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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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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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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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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358

작성
20.1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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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23. 팀 결성(2)

DUMMY

처음에는 별 말이 없이 나를 따라오던 아이들이 갑자기 내가 들어가려던 가게 앞에 멈춰서니 곧바로 표정이 돌처럼 굳어버리는걸 난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다.


대충 그 반응만 보아도 내가 가려는 음식점을 싫어하는 기색이라는 것은 느껴졌지만 확실히 못을 박아버린 것은 맹연의 말이었다.


“아저씨. 일단 따라오긴 했는데 여기는 조금 아닌거 같아요.”


그렇게 냉담한 표정으로 말하지 말라고.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 거 같잖아. 한끼 식사로 국밥은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닌가? 가성비도 좋고 말이지.


그래도 생각해보면 나도 어릴 땐 그렇게 국밥을 좋아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하물며 여자아이들도 있으니까 내가 조금 잘못 선정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좋아. 그러면 거기로 가자.”


애들이 더욱 실망하기 전에 나는 급하게 장소를 선회했다. 공항 안에 있는 식당에서 괜찮을 만한 곳은 이미 몇 군데 집어뒀다.


내가 새롭게 선정한 곳으로 발길을 옮기자 이번에는 애들이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맹화 같은 경우는 배가 고픈건지 기대감에 찬 표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롭게 애들을 데리고 온 이 가게는 최근에 공항에 입점해서 반응이 아주 좋은 식당으로, 음식들의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이지만 전체적인 음식들의 평이 좋았고 사진상 가게의 분위기도 좋아보였기 때문에 점 찍어둔 곳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이 가게는 마치 푸드 코트처럼 여러 식당이 모여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많은 요리사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먹고 싶어하는 다양한 요리를 최대한 맛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살 테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편하게 먹어.”


가격들이 조금 나가는 편이긴 했지만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의 월급은 내가 곧바로 알바를 그만두고 취직을 생각하게 했을 정도로 쎈 편이었다. 이런 음식점 한끼 식사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종업원이 익살 좋은 눈웃음을 지으면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었고 애들은 메뉴판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거랑, 이거 주세요.”


“저는 이걸로 할게요!”


“저는 이걸로...”


아이들이 지나가는 종업원을 붙잡고 여러 음식들을 시키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게 꽤 여러번인거 같은데 얼마나 시키는거야?


“저는 게살볶음밥이랑 치킨샐러드 하나 주세요.”


애들의 주문이 끝난 뒤에 곧바로 나의 주문까지 끝나자 종업원은 열심히 주문표에 주문을 기록한 뒤에 주방으로 걸어갔다.


“원래 너희들은 학교를 다니고 있었니?”


평소의 나였다면 아마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 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핸드폰만 주구장창 보고 있었겠지만 처음 보는 팀원들이다. 어느 정도 소통을 해두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랑 연이는 원래는 중학교를 다녔었는데요. 지금은 상층부쪽에서 비상시라면서 학교와 이미 협정을 했는지 학교를 쉬고 있어요. 출석으로는 인정이 되는 모양이라 상관없는거 같아요.”


“나이는?”


“저랑 연이 모두 중학교 3학년이에요.”


딱 보이는 대로의 나이였구나. 나도 아직은 젊은 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중학생들을 앞에 두고 있으니 굉장히 늙은 거 같다.


“아저씨. 아저씨는 무슨 능력이예요?”


맹연이 나와 맹화의 대화에 끼어들어서 나에게 질문해왔다. 조금 갑작스러운 질문이었기에 맹화는 괜찮을까 나의 표정을 살피는 듯 했지만 나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어차피 한 팀을 결성한 이상 모두가 능력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미리 생각해두고 있었으니 리더인 내가 먼저 능력을 밝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신체 가속계 능력자야. 남들보다 꽤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


“우와. 가속계 능력자는 몇 번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처음이예요!”


맹화는 내 능력을 듣고서 호기심에 눈을 반짝였다. 막상 보면 그냥 쌩 움직이는 것 밖에 못볼건데. 그나마 내가 안고 움직이는 건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속도라서 즐거울 수도 있으려나?


“흐음. 가속계 능력자면 어느 정도 싸움도 괜찮게 하시겠네요.”


맹화가 확실하게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맹연은 미적지근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반응이었다. 쓸모없는 능력이라고 까이지 않은게 다행이겠지.


“그러면 너희 남매는 무슨 능력이니?”


이번에 질문을 한 것은 내가 아니었다. 물을 마시면서 잠깐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야카가 질문한 것이다. 맹연에게 직접 말이다.


대답은 곧바로 이어지지 않았다. 맹연의 입은 잠깐동안 굳게 닫힌 채였고 보다 못한 맹화가 대신 입을 열려던 와중.


“아까 처음 공항에서 봤을 때부터 생각했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보이는 태도치고 너무 불성실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니?”


아야카의 표정은 그렇게 화가 난 느낌은 아니었지만 목소리는 엄숙했고 진지한 분위기였다. 장난으로 한 이야기는 아니란 소리였다.


팀 결성한지 하루만에 싸워서 흔들거리는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기에 일단 중재에 들어가려던 순간이었다.


“죄송해요. 혹시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언니, 아저씨.”


맹연의 표정과 태도로 보았을 때 마지 못해서 한 느낌의 사과는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한 잘못을 자각하고 그에 대한 사과를 구하는 것이었다.


“아....음. 그래. 그러면 다행이야.”


설마 이렇게 곧바로 사과를 해 올 것이라는 것은 생각을 안했는지 아야카는 굉장히 뻘쭘해하면서 대화의 맥이 끊겨버렸다.


“아! 저희 능력에 대해서 설명 드릴게요!”


잠깐 동안 우리들 사이에 이어지던 정적을 끊은 것은 맹화였다. 아까도 말을 똑부러지게 잘했던 것 같았는데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도 충실히 해주는 맹화였다.


“우선 말씀드릴게 있어요. 저랑 연이는 상당히 특이한 각성자예요.”


특이하다고 말해도 어차피 나는 각성자들은 대부분 특이하다고 생각해서 와닿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알아오신 능력들하고는 엄연히 다른 경우일테니까 제대로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내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맹화는 다시 한번 그 부분을 강조했다.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그렇지 않는 것도 신경쓰여서 나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서 듣기로 했다.


“저랑 연이는 쌍둥이라는 특성이 겹쳐서인지는 몰라도 각성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어요. 저와 연이는 붙어있어야만 제대로 능력이 발휘가 되요.”


오. 맹화의 설명을 듣고 보니 확실히 처음 듣는 경우이긴 했다. 이런 설명을 들으니 세계에 다른 쌍둥이 각성자도 이런 식의 능력조건일까 궁금해졌지만 당장 알아볼 수는 없는 노릇이엇다.


“그러면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그냥 일반인이란 소리니?”


아야카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곧바로 맹화에게 질문을 했다.


“거리가 완전히 멀어지지 않는 이상 일반인까지는 아닌데.....멀어진다면 그렇다고 봐야 해요.”


“그렇구나.”


맹화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 팀은 행동을 할 때 굉장히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아직 맹화와 맹연이 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슨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능력을 상실하고 각성자가 아니게 되어버린다면 사실상 전력외가 되어버린다고 봐도 무방할테니.


“그리고 궁금해하실 저와 연이의 능력은 간단해요. 중국 공안 특수 사령부측에서는 전략안이라고 이름 붙여준 능력이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저와 연이는 붙어있을 경우 뇌의 능률이 엄청나게 좋아져요.”


“아하.”


나는 맹화의 설명을 듣고서 곧바로 맹화와 맹연이 어떤 식의 활동을 해왔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특별 작전 참모라는 직책도 맹화와 맹연 자매가 지닌 능력이 있었기에 꿰찰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관계로 저랑 연이는 주로 뒤쪽에서 서포트하는 형식을 많이 취할 것 같아요. 미리 죄송해요 재현이 형, 아야카 누나.”


맹화는 나와 아야카를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전투를 주로 하는 능력이 아니라서 괜히 다른 팀원들에게 부담감을 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죄송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오히려 아주 엄청난 능력인걸.”


아야카가 한 말이 곧 내 생각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뇌의 능력이 올라가는 것. 언뜻 보았을 때는 그렇게 쓸모있는 능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전혀 오산이었다.


우리 4명은 엄연히 팀으로 뭉치게 된 관계. 만약 내가 어딘가로 잠입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할 때도 단순히 무식하게 들어가는 것과 면밀하게 짜여진 전략에 따라서 행동하면 안정성이 극명하게 달라지게 될테니까.


“맞아. 그리고 우리만 행동하는게 아니라 수많은 다른 팀들이 있는거니까.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


우리팀만으로 저 조직을 괴멸시키라는 말도 안되는 임무였다면 당연히 한명 한명의 전투 인력이 아쉬웠겠지만, 어차피 한중일 동맹으로 가는 팀들의 수는 많았다. 당장 나 이외에도 서울 지부에는 각성자가 10명 정도 있었다고 했으니 단순하게 각성자들로만 이루어질 팀의 수를 보아도 10팀 이상.


그 사이에 새로운 각성자들을 영입했을 수도 있으니 더 많을 수도 있었다. 너무 우리가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주문하신 음식들 나왔습니다~”


-우와.


아야카의 능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까 했지만 음식이 나왔단다. 자고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으니 밥은 먹어야지.


그런데 한두개가 아니라 계속 해서 나오는 음식들의 행렬. 아까 주문하는 모습을 보고 설마 했지만 너희들 이 정도로 많이 시켰니?


그레미 소스가 뿌려져 있는 살이 연해보이는 스테이크와 바삭해보이는 튀김들, 파스타, 짜장면, 스튜 등등.


내가 시킨 게살볶음밥과 치킨샐러드까지 포함해서 책상에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음식들이 나왔다.


“애들아.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이거 다 먹을 수 있어?”


“음식 고르는데 아야카 누나가 자기가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여러개 먹어보는게 어떠냐고 하더라구요.”


아야카가? 나는 내 옆에 앉아있는 아야카를 돌아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게 부담스러운지 아야카는 헛기침을 했다.


저 마른 체구에 저렇게 많은 음식들이 들어갈 공간이 있다고? 혹시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강해지는 류의 각성자는 아닐까.


“일단은 먹자.”


이미 나와버린 음식들. 환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버리기에는 아깝다. 먹을 수 있어서 시켰다고 하니 딱히 뭐라할 수도 없고 그저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된거겠지.


맹화 맹연 남매는 내가 생각하던 평범한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놀라운 점이라면 아야카였는데 무지막지하게 빨리 먹는다거나 딱히 게걸스럽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먹는 모습은 나나 맹화 맹연 남매랑 별 다를 바가 없었지만 먹는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수많은 음식들을 계속 삼켜가고 있다는 것이 대단했다.


음식이 워낙 여러개이다보니 내가 시킨 게살볶음밥과 치킨샐러드 이외에 여러 음식들도 골고루 먹다보니 어느새 금방 배가 불러왔다. 맹화 맹연 남매도 그것은 마찬가지인지 나중에는 내가 따로 시킨 음료수를 마시면서 아야카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들 더 안먹어도 되요?”


우리가 더 먹지 않고 자기 혼자만 먹고 있는 것이 신경쓰였는지 아야카가 그렇게 물어왔다.


“나는 이미 배불러서 괜찮아. 맹화랑 맹연도 충분히 먹은 것 같고.”


내 말에 맹화랑 맹연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맹연까지 맹화에 동조하여 확실한 몸짓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만큼은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식사 시간이 끝나고 애들을 먼저 바깥으로 보내고서 나는 계산대 앞에 섰다. 음식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많이 나올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어서 나는 굳이 금액은 말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뒤에 곧바로 카드를 내밀었다.


결제가 완료됨과 함께 나는 단말기에 서명을 하고 카드를 받았다. 핸드폰으로 카드결제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도착하여 나는 메시지를 통해 금액을 확인했다.


“내가 받던 알바비의 반이라니...이 직장 안다녔으면 큰일날뻔 했잖아.”


나는 알바를 할 적의 나였다면 눈물을 흘렸을 금액을 머릿속에 새기며 애들을 데리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작가의말

우리 주인공은 국밥충이었습니.../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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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수난시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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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4. 천의 얼굴(2) +1 20.11.12 390 7 12쪽
34 033. 천의 얼굴 +1 20.11.11 415 6 12쪽
33 032. 실력 좀 발휘해보실까! +1 20.11.10 459 8 13쪽
32 031. 괴한 +1 20.11.09 452 10 12쪽
31 030. 재방문 +1 20.11.08 460 8 12쪽
30 029. 이정표 +1 20.11.07 475 9 12쪽
29 028. 살인사건 발생 +1 20.11.06 543 9 12쪽
28 027. 탐문 조사 +1 20.11.05 569 8 12쪽
27 026. 러시아 입성 +1 20.11.04 610 10 13쪽
26 025. 팀 결성(4) +1 20.11.03 646 9 13쪽
25 024. 팀 결성(3) +1 20.11.02 651 9 12쪽
» 023. 팀 결성(2) +4 20.11.01 690 10 13쪽
23 022. 팀 결성 +3 20.10.31 748 10 12쪽
22 021. 회의 시작 +1 20.10.30 771 12 13쪽
21 020. 경험 쌓기 +2 20.10.29 810 10 13쪽
20 019. 수면위로 떠오르는 각성자들 +1 20.10.28 827 9 12쪽
19 018. 잠깐의 휴식 +1 20.10.27 844 10 12쪽
18 017. 그녀의 과거 +1 20.10.27 904 11 12쪽
17 016. 왠지 모를 친근함 +1 20.10.26 954 11 12쪽
16 015. 봉변 +1 20.10.26 1,021 14 12쪽
15 014. 의문의 실력자 +1 20.10.25 1,103 14 12쪽
14 013. 테러 집단 +1 20.10.24 1,173 14 12쪽
13 012. 넌 아니야 +1 20.10.23 1,302 14 12쪽
12 011. 진짜가 나타났다 +1 20.10.22 1,541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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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6. 다가오는 검은 손길 +6 20.10.17 2,559 24 13쪽
6 005. 가던 길 가라 +6 20.10.16 2,773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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