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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山 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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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山
작품등록일 :
2016.03.12 23:18
최근연재일 :
2016.04.05 21:38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4,659
추천수 :
58
글자수 :
44,610

작성
16.03.21 17:36
조회
346
추천
4
글자
10쪽

7. 유서

DUMMY

그 내용은 미란에게 장미클럽을 정리하고, 그가 구상해 놓은 기업을 운영하라는 것이었다. 그가 마련해 놓은 기업 운영의 준비와 방안은 세심하고도 완벽했다.

그것은 규모가 방대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그가 하루아침에 세운 계획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구상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모든 것을 아무 조건 없이 넘겨주었고 그것만이 그가 그녀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자 유일한 것임을 편지에 적고 있었다. 또 한 통의 편지는 소혜에게 보내는 것으로 그의 개인적인 정리 사항과 미란과 그녀들이 하는 사업을 성심껏 도와주고, 뒷받침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미란은 세 통의 편지를 전부 읽고 난 후 망연한 표정으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녀들도 미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숙연해졌다.

“언니! 이진 씨가 어디로 떠났을까요? 우리들이 좀더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보살폈다면 떠나지 않았을 텐데…… 죄송해요.”

“미란 언니! 소혜가 누구예요? 이진 씨한테 한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데, 혹시 소혜라는 분은 조금이라도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녀들은 미란을 위로하느라 애를 썼다. 미란은 소혜의 얘기를 듣자 슬픔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렸다.

“소혜의 집에 이진 씨가 살고 있었으니 무언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일단 소혜를 불러 상의하도록 하자.”

미란은 소혜에게 연락한 후에도 안절부절 못했다.

미란은 이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현실에 대한 실망과 좌절은 골이 깊었고, 그러한 절망 속에서 혜미와의 사랑만이 그를 유일하게 지탱한 끈이었다는 것을…… 그러나 혜미마저 돌연히 결혼함으로써 그는 세상에 대한 미련과 의욕을 한꺼번에 상실했던 것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미란은 그녀들까지 동원하여 온갖 심혈을 기울였으나 결국은 헛일이 되고 말았다.

미란과 그녀들이 이진을 생각하느라 허탈해져 있을 때 벨이 울리고 소혜가 들어왔다.

“미란 언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그 동안 왜 나한테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어요?”

미란은 품에 안겨 울음부터 터뜨리는 소혜를 달래면서 편지를 건네 주었다. 이진의 편지를 읽으면서 소혜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방울방울 눈물이 흘러내렸다. 미란과 그녀들은 소혜의 눈물짓는 모습을 보면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혜의 모습은 이슬 젖은 백합처럼 고아했고 향기로웠다. 어깨를 타고 내려온 탐스럽고 긴 머리, 늘씬한 키에 고운 살결, 꿈꾸는 듯한 상큼한 눈동자, 어느 하나 덜하지 않은 완벽한 아름다움이었다. 더욱이 스물의 나이, 여인으로서 성숙한 체취와 막 피어나는 듯한 분위기의 절묘한 조화는 신비로웠다. 보기만 해도 상쾌하고 싱그러운 매력이 물씬 묻어 나왔다.

미란도 소혜의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혜가 여고 시절 이후 불과 몇 년 사이에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되었다니, 이진의 생각도 잊을 정도로 잠깐 넋이 나갔다.

“소혜야!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컸니, 오늘 여기서 만나지 않았다면 너를 길에서 봐도 몰라볼 뻔했구나. 자, 우선 앉아서 얘기하자!”

미란은 울음을 그치지 않는 소혜를 다정하게 달랬다.

소혜는 미란과 나란히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어디론가 전화로 연락한 후 미란에게 물었다.

“미란 언니! 오빠가 이 곳에서 얼마나 있었어요? 최근 몇 개월 동안 소식도 없었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아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미란은 소혜가 울음을 그치자마자 바로 냉정을 회복한 후 신속하게 연락을 취하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이 아이가 이토록 감정 회복이 빠른 것을 보니 이진 씨가 소혜의 지혜가 뛰어나다고 칭찬하던 것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구나.’

미란은 그런 소혜를 대견스러워 하며 그 동안 장미의 집에서의 생활을 자세히 설명했다.

미란의 그런 얘기를 말없이 듣고 있던 소혜는 대뜸 미란을 탓했다.

“여러 언니들 정말 고마워요. 그러나 미란 언니는 정말 바보군요! 오빠는 정이 많아 누구에게나 다정하지만 사려가 깊어 사랑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려요. 한번 사랑하면 절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아무리 절세의 미녀라 해도 오빠를 움직일 수는 없어요. 이 세상에서 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혜미 언니를 빼면 오직 미란 언니밖에는 없어요. 미란 언니는 정말 바보군요.”

소혜의 원망을 들은 미란은 마치 쇠몽둥이로 한 대 얻어맞은 듯 얼떨떨해졌다. 소혜의 냉철한 추궁은 혜미의 부탁과도 너무나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란은 궁색한 변명이라도 늘어놓고 싶었다.

“소혜야! 혜미와 나는 둘도 없는 친구야. 지금 와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은 네가 더 잘 알잖아. 그리고 이진 씨도 나를 친구로 알고 있어서……”

소혜는 미란의 변명에 고개를 흔들었다.

“언니는 정말 바보 같아! 그렇게 똑똑한 언니가 어떻게 오빠 문제에만은 그렇게 고지식한지 이해할 수 없어. 이 세상에서 오빠를 잡을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언니밖에 없다는 것을 왜 몰라요?”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미란에게 소혜는 단호하게 정곡을 찔러 말했다.

“미란 언니는 오빠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을 거예요. 오빠는 신변을 하나 둘 정리해 왔어요.”

소혜는 울먹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오빠는 내가 중학생일 때부터 우리 집에 와서 살면서 나를 가르쳤어요. 그때부터 나는 오빠의 방을 청소해 주면서 몰래 오빠의 일기를 보면서 자랐어요. 그래서 조금은 오빠의 마음을 알아요. 오빠는 대학 시절에 이미 유, 불, 도에 높은 성취가 있었어요. 마음은 무위자연의 경지에 이르러 어떤 경우에라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그러한 오빠이기에 한번 결정한 일은 어떤 사람도 말릴 수가 없어요. 다만 오빠의 유일한 약점은 정에 약한 것이에요. 실연의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할 수밖에 없어요. 미란 언니뿐만 아니라 언니들도 바보들이에요. 오빠는 인정이 많아 여자의 청을 거절하는 성격이 못 돼요. 언니들이 목숨을 걸고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면 오빠를 어쩌면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소혜의 예리하고 정확한 분석에 미란과 그녀들은 할 말이 없었다. 특히 유라는 마음이 아파왔다.

얼마 전 신라호텔에서 그와 하룻밤을 같이 지낸 것이 그를 더욱 빨리 떠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소혜의 말대로 사랑으로 그를 붙잡았다면 성공할 수도 있었을 텐데, 거래라는 조건을 붙여 부담을 없앤 것이 역효과를 불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소혜와 미란, 그리고 그녀들이 이진의 문제를 상의하고 있을 때 노크 소리와 함께 육십대의 노신사가 들어와서 소혜를 찾았다.

소혜가 재빨리 앞으로 나갔다.

“유진건설 이 사장님이시죠? 제가 소혜예요.”

육십대의 노신사, 이사장은 소혜 앞으로 다가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아! 소혜 아가씨군요. 도련님…… 아니 조카에게 말씀 들었습니다. 앞으로 소혜 아가씨의 말씀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소혜는 이 사장의 태도가 마치 옛날의 상전에게 대하는 듯해 오히려 당황하여 이진의 편지를 얼른 내밀었다.

이 사장은 편지를 읽고 난 후 마치 어린애처럼 굵은 눈물 방울을 흘렸다.

“아! 기어코 떠나셨군요. 도련님은 너무나 뛰어난 절세의 재기를 지니고 있었기에 이 혼탁한 세상은 그를 붙잡을 수 없었고, 그를 수용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군요……”

이사장은 자신도 모르게 한탄한 후 냉정을 회복하고 말을 했다.

“죄송합니다. 늙은 것이 주책없이 추태를 부렸군요. 먼저 미란 씨와 아가씨들에게 그토록 잘해 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이사장은 말을 마치자 엎드려 큰절을 하려고 했다. 그녀들은 너무나 뜻밖이어서 황급히 만류했다. 미란은 그의 어조로 미루어 이진과 상당히 친분이 깊다고 생각했다.

“이 사장님! 우리들은 모두 이진 씨와 한 식구나 마찬가지예요. 예의를 차리시지 않아도 됩니다.”

소혜도 이진의 부탁대로 이 사장을 불렀지만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저씨! 오빠와 나는 그렇게 오래 살았지만 한번도 오빠의 가족 얘기는 듣지 못했어요. 그리고 아저씨와도 어떤 사이인지 말씀 좀 해주세요.”

“소혜 아가씨의 말은 어떤 것이든지 따르겠어요. 그러나 가문의 내력만은 내 목이 달아난다 해도 말씀드릴 수 없어요.”

“가문의 내력은 몰라도 가족이나 아저씨와의 관계는 얘기하실 수 있잖아요.”

소혜는 언제나 외톨이였던 오빠에게 신비한 가문의 내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고지식하고 충직해 보이는 이 사장에게 핵심을 피해 우회적으로 질문했다.

이 사장은 한참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나는 도련님이 어렸을 때 돌아가신 도련님 어머님의 가신이자 재산 관리인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가신이라고 하면 모두 웃으시겠지만 몇 대째 전해 온 관습이지요. 그러나 도련님은 삼촌이라고 불러 주었지요. 그가 중학생일 때 이미 선견지명이 있어 나에게 시골에 있는 재산의 일부를 정리하여 건설회사를 설립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지금의 유진건설은 국내 10대 건설회사의 하나로 연간 외형이 2조 원이 넘는 큰 회사지만 그렇게 시작했지요. 그는 중학교 때 이미 몇개국의 외국어에 능통했어요. 중동의 왕족들, 황태자와 공주들이 아주 친밀한 펜팔 친구였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해외 건설 붐이 일어났을 때 순탄하게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내가 맡고 있기에는 규모가 너무 방대해졌어요. 그래서 조카가 돌아오기만 기다렸는데, 모든 것을 소혜 아가씨 분부에 따르라는 연락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왔었을 뿐입니다. 내 생각으로는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 사장은 모든 희망과 기대가 무너져 내린 사람처럼 허탈해 하며 체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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