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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리드링크

EX급 금고로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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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링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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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72

작성
24.07.0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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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

DUMMY

[성공 시 : 다음 단계 진행 및 금고 자산이 2배 증가합니다.]

[실패 시 : 패널티 없음.]


‘10억이나 되는 큰돈이 걸린 튜토리얼에 패널티가 없다··· 은신 효과도 해제된 마당에 조심해야겠군.’


성공하면 10억, 실패해도 아무런 패널티가 없다는 건 그야말로 개꿀이다.


표면적으로 볼 땐 말이지.


내가 지금껏 사회에서 구르면서 터득한 진리, 절대적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진리가 딱 하나 있다.


뭐냐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절대로.


벌집엔 달콤한 꿀도 그득하겠지만, 무방비하게 그 안에든 꿀이나 빨고 있다가는 벌침세례를 피해갈 수 없다.


“금고 강탈이라면, 다른 연결체에 연결된 금고를 강제로 빼앗기라도 하라는 거야?”


“금고 강탈에 대한 뜻은 정확합니다만, 그래도 되고, 안 그래도 됩니다. 보시다시피 이번 튜토리얼 진행엔 제한 시간도, 패널티도 없으니까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라는 거군.”


내 혼잣말을 들은 꼬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게는 선택이라기보다, 선택을 강제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사회란 본디 다양한 인간군상이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살아가지만, 인간 중에 같은 인간은 단 한 명도 없다.


외적인 생김새는 물론, 내적으로 하는 생각도 천차만별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그릇의 크기나 인격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내가 평생 금고 강탈 튜토리얼을 진행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한들, 연결체들 생각이 다 나 같진 않을 테니까.’


누군가는, 그리고 언젠가는.


내 금고를 강탈하려 하는 연결체를 만날 수밖에 없다.


‘시간이나 축내면서 가만히 있는 건, 물러터진 인간들이나 할 짓이지. 경우의 수를 파악해서 대비책을 마련해야겠어. 그 전에, 궁금한 것부터 해결하고.’


이번 튜토리얼이 시작되면서부터 생긴 궁금증 하나가 머리를 휘저었다.


“꼬마, 내가 누군가의 금고를 강탈하거나 행여 강탈당했을 땐 어떻게 되는 거지?”


내 질문에 대한 꼬마의 답이 사실상 이번 튜토리얼에 패널티일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말씀드리려던 참이에요. 금고를 강탈하는 순간은 아주 짜릿하답니다. 강탈당할 땐 아주 기분 더럽지만.”


“당연히 그렇겠지.”


“다른 금고 강탈에 성공하게 되면, 해당 금고에 귀속된 자산이 전부 강탈한 사람의 금고로 귀속돼요.”


자산이 전부 귀속된다?


“반대로 금고를 강탈당하게 되면··· 금고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잃는 건 물론, 땡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된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말이죠.”


“지독하군.”


“지독하다기보다 음··· 뭐, 동기부여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습니다만.”


이번 튜토리얼을 시작한 건, 그야말로 연결체끼리 전 재산을 놓고 벌이는 전쟁터에 뛰어들었다는 의미였다.


전쟁은 잔혹, 잔인하면서도 지독하다.


‘뺏기면 죽는다. 동기부여가 확실하긴 하네.’


자본주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땡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되는 건 죽음이나 진배없다.


수십, 수백억, 어쩌면 그보다 큰돈을 만지던 사람이 빈털터리가 되는 건 더한 고통이고.


“금고를 강탈하는 법은?”


“간단해요. 상대방이 소환한 금고에 손을 비롯한 신체를 접촉하기만 하면 됩니다. 쉽죠?”


“말만 쉽지, 그게 쉽겠어?”


어떤 미친놈이 목숨과도 같은 금고를 대충 관리하겠냐고.


연결체는 연결체를 알아보고 감지한다고 하니, 주변에 다가가는 일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근데 너무 해볼만 하잖아?”


위대한 암살자의 그림자.


처음엔 판타지에나 나올법한 스킬이 별 필요 없을 거라 느꼈건만, 지금은 다르다.


이 스킬을 잘 활용한다면, 나는 연결체 세계의 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희망찼던 게 얼마만 인지.’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위험은 신호도,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니까.


“잠깐, 후··· 후···”


갑작스레 호흡이 가팔라졌다.


“아저씨, 무섭게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기다려봐, 후우··· 쓰읍.”


안정을 찾기 위해 심호흡을 연신 했다.


이건 인간이 가진 오감이나 통증이 아니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다.


그 울렁임 속에서 뭔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기분? 느낌? 은 처음이다.


“아저씨···”


“이상한 느낌이야. 느낌이 이상하긴 한데··· 5층에서 뭔가 느껴져. 이제 4층, 점점 내려오고 있어.”


이 이상한 감각의 정체가 뭔지 알 것만 같다.


감각적으로, 본능적으로.


“연결체다.”


***

감각과 본능이 만들어낸 의구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꼭 눈으로 봐야만, 귀로 들어야만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잠깐 들어가 있어. 알겠지?”


“조··· 조심하세요.”


언제는 소환 해제한다 하면 치를 떨고 싫어하더니, 물론 지금도 꼬마는 다른 의미로 떨고 있었다.


나는 그런 꼬마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으며 안심시켰다.


“그래.”


금고 소환을 해제하고 난 뒤 잡념을 지우고 정신을 집중했다.


집중이 효과가 있었는지, 울렁이던 속이 진정되고 새로운 감각이 점차 뚜렷해졌다.


“스킬 발동.”


[스킬 : 위대한 암살자의 그림자가 발동됩니다.]

[‘은신’ 효과가 적용됩니다.]

[스킬 유지 시간 : 23시간 59분 59··· 58···]


[금고 자산의 10%가 차감됩니다.]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스킬을 사용했다.


단 한 번의 사용으로 내 자산의 10%, 1억이 넘는 돈이 증발했지만, 후회는 없다.


이 튜토리얼에는 또 하나의 숨겨진 함정이 존재하니까.


‘꼬마가 분명 튜토리얼 중인 금고는 건드릴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이번 튜토리얼의 성공 조건은 금고 강탈.’


튜토리얼이 끝난 연결체가 가진 금고를 강탈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 말은 곧 나보다 더 금고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더 오래 살아남은 강한 연결체를 이겨야 한다는 게 튜토리얼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나는 아직 연결체 사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고로, 내 주변에 다가오는 모든 연결체는 극도로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


한동안은.


“역시 집주인 아주머니였나?”


이젠 문밖에 있는 연결체의 외형이 그려질 정도로 뚜렷하게 감각이 전해졌다.


문 앞에서 몇 번 고개를 갸우뚱거리는가 싶더니, 이윽고 문을 두들겼다.


-총각! 안에 있지? 잠깐 나와봐, 줄 게 있어서 그래.


“네, 잠시만요.”


쓸데없이 꾸물댔다가는, 더한 의심만 살 뿐이다.


은신 효과가 사라진 직후, 곧장 연결체인 집주인 아주머니가 찾아온 건 결코 우연이 아닐 테니까.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어쩐 일이긴, 과일이 좀 들어와서 나눠주려고 왔지.”


작은 쟁반 위에 올려진 사과 두 개, 그 옆에 놓인 과도.


나름 집주인 아주머니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모양이다.


“근데 총각, 집에 누가 왔다 갔어? 인기척이 좀 들리는 것 같길래.”


“아뇨? 글쎄요. 아까 3층인가 4층에서 배달시키신 것 같긴 하던데··· 저 혼자 사는 제집에 올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심리상태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지금 아주머니 눈엔 여러 가지 감정이 서려 있다.


탐욕, 욕망, 의심.


오늘따라 볼 옆에 붙은 나잇살이, 욕망 주머니로 보였다.


“하실 말씀 있으시면 잠깐 들어오시겠어요? 밤이라 커피는 좀 그렇고 차라도···”


긴가민가한 듯 열린 문 틈새로 집안을 슬쩍슬쩍 훔쳐보는 걸 보니, 좀처럼 의심이 가시질 않는 모양이다.


‘이럴 때일수록 뻔뻔하고, 천연덕스럽게.’


오히려 현관문을 활짝 열어주며 안으로 들어오라는 시늉을 하자, 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에이, 총각. 내가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무서워서 어떻게 들어가! 농담이고, 과일 맛있게 먹어. 난 이만 올라가 볼 테니까.”


“감사합니다. 조심히 올라가세요.”


현관문이 닫혔지만, 아주머니는 곧장 자신의 집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한참을 내 집 현관 앞에 숨죽인 채 서 있었다.


‘드디어 포기한 건가?’


아주머니가 5층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뒤, 생각 정리를 시작했다.


“휴···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만. 연결체는 그냥 지나간 것입니까?”


“응. 사과 먹으라고 주고 가던데? 꼬마, 보기보다 겁이 많네?”


겁이 많다는 말에 꼬마가 펄쩍 뛰었다.


“겁, 겁이 많다뇨? 그게 무슨 소린지 절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만.”


“이번 튜토리얼, 오늘 밤 안에 끝낸다.”


“에?”


“스킬까지 사용한 김에, 본전은 제대로 뽑아야지.”


아주머니가 연결체라는 걸 알게 된 이상,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둘 중 하나뿐이다.


이 집에서 은신 효과가 끝나기 전에 튀던가, 아니면 아주머니의 금고를 강탈하던가.


나는 후자를 택할 생각이다.


“다른 연결체가 먼저, 그것도 은신 효과가 사라지자마자 찾아왔다는 건 웬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겠지. 아마도 튜토리얼을 마쳤을 가능성이 커.”


“그건 아저씨 말이 맞습니다만, 그런 상대일수록 더 확실한 계획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아니. 그럼 늦어. 사과 맛 좀 볼래?”


“늦어··· 늦는 다는 표현을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들어봐.”


작전 계획을 복기도 할 겸, 생각 정리도 마칠 겸.


꼬마에게 계획을 설명해 주기로 했다.


“분명 아주머니도 2층에 연결체가 있다는 감각을 느꼈으니 나를 찾아왔겠지. 그 감각은 내가 스킬을 사용하면서 사라졌을 거고. 맞지?”


“옙.”


“여기 있는 쟁반에 사과 두 개랑 과도를 들고 왔더라고. 보통 과일이나 음식을 나눠줄 때 칼을 같이 주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거든. 연결체가 갑자기 사라진 게 궁금했는지 집 안을 흘깃 쳐다보는 느낌을 계속 받았어.”


“이런···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갑니다만.”


“아니.”


꼬마에게 가볍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궁금해하길래 문을 활짝 열어 보여주고는 들어오라고까지 했더니, 안 들어오시던데? 문 앞에 한참 서 있다 가긴 했지만. 어쩌면 지금이 의심을 피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야.”


스킬을 계속해서 써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사 그게 가능하다 한들, 스킬 재사용 사이에 찰나의 시간차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래서 야심한 새벽에 몰래 잠입할 생각입니까?”


꼬마가 긴장된다는 듯 침을 삼켰다.


몰래 잠입은 무슨.


내가 도둑도 아니고 벽을 탄다거나 고양이 마냥 살금살금 걸어 다니는 데는 소질이 없어서 말이지.


“아니? 지금 간다. 선물을 받았으면 답례를 해야지.”


기분이 좋았다.


매우 어렵게 생각한 튜토리얼이, 쉽게 해결될 것 같으니까.


[Q2. 다른 금고를 1회 강탈하세요. (0/1) 제한 시간 없음.]

[Q2. 다른 금고를 1회 강탈하세요. (1/1) 제한 시간 없음.]


내 생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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