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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328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4.05 19:00
조회
74
추천
6
글자
12쪽

2부 39화) Episode19. 사냥꾼(1)

DUMMY

[2부: 아틀라스 편]

[Episode19. 사냥꾼(1)]



".. 내가 잘못들은 거지?"


"잘 들었는데?"


"이..!"


"왜~?"



루이 레이가 미소 지으며 살기를 뿜었다.


'왜..? 지금 그게 나한테 할 말이야?'


지금까지 루이 레이 때문에 몇 번을 죽을 뻔했는지를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루이 레이 그녀는 최선이 어찌 될지 이미 알고 있었고,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살기를 뿜어냈다.


'이 자식.. 일부러.. 일부러 살기를 뿜어서 내 입을 닫게 하려고..'


그녀의 속셈을 알았음에도 최선은 그녀의 속셈에 놀아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진짜 그런 이유로 훔친 건 아닐 거 아냐. 뭐 때문에 훔친 건데?"


"만설영은 가르 가문에서 전해지는 보물이야."



아까도 분명 보물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어딜 봐도 도저히 보물이라고는 칭하기 어려운 비주얼이었다.



"그 검이 보물이라고?"


"만설영이 언제 만들어졌을 거 같아?"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고민할 가치는 있었다. 헬스트림이라는 사람이 만든 S급 무기 만설영. 그 무기를 보물, 가보로 삼고 있는 가르 가문.


'헬스트림이 아직 살아있다는 전제 하라면 대충..'



"500년 전."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평균 수명이 1,000이라고 했을 때, 최고의 대장장이가 만든 무기를 가보로 삼을 정도라면 그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흥미롭다는 듯 콧소리를 낸 루이 레이는 침대에 꽂혀 있던 검을 빼내어 최선에게 건넸다.



"아쉽지만 정답은 땡이야. 만설영은 약 700년 전에 만들어진 검이야."



500년 전이라고 말했을 때도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냥 수치상으로만 말한 거였으니까.


그런데 700년 전이라는 말이 와닿을 리가 있나.



"감이 안 오는 모양이네~"


"너 같으면 오겠냐."



이제 20년을 살았는데, 700이란 숫자에 감이 올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가르 가문에서 만설영을 가보로 지정한 건 과연 언제일까?"


"몰라. 대충 500년 전이겠지."


"땡~ 만설영이 만들어진 년도야."


"아니.. 그래서 그걸 훔친 이유가 뭐냐고."


"그건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등 뒤에서 포근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중후한 척을 하는 남성과 말을 더듬는 여자아이의 목소리도 들렸다.



"숨겨진 장소는 잘 갔다 왔나."


"고, 고생하셨어요.."


"너희야 말로 고생했어."



의자에 앉은 가든은 반안경을 벗어 책상에 올려두며 남매에게도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먼지가 많으니 저희는 씻고 오겠습니다. 말씀들 나누고 계세요."


"나, 나누고.. 계세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최선의 어깨에 밀츠의 조심스러운 손길이 닿았다.



"우린 나중에 따로 얘기하도록 하지."


"그래. 곧 있으면 다시 바빠질 테니까."


"그럼."



가든과 루이 레이에게 작게 목례를 한 밀츠는 멜츠를 데리고 옆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잠시 숨을 고르던 가든은 다리를 꼰 채로 입을 열었다.



"최선 님께서 궁금해하실 이야기는 부연 설명을 해야 매끄럽게 진행이 됩니다."



결과까지의 과정 또한 중요하다는 얘기다.


루이 레이가 만설영을 훔칠 수밖에 없던 이유나 훔친 이유나 거기서 거기니까 일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목을 가다듬은 가든이 다시 입을 열었다.



"가르 가문은 '수인종', '새'로만 이루어진 가문입니다. 그들의 입지는 아틀라스 내에서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또 작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836년 전, 1대 가르 가주인 '가르 알렌'은 헬스트림이라는 사람과.. 아, 헬스트림이 누구냐면.."



쓸데없는 설명이 늘어나는 건 질색이기에 칼같이 가든의 말을 잘랐다.



"루이 레이에게 들어서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너무 칼같이 말을 잘라서인지 가든은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무례한 건 알지만, 최선은 빨리 그 '사실'에 대해 알고 싶었다.


미안하지만 가든의 반응은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가든은 다시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가르 알렌과 헬스트림은 서로 굉장히 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 헬스트림이 만든 장비 중 최강의 장비인 만설영을 가르 알렌에게 선물로 전했다고 합니다. 가르 알렌은 그 선물을 부담스러워해 몇 번이고 거절했지만, 그만큼 헬스트림도 완고했다고 합니다. 만설영을 받지 않으면 자신들의 우정도 끝이라고 협박까지 했다고 할 정도니까요."



헬스트림이란 사람이 생각보다 딱딱한 사람은 아닌 듯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일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닌 모양이네.'



"그런 완고함에 가르 알렌이 한수 물러주기로 했죠. 만설영을 받은 가르 알렌은 만설영을 가르 가문의 가보로 지정하고 신줏단지 모시듯 대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시간이 지나 지금으로부터 122년 전, 가르 알렌은 부가주에게 만설영을 전함과 함께 이 한마디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어떤 말이죠?"


"'이 검을 갖은 자만이 가주로서 인정받을지어다.' 이 한 마디를 남기고는 바로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때 절대로 들면 안 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제발 자신의 감이 틀리길 바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가든에게 물었다.



"서, 설마.. 루이 레이가 만설영을 훔친 이유가..?"


"가르 가문의 가주가 되기 위함은 아닙니다."


"그럼.."



그렇다면 이제 이유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단 하나.



"가르 가문의 가주, 즉 2대 가주는 41년 전 자취를 감췄습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무도 모르죠. 가문 내 사람들은 더 이상 가주 없이는 가문을 이끌 수 없다 판단을 내렸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만, 누가 가주가 될지는 정하지 못했죠. 가주에겐 자식들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들이 정한 해답은 2대 가주와 함께 자취를 감춘 '만설영을 먼저 찾는 자가 가주의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입을 맞췄습니다."



혹시나 자신의 귀가 잘못된 건 아닐까 싶어 귀를 파보기도 하고 털어보기까지 했다. 뺨까지 치면서까지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 넌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걸 훔친 건데?"



당장 떠오르는 가설은 세 가지였다.


하나는 만설영으로 가르 가문을 협박해 어떠한 이득을 취하려는 것.


또 하나는 만설영을 가지고 가주가 되고픈 자와 거래를 해 이득을 취하려는 것.


마지막 하나는 만설영을 세상에서 지워 가르 가문을 천천히 지워버리려는 것.


어느 하나라도 평범한 인간이 할 짓은 아니었다. 루이 레이 대신 가든이 답했다.



"왕을 만들기 위해."



예상을 하는 것과 그걸 직접 듣는 건 천지차이의 일이다. 굳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런 최선의 생각을 알아챈 가든이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가르 가문은 소규모의 작은 가문입니다. 최선 님께서는 가문의 규모에 대해 짐작이 가지 않으시겠죠?"


"네, 모르겠습니다."


"평균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소규모 가문은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전력이 300여 명 정도입니다. 중규모는 1,000명, 대규모 가문은 10,000명 정도입니다."



[평균적인 전투 인원 규모(가문)]

초소규모 | 약 100명

소규모 | 약 500명

중규모 | 약 2,000명

대규모 | 약 1만 명

초대규모(칠가문) | 5만 명 이상



생각보다 많은 수에 놀랐다.



"가르 가문은 약 200명 정도의 초소규모의 가문입니다."


"그거랑 왕을 만드는 거랑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저흰 차기 가주에게 만설영을 전달하고, 가르 가문은 루이 가문의 소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그런 거래입니다."



소속. 듣기에는 좋은 말이었다.


칠가문에 소속된다면 그만큼 입지도 넓어질 테고, 지원도 받을 수 있을 테니 가문이 성장하기 훨씬 수월해질 거다.


물론 정상적인 관계에서는 말이다.


가장 중요한 키가 루이 가문에 있고, 그 키를 건네주는 대가로 루이 가문에 소속이 된다면, 그 미래는 뻔할 뻔자다. 애초에 말이 좋아 소속이지, 산하 맞는 말이다.


산하로 들어가게 되면 온갖 잡일과 귀찮아지는 일은 모두 가르 가문에서 도맡아 하게 될 거다.


차기 가주도 이런 걸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가주의 자리는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권력. 이 얼마나 달콤한가. 그것도 한 가문의 최고의 자리다. 과연 가문의 가주 자리를 내팽겨 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나 드는 의문은, 챤과 슌은 왜 만설영을 지키기만 하였나였다. 만설영의 위치를 알고 있음에도 그들이 따르고 있을 차기 가주는 왜 오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사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두 가문 사이에 그런 거래가 있든 말든 별 관심 없었다.


단, 그 거래 사이에 본인이 껴있다는 것이 불만이자 문제였다.


'미친 여자가.. 대체 나한테 뭘 시킨 거야?'


물론 수락한 건 본인이지만, 이런 모종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로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루이 가문과 거래한 차기 가주가 아닌 다른 차기 가주들이 최선이 거래에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기라도 한다면 분명히 죽이려고 들 게 분명했다.


최선이 만설영을 획득하는데 도움이 됐든 되지 않았든, 최선은 그들의 분풀이 대상으로 안성맞춤이다.


그러니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저 새끼하고 가든 씨가 이걸 몰랐을 리 없어.'


최선이 생각할 수 있는 걸 이들이 생각하지 못한다? 지금 이게 사실 다 꿈이었다는 것만큼 현실성이 없는 얘기였다.


울화통이 터지기 일보직전이었지만, 지성인답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 다 좋습니다. 그런 거래를 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그런데! 그 거래에 왜 제가 껴있냔 말입니다."


"그건.."



가든이 말하기 곤란하다는 듯 루이 레이와 최선을 번갈아 보며 눈알을 굴렸다. 그제야 입을 다물고 있던 루이 레이가 입을 열었다.



"다른 차기 가주들이 널 해할까 봐, 그걸 걱정하는 거지?"


"그걸 아는..!! 하.."



가볍게 심호흡을 몇 번 하니 머리가 조금은 게워졌다.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그놈들이 누굴 노릴 거 같아? 가주가 될 그 사람? 아님 루이 가문인 너? 아니지. 전~혀 아니지. 여기 가문도 없고, 플레이어 주제에 남의 가문 일에! 그것도 중대한 일에 끼어든 내가, 가장 알맞은 화풀이 상대잖아? 혹시라도 몰랐다는 개소리는 하지 마라."


"걱정 마."


"내가 지금 걱정 안 하게 생겼어? 사람 잘못 만나서 이제 뒤지게 생겼는데?"



루이 레이는 조금 뚱한 얼굴로 가든에게 만설영을 건네주었다.



"가든."


"네 공주님."


"만설영을 건네주고 와."


"알겠습니다."



만설영을 건네받은 가든은 최선과 루이 레이에게 목례를 하고는 곧장 호텔을 나섰다. 가든을 굳이 내보냈다는 건 둘이 할 얘기가 있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진행되기 까지는 오래 걸릴 거다. 늘 그랬으니까.


루이 레이의 눈에서 살벌하게 안광이 번뜩였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있는 대로 시간을 끌어 피를 말리는 게 루이 레이의 주특기였다.


하지만 최선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만설영 일 때문에 너와 할 얘기가 있어."



최선이 읽기 쉬운 타입의 사람인지 루이 가문 사람들이 독심술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루이 레이는 최선의 생각을 꿰뚫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무슨 할 얘기?"


"우리 가문으로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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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2부 47화) Episode19. 사냥꾼(9) [完] 23.04.12 70 5 11쪽
103 2부 46화) Episode19. 사냥꾼(8) 23.04.12 68 5 12쪽
102 2부 45화) Episode19. 사냥꾼(7) 23.04.11 72 5 12쪽
101 2부 44화) Episode19. 사냥꾼(6) 23.04.10 72 6 12쪽
100 2부 43화) Episode19. 사냥꾼(5) 23.04.09 95 6 11쪽
99 2부 42화) Episode19. 사냥꾼(4) 23.04.08 74 6 11쪽
98 2부 41화) Episode19. 사냥꾼(3) 23.04.07 81 6 12쪽
97 2부 40화) Episode19. 사냥꾼(2) 23.04.06 79 6 12쪽
» 2부 39화) Episode19. 사냥꾼(1) 23.04.05 75 6 12쪽
95 2부 38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7) [完] 23.04.04 76 6 12쪽
94 2부 37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6) 23.04.03 75 6 11쪽
93 2부 36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5) 23.04.02 64 6 11쪽
92 2부 35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4) 23.04.01 67 6 12쪽
91 2부 34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3) 23.03.31 69 6 11쪽
90 2부 33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2) 23.03.30 70 6 12쪽
89 2부 32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1) 23.03.30 72 6 12쪽
88 2부 31화) Episode17. 거울(7) [完] 23.03.29 74 6 11쪽
87 2부 30화) Episode17. 거울(6) 23.03.28 68 6 13쪽
86 2부 29화) Episode17. 거울(5) 23.03.27 70 6 12쪽
85 2부 28화) Episode17. 거울(4) 23.03.26 68 6 12쪽
84 2부 27화) Episode17. 거울(3) 23.03.25 70 6 11쪽
83 2부 26화) Episode17. 거울(2) 23.03.24 73 6 12쪽
82 2부 25화) Episode17. 거울(1) 23.03.23 76 5 11쪽
81 2부 24화) Episode16. 난투전(7) [完] 23.03.22 73 6 13쪽
80 2부 23화) Episode16. 난투전(6) 23.03.22 72 6 12쪽
79 2부 22화) Episode16. 난투전(5) 23.03.21 70 6 12쪽
78 2부 21화) Episode16. 난투전(4) 23.03.20 82 6 11쪽
77 2부 20화) Episode16. 난투전(3) 23.03.19 74 6 12쪽
76 2부 19화) Episode16. 난투전(2) 23.03.18 78 6 11쪽
75 2부 18화) Episode16. 난투전(1) 23.03.17 7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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