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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324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4.09 19:00
조회
94
추천
6
글자
11쪽

2부 43화) Episode19. 사냥꾼(5)

DUMMY

[2부: 아틀라스 편]

[Episode19. 사냥꾼(5)]



"덩수."


"왜 그러지."


"마력을 뺏긴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 돌아온 거지? 당신 말 대로 그 정도의 괴물이라면, 절대 살아 돌아올 수 없었을 텐데 말이야."



밀츠의 눈이 잠깐 흔들렸다. 밀츠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다.


최선의 시선이 이번에는 밀츠를 향했다. 이번 의문은 밀츠에게서 피어났다.


'왜 덩수를 이토록 따르는 거지?'


최선이 아는 밀츠는 절대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뭐 때문에 덩수를 저렇게까지 따르는지 알 필요가 있겠어.'



"운이 좋았다.. 라고 밖에 설명하지 못할 거 같군."


"운.. 운이라, 운 좋지. 그럼 잠시 자리 좀 비켜주지 않겠어?"


".. 그러도록 하지."



덩수가 자리를 뜨자 잔뜩 벼르고 있던 밀츠가 화를 냈다.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대장에게 그런 식으로 구는 거지?"


"나야 말로 물어보자.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을, 너는 뭐 때문에 그렇게까지 충성심을 보이는 거야?"


"그건.."



말 끝을 흐리는 걸로 보아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확실해졌지만, 덩수가 네이처를 만났을 땐 밀츠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런 두 사람이 무슨 점접이 있어서 이러는 것일까. 반응을 보면 둘은 오늘 처음 만난 게 확실하다.


'.. 그럼 사람이 아니라?'



"밀츠."


".. 말해."


"전상궁과 무슨 관계야. 바른대로 말해."



한참 동안이나 입을 뻐끔거리길 반복하던 밀츠는 이내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최선의 따끔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전상궁에는.. 내가 어렸을 때 도움을 받았던 분이 호위대장으로 계셨던 곳이야."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호위대장과 관련이 있다는 건 뜻밖이었다.



"곽산의 별호를 달고 있었다는 사람이 그 호위대장이야?"


".. 그래."



요즘은 계속해서 의문만 많아졌다.


칠가문의 자제인 밀츠가 왜 전상궁이라는 곳에서, 그것도 어렸을 때 도움을 받았던 걸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최선은 빠르게 어렸을 적 일들에 대해 물었다.



"그건.."



역시나 곤란한 질문이었는지 밀츠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거렸다.


깊게 숨을 내쉰 최선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밀츠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과거 일은 묻지 않을게."


"....."


"그렇지만, 저 덩수라는 사람은 뭔가 이상해. 모든 게 다 계획적인 거 같아."



입술을 잘근 깨문 밀츠는 착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나라고 그걸 모르는 게 아냐."


"그럼 왜."


"그들에겐.. 내 평생을 바쳐도 갚지 못할 은혜가 있어."


"그걸 덩수가 알고 이용하려는 확률은?"



'이용'이라는 말에 움찔하고 놀라며 얼굴을 와락 하고 일그러 트렸다.


최선에게는 김청일이 본인을 이용하려 한 게 아니냐는 말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런 말을 들었다면 최선은 참지 않았겠지만, 밀츠는 자신의 감정을 꾹 누르고 최선을 노려보기만 했다.



"없다."


"100?"


"100."



어깨에서 손을 뗀 최선은 그대로 뒤를 돌아 덩수를 봤다.



"네가 덩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겠어. 하지만 냄새가 구린 건 사실이야. 너도 부정하진 않겠지?"


".. 않아."


"일단은 덩수의 말을 따르겠지만, 조금이라도 헛튼 수작을 부리려고 한다면."



동시에 조금의 격을 방출하자 견고한 파장이 넘실거렸다.


갑작스러운 격에 놀란 밀츠는 최선의 말이 거짓 하나 없는 진심임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최선은 조금 텀을 준 뒤 다시 말을 이었다.



"난 가차 없이 덩수를 죽일 거야. 그땐 날 막지 마."


"....."


"오빠.."



밀츠는 눈을 질끈 감고 깊은 고뇌에 빠졌다. 그만큼 전상궁이란 곳이 밀츠에게는 특별한 곳이라는 뜻이다.


하나 최선은 자신과 남매의 위협이 가는 일이라면 그런 것쯤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밀츠도 그걸 알기에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자신도 알고, 멜츠도 알고 있다. 덩수라는 사람이 매우 수상하단 걸.


전상궁의 사람이, 그것도 곽산의 별호를 달고 있는 사람이 하필이면 자신들이 은강부락에 막 도착했을 때 말을 걸어올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밀츠가 100년 후에 미레아 가문의 가주가 된다는 것만큼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다.


그럼에도 밀츠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쓰고, 또 애썼다. 그만큼이나 전상궁은 그에게 특별하고 각별한 곳이니까.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르고, 밀츠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몰라도 멜츠에게 까지 해가 될 테니.. 그땐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내 모든 걸 걸고 약속해."


"좋아. 지금은 그거면 돼."



밀츠도 이젠 감정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다.


'징조야 보이겠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막을 수 없으니.'


자리를 비운 덩수를 데려가려던 최선의 어깨를 밀츠가 강하게 붙잡았다.



"왜?"


"그전까지는 너도 대장께 예를 표해라. 만일 아무 탈 없이 네이처를 사냥했을 때, 같이 사죄를 하러 가는 것도."



'.. 귀찮은 녀석이야.'


애초에 최선은 누군가에게 예를 표한 적이 많이 없다.


아틀라스 내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루이 레이에게도 예의를 차리지 않는데, 고작 덩수에게 예를 표할 리가 있겠는가?


'가든 씨는.. 뭐, 루이 레이를 보좌하는 게 존경스러우니까.'


그렇다고 여기서 싫다고 말하면 밀츠가 눈을 까뒤집고 달려들 게 뻔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았어. 모든 게 잘 풀리면 그때 가서 사과할게."


"예는?"


".. 알았다니까."


"좋아."



밀츠는 그제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 딱 한 대만 때리고 싶다.'


저 미소로 올라간 입꼬리를 강제로 내려주고 싶은 마음에 손이 저절로 나갈 뻔했다.


머리를 턴 최선은 덩수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고, 일행들은 조만간 있을 전투를 대비해 근처 숙소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그곳에 어떤 것이 있을지 상상도 못 한 채로.




*

《숙소》


"그럼 이제 그 전략이란 것 좀 설명해주시죠."



맨바닥에 네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네이처를 상대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


물론 그 핵심이 덩수의 기억이라는 게 흠이긴 했지만, 덩수의 기억 말고는 믿을 구석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덩수는 짧게 숨을 내뱉고, 크게 한번 들이마셨다. 젊어진 그의 육체는 잔근육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얼굴은 말할 필요도 없이 1,000년 정도는 가뿐할 정도로 회춘을 했다.


덥수룩 해 지저분해 보였던 수염은 얼굴이 젊어지니 패션의 하나로 여겨질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까 최선을 짓누른 그 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리 방심을 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덩수의 근력과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방심을 하고 있었다고 해서 밀츠가 최선을 힘으로 짓누를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의 덩수가 과거의 덩수보다 약한지 강한지, 최선보다 약한지 강한지는 알 수 없으나 남매보다 강한 것은 확실했다.


세 사람을 번갈아보던 덩수는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네이처를 처음 만난 날. 그때를..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그건 알겠으니, 빨리 정보 좀 말해봐요."


"아까 말한 대로 네이처는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길 수 있다. 몸을 숨겼을 때는 아무런 공격도 통하지 않고, 마력을 사용한 공격은 모두 흡수하더군."



아까도 들었지만 믿기지 않은 얘기였다.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걸로도 모자라 힘까지 흡수한다? 그런 괴물이라면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워지는 게 아니었다.


물론 힘을 사용한 후에 따라오는 제약이나 그런 것들이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까다로운 상대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



"형태가 무분별하고, 마지막 모습은 내 모습이었지. 그리고 어둠 속에서 나와도 내 공격은 먹히지 않았어."


"그건 대장이 약해서가 아닐까요?"



덩수는 고개를 조금 떨구고, 곁눈질로 최선을 노려봤다. 최선은 뭘 꼬라보냐는 듯이 턱을 살짝 들어 덩수를 내려다봤다.



"내 결코 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무위지만, 너보다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뭐 좋습니다. 그럼 지금이 더 강한가요, 예전이 더 강한가요."



잠깐 고민하던 덩수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말투로 말했다.



"솔직히 아직까진 모르겠군. "


"스탯을 보면 되잖아요."


"스탯은 부과적인 것에 불과해. 스탯이 아무리 높다 한들 내가 사용했던 검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



최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잘 됐다. 너무 잘 됐다. 덩수의 힘도 알아볼 겸 대련을 한다.


물론 살의를 담아서.


드디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생각에 최선의 입꼬리가 조금씩 말려 올라갔다. 옆에 앉아있던 밀츠가 싸함을 느끼고 최선을 제지하려 했으나 최선이 더 빨랐다.



"그럼 시험해보면 되죠."


"여긴 도시라 괴물들을 찾으려면 시간이 꽤.."


"밀츠."



최선과 눈이 마주친 밀츠는 어벙한 표정으로 덩수와 최선을 번갈아 봤다.



"그, 그건.."


"왜 그러지?"


"싸움이 아니야. 그저 대련, 비무일뿐이라구."


"대련? 비무?"



덩수는 최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애초에 모를 수밖에 없다. 최선은 밀츠에게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수신호를 받은 밀츠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고, 최선은 그것을 긍정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밀츠는 아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 공간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죠."


"그건 이해했다만, 비무라니.. 설마?"



덩수도 이제야 눈치를 챘다. 지금 최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그의 뜻을 파악한 덩수의 미간이 조금 찌그러졌다.



"너는 내 힘을 감당하지 못해. 객기 부리지 말고.."


"대련이라니까 죽일 생각부터 하시네.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일종의 대련입니다. 살기를 두르고 서로 죽이기 위해 싸우는 실전이 아니라, 서로의 무위를 겨뤄보자는 의미의 비무."


"하지만.."


"전 정말 괜찮습니다. 대장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드릴 테니까 대장께선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음.."



한참을 고민하던 덩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 그래. 비무라면 괜찮겠지."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아직 힘 조절이 익숙지 않으니, 그 점은 양해를 해주길 부탁하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밀츠!"



최선은 밀츠를 바라보며 기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밀츠는 그런 최선의 표정을 보며, '정말 이게 맞는 걸까?'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몸은 이미 아공간을 펼치고 있었다.


가슴 한 구석에서 요동치는 호기심이 그의 몸을 강제로 움직인 것이다.


'대장과 최선 중 누가 더 셀까.'


원초적인 호기심.


그 호기심의 끝이 어떨지도 모른 채 밀츠는 무거운 마음으로 아공간을 펼쳤다.


빛이 발아하며 네 명의 몸이 밀츠의 아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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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2부 47화) Episode19. 사냥꾼(9) [完] 23.04.12 70 5 11쪽
103 2부 46화) Episode19. 사냥꾼(8) 23.04.12 68 5 12쪽
102 2부 45화) Episode19. 사냥꾼(7) 23.04.11 72 5 12쪽
101 2부 44화) Episode19. 사냥꾼(6) 23.04.10 72 6 12쪽
» 2부 43화) Episode19. 사냥꾼(5) 23.04.09 95 6 11쪽
99 2부 42화) Episode19. 사냥꾼(4) 23.04.08 74 6 11쪽
98 2부 41화) Episode19. 사냥꾼(3) 23.04.07 81 6 12쪽
97 2부 40화) Episode19. 사냥꾼(2) 23.04.06 79 6 12쪽
96 2부 39화) Episode19. 사냥꾼(1) 23.04.05 74 6 12쪽
95 2부 38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7) [完] 23.04.04 76 6 12쪽
94 2부 37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6) 23.04.03 75 6 11쪽
93 2부 36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5) 23.04.02 64 6 11쪽
92 2부 35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4) 23.04.01 67 6 12쪽
91 2부 34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3) 23.03.31 69 6 11쪽
90 2부 33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2) 23.03.30 70 6 12쪽
89 2부 32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1) 23.03.30 72 6 12쪽
88 2부 31화) Episode17. 거울(7) [完] 23.03.29 74 6 11쪽
87 2부 30화) Episode17. 거울(6) 23.03.28 68 6 13쪽
86 2부 29화) Episode17. 거울(5) 23.03.27 70 6 12쪽
85 2부 28화) Episode17. 거울(4) 23.03.26 68 6 12쪽
84 2부 27화) Episode17. 거울(3) 23.03.25 70 6 11쪽
83 2부 26화) Episode17. 거울(2) 23.03.24 7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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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2부 23화) Episode16. 난투전(6) 23.03.22 72 6 12쪽
79 2부 22화) Episode16. 난투전(5) 23.03.21 70 6 12쪽
78 2부 21화) Episode16. 난투전(4) 23.03.20 82 6 11쪽
77 2부 20화) Episode16. 난투전(3) 23.03.19 7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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