 일에 힘들고 쉬운 일이 어디 있어? 세상사 그렇게 돌아가면 누가 힘든 일을 하겠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집에 가라. ”


단호하게 싫다는 뜻을 말씀하신다.

아들로써 어머니가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없다지만 나의 어머니는 청소일은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


“ 용돈이 적나요? ”

“ 뭐? ”


집에 가라고 하시며, 나와 다른 방향으로 몸을 트시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물어본다.


“ 지금 제가 드리는 용돈이 작나요? 아니면 그 용돈 안 쓰시고 그때처럼 모으시는 거예요? ”


지금 월 50씩 드리고 있다.

버는 수익에 비해 작은 것은 맞지만 나도 미래를 위해 돈을 저축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 저축하는 돈 때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시면 견디질 못할 것 같다.


“ ...아니야. 그런 거 아니니까 나는 괜찮다. ”


나의 말에 당황하신 어머니가 얼굴을 획 돌리더니 말을 흘리시자


“ 안 쓰시고 있죠? 진규 학비까지 전부 내주는 것으로 알아요. ”

“ 진규 학비는 우리가 해결할 문제야. 너는 네 일이나 똑바로 해. ”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다.

막내 학비를 왜 부모님이 해결을 해야 하나?


“ 저의 소설이 만화, 드라마제작이 되요. 그럼 수익이 더 생기겠죠. ”


이미 안다는 듯 놀라지 않는 어머니에게


“ 그 돈 다 끌어안고 죽으려고 버는 것이 아니에요. 적당히 제가 쓸 돈을 벌고 나머지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갚으려고 버는 거예요. ”

“ 말만으로도 고맙다. 그렇지만 너도 결혼도 해야 하고... ”

“ 엄마! 엄마도 저의 말 정말 듣지 않는 거 아세요? 지금까지 막 살아도 장남입니다. 가족일을 왜 내 일이 아니라고 하시는 거예요? ”


너무 화가 난다.

부모님께 나라는 사람이 의지가 되지 않는 것일까?

이제 29살 충분히 부모님에게 도와드릴 수 있다.

언제까지나 부모님 앞에서 아이처럼 지내고 싶지 않다.


“ 엄마. 아들의 부탁이니 일 그만두세요. 월 50이 부족하면 더 드릴게요. 그리고 진규 학비도 제가 낼게요. 아버지의 일마저 그만두라고는 하지 못해요. 하지만 어머니는 집에서도 가사 일을 하시는데 힘든 아파트 청소까지 도맡아 하시다가 언제 쓰러질지 몰라서 걱정이 되요. ”

“ ... ”


어머니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시다가


“ 이만 가본다. ”

“ 엄마! ”


어머니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점점 나와 멀어지신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물다가


“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옛 선조들이 그리 말했죠. 꼭 제 말을 듣게 하겠습니다. ”


그저 자신의 죄책감으로 인해서 잘 다니시는 아파트 청소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내 멋대로 하고 싶다.

시선에서 점점 멀어지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일을 그만두시고 편해질 수 있는 계획을 짠다.


* * *


‘ 이것도 아니야. ’


집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라...

사실 입으로 얘기했지만 그런 일은 나도 모른다.

편하다는 기준은 뭘까?

몸이 편한 것? 정신이 편한 것?

이것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남들은 내 직업이 자택근무를 하며, 글만 쓰면 된다고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자세로 계속해서 반복적인 작업을 하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글을 쓸 때 스토리를 생각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금방 피곤해진다.


어머니가 하시는 아파트 청소는 육체적으로 힘이 들 것이다.


‘ 편하게 하실 수 있는 일이라... 아?! ’


어머니가 자신이 돈을 번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떠올리다가 마침 좋은 곳이 떠올라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작가의말

즐거운 토요일이네요.

모두 편한 주말 보내시고 혹시 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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