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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리드링크

EX급 금고로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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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링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7 17:10
최근연재일 :
2024.07.06 23: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6,267
추천수 :
281
글자수 :
48,043

작성
24.07.04 23:20
조회
290
추천
15
글자
11쪽

9. 습격

DUMMY

마치 술집에 왔는데 우연히 옆 테이블에 싫어하는 직장 상사가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묘하고 불쾌한 기분이다.


하긴, 어쩌면 인파가 득실거리는 강남에서 연결체를 못 만나는 게 더 이상한가 싶기도 하고.


‘저쪽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군.’


나는 연결체를 눈치챈 즉시 입구를 향해 서둘러 걸었다.


반면, 상대는 처음 들어올 때부터 나를 인지하지 못한 듯했다.


내가 카페를 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방금 마주친 연결체와 아까 만난 여자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어.”


비교 대상이 없을 땐 몰랐다.


아까 만난 여자는 마치 ‘연결첸가?’ ‘연결체가 맞나?’ 하는 긴가민가한 느낌이었다면, 뒤에 들어온 연결체는 ‘내가 바로 연결체요!’ 하는 확실한 느낌이랄까?


비슷한 거리, 비슷한 환경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건, 아직 내가 모르는 무언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분명했다.


내가 은신 효과를 발동시키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다른 연결체들도 스킬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오늘 안에 정회원으로 바꿔준다 했으니,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풀리겠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동안 다른 연결체와는 마주치지 않았다.


다행히도.


***

집에 도착한 뒤, 곧장 노트북을 켰다.


신상을 지키기 위해 1시간 거리 PC방까지 간 건, 속된 말로 뻘짓이었으니까.


[ID : 그림자]

[password : ********]


q1w2e3r4


내 비밀번호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하다.


보안이 생명인 군부대에서도 이미 검증해 여러 곳에서 써왔고, 아직도 쓰고 있을 거거든.


아무튼, 내가 애용하는 비밀번호다.


[정회원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로그인하자, 정회원이 되었다는 팝업이 나를 반겼다.


오늘 안에라고 했기에 큰 기대는 없었는데, 빠른 일 처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다른 것보다 세탁 업무부터···”


자유게시판에서 연결체들끼리 무슨 얘기를 하며 키득대는지도 궁금하지만, 최우선은 세탁이다.


3번째 튜토리얼인 30일 동안 금고 소환에 성공하려면, 위험 요인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현재로서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내가 거주 중인 이 구축 빌라 그 자체.


대문이나 경비원이 없어 1차적으로 외부인을 거를 수도 없고, CCTV도 없다.


또 한 층에 한 세대만 살기에 내게 무슨 일이 생긴들 신고해줄 사람도 없고.


튜토리얼을 위해서라도 보안이 좋은 집으로 거처를 옮기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주요 서비스 안내.]


지난번에 정회원만 이용 가능하다며 문전박대당한 탓인지, 새로운 페이지로의 연결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주요 서비스가 이게 끝이라고? 이건 또 뭐야.’


[세탁 업무]

[마음의 소리]


마음의 소리?


만약 관리자를 또 만날 기회가 있다면, 진짜 여자가 맞는지 좀 더 자세히 관찰해봐야겠다.


마음의 소리 서비스 페이지는 간단명료 그 자체였다.


메시지를 입력하고 전송하는 창 하나.


그 밑엔.


[서비스 이용료 : 담당자와 협의]


“어이가 없네. 뭐, 시가야?”


고급 횟집, 메뉴판 돌돔 옆에나 볼법한 시가를 여기서 볼 줄이야.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반면, 마음의 소리에 비하면 세탁 업무는 아주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세탁 업무]


[흠잡을 수 없이 완벽한 세탁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쉼터 세탁은 현직 세무서, 국세청 고위 자문단, 정부 인사와 더불어 수십 년 경력의 쉼터 직원들이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깨끗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사후 관리 감독 확실!]


서비스 소개도 기가 찼지만.


[서비스 이용료 : 세탁 자금의 30%]


이용료가 더 기가 찼다.


“30%? 원래 이 바닥 시세가 원래 이런진 모르겠는데, 이거 칼만 안 들었지 순 날강도들이네.”


내가 현재 가진 자산이 대략 40억이 좀 넘는다.


거기에 30%면 세탁 수수료만 12억이란 소린데, 이게 맞아?


앞으로 세탁해야 할 금액까지 생각하면 어마 무시한 수수료다.


“아, 자유게시판에 세탁 관련 개념글이 있었던 것 같은데···”


[개념글] - 세탁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1179


“찾았다.”


어제는 댓글이 1100개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새 댓글이 많이 늘어있었다.


‘연결체도 다 인간인데 사람 생각하는 게 다 거기서 거기거든. 나만 쉼터 세탁 서비스가 비싸다고 느끼는 게 아니겠지.’


바로 게시물을 클릭했다.


댓글이 많아 뭔가 긴 게시글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내용 자체는 짧았다.


[작성자 : 꿀빨러]


[솔직히 쉼터 세탁소는 너무 비싸다 ㅇㅈ? 자문단이니 전문가니 해도 어차피 세탁 방법은 거기서 거긴데 다 비슷비슷함. 나는 요새 거래처 하나 괜찮은 곳 뚫어서 수수료 10%에 함. 개꿀ㅋㅋ 꺼억.]


└이런 글 쓸거면 좌표 공유가 기본 아니냐?

└꿀빨러님. 저도 좌표 공유 부탁드립니다.

└세탁소 좌표 ㄷㅅㅂㄱ

└ㅇㄷ


[꿀빨러] - 좌표 공유 1000만 원


대부분이 좌표를 애원하는 댓글이었다.


무의미한 댓글들을 쭉 내리다 보니, 관리자가 쓴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관리자] - 쉼터 및 제휴업체가 정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닐 경우, 본 쉼터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 댓글에 쫄아서 사설 안 쓰는 흑우 연결체 없제?

└222222 사설 아무 문제 없음.

└333333 ㅇㄱㄹㅇ ㅂㅂㅂㄱ

└관리자 열 뻗칠 듯ㅋㅋ


“여론이 이런데 장사가 되긴 되나?”


댓글을 전부 훑었지만, 쉼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가 불이익을 당했다는 댓글은 없었다.


요즘 소비자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정보가 얼마나 빠른데, 가뜩이나 이런 폐쇄적인 커뮤니티에선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일단 작성자한테 쪽지 하나 남겨봐야겠네.”


쉼터 자유게시판에는 1대1 쪽지 기능이 있다.


물론 개인 의지에 따라 수신 거부를 해놓을 수도 있지만, 이 글의 작성자는 수신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


[좌표 공유 가능할까요? 혹시 1000만 원은 거래 전, 거래 후 언제 입금해 드리면 되나요?]


선불이면 패스, 후불이면 진행해볼 생각이다.


쪽지를 보낸 지 3분이 좀 넘었을까?


그새 답장이 왔다.


[님 편한 대로 하세요. 좌표 알려드려요?]


첫 답장 이후로는 거의 1대1 채팅인 듯 빠르게 쪽지가 오갔다.


[안전한 거래처 맞죠?]


[이 바닥 믿으려면 확실히 믿고, 못 믿으면 서로 시간 낭비죠. 수백 건 진행해도 사고 난 적 없고, 어차피 그 푼돈 벌라고 좌표 공유해주는 거 아닙니다.]


[좌표 주세요.]


[여기 제가 드린 URL 누르면 환경 미화, 청소 업체 나올 텐데 대표 번호 말고 페이지 맨 밑에 작게 써진 번호로 세탁하려는 금액만 써서 문자 보내면 됩니다. 최소 금액은 10억이고, 일 밀려있으면 답장 늦게 올 때도 있으니까 좀 기다리면 답장 옵니다.]


[감사합니다. 이용 후에 쪽지 드릴게요.]


신기했다.


일반인일 때는 생각조차 못 했는데.


쉼터처럼 숨겨진 커뮤니티도, 돈을 세탁해주는 위장 업체가 있다는 것도 말이다.


“혹시 모르니까 10억만 미리 해보자.”


쪽지에 적힌 대로 문자를 보내는 것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생각 같아선 더 적은 금액으로 확실한지 경험해 보고 싶지만, 10억이 최소라니까.


이제 천천히 답장을 기다릴 겸, 자유게시판 정독에 들어가야겠다.


‘진짜 제정신 아닌 인간들도 많네.’


자유게시판 안에는 흥미로운 내용도, 실화인가 싶은 내용도 많았다.


그와는 별개로 간만에 강남 나들이가 피곤했는지, 졸음이 밀려들었다.


‘어휴, 졸려. 잠깐 눈 좀 붙이고 마저 봐야겠다.’


몸을 침대에 누이니 천국이 따로 없다.


그렇게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


단잠은 오래 가지 않았다.


내가 깬 건 잠을 충분히 자서도, 동이 트며 주변이 밝아져서도 아니었다.


“씨발. 뭐야··· 3명?”


기분 나쁜 감각이 나를 깨웠다.


연결체, 그것도 함께 모여있는 연결체 3명이 느껴졌다.


연결체가 이렇게 모여서 다니는 것도 처음 보거니와, 이들이 향하고 방향은 분명 내 집이었다.


‘뭐야, 이 새끼들이 어떻게 알고 나를 찾아온 거지?’


대체 어떻게, 왜.


정체가 뭔지 모르겠지만, 놈들은 이미 내가 사는 빌라 코앞에 다다라 있었다.


나를 찾아온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았다.


이 야심한 새벽에, 연락도 없이?


본능이 부르짖었다.


놈들은 나를 찾아왔고,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올라오고 있는 놈이 두 명, 한 놈은 건물 주변을 돌고 있다. 벌써 현관으로 내려가는 길은 막혔고··· 제기랄.’


아마 다른 도망갈 곳이 없나 살피고 있는 듯했다.


발이나 동동 구르고 있을 시간이 없다.


일단 손에 집히는 대로 주방에서 식칼을 꺼내 들었다.


사람을 찌르거나 베어보기는커녕 그 흔한 주먹질 한 번 해본 적 없지만, 상대방을 위협은 할 수 있겠지.


“놈이 창문을 찾기 전에 뛰어내려야겠어.”


이러고 보니 집이 2층인 게, 구축이라 천장이 낮고 허술하게 붙어있던 방범창도 뜯어내고 다시 설치하지 않은 게 고마울 지경이다.


아무리 층이 낮은 2층이라도 잘못 뛰어내렸다간, 다리가 삐끗하거나 재수 없으면 다리가 부러질지 모른다.


최대한 지면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아래 놓인 가스 배관을 밟고 뛰었다.


[스킬 : 위대한 암살자의 그림자가 발동됩니다.]

[‘은신’ 효과가 적용됩니다.]

[스킬 유지 시간 : 23시간 59분 59··· 58···]


염병할.


[금고 자산의 10%가 차감됩니다.]


피 같은 내 자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목숨이다.


읍!


다행히 착지 중에 다친 곳은 없는 것 같다.


‘112··· 112.’


최대한 인적이 있을 만한 곳으로 뛰며, 핸드폰으로 112를 눌렀다.


쾅!


‘문을 한 번에 부쉈어? 대체 뭐로?’


집 문을 부수고 들어온 두 놈이 내가 뛰어내렸던 창문에서 그대로 뛰어내렸다.


지나치게 사뿐하게.


그리고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후우··· 후우··· 뭐지?”


지금은 이런저런 생각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빨리, 멀리 도망치는 게 상책이다.


[긴급신고 112입니다. 신고자분, 말씀하세요.]


“여기가 지금··· 아악!”


젠장, 분명 바닥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마치 커다란 돌부리를 밟고 넘어진 기분이다.


“괜히 힘 빼지 맙시다. 아무리 용써봐야 소용없으니까.”


저 멀리, 두 놈은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놈이 분명 제일 멀리 있었는데···’


오토바이를 탄 것도 아니고, 차를 탄 것도 아니다.


인간이 이렇게 빠를 수가 있다고?


내가 손에 쥐고 있던 식칼은 하찮게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보다 아저씨, 분명 연결체가 맞는데 지금은 또 연결체가 아니네? 재밌다. 처음 봐, 아저씨 같은 사람.”


“뭐야, 너 이 새끼야···”


우연인지, 이놈들 때문인지 주변에선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먹질 한 번 안 해본 내가, 이 꼴로 이 새끼들을 때려눕힐 수 있을까?


그때였다.


[돌발 퀘스트 : 습격에서 살아남으세요.]

[보상 :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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