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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343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4.07 19:00
조회
81
추천
6
글자
12쪽

2부 41화) Episode19. 사냥꾼(3)

DUMMY

[2부: 아틀라스 편]

[Episode19. 사냥꾼(3)]



랜덤한 위치로 사람들을 옮긴다.


'과연 랜덤이 맞을까?'


지금까지 만나본 관리자가 많다고 할 수 없지만, 그 자들이 그렇게 깔끔하게 일처리를 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노파에게 넌지시 물었다.



"혹시 현자나 열쇠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아..! 아아..!! 나, 난 몰라..!! 나, 나는.."



노파의 반응을 보자마자 밀츠의 얼굴이 구겨졌다.



"최선."


"그래."



노파는 최선, 현자와 연관되어 있다. 최선에게 부족한 정보를 채우기 위해서 노파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나 조금 찝찝한 것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왜 하필 일행에게 말을 걸었을까 하는 거였다.


얼핏 봐도 일행보다 어려 보이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중에서 왜 하필 이들에게 말을 걸었을까.


마치 이곳에서 일행을 기다렸다는 듯이.


누군가의 함정? 아님 어떠한 느낌을 받아서?


최선이 현자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린 걸 수도 있다. 노파가 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맞다면 말이다.



"아시는 걸 말씀해주세요."


"아아.. 나는.. 나는.."


"당신 때문에 저희가 죽는다 하더라도 말입니까?


"그.."


"당신도 알고 있잖습니까. 우리에게 말을 건 이유."



정확히는 우리가 아니라 '나'. 노파는 일행이 아니라 최선에게 말을 건 거다.


노파의 눈에서 이채가 스쳤다. 한참을 발발 떨며 말을 더듬던 노파는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양다리를 모아서 끌어안은 채 노파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네이처.. 그, 그는.. 현자를 사냥해.. 현자를.."



'.. 현자 사냥?'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현자를 사냥해서 그놈이 얻는 게 뭐지?'


뭔지는 모르지만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

[과거 5F]


먼 과거, 노파의 기억 속 5층. 그가 있는 곳은 어떠한 산 정상.


정상의 외곽에는 생기를 잃은 회색빛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었다.



"산이 죽은 것처럼 보이는군."


"모든 생명체들이 생기를 잃었습니다 대장."



노인은 과거, 한 파벌을 이끄는 수장이었다.


그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4층에서 파벌을 만들어 5층으로 올라왔다.


이때 노인의 모습은 현재와 매우 달랐다. 굉장한 덩치와 훤칠한 외모가 돋보였다.



"그건 나도 알아. 문제는 산이 왜 이 모양이 됐냐는 거야."



초입에서는 잎이 풍성한 풀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풀들은 생기를 잃어갔고, 끝내 회색빛을 띠며 생기 하나 없이 죽어있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그는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진형을 물려라! 뒤로 돌아간다!"


"왜 그러십니까 대장?"


"낌새가 좋지 않아. 일단 뒤로 물러.."


"대장?"



그때 노파의 눈에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무언가가 들어왔다.



"피해라, 덕남!!"



촤아악!


눈으로 쫓을 수도 없는 속도로 무언가가 덕남의 머리를 그대로 동강 내버렸다. 바들바들 떨던 몸뚱이는 이내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더, 덕남.."



한 파벌의 수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보다 공포심이 먼저 그를 집어삼켰다.


일순간에 동료의 목이 날아갔고, 본인은 그걸 보지도 못했다. 대장인 그가 못 본 거라면 다른 이들은 말해봤자다.


그는 어리둥절해하는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도망쳐라! 무조건 도망쳐라!! 어떻게든 멀리 달아나라!!"


"네, 네?"


"뭘 멍하니 보고 있어!! 도망치란 말이다!!"


"히, 히익!!"



그제야 상황 파악이 끝난 이들은 부리나케 도망쳤다. 단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가 그의 곁을 떠났다.


그도 알고 있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 의리가 있겠는가. 그 역시 이윤을 좇아 파벌을 만든 것이니 그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도망치라고 한 것도 그였고, 그는 도망치는 것을 거부했으니.


어둠 속에서 무언가 꿀렁거렸다.


공포.


참을 수 없는 공포가 그의 숨통을 옥죄어 왔다. 발발 떨리는 손으로 그는 조심스럽게 검을 뽑았다.


금방이라도 검을 놓칠 거 같았지만, 그는 자신의 뺨을 세게 내려쳐 정신을 일깨웠다.


본능 때문일까.


어둠 속에서 일렁이는 것에 한시라도 눈을 떼면 자신은 죽을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눈에서 눈물이 말라 충혈됨에도 눈을 떼지 않.. 아니, 못 했다.


그렇게 얼마큼 시간이 흘렀을까. 일렁이던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그를 향해 다가왔다.




*

[현재 4F, 은강부락]


"그는.. 어둠 속에서.. 뿌리를 박은.. 그곳에서.. 현자가 오기만을.. 만일 현자가 아닌.. 다른 이가.. 그곳에 발을.. 들이면.. 사지가 찢어져.. 죽는.."


"그런 거 말고, 싸움 방식이라던가 생김새 같은 걸 알려 주세요."


"자네는.. 그를 막지 못해.. 그는.. 사람의 마력을.. 마력을 먹고사는.. 괴물.."



꽈악.


겁을 먹을 멜츠가 최선과 밀츠의 팔을 끌어안았다.


괴물이든 뭐든, 현자를 사냥하는 괴물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나야 했다.


'그놈을 만나면 현자에 대해 알 게 될 수도 있겠지.'


심호흡을 하고 노파의 앞에 같이 주저앉았다. 노파는 몸을 떨면서도 시선은 최선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런 노파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주 조그마한 것도 상관없습니다. 아시는 정보를 말씀해주세요."


"자, 자네는.. 대체.."


"어르신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아.."



노파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가 그동안 무슨 일을 당했고, 있었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오직 네이처란 괴물에 대한 정보뿐. 그거 하나면 충분했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잘근하고 깨문 노파는 말을 더듬으며 괴물에 대한 정보를 말해주었다.


첫째, 어둠 속에 몸을 숨길 수 있다.


이때는 어떠한 공격도 먹히지 않고, 오히려 마력이 담긴 공격은 그대로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든다고 한다.


둘째, 모습이 다양하다.


첫 번째 모습은 온몸이 어둡고, 눈만 빨갛게 보이는 형상.

두 번째는 커다란 뱀의 모습, 세 번째는 자신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셋째, 공격이 어디서든 날아온다. 그림자 같은 어둠이 있다면 그곳에서 튀어나와 공격을 한다고 한다.


넷째, 공격이 불가능하다. 어둠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내도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고 한다.


분명 공격을 맞기는 맞았는데, 대미지가 없었다고 한다.


다섯째, 인간의 언어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들었을 때는 도저히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지만, 인간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여섯째, 현자에 대한 악의가 끔찍할 정도라고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현자에 대한 악의로 똘똘 뭉쳐있다고 한다.


일곱째, 괴물을 만난 건 300년 전 일이라고 한다.

여덟째, 노파의 나이는 548세로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도 네이처에게 마력을 모두 빼앗겼다고 한다.


그래서 외형이 점점 늙고, 병들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5, 5층으로.. 가, 갈 건가..?"


"가야죠. 그러려고 물어본 거니까요."


"그건.. 상식 외의 존재야.. 절대 이길 수 없어.."



노파는 발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300년이 지났음에도 그 공포가 아직도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건 가봐야 알겠죠. 안 그래?"


"그렇다. 직접 가보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혼자 목숨을 끊는 게 낫지."


"아니.. 그렇게까지 하지는 말고.."



밀츠는 가끔가다 훅하고 나가는 게 문제였다. 떨떠름한 표정의 최선에게 노인이 뜻밖의 말을 했다.



"그, 그럼.. 나도.. 나도 데려가 주게.."


"네? 어르신.. 아니, 당신을요?"


"파벌.. 파벌을 만들려면.. 30만 엘드가 필요해.."



'관리자 이 새끼들은 등을 아주 다채롭게 처먹는 재주가 있네.'


어떻게 해서든 뽕을 뽑아먹겠다는 심보가 아주 불쾌했다.



"그럼 30만 엘드를 대신 내주시게요?"


"나는.. 대장.."



노인이 눈을 질끈 감았다.


'대장! 이거 진짜 맛있습니다!'


'덕남..'


눈물을 머금은 그의 눈에 아까보다 더한 이채가 스쳤다. 눈에는 생기가 생겼고, 희망이 깃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한 번 치며 말했다.



"'금휘장'의 대장.. '곽산(郭山) 덩수'다."



노인, 덩수의 말을 들은 밀츠의 눈이 커졌다.



"곽산..? '전상궁(全上穹)'?"


"그게 뭐야?"


"기억하는 이가.."



미간을 찌푸린 밀츠는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전상궁은 12층에 있는 궁의 이름이다."


"궁?"


"12층 중 1/11에 해당하는 땅을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하긴, 가문도 있는데 궁이 없을 리가 있나.'


밀츠가 그런 걸 어떻게 아는지 궁금했지만, 이상한 데에서 워낙 박식한 스타일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럼 덩수 님, 당신은 궁을 지키던 무사였던 겁니까?"


"나는.. 6층도 가지 못한.. 폐기물에 불과해.."


"그럼 어떻게 12층에 있는 궁에 있던 거죠?"



최선의 의문에 덩수 대신 밀츠가 대답해주었다.



"나 또한 314층에서 나고 자랐다. 멜츠도 마찬가지지. 일정 나이가 되면 가문의 어른들께서 아이들을 1층까지 데려다 주신다."


"아 그런 거야?"


"별호도 받을 정도면, 실력이 출중했다는 건데.."



밀츠가 말 끝을 흐리자 이번에는 덩수가 말을 이었다.



"곽산의 별호는.. 내 명성이 아닌.. 아버지의 별호.."


"그분은 이미 안 계시다는 얘기군요."


"....."



굳이 사적인 일까지 파해 칠 생각은 없었다. 목적은 오직 5층으로 가는 것뿐이니까.



"그렇다면 파벌에 들어가게 해 주시죠."


"나는.. 네이처를 만나러.. 만나러.."


"저도 같습니다."


"그래.."



덩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덩수'에게서 '금휘장' 가입 초대가 왔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약간의 고민과 함께 일단은 수락을 하기로 했다.



"수락."



흰색 빛의 반짝임과 함께 곧바로 파벌에 가입되었다.


['금휘장'에 가입하였습니다!]

[당신의 직위는 '친우'입니다.]


'.. 직위가 친우라니. 보는 사람 울컥하게스리..'


덩수의 옛 얘기를 들은 직후라 친우라는 말에 괜히 기분이 싱숭생숭해졌다.


['메인 퀘스트', '파벌'을 성공하였습니다!]

['5F 권한'을 획득하였습니다!]

['50,000Eld'를 획득하였습니다!]


최선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여기서 더 할 게 있나?"


"지체하지 말고 바로 가지."



밀츠는 단호하게 말했지만,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최선은 그런 밀츠의 어깨를 살포시 붙잡았다.


밀츠는 뚱한 표정으로 일갈했다.



"할 말이 있나?"


"이건 나와 영감하고의 일이야. 너하고 멜츠랑은 아무 상관없어."



밀츠의 미간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



"무슨 뜻이지?"


"쓸데없는 동정심으로 목숨 걸지 말라는 소리야."


"난 목숨을 건다고 한 적 없다."



단호하게 말하면서 최선의 손을 탁하고 쳐냈다.



"목숨은 절대 걸지 않아. 내가 목표로 하는 곳까지는 한참 남았으니까."


"그런 말을 할 거면 표정이라도 풀고 말해줄래?"


"이럴 시간이 없다는 거, 알고 있을 텐데."



최선은 작게 한숨을 쉬고, 눈을 반쯤 뜨며 밀츠에게 딱 잘라 말했다.



"너희는 싸움에 절대로 끼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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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2부 47화) Episode19. 사냥꾼(9) [完] 23.04.12 70 5 11쪽
103 2부 46화) Episode19. 사냥꾼(8) 23.04.12 68 5 12쪽
102 2부 45화) Episode19. 사냥꾼(7) 23.04.11 72 5 12쪽
101 2부 44화) Episode19. 사냥꾼(6) 23.04.10 72 6 12쪽
100 2부 43화) Episode19. 사냥꾼(5) 23.04.09 95 6 11쪽
99 2부 42화) Episode19. 사냥꾼(4) 23.04.08 74 6 11쪽
» 2부 41화) Episode19. 사냥꾼(3) 23.04.07 82 6 12쪽
97 2부 40화) Episode19. 사냥꾼(2) 23.04.06 80 6 12쪽
96 2부 39화) Episode19. 사냥꾼(1) 23.04.05 75 6 12쪽
95 2부 38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7) [完] 23.04.04 76 6 12쪽
94 2부 37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6) 23.04.03 75 6 11쪽
93 2부 36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5) 23.04.02 64 6 11쪽
92 2부 35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4) 23.04.01 68 6 12쪽
91 2부 34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3) 23.03.31 69 6 11쪽
90 2부 33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2) 23.03.30 70 6 12쪽
89 2부 32화) Episode18. 숨겨진 장소(1) 23.03.30 72 6 12쪽
88 2부 31화) Episode17. 거울(7) [完] 23.03.29 74 6 11쪽
87 2부 30화) Episode17. 거울(6) 23.03.28 68 6 13쪽
86 2부 29화) Episode17. 거울(5) 23.03.27 70 6 12쪽
85 2부 28화) Episode17. 거울(4) 23.03.26 68 6 12쪽
84 2부 27화) Episode17. 거울(3) 23.03.25 71 6 11쪽
83 2부 26화) Episode17. 거울(2) 23.03.24 73 6 12쪽
82 2부 25화) Episode17. 거울(1) 23.03.23 76 5 11쪽
81 2부 24화) Episode16. 난투전(7) [完] 23.03.22 73 6 13쪽
80 2부 23화) Episode16. 난투전(6) 23.03.22 72 6 12쪽
79 2부 22화) Episode16. 난투전(5) 23.03.21 70 6 12쪽
78 2부 21화) Episode16. 난투전(4) 23.03.20 82 6 11쪽
77 2부 20화) Episode16. 난투전(3) 23.03.19 74 6 12쪽
76 2부 19화) Episode16. 난투전(2) 23.03.18 78 6 11쪽
75 2부 18화) Episode16. 난투전(1) 23.03.17 7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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