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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마왕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도깹
작품등록일 :
2023.05.10 23:27
최근연재일 :
2023.07.11 23:03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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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4
추천수 :
218
글자수 :
305,039

작성
23.05.12 21:33
조회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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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9쪽

3. 마왕님은 놀이공원을 만듭니다.

DUMMY

“뭐? 뭐가 생겨?”

-고객님 퐁이 생겼다고요.

“퐁이 생기다니... 난 마왕으로서의 활동을 한 적이 없어.”


잠이 확 깼다. 혹시 마왕도 신용정보 도용같은 것을 당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드는 티보리안이었다. 하지만...


-개인 아니 개마왕 정보 도용당했으면 있던 퐁도 없어졌겠죠. 단 한 푼의 퐁도 남기지 않고 말이죠.

“그건 그렇지만... 대체 그럼...”


순간 티보리안의 얼굴이 굳었다. 자신의 마족 부하 중 누군가 사람을 죽인 것인가? 지금은 수확제 기간. 사람들이 많은 술을 마시고 취할 때였다. 그렇게 취한 사람이 마왕성에 다가간다면? 충분히...


-그건 아니고요.

“어... 아냐? 그럼 언제?”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 해 준 직후에요.“응?”

-그러니까... 퐁이 생기는 조건은 마왕님이나 마왕님 수하가 사람들에게 공포와 절망을 심어줄 때니까요.

“아... 그러니까... 지금... 내가... 아이들... 무섭게 해서... 퐁이... 생겼다고?”

-옙! 그렇답니다. 이를테면 코 묻은 돈?


아이씨!


* * *


티보리안은 웃었다. 마왕이 되어서 처음으로 배를 잡고... 처음에는 황당했고 멍했다. 그리고 욕이 나왔다. 그리고 멍했다. 그 다음은 웃음이 왔다. 정말 어이없는 마수걸이가 아닌가? 이거야말로 마왕다운 퐁 벌이. 퐁을 얻을 데가 없어서 아이들 겁을 줘서 얻다니... 찌질한 건지 잔혹한건지... 한동안 웃은 후 티보리안은 일어났다.


“아무래도 유령의 집은 반드시 넣어야겠군. 흠... 그래도 더 확실한 것은 알아봐야겠지.”

-저... 고객님. 지금 한밤중입니다만...

“아...”


지금은 잘 시간이었다. 착한 마왕님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답니다!


* * *


다음 날 티보리안은 느지막이 일어났다. 마왕이 착할 리 없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수확제 다음 날은 쉬는 날이었다. 밤새워 마시고 놀았으니 다들 술기운에 해롱해롱 될 터. 일을 해 봐야 능률도 오르지 않으니 그냥 푹 쉬고 제대로 된 정신과 몸으로 다시 일을 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티보리안의 경우는 다른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느라 늦게 일어났다. 그리고 일어나자 세시나를 찾았다.


“예. 마왕이시어. 부르셨습니까?”

“세시나. 너 이 마을 남자들 중 바람피우는 놈들 알지?”

“예. 아무래도...”


한때 주점에서 알바를 했던 세시나인지라 별의별 정보가 다 들어왔다. 더욱이 세시나 미모에 빠져 나불대던 인간들이 많았으니...


“그거 그 사람들 아내들에게 다 말해.”

“예? 정말 그래도 되는 겁니까?”


세시나의 눈이 동그랗게 되었다.


“그래.”

“드잔 이 마을 파멸이 돼도 말입니까?”

“절대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힘들 것입니다. 아무래도....”

“다들 쉬기 때문이지? 다 같이 모여 밥이나 먹어. 선생님이 아이들 문제로 상의도 하고 식사도 하자면 안 올 부모는 없으니까. 아! 물론 아내들만 불러야 해.”

“예. 알겠습니다.”


많이 치졸한 짓이기는 해도 마왕님이 사악한 짓을 한다고 여겨 뿌듯한 마음이 드는 세시나였다. 당장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음식을 준비했다. 어차피 수확제 다음 날이라 재료는 많았다. 그 동안 티보리안은 남편들을 만나기로 했다.


“이 세계에는 해장술이 없단 말이지.”


새로운 문화를 전파해 줄 생각을 하면서.


* * *


티보리안은 천천히 술집에서 나왔다.


“이게 된다 이거지?”


한창 해장술을 마실 때 같이 마시는 사람을 아내들이 들이닥쳤다. 그리고는 한 명씩 귀를 잡혀 끌려 나갔다. 남편들 귀를 잡고 나가는 아내들 하는 말로 일을 기획한 티보리안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남편들이 바람피웠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 거기에 티보리안은 한마디 더 했다.


“아니! 바람피운 것이 들켰어? 이런... 그러게 조심 좀 하지. 아! 참. 집 안의 돈까지 퍼줬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그러면 정말 큰일 나니까.”


순간 아내들의 눈에서는 칼디아에는 없는 과학적 산물인 레이저가 뿜어졌고, 남편들 얼굴은 절망이 피어났다. 그리고...


-고객님! 퐁이 생겼답니다!


피라나의 경쾌한 말소리까지!


“그래! 역시 굳이 사람 죽이고 그러는 공포는 필요 없어. 실생활 공포만 되도 충분해.”

-저기... 고객님. 지금 생긴 퐁은 절망으로 인해 생긴 겁니다만...

“절망? 공포가 아니라?”

-설마 저 상황에서 공포를 느낄까요? 느끼더라도 절망에 묻히죠. 그리고 사람 안 죽긴요. 오늘 이 마을 남자들 다 죽어 나갈 거 같은데.

“에이... 정말 죽을라고.”

-가끔은 죽음보다 더 한 절망도 있답니다. 이 마을 남자들에게 그런 절망과 공포를 안기시다니 역시 고객님은 훌륭한 마왕님이시네요.

“흠흠... 방금 공포라고 그랬네. 뭐... 뭐 어쨌든...”


이 방법은 이제 더 쓸 수 없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야반도주의 시간이 되었다.’


이제는 이 마을에서도 더 이상 살 수 없었다. 드잔 마을 모든 남자들의 공공의 적이 된 후에 어찌 살 생각을 하겠는가!


드보르나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집주인에게 밀린 집세도 주지 않았다. 분명 나쁜 놈이라고 욕을 하겠지만... 이런 것이 야반도주의 맛이었다.


“난 마왕이니까.”


티보리안은 양심에 실드를 쳤다.


* * *


티보리안이 간 곳은 마왕성 남쪽에 위치한 도시 소도스. 마왕성 남쪽에는 소도스와 고모스가 있었다. 둘 다 항구도시였다. 다만 다른 점은 서쪽에 위치한 고모스의 경우 호수와 이어진 항구가 있었고, 소도스는 남쪽의 바다와 이어진 항구가 있었다. 티보리안이 소도스로 간 이유는 드잔과 가깝기 때문이었다.

“마왕님. 여기에는 왜 오신 겁니까?”


세시나가 물었다.


“도시도 구경을 해 봐야지.”

“아... 그러시구나. 전 또 마왕님께서 길을 잃으신 줄...”


뜨끔!


“모르는 소리!”


티보리안이 손가락으로 세시나의 입을 막았다.


“짭니다. 마왕님.”

“아... 미안 화장실 갔다가 손 씻는 깜빡했네...”

“웩!”


티보리안이 소도스에 온 이유는... 정말 길을 잃은 것... 정말 길을 잃은... 정말로 길을... 정말로... 티보리안이 소도스에 온 이유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마다 성격이 달랐다. 아직까지도 인간의 자아인 티보리안은 시끄러운 곳에서 생각이 더 정리가 잘 되었다.


“불!”


티보리안의 손에서 불길이 솟았다. 마왕의 능력. 단순한 생각만으로도 마법을 쓸 수 있었다. 연습 부족이라 아직은 좀 부족해도 그거야 금방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마왕도 날로 먹는 것은 아닌 듯 했다.


“흠... 이 능력을 이용하면 더 다채로운 놀이기구와 퍼레이드를 만들 수 있어.”


명색이 마왕의 능력으로 놀거리에 쓸 생각을 하다니 다른 마왕이 들으면 뒷목 잡을 일이지만 티보리안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능력 내 마음대로 쓰겠다는데 누가 뭐랄 건데? 지금 생각하는 일은 이건 남의 시선에 흔들릴 그런 일이 아니었다. 진지한 일이었다. 티보리안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리고...


도시 관광은 잘 했다. 도시 관광만...


* * *


마족이니 뭐니해도 역시 살던 곳을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것은 같은 모양이었다. 마왕성으로 돌아가는 세시나의 얼굴이 밝았다.


“마왕님 돌아가시면 우선 영지의 이름과 마왕성의 이름부터 정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런 것이 있어? 음... 다른 마왕들은 어떻게 지었는데?”

“자신들 이름으로요. 5계 절망의 마왕 느디아브의 예를 들자면 느디아브 대마왕령과 느디아브 대마왕성이라고 정해습니다.”

“아...”


깔끔한 방법이었다. 그냥 자신의 이름으로 지어버린 것이었다.


“흐음... 그런데 자기 이름을 그대로 쓴다라 좀 민망한데...”

“마왕님의 이름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정할 거면 제가 굳이 마왕님 영지와 마왕성에 이름을 정하라고 권유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긴 그것도 그렇군.”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많은데 또 하나 생각하고 고민할 것이 늘었다는 생각이 드는 티보리안이었다.


‘하긴... 놀이공원 이름도 정해야 하니 겸사겸사 같이 정하면 되겠지만... 뭐 급한 것은 아니니까.’


티보리안의 눈에 멀리 자신의 성이 보였다. 저녁놀이 비치는 성은 마왕이 사는 성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래! 엽서도 파는 거야. 흠... 사진기가 있으면 좋은데 그건 없고... 화가를 고용해야 하나? 놀이공원 전속 화가를 고용하면 어디보자... 월급은 얼마를 주며 좋을까? 월급대신 연봉으로 해야 하나? 그리고 엽서 만드는 것도 판화나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야겠지? 이 세계에도 그런 것이 있을라나 모르겠네. 그럼 그 사람들도 고요해야 하고...’


이젠 만들지도 않은 놀이공원 인건비부터 걱정하는 티보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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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9. 마왕님은 소개팅을 합니다. 23.05.22 142 5 11쪽
22 #8. 마왕님은 용사를 만납니다. 23.05.21 149 5 9쪽
21 8. 마왕님은 용사를 만납니다. 23.05.20 159 6 12쪽
20 7. 용사는 놀이공원에 취업합니다. 23.05.19 159 6 12쪽
19 7. 용사는 놀이공원에 취업합니다. 23.05.19 152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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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마왕님은 놀이공원을 만듭니다. 23.05.12 240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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