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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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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23.05.10 23:27
최근연재일 :
2023.07.11 23:03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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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6
추천수 :
218
글자수 :
305,039

작성
23.05.1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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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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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0쪽

1. 마왕님이 되었습니다.

DUMMY

“음... 그래! 넌 도우미면서 비서니 이름을 도비라고 하자.”

-거부합니다. 강아지 이름같아서 싫어요.

“그럼... 도미?”

-생선이름 같아서 거부!


이런 상황이었다. 겉만 도우미고 실체는 중개상인 도우미를 계속 이용하려면 이름이 있어야 했다. 그건 계약서의 서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정하고 있는 것인데 이름은 티보리안이 정해줘야 하는 것이었다. 문제라면 티보리안의 작명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는 건데...


“그럼... 도서?”

-전 책이 아닙니다.

“미비?”

-제가 어디가 미비한지 알려주세요.

“비도?”

-무기도 팔죠.

“비미?”

-고객님 체통을 지키셔야죠. 장난질 이제 그만~

“흐음... 그럼... 피라나?”

- 크으! 좋답니다!

“어이. 그게 어디 내가 정하는 거냐?”


결국... 도우미의 이름은 도우미가 강력히 원하는 대로... 피라나! 라고 정했다.


“어! 그런데 그 이름...”

-고객님 사시던 지구 세상의 어떤 영화 속 공주 이름이랍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여성이라고 밝힌 도우미 피라나. 의외로 헛똑똑이었다. 어쩐지 아마존강이 생각나는 이름이랄까... 물리면 꽤 아플 것 같은 이름이었다.


상점은 당장 이용할 수 없었다. 상점을 이용하는데 쓰이는 화폐는 멜타. 이 멜타는 마왕으로서 그만한 일을 했을 때 생기는 것으로, 즉 사람들에게 절망, 공포 등을 줄 때 그것들이 수치화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마왕에게 더 많이 고통받고, 절망하며, 공포를 느낄수록 멜타는 많아지는 것이었다. 마왕만 아니라 마왕의 수하가 사람들에게 공포와 절망을 줘도 마왕에게 멜타가 쌓인다. 물론 이 멜타는...


-대출 서비스는 있어요. 하지만 달리 마왕계가 아니거든요. 지구인이 시던 고객님 시각으로는 고리대죠. 연 이자율이 500%니까요. 그 이하만 돼도 싸다고 대출하겠다고 달려든다면 믿으시겠어요? 물론 법적 이자율은 250%입니다. 다만 그게 상한선이 아니라 하한선이라는 것이 함정이죠. 참고로 마왕계에는 힘이 곧 이랍니다!


피라나의 설명이었다. 뭐야 그게? 아무튼 법 말하다 법이 뭐라고요? 아무튼 다행이랄까. 현재 티보리안에게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멜타가 1억이나 있었다.


-하이고야... 고객님. 고객님의 말단 부하라면 1억 멜탄은 큰 거겠죠. 하지만 마왕쯤 되면 1억이야 뭐... 하룻밤 안에도 쓸 수 있는 푼멜타라고요. 쉽게 말해줘요? 고객님은 지금 가난뱅이 마왕이시랍니다!


1억 멜타에 티보리안이 뿌듯함을 느끼자 피라나가 뒷목을 잡으며 던진 뼈아픈 한 마디였다.


* * *


티보리안은 우선 성 주변을 살피기로 했다. 주변에 뭐가 있는지 알아야 뭘 해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꼭 하루 만에 부하들이 주변 상황을 알아왔다.


현재 티보리안 영지의 주변에는 5개의 마을과 2개의 도시가 있었다. 동쪽으로 5개의 마을이 있고, 남쪽으로 2개의 도시가 있는데 둘 다 중소도시였다. 서편의 도시 소도스는 가리스라는 거대한 호수와 붙어 있고 가리스 호수 쪽으로 항구가 나 있었고, 동편의 도시 고모스는 바다와 접해 있고 바다로 항구가 나 있었다. 영지의 북쪽으로는 산맥이 있어 그 산맥 너머에는 다른 나라들고 있지만 일단 북쪽으로는 도시나 마을이 없었다.


그 중 특이한 곳은 시작의 마을 드잔이었다. 가끔 지구 등 이세계에서 사람이 소환되면 시작의 마을에서 시작한다나? 이 행성에는 이런 시작의 마을이 여러 개 있었다. 이에 티보리안은 살짝 기대를 했지만 이세계에서 소환되는 경우는 수십 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어쩌면 수백 년에 한 번일 수도 있고.


“소환이 되도 문제다.”


같은 지구인끼리 누구는 마왕, 누구는 용사로 서로 박 터지게 싸워야 하는 운명이니...


“그 마을이 궁금하시면 찾아가 보면 됩니다.”


세시나의 권유였다.


“아... 그래.”


대충 대답을 하며 티보리안은 잠시 부하들 옷을 미니스커트로 바꿀까? 생각을 했다. 그냥 대충대충 거울처럼 반들반들하게 닦으라고 했더니 정말 거울처럼 광을 냈다. 특히 바닥은...


‘저런 바닥에 그런 옷 입으라면 화내겠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런 옷을 바꾸는 따위의 쓸데없는 짓을 할 예산이 없다는 것이었다. 세시나가 티보리안에게 권유하는 것도 그것이었다.


“마왕님의 영지 주변에 마을들이 있는 것이 다행입니다. 그 마을들을 복속시켜 세금을 걷으면 됩니다.”

“그러다 용사가 나타나면?”

“크기 전에 죽이면 됩니다.”


역시 과격했다.


“아아... 됐어. 우선은... 그냥 둘러보고 싶은데... 나 인간의 모습으로 어떻게 변신하지?”

“현재 인간의 모습이십니다.”

“아... 그렇군. 흠흠. 그, 그럼... 내 몸에서 풍기는 마왕의 아우라는...”

“없습니다. 이제 갓 마왕이 되셨습니다. 그것도 7계 마왕이십니다. 그냥 보기에는 일반 사람과 똑같습니다.”

“음... 그래도 마왕인데 뭔가 센 분위기나 기운은...”

“인간 기준 아주 평범하십니다.”

“하아...”

“능력...”

“없습니다.”


티보리안의 어깨가 축 쳐졌다. 원해서 된 마왕은 아니었다. 그러니 마왕으로서의 사악한 기운. 그런 것은 티보리안이 먼저 거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명색이 마왕인데 다른 것도 아닌 인간 기준으로도 평범 그 자체라니 뭔가 상당히 암울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제 갓 마왕이 되었기에 생기는 현상일 뿐입니다. 그리고 만약 마왕님께서 인간으로 변장하시어 인간 마을로 시찰을 가시겠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적기입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마왕님께는 마왕 본연의 기운이 풍겨질 것이고, 아무래도 마왕이 되신지 얼마 안 되셨으니 그 기운을 갈무리하는데 서투르실 것입니다.”


세시나의 설명에 티보리안은 그나마 기운이 났다.


“좋아. 그럼 드잔부터 가 보자.”

“예. 인간들의 옷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티보리안은 인간의 마을로 시찰(?)을 갔다.


* * *


작은 마을의 입구 두 명의 여행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냥 평범한 남자와, 뭔가 매력이 넘치는 미모의 여자. 티보리안과 세시나였다.


“여기가 드잔...”


이세계에서 사람이 소환되면 온다는 시작의 마을 중 하나. 티보리안은 감회가 새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까지는 그저 성 안에만 있어서 완전히 실감 못 했는데 여기 오니 정말 이세계가 확실했다. 이런 설정은 웹소설인 애니에서나 봤는데 그 경험을 실제로 자신이 하는 것이었다. 마을의 분위기는 꽤 괜찮았다. 활기도 있고...


“야. 세잔. 저기 낡아빠진 고성에 마왕이 온다는 신탁이 떨어졌다는데... 괜찮을까?”

“모르지. 하지만 저런 성에 오는 마왕이라면 별 볼일 없지 않을까?”


사람들도 현명하고 똑똑했다.


끼익...


간판은 없지만 누가 봐도 술집인 곳의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자리에 잡은 티보리안은 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다.


“저.. 세시나. 혹시... 돈 있어?”


그 말에 고개를 젓는 세시나.


“나가자...”


멜타인지 산타인지 마왕계 돈만 없는 줄 알았더니 인간 세상의 돈도 없었다.


“나가자...”


티보리안이 막 나가려 할 때였다.


“손님 이것 좀 드시지요.”


술집 주인이 빵과 스프, 고기구이, 그리고 술 한 병을 가져왔다.


“아, 아닌 나, 난 안 시켰는데...”

“아... 이건 저쪽 분이 내시는 겁니다.”


티보리안이 돌아보니 거기에는...


“형제님. 많이 지쳐 보이십니다. 여행으로 지치신 형제님께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군요.”


누가 봐도 신관으로 보이는 자였다.


“아니 이건...”


고맙기도 하고, 공짜인데다 마침 배도 고팠기에 눈길도 가고 군침도 났지만 명색이 마왕이었다. 더욱이 신관이 이렇게 뭔가를 준다면 분명 자기네 종교에 가입하라는 건데...


“아!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힘든 사람에게 작은 친절을 베푸는 것은 우리 엘렌디아 여신을 믿고 그 분을 따르는 종으로서의 의무. 그 음식을 대접받는다고 우리 교에 가입해라. 그런 것 아닙니다. 그저 나중에. 형제님께서 여유가 있으실 때 지금의 형제님처럼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 작은 도움을 주시면 제게 받은 이 작은 친절을 갚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관은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술집을 나갔다.


“마와... 아니 티볼. 음... 이거...”


세시나가 뭐라고 말할지 갈피를 잡지 못 했다. 티보리안은 그런 세시나를 잡아 줄 필요를 느꼈다.


“먹자.”


* * *


마을의 도로를 걷는데 세시나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그래?”

“빛과 자비의 여신 엘렌디아의 신관에게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게 왜?”

“엘렌디아, 엘레아나. 세상의 2대 빛의 여신입니다. 각각 자비, 자애의 여신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라니요? 자비의 여신이든 자애의 여신이든 여신은 우리와는 적입니다. 그런 적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겁니다!”


세시나가 분하다는 듯 말하자 티보리안이 가볍게 웃었다.


“훗! 모르겠나? 그래. 우린 그 빛의 여신의 신관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았지. 그걸 달리 생각해보자. 여신의 신관이 우리 때문에 돈을 썼어. 다른 그 누군가. 엘렌디아든 엘레아나든 아니면 선량한 그 누군가에게 썼을 그 돈을 말이지. 그 말은 우리가 여신의 주머니를 턴 것이라는 거야. 빛과 자비의 여신 엘렌디아의 신관이 나 마왕 티보리안과 그 부하 세시나에게 돈을 쓰게 했다고.”


그 말에 세시나의 눈이 커졌고 곧 감격한 얼굴을 했다.


“마, 마왕님. 역시 마왕님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 하는 세시나. 그런 세시나를 보며 티보리안은 이를 갈았다.


‘망할 것들! 그냥 힘만 약한 애들을 부하로 준줄 알았더니 머리까지 둔한 애들을 줬어?’


하긴 성을 거울처럼 닦으랬다고 정말 반들반들 윤이 나고 바닥이 비추도록 청소를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돌아가자...”


티보리안은 힘없이 말했다. 그리고 드잔을 돌아보고 또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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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9. 마왕님은 소개팅을 합니다. 23.05.22 14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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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8. 마왕님은 용사를 만납니다. 23.05.20 15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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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마왕님은 알바를 합니다. +1 23.05.11 375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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