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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연

신을 만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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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가연(假緣)
작품등록일 :
2018.09.01 01:09
최근연재일 :
2019.06.10 04:2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60,36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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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5,923

작성
18.09.20 21:0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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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일상 [1]

DUMMY

편당 결제가 아닌 이북형식의 글을 쓰다보니까 마음이 평온하다. 한편을 올려서 독자님들에게 호응을 얻어야하는 경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편히 글을 쓰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시작한다. 혼자 지방에 내려가서 바다를 구경하거나, 산에 가서 넓게 보이는 경치를 하루 종일 있기도 했다.


예전에 은후가 말을 했던 것처럼 카페, PC방, 그리고 경치 좋은 곳에서 글을 써보려고 하긴 했지만 나의 스타일은 아닌지 집중력이 흐려져서 결국 글을 쓰는 것은 집에서만 쓰기로 결정을 한다. 그렇게 착실하게 글을 쓰는 무렵 뜻밖의 연락을 받게 된다.


“ 네? 웹툰이요? ”

- 자세한 것은 작가님과 만나서 상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노란종이에서 웹툰 형식으로 작가님의 소설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내 소설이 웹툰이라니?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 이거 몰래카메라는 아니죠? ”

- TV를 너무 많이 보셨네요. 절대 아닙니다. 노란종이 측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M웹 소설 사이트에서 나온 성적보다 노랑종이에서 나온 성적이 더 좋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쪽은 소설을 제외하고도 다른 플랫폼을 운영 중이기도 하니 작가님에게는 큰 기회가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무조건 좋습니다. ”

- 그럼 조만간 대표님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집필하시는데 어떠신가요?

“ 편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권수로 집필을 하는 것이라 부담은 많이 안 되네요. ”

- 그렇다고 대충 쓰시면 곤란 합니다?

“ 알고 있습니다. ”


불과 몇 개월 전의 나는 별 볼일 없는 청년이었는데... 정말 이제는 달라졌구나. 내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면서 바라지도 않았던 부수적인 것도 따라왔다.


통장에도 돈이 차곡차곡 모이고 앞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희망도 생겼다. 그렇게 제 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쁨을 표출한다.


‘ 이러다가 드라마나 영화도 만들어지는 거 아니야? ’


김치 국을 한 사발을 들이키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 * *


“ 요즘 연락 해? ”

“ 톡으로만 한다. 만나자고 해도 바쁘다고 하네? ”

“ 곧 완결이 나지 않아? 미리 썼을 텐데 바쁘다고 하면 그 스토리에서 더 질질 끌려고 하는 건가? ”


은후는 오랜만에 선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선후의 말에 은후는 자신 앞에 있는 커피를 유심히 바라보며,


“ 글쎄다. 작품을 질질 끌려고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첫 작품도 그렇고 자신이 생각했던 스토리 그대로 전개하고 바로 매듭을 짓는 것 같아. ”

“ 그래도 김영석 작가 정말 대단 한 것 같네. ”


처음에 보았던 영석의 얼굴을 떠올린다. 긴장과 불안을 가득 담은 표정을 짓고서는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모임에서 긴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말을 걸었고 점차 그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작가 앞에서 자신의 필명을 잘 공개하지 않던 그는 다른 작가를 보고도 단 한 점의 질투심이나 부러움이 담기지 않는 그의 눈빛을 보고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려줬다. 그 결과 자신의 예상대로 부러움, 질투심, 열등감 등등의 눈빛을 짓는 것 보다는 신기해하고 자신의 팬이나 짓던 그러한 애정의 눈빛을 지었다.


“ 처음에는 걔를 처음 만났을 때 신인 작가 그 이상 그 이하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1개는 완결을 시키고 또 다른 것은 완결에 가까워졌네. 그리고 개 소설을 보는 독자의 수도 우리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야. ”


이미 자신은 영석을 인정한지 오래다. 첫 작품을 보면서 느꼈다. 더 성장하는 부분이 있고 그의 한계는 자신도 몰랐다. 그리고 두 번째 신작을 쓸 때 전율이 흘렀다. 독자들은 그의 소설을 읽을 때 그저 ‘미친 필력’ 이라고 얘기하지만 그건 치명적인 무기가 아니다.


숨겨져 있던 무기를 은후는 발견하자 짜릿함을 느꼈다.


감정전달 능력.


자신도 더욱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다. 고전문학부터 시집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을 접하고 필요하다면 영화, 드라마까지 섭렵했다.


‘ 영석이 보여주는 감정능력은 정말 미친 것 같아. ’


움직이는 영상들보다 더욱 진실 되게 보여주는 그의 글을 보고서는 깊이 빠져들었다. 그가 구상한 캐릭터 하나의 몸짓들도 자신의 머릿속에서 움직이고 캐릭터가 울면 자신도 울었다. 그 정도의 소설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면서 의구심이 든다.


‘ 꼭 주인공을 보고 겪었던 것처럼 썼단 말이지? ’


첫 작품도 매우 잘 썼다. 처음 때는 조금 투박했을지도 모르지만 점차 좋아지며, 후반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그 작품은 ‘소설’ 이었다. 감정전달도 훌륭했지만 말도 되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 넌 자살을 생각해 보거나 그 행동을 실천하려고 계획을 한 적이 있냐? ”


은후는 슬그머니 선후에게 물어보자 선후는 고개를 젓는다. 뭐, 일반적인 사람들도 힘들 때는 자살충동을 느끼기 한다. 하지만 대다수는 아니다. 그리고 그 소수에서도 자살을 계획하고 움직이려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 작품을 보면 꼭 겪어 본 것처럼 썼단 말이지? ”

“ 야, 글은 무궁무진한 변화를 줘. 아무리 그래도 그건 비약적이지. 그냥 영석의 재능일 뿐이야. ”

“ 재능이라? 확실히 구상한 주인공 캐릭터는 아무런 재능이 없었지? ”

“ 솔직히 나는 그런 것보다는 다른 것에 놀랐다. 요즘 독자들 보면 사이다만 울부짖으며, 자극적이고 화끈한 것을 좋아하는데 소설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었잖아. 고구마라면 고구마 일수 있을 정도로 밑바닥의 끝을 달리면서 일상적인 삶만 보여주었는데 선호작이 4만이라니? 미친 거 아니냐? ”


선후가 거칠게 얘기를 하자 동의를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도 그런 소설을 한 번쯤은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쓰려면 돈을 포기해야한다. 자신의 열렬한 팬이면 소장으로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대리만족을 위해서 보기 위한 독자들의 취향은 확고했다.


‘ 일상적인 것을 보려면 판타지가 아니라 문학을 보겠지. ’


“ 너도 그래서 영석이처럼 일상물을 쓰게? ”

“ 무리. 아무리 우리라도 걔처럼은 쓰지 못해. 그건 인정해야해. ”


그렇게 얘기하던 선후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 근데 은후야? ”

“ 왜? ”

“ 내가 널 본지 벌써 4년 정도 되었는데 왜 나는 소개 안 시켜줬냐? ”

“ 뭘 소개해줘? ”


정말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은후를 보더니 입 꼬리를 더 올리고서는


“ 예지 말이야. 영석이한테는 몇 번이나 소개해주려고 했지만 개가 아예 차버렸다며? 근데 왜 나한테는 단 한 번도 소개를 해주지 않았냐? ”


예지라는 말에 은후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며,


“ 예지 네 취향이었냐? 그럴 줄 알았으면 너한테 소개해줄 걸 그랬나? ”

“ 걔 내 취향 아니다. 성격이 별로라서... ”


태연히 자신의 사촌동생을 깎아내리는 선후의 말에도 은후는 무덤덤하다.


“ 하긴, 자기가 예쁜 것을 알아서 그런지 여우 짓을 많이 하지. 그래도 내 사촌 동생이다 보니까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두 번 정도 소개해주면서 엮어 보려고 했지. ”


‘ 첫 만남부터 단추를 잘 못 채운 것이 문제지만... ’


아직도 예지를 만나면 그 일을 가지고 구박을 한다. 더 이상 이 얘기를 거론하기 싫은 듯 은후는 다른 주제를 얘기한다.


“ 근데 넌 기사나 뉴스에 나온 적이 있냐? ”

“ 나? 음... 아! 기사는 난 적이 있다. 장르소설 작가 중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작가? 이런 주제로 나온 것은 몇 번 있다. ”

“ 그 기사 엉터리 아니냐? 그건 나도 나왔다. ”


서로 돈을 가장 많이 작가로 기사가 나왔다고 우기다가 둘은 동시에 크게 웃는다.


“ 영석이처럼 그런 일로 이슈가 되지는 않았지? ”


선후가 계속 영석의 얘기만 하니 은후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 너 혹시 남자 좋아하냐? ”

“ 무슨 소리냐? 나 독신주의자인 거 잘 알잖아? ”

“ 그러니까 더 무서워지는데? 아까부터 왜 영석이 얘기만 하냐? ”

“ 친해지고 싶어서? 남들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우리 작가들한테 왕따 취급 받잖아? 그것은 영석이도 마찬가지니까 끼리끼리 놀아야지. ”


경쟁사회의 숙명.


이 시대에서는 선의 경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치고 올라가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 이 문제다. 둘은 항상 많은 작가들에게 적이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고...


“ 아직은 왕따가 아닐걸? 자기 출판사 모임하고 우리 모임 단 두 번 나왔다. 언론에 사진이 유출되어도 모자이크 처리가 금방 되어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이 없고... ”


아직은 아니라고 말을 하자 선후는 고심을 하더니


“ 그럼 왕따가 되도록 내가 만들어야 하나? ”

“ ...너 변태냐? ”

“ 나는 매일 너하고만 연락하는 것도 지겹다고? 막 서로의 신작에 응원하는 댓글도 달아주고 하면 얼마나 좋냐? ”

“ 그리고 다른 작가들에게 더 욕을 먹겠지. ”


그 상황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찔하다. 그러다가 문득


“ 근데? 우리 출판사에 계약한 작가들은 조금 순둥이던데? ”


아직까진 자신에게 적의를 보내는 시선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 네 앞이라서 그런 거야. 내 앞에서는 그런 내숭도 안 숨겨. ”

“ 뭐, 얼굴이 워낙 만만하게 생겼으니까... ”

“ 이 새끼가? ”


카페에서 둘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시 후 카페에서 나오며,


“ 그래서 어쩔 거냐? 갈 거야? 옛날처럼 해주던 대우는 못 받을 텐데? 이미 누리 출판사에는 김영석 작가가 있잖아. ”

“ 그래도 부탁하면 받아주지 않겠냐? 뭐, 대우를 바라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라서 ”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보자 어깨를 으쓱이며 얘기를 한다.


“ 네가 부탁을 하면서 까지 출판사에 들어가는 것이 매치가 안 되네. ”

“ 뭐, 다시 돌아가려고 생각도 간간히 했었고 아직 김광식 대표님하고도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니까 ”

“ 그래도 조심해라. 김광식 대표님 뒤끝은 없지만 자기 사람이 아니면 가차 없다는 거. 너나 나나 그렇게 잡았지만 다른 곳에 계약을 했잖아. ”

“ 그거야 돈 때문에... ”

“ 너 정말로 돈 때문에 누리에서 나온 거냐? ”


의미심장한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멈춘다.


“ ...너 알고 있냐? ”

“ 그럼 모를 줄 알았냐? ”

“ 언제부터? ”

“ 너랑 같이 모임 갔던 날 담배 피러 밖에 나갔다가 조금 들었어. ”

“ 말하고 다니지 마라. ”

“ 남의 연애를 안주거리로 얘기하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라. ”


작가의말

내일부터 쉬는 분들도 계실 것인데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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