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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리드링크

EX급 금고로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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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링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7 17:10
최근연재일 :
2024.07.02 23:1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358
추천수 :
56
글자수 :
28,742

작성
24.06.27 23:15
조회
289
추천
10
글자
9쪽

2.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DUMMY

‘이게 대체 뭐지···?’


머리가 이성적으로 상황 판단을 마쳐야 뭐라도 하겠다만.


이런 걸 인지 부조화라고 하는 건가?


멀쩡히 돌아가던 뇌가 제멋대로 파업한 기분이다.


홀로그램?


분명 VR 기기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 스쳐 지났다.


“금고와 연결됐다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지···”


[금고 속 내용물을 확인하세요.]


또, 한 번은 우연.


헛것을 본 것일지 모르지만, 두 번은 아니다.


이건 현실이다.


‘카드?’


내용물을 확인하라는 안내창 바로 아래, 카드 한 장이 놓여 있다.


크기는 일반적인 신용카드나 포커 카드 크기였지만, 생김새는 전혀 달랐다.


새하얀 배경 정 중앙에 금고 그림, 그 아래에 그려진 별 하나.


무엇보다 사장실의 금고가 사라졌다.


이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카드를 집어 든 순간.


“아, 아. 잘 보이시죠? 어휴, 진짜 큰일 날 뻔했네.”


지금 내 앞엔, 5살 남짓 되어 보이는 꼬마 한 명이 서 있다.


꼬마는 분명 카드에서 나왔고, 내게 잘 보이냐며 말을 건네고 있다.


이게 말이 돼?


“어이? 지금 뭐 하세요?”


어이?


옹알이 땐 지도 얼마 안 됐을 것 같은데, 어이란다.


어이가 없네.


“꼬마야, 너 어떻게 여기 들어왔어?”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리셨나 보다. 저는 금고지기, 정자라고 해요. 당신은?”


“그래그래. 나도 반가운데··· 금고지기?”


금고지기는 뭐고, 이름이 정자?


전혀 요즘 아이에게 지어주는 이름답지 않다.


“간단히 설명할게요. 시간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 말해 봐.”


“일단 축하드려요.”


“뭘?”


“저와 연결된 순간,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았던 앞으로는 다른 삶을 살게 될 테니까?”


다른 삶?


내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혼미해지는 이성과 정신의 끄트머리를 간신히 부여잡았다.


“금고 카드를 들고, 아! 카드는 이미 들고 있으니까 소환! 이라고 외쳐 보시겠어요?”


지금 내 나이가 몇인데.


카드를 손에 들고 소환이라니, 요즘 초등학생들도 몸을 부르르 떨 것 같은 오글거림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거든요? 금고 소환 방법은 나중에 바꿀 수 있으니까, 얼른. 시간이 없어요. 없어.”


독심술이라도 수련한 것인지, 꼬마가 내 속마음을 정확히 읽었다.


연이은 재촉에, 마지못해 입이 들썩였다.


“소··· 소환.”


[금고가 소환되었습니다.]


사라졌던 금고가 내 발 앞에 나타났다.


“오케이, 됐고. 저를 만나기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고 말씀드렸죠? 이 금고에는 현금으로 정확히 10억이 들어있고, 전부 아저씨 거에요. 멋지죠?”


무려 현금 10억이 내 거라는 말에, 아저씨라는 호칭은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

고되고, 이상한 하루였다.


밀린 업무와 청소를 다 마치고 퇴근하는 동안, 사장은 회사에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기는커녕 연락 한 통 없었다.


‘10억··· 10억이라···’


금고를 집 거실 한복판에 소환하고는 그 안을 멍하니 들여다봤다.


5만 원권 지폐 다발로 이루어진 현금 10억은, 상상했던 것만큼 큰 부피는 아니었다.


“이상하네··· 기쁘지 않아요? 10억이랑 이렇게 귀여운 제가 딱! 나타났는데.”


금고를 소환할 때면, 여지없이 꼬마가 나타나 말을 걸어댔다.


이 꼬마는 분명 사람이 아니지만, 10억은 진짜다.


누군가는 마냥 기쁘지 아니한가? 라며 엉덩이를 흔들어 댈지 모르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 한두 푼에도 목숨 거는 세상에, 이런 거금은 더더욱.


“기쁜데, 찝찝해서 말이지. 뭐든 함부로 먹었다가는 탈이 나는 법이거든.”


“에이, 아저씨! 그간 속고만 사셨어요? 금고 안에 든 건 전부 청정, 깨끗 그 자체라고 얼마나 더 말해야 해요.”


“그리고 나 아저씨 아니다.”


“그런 말 하면 의심의 여지 없이 아저씨라던데.”


꼬마 이 녀석, 대체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한 마디를 안 진다.


-우웅.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엄지를 슬쩍 올려 지문인식을 풀고 보니,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Web 발신]

[회원님의 대출금이 연체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본 문자 메시지를 수신전에 입금하신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에? 계좌에 돈 있을 텐데 연체됐을 리가···”


월급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곧장 계좌에 남은 잔액과 출금된 곳을 확인하고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하늘빛 요양원, 일산 백병원, 한마음약국.


여기저기서 빼가고 계좌에 남은 돈이라고는 7만 원이 전부였다.


-우웅.


[아들. 오늘도 병원 다녀 왔는데 아버지 상태가 더 나빠졌다고 하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나 봐. 엄마가 미안하고, 또 미안해.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고···]


엄마에게서 온 문자.


“큰일이네.”


월급이 스쳐 지난 것도, 대출금이 연체된 것도 내겐 큰일이 아니었다.


정작 큰일은 아버지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말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괜찮아요?”


“응. 괜찮아.”


파킨슨, 치매가 함께 찾아온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위해 엄마와 나는 많은 것을 포기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가족의 생계는 점차 메말라갔다.


그러길 7년.


나는 사랑하던 여자친구와의 결혼마저 포기해야 했다.


화목한 가정에 금이 가는 데는 그리 큰 이유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 돈, 진짜 써도 문제없는 거 맞지?”


“그럼요.”


나는 지금 탈 날까 봐 걱정해야 할 처지가 아니다.


발 등에 붙은 불을 끌 수 있음에도 또 다른 걱정이나 하는 건, 주접떠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조금은 쉽고 편하게 살아봐야겠다.


***

“후··· 깜빡 잠들었네.”


핸드폰을 두들겨 시간을 보니 오전 8시.


잠깐, 오전 8시라고?


“아, 맞다. 오늘 토요일이지.”


몇 초 사이에 절망과 안도가 오갔다.


직장인이 한 주를 정신없이 일에 시달리다 보면, 가끔 요일이나 시간 개념을 잊곤 하니까.


“소환.”


잠에서 완전히 깨기 전이었지만, 본능적으로 금고부터 확인했다.


금고는 여전했다.


“흐암. 좋은 아침!”


“그래, 좋은 아침.”


꼬마 역시 기분이 매우 상쾌해 보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상쾌한 기분을 느낀 게 얼마만 인지, 행복했다.


[Web 발신]

[아래와 같이 중도상환에 따른 원리금 지급을 완료하였습니다. 새마을금고]


금고 안에 든 돈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대출금 갚기.


중도상환 수수료가 있어 잠깐 고민했지만, 그간 시달려 왔던 터라 단번에 갚아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가끔 대출금을 전부 상환하고 나면 시원섭섭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사람이 있던데, 천만의 말씀.


평생을 붙이고 산 혹이 떨어진 것만큼이나 속 시원하기만 했다.


“드디어 금고를 사용하셨군요! 잘 생각했어요.”


“그래, 잠깐. 전화 좀 하고···”


꼬마가 신이 난 듯 주변에서 방방 뛰어댔다.


돈은 내가 쓰는데 왜 자기가 좋아하는진 모르겠지만.


“예. 엄마. 저에요.”


-어. 아들. 이 시간에 웬일이야?


조금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고생하고 있을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엔 힘이 푹 빠져 있었다.


“다름이 아니고,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대박이 나서 보너스를 아주 많이 받았어요.”


-어머! 진짜? 잘 됐다. 너무 잘 됐다. 고생했어. 우리 아들.


가끔은 거짓말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금고, 꼬마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말한들, 어차피 믿지 못할 테지만.


“그래서 말인데, 아빠 병원비나 그런 것 때문에 나한테 미안해하지 마시라고. 엄마 우리 은행 계좌로 돈 좀 보냈으니까, 그건 꼭 엄마가 필요한 곳에 쓰시고. 알겠죠?”


-아들···


마주하고 있지 않음에도, 목소리만 듣고도 눈물이 맺혔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어쩌면 쉬운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순 없겠지만, 나와 우리 가족에 드리워져 있던 먹구름을 밀어낼 원동력임은 확실했다.


“엄마 나 프로젝트 때문에 주말에도 바빠서, 끊을게.”


엄마의 대답을 듣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대답을 들었다가는, 맺힌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후···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인간들의 감동 실화···”


“고마워, 꼬마.”


“제 이름은 꼬마가 아니라 정자입니다만··· 고맙긴요. 제가 더 고맙죠?”


“근데, 대체 왜 네가 고마운 거지?”


자원 봉사자도 아니고, 도움을 준 사람이 자꾸 고맙단다.


맘속에 아직 해소되지 않은 찝찝함의 근원지가 아무래도 여기인 것 같다.


“흠흠. 자, 그럼 이제 금고 안에 돈도 쓰셨고, 궁금증도 많아졌으니까 시작해 볼까요?”


“시작해? 뭘?”


꼬마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초급 금고 튜토리얼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작가의말

잘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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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튜토리얼 24.06.28 243 8 10쪽
» 2.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24.06.27 290 10 9쪽
1 1. 금고 +1 24.06.27 311 1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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