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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리드링크

EX급 금고로 인생 역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프리드링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7 17:10
최근연재일 :
2024.07.06 23: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6,264
추천수 :
281
글자수 :
48,043

작성
24.07.03 23:22
조회
359
추천
21
글자
9쪽

8. 면접

DUMMY

[스타벅스 강남R점 오후 1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장소,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 중 하나인 강남,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카페.


게다가 오후 1시라면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물밀 듯 몰려올 시간이다.


장소를 전해 받은 순간, 이상하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오히려 유동 인구가 지나치게 많고, 바쁜 사람들이라 더 녹아들 수 있다 이건가···”


내가 생각했던 만남 장소는 오래된 상가나 유동 인구가 없는 곳, 조금 더 가서 폐교나 폐공장 같은 사람이 얼씬거리지 않을 장소였는데.


호신용 스프레이나 전기 충격기, 사설 경호업체라도 알아보려 했던 생각이 민망스러워졌다.


너무 만에 하나를 생각했나?


그래, 어쩌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걸지도 모르겠다.


현재로선 그랬길 빌 수밖에.


‘잠깐, 가서는 어떻게 알아보지? 누가 누군 줄 알고.’


[그림자] - 관리자님.


막상 제일 중요한 것을 놓칠뻔했다.


그 시간이면 카페 안에 족히 수십, 수백 명은 있을 텐데 말이다.


(전송 실패. 대화 상대가 없습니다.)


“···”


돌아오지 않는 아우성일 뿐이었다.


***

다음 날.


괜히 강남, 강남거리는 게 아니다.


평일임에도 강남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몹시 붐볐다.


애초에 차는 가져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주차도 주차거니와, 혹시 관리자와의 만남이 길어져 퇴근 시간이라도 걸린다면, 운전에 진땀을 한 바가지는 흘릴 테니까.


“혹시 몰라 일단 도착은 했는데··· 어쩌라는 거지.”


카페에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가장 먼저 피부에 와닿았다.


작은 테이블, 큰 테이블, 길고 큰 바까지 갖춘 대형 카페.


그 규모와 어울리게 사람은 자리마다 차고 넘쳤지만, 빈자리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제 거의 1시인데.’


도착은 미리 했지만, 자리를 잡고 앉은 시간은 12시 55분쯤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페 근처, 카페 곳곳을 은근슬쩍 훑어봤지만, 연결체를 마주했을 때 느껴지던 감각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5분을 마저 채우자.


‘온다.’


아직은 낯선 감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사람이 많고 소음에 주변이 정신 사나워서일까?


집주인 아주머니를 감지했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집중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미약하게 느껴졌다.


‘저 여잔가?’


점점 감각은 내게 확신을 심어줬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건 저 여자 한 명뿐이다.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20대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165cm 정도의 작지도 크지도 않은 키,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볼륨있는 몸매.


옷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딱붙는 검정 원피스.


얼굴은 화려하면서 확 튀는 인상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곳에 오목조목 잘 배치된 이목구비가 조화로운 곱상하고 세련된 인상이었다.


‘이 사람이 관리자?’


또 예상 밖이다.


“앉으세요. 이진성 씨.”


여자는 나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봤다.


그보다, 내가 내 이름을 알려준 적 있던가?


“제 이름은 어떻게 아셨죠? 구면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 이진성, 나이 29세, 서울 서대문구 거주. 외동아들에···”


"그만, 그러다 제 주민번호까지 부르시겠어요?"


"뭐, 원하신다면?"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등골이 오싹했다.


아무리 개인정보가 여기저기 까발려져 돌아다니는 세상이라지만, 나는 이 여자를 처음 본다.


쉼터에 입력한 개인정보도 전혀 없었고.


“원래 면접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나 보죠?”


“이런 식이라뇨?”


“상대방을 면전에 두고 개인정보를 읊어주는 건 무례한 것 같아서요. 그것도 초면에.”


여자에게 적당한 불쾌감을 표했다.


까칠하거나 세 보이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불쾌했으니까.


궁금한 건 덤이고.


“무례했다면 사과할게요. 제가 머리가 나빠서 입으로 내뱉지 않으면 금방 까먹거든요.”


“제 개인정보는 어떻게 아셨죠?”


마음에 없는 사과라도 받았으니 우선은 패스.


궁금한 걸 물어볼 차례다.


“제가 답해줘야 하나요? 너무 원초적인 질문이라.”


“대답해주시면 좋겠네요. 딱히 못 할 이유가 없다면.”


연결체가 되고 나서 느낀 생각인데, 말이 정말 술술 잘 나온다.


회사 다니면서 좋아도 네, 싫어도 네네 거리면서 어떻게 살았나 몰라.


“뭐, 제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알 수가 있다고 해두죠. 이 험한 세상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데 그 정도는 당연하니까.”


아까 곱상하고 세련된 인상이라는 생각은 취소다.


생긴 것과 다르게 재수 없는 부류가 분명해.


“약속 장소가 여기인 이유가 있나요?”


“그야 여기가 제 건물이라 편해서?”


땅값 비싸기로는 대한민국 제일인 강남,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 있는 이 빌딩이 이 여자 소유라고?


족히 수천억은 할 법한 빌딩.


여자에게 이질감이 느껴졌다.


“서론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진성 씨. 저도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네.”


“진성 씨는 내가 자리에 도착하기 전부터 일어나있었어요. 맞죠?”


“그랬죠"


물론 그랬다.


약속 상대가 왔다는 걸 알았으니까, 초면에 앉아서 인사하는 예의 없는 놈으로 보일 생각이 없었거든.


“제가 왔다는 걸, 언제부터 알았죠?”


분명, 뭔가 가시를 숨긴 질문이다.


쓸데없는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자로 보이진 않으니까.


“글쎄요. 처음에 자리에서 일어났던 건 갑자기 몸이 뻐근해서였고, 굳이 대답하자면 그쪽이 저를 쳐다보면서 걸어오길래 자연스레 알았습니다만.”


“역시, 그렇죠? 하긴 그랬겠지.”


여자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반응을 보니 적당히 둘러대길 잘했어.’


여자는 내가 자신을 알아보고 반응했다는 것에 의아하다는 눈치였다.


그렇다면 대부분은 여자가 먼저 인사를 건넬 때까지 눈치 못 챈다는 건가?


‘혹시···’


문뜩 은신 효과에 가려져 대수롭지 않게 느꼈던 무언가 떠올랐다.


[스킬 : 위대한 암살자의 그림자]

[위대한 암살자는 그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목표물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오감을 비롯한 ‘감지’ 능력이 활성화됩니다.]


감지 능력.


연결체는 연결체를 알아볼 수 있다지만, 그 거리나 범위가 그리 넓진 않다는 생각은 했었다.


나는 감지 능력으로 인해 연결체를 좀 더 잘,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으로선 어디까지나 합리적 추론일 뿐이다.


“진성 씨가 연결체라는 건 확인했으니, 쉼터 회원 등급은 오늘 안에 정회원으로 변경될 거에요. 쉼터 홈페이지만 활용해도 웬만한 궁금증은 다 해소할 수 있을 테니, 활용 잘 하시고.”


여자가 의자를 뒤로 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요. 아직 커피에는 손도 안 댔고···”


이 여자가 정말 관리자라면, 평범한 정회원이 될 나는 앞으로 다시는 볼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름도, 진짜 이 빌딩이 이 여자 건물인지 알게 뭐야.


‘연결체 커뮤니티인 쉼터를 운영하는 장본인이라면, 자유게시판 수준에서 얻지 못할 정보도 많이 알고 있을 텐데.’


이대로 자리를 끝맺음하기엔 뭔가 아쉬운 기분에 그녀를 붙잡았다.


“진성 씨.”


“예.”


여자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말했다.


여전히 당장에라도 떠날 듯 자리에서 일어난 채로.


“내가 진짜 중요한 조언 하나 해줄까요?”


풍기는 낌새로 보아하니, 다시 자리에 앉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아까와는 다르게 표정이 사뭇 진지한 걸 보니 들어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랑이나 사람 깔보기 위한 조언이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면 그만이고.


“조언이라면 감사히 듣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지금부터라도 사람을 너무 믿지 마세요. 연결체라면 더더욱이. 둘째, 이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진 연결체를 만나면 피하세요. 되도록 멀리, 득 될 것보다 잃을 게 훨씬 많을 테니까.”


“지극히 평범한 조언이네요.”


진지한 표정에 비하면 평범한 조언이었다.


애초에 특별한 조언이랄게 있나 싶긴 하지만.


“그리고 마지막, 표정 좀 신경 쓰는 게 좋겠어요.”


“표정이라뇨?”


“상대를 속이기로 마음먹었다면, 제대로 속이라는 뜻이에요. 표정에서 다 드러나. 당신.”


여자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채 뒤돌아 사라졌다.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던 건가?’


젠장.


개인정보야 알아내려면 어떻게든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단지 등골이 오싹할 뿐이었는데.


여자는 내가 무엇을 숨기려 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다 알고 있었다는 생각에 두렵고, 조금은 무섭기까지 하다.


“알면 알수록,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어.”


차마 못다 한 질문도 남아있었다.


정말 본인이 쉼터 관리자인지 묻고 싶었다.


아쉽지만, 이미 떠난 것을 어쩌리.


입도 대지 않은 채 얼음이 다 녹아버린 커피 두 잔, 그리고 아까까진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런 문양도, 꾸밈도 없는.


달랑 전화번호 하나 작게 적힌 명함이었다.


명함을 집어드는 순간.


"젠장."


카페 안에 또 다른 연결체가 있는 것 같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연재 시간을 오후 11시 20분으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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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86 설백이
    작성일
    24.07.04 17:41
    No. 1

    일단 연결체는 음지지만 꽤나있는편이고.. 감지능력이 있으면 상대의 존재를 느낄수있고.. 사람을 먼저 죽이고 금고를 찾는사람도 있겠네요 무섭다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프리드링크
    작성일
    24.07.04 19:00
    No. 2

    감지능력은 연결체끼리 알아보는 능력의 향상 버전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할 겁니다! 다른 연결체들도 서로를 알아볼 순 있지만, 그 능력이 제각각인거죠ㅎㅎ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as*****
    작성일
    24.07.06 01:46
    No. 3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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