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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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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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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36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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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작성
20.10.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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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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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4. 의문의 실력자

DUMMY

“진짜 각성자 아닌거 맞아요?”


나는 숨을 헉헉대면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강민정에게 말했다. 강민정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강력계에 있으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어봤거든요. 그 전에는 태권도 국가대표 자리도 꿰찼었고.”


“헐....”


태권도 국가대표는 처음 듣는 소리인데. 어쩐지 강민정의 강함의 이유를 어느정도 알게 된 느낌이었다.


콰광! 쾅!


박성태가 맡기로 한 뒤편에서 무수한 폭발음이 들렸다. 나는 서둘러서 강민정을 등에 업고서 소리가 난 방향으로 내달렸다.


“젠장! 이게 어떻게 된거야!”


“분명 수류탄이랑 다 갈겼잖아! 왜 안죽는건데!”


테러 집단은 무기까지 밀수입해 온 것인지 기관단총이나 수류탄과 같은 화기들도 여럿 장비하고 있었다.


각성자만으로 이루어진 집단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래도 역시 화기들의 위력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압도적인 능력을 지닌 각성자가 아니고서야 여러 화기들로 무장한 군대가 진압에 나서면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으니, 각성자라고 해서 판타지나 무협에 나오는 것처럼 단신으로 도시와 나라를 위협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


“저건....도대체.....”


그러나,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능력은 압도적인 강함을 뽐내는 각성자들의 능력과는 조금 달랐다. 조금 기괴하다고 해야할까?


도로의 아스팔트와 건물이 부숴진 충격으로 인해 피어오른 연기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 있는 박성태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성태는 오른팔과 왼쪽다리 그리고 얼굴의 피부조차 일부분 뜯겨나간, 차마 눈으로 보기에는 잔혹한 모습이었다.


놀라운 부분은 그 다음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움직일 수도 없고 죽어가는 그 상황에서 굉장히 다양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엄청난 고통을 호소한다던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다가오는 죽음을 거부한다던지, 고통을 최대한 참으며 얌전히 죽음을 맞이한다던지 말이다.


박성태는 3가지중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바닥에 쓰러져 있을 뿐이었다.


잠시 뒤에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이미 뜯겨나간줄 알았던 박성태의 신체들이 다시 재생되기 시작했다.


“박성태씨는 신체 재생의 능력자였나보군요. 그것도 상당히 갈고닦아진 것 같아요.”


강민정은 박성태가 무슨 능력의 각성자인지 곧바로 알아보는 눈치였다. 어라? 잠깐만.


“강민정씨. 혹시 각성자가 능력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다는거 이미 알고 있었어요?”


“.....? 네. 재현씨도 이미 알고 있는거 아니었어요?”


“몰랐는데요.”


이거 완전 나만 바보였던건가.


하긴, 조금만 생각해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생각인데 안해본 내가 이상하지.


“뭐, 그래도 지금은 알고 계신 것 같으니 다행이죠. 능력은 연마할수록 계속 강해져요. 단지 그 능력에 익숙해진다는 범주를 넘어서 조금 더 발전시키는거죠.”


“그러면 원래 신체 재생 능력 각성자는 저 정도가 아니라는건가요?”


“당연하죠. 신체 부위가 저렇게 날아갔는데 단시간에 재생하는 각성자는 제가 아는 거랑 보고받았던 사례에선 전무해요. 저 정도일줄은....”


강민정은 박성태를 보고서 연신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었고, 그 심정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저건 그야말로 영화에서만 보일 것 같은 광경이잖아. 비위에는 별로 좋지 않지만.


“다 끝났나요, 테러범님들?”


박성태는 모든 신체 부위의 상처를 회복하고서 자신에게 총과 수류탄을 던져댔던 테러범들을 향해 웃음지었다.


저게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그저 밝은 웃음이었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꽤나 소름이 돋는 광경이었다.


“더 쏴버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박성태를 향한 총탄 세례가 이어졌고, 시끄러운 폭음 소리가 귀를 강타했다.


지근거리로 접근한 탓에 나와 강민정도 총의 사정거리 내에 있게 되어서, 난 강민정의 손을 잡아끌고 구조물의 뒤로 잠깐 동안 피신했다.


“이제 맞아주는 건 좀 질렸으니까, 제가 가도 되겠죠?”


박성태는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 준비 자세를 한 뒤에 곧바로 테러 집단의 졸개들에게로 달려들었다.


일부의 총알은 그대로 그의 늑골과 다리에 명중했으나, 그는 한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촤아악!


“으아아악!”


“내 팔이!!”


박성태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가방에서 칼을 하나 꺼내들었다. 조금 작게 생겼지만 손잡이 부분에 너클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 트렌치 나이프의 일종인 듯 했다.


그는 자신에게로 향해지는 모든 공격을 기꺼이 받아내며 앞에 서 있는 모든 테러범들의 신체를 베어갈랐다.


뿜어져나온 핏물이 그의 얼굴과 옷들을 적시고, 공격할 인원수가 줄어들자 만신창이가 되었던 그의 신체가 다시 수복을 시작한다.


“저건 그야말로 난전의 제왕일지도 모르겠네요.”


“이길 수나 있는거에요?”


“재생 능력자의 치명적인 약점은 2가지가 있죠. 재생이 불가능하도록 수를 써두거나, 재생력을 뛰어넘는 데미지를 입히거나.”


“평범한 재생 능력을 지닌 각성자였다면 후자도 잘 먹혔겠지만, 박성태씨에게는 그게 힘들겠네요.”


강민정은 내 말을 듣고는 그것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마지막이군요.”


내가 강민정과 잠깐 이야기를 하는 사이, 어느새 박성태는 마지막 테러범 졸개를 붙잡아서 그대로 다리를 그어버렸다.


“다 죽이지는 않았네요.”


박성태는 대부분 움직일 수 없도록 칼로 치명상을 만들어두긴 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 실제로 나와 강민정이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하들을 처리하자 곧바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임시 본부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면 이제 거기 뚱보씨가 저를 상대하실 건가요?”


“뭐...? 뚱보?!”


박성태가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테러 집단의 보스를 도발했다. 저런 도발에 넘어갈까 싶었으나 꽤나 반응이 있는걸로 봐서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그러나.


“형님. 굳이 형님까지 나서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상대할테니까요.”


발끈한 보스가 직접 나서려던 찰나에, 옆에 있던 오른팔로 보이는 남자가 보스를 제지했다.


“잘 처리해라.”


“그럼요. 저런 지렁이 같은 능력을 쓰는 각성자 정도야 제 선에서 정리할 수 있죠.”


“제가 당신을 길가에 기어다니는 지렁이처럼 만들어드릴 수는 있는데요.”


박성태는 결코 한마디도 밀리지 않았다. 표정과 상반대는 살벌한 말투는 정말로 누가 보면 공포 영화의 악역같은 이미지였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볼....?!”


박성태가 여유롭게 말을 함과 동시에 공격에 들어가려던 순간이었다. 어느 순간 박성태의 앞까지 다가온 테러 집단의 오른팔이 박성태의 복부에 그대로 주먹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마치 화약이 터진 것 같은 소리가 귓가를 때리며 그대로 박성태를 밀어냈다.


“쿨럭! 크하악...”


조금 뒤로 밀려난 박성태는 이번 전투에서 처음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입에서 피를 토하고야 말았다.


“어차피 그 잘난 재생 능력이라 해봐야 기본적으로 외부 신체를 재생하는 것. 장기쪽을 복구하는 건 가능은 하더라도 쉽지 않을거다.”


“이 자식....”


제대로 방심했다는 표정과 함께 억울함을 드러내는 박성태.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하는 것으로 보아 저 꺽다리 오른팔이 하는 말은 사실인 듯 했다.


“멈춰라! 이 이상 날뛰지 않고 투항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테러 집단 부하들의 신변 구속을 마친 뒤에 동료들이 달려와 주변을 에워쌌다.


언제든지 발포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한명이 공포탄을 쏘고서,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오른팔과 보스에게 들이댔다.


귓가에 들려오는 겹치는 사이렌 소리는 구급차와 경찰 인력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잔챙이들이 입만 살았군!”


테러 집단의 보스가 기함과 함께 땅으로 주먹을 내리꽃았다.


그러자, 그가 내리친 부분부터 전방에 있는 땅들이 갈라지며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중심을 잡기조차 버거운 상황속에서 모두는 땅의 균열속으로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애썼다.


‘이대로 놓치는건가...’


꺽다리의 오른팔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박성태를 흔들리고 있는 땅쪽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뒤에 보스 녀석과 자리를 뜨려고 했다.


어떻게든 붙잡고 싶었지만, 내가 달려들어봐야 그대로 털릴 것이 분명했고 당장 사람들을 구하는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녀석들을 포기하고 사람들을 구하기 시작한 그때, 왠지 모르게 선명하게 들리는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이거, 요새는 각성자들이 테러같은 것도 하나?”


소리와 함께 등장한 남자는 정말 엄청난 포스를 풍겨댔다.


도저히 동양인처럼 보이지 않는 다부진 체격에 말끔하게 빼 입은 와인색의 정장 차림, 금발 머리에 반듯한 앞머리와 오똑하게 선 콧날의 미형의 얼굴.


몸 전체에서 ‘나는 잘나고 귀한 사람이에요’라는 이미지가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넌 또 뭐야. 죽고 싶은거냐!”


꺽다리 오른팔이 갑자기 나타난 잘생긴 남자를 보자마자 광분을 하면서 달려든다. 본인과는 다르게 엄청 잘생긴 남자가 나타나서 짜증이 났나?


“어이쿠. 위험하잖습니까.”


잘생긴 남자는 그 거대한 체구에서 나오는 거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요리조리 꺽다리의 움직임을 피했다.


그리고 빈틈을 발견했는지 그 긴 다리를 길게 쭉 뻗은 가벼운 발차기 한방으로, 그대로 꺽다리를 바닥으로 눕혀버렸다.


“저 녀석이 저 정도로 약했다고?”


꺽다리 오른팔은 아무리 박성태가 방심했다고는 하나, 그를 한방에 전투불능으로 만들었을 정도의 강자. 그런 자를 고작 한방으로 뻗게 했다는 것이 뭔가 의미심장했다.


“내 몸이....내 몸이 왜 이러는거야!”


갑자기 꺽다리가 머리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뭔가 잘못된 게 있는건가?


“No Problem.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그저 난동을 일으킨 자는 벌을 받을 뿐이죠.”


잘생긴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러자, 꺽다리가 이리저리 몸을 굴리며 더욱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그만! 그만해애애액!”


“무슨 일이냐! 크허억!”


오른팔이 말도 안되는 상태를 보이자 보스도 남자에게 눈을 부라리며 가까이 다가갔지만, 그 걸음은 제자리에서 멈추고 이내 그 육중한 체구를 주저앉게 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그것은 진정한 사회악이며 멸절해야 하는 것이다.”


남자는 다시 한번 손을 튕겼다. 그러자, 이제는 오른팔과 보스 모두 마치 헛것이라도 보고 있는 마냥 혀를 내밀고 미친 사람처럼 웃기만 한다.


침까지 질질 흘려대는 것이 당연히 장난은 아닌 듯 했고, 저 남자도 각성자인가?


그렇게 오른팔과 보스는 한동안 그렇게 웃어대더니 완전히 풀린 눈을 한 상태로, 그대로 제자리에 쓰러졌다.


“어, 어서 체포해!”


두 사람이 무력화 된 것을 확인하자 곧바로 임시 본부 사람들이 우다다 달려들어서 두 사람의 신변을 구속했다. 그리고 남자는 곧바로 가던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꺽다리는 비교적 수월하게 특수 수갑을 채우고 곧바로 차에 태웠지만, 보스는 워낙에 몸이 육중해서 일반 차량으로는 안되겠는지, 승합 차량까지 낑낑대면서 끌고 가는 모습이 자못 웃겼다.


“면목 없습니다. 제대로 당했군요.”


박성태는 이제 내부 장기의 상처가 어느정도 회복되었는지, 배를 움켜쥐면서 나와 강민정에게 다가왔다.


“면목이 없긴요. 저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요.”


각성자이면서 당할까봐 지레 겁을 먹고 덤비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 마음속에 조금 답답함이 생겨났다.


그때, 난 저 두 사람을 처리한 남자가 머릿속에 생각났다.


“잠시만요!”


속도 하나는 자신이 있던 나는, 남자가 향한 방향으로 미칠 듯이 뛰어갔다. 어느 정도 가다보니 난 다행히도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음? 무슨 일이시죠?”


다행히 남자는 무시하지 않고 내 부름을 듣고서 멈춰 서 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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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수난시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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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4. 천의 얼굴(2) +1 20.11.12 390 7 12쪽
34 033. 천의 얼굴 +1 20.11.11 415 6 12쪽
33 032. 실력 좀 발휘해보실까! +1 20.11.10 458 8 13쪽
32 031. 괴한 +1 20.11.09 452 10 12쪽
31 030. 재방문 +1 20.11.08 460 8 12쪽
30 029. 이정표 +1 20.11.07 475 9 12쪽
29 028. 살인사건 발생 +1 20.11.06 543 9 12쪽
28 027. 탐문 조사 +1 20.11.05 569 8 12쪽
27 026. 러시아 입성 +1 20.11.04 610 10 13쪽
26 025. 팀 결성(4) +1 20.11.03 646 9 13쪽
25 024. 팀 결성(3) +1 20.11.02 651 9 12쪽
24 023. 팀 결성(2) +4 20.11.01 689 10 13쪽
23 022. 팀 결성 +3 20.10.31 748 10 12쪽
22 021. 회의 시작 +1 20.10.30 771 12 13쪽
21 020. 경험 쌓기 +2 20.10.29 810 10 13쪽
20 019. 수면위로 떠오르는 각성자들 +1 20.10.28 827 9 12쪽
19 018. 잠깐의 휴식 +1 20.10.27 84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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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6. 왠지 모를 친근함 +1 20.10.26 954 11 12쪽
16 015. 봉변 +1 20.10.26 1,021 14 12쪽
» 014. 의문의 실력자 +1 20.10.25 1,103 14 12쪽
14 013. 테러 집단 +1 20.10.24 1,173 14 12쪽
13 012. 넌 아니야 +1 20.10.23 1,302 14 12쪽
12 011. 진짜가 나타났다 +1 20.10.22 1,541 15 12쪽
11 010. 간파당한 진실 +1 20.10.21 1,680 14 13쪽
10 009. 내 뒤에 누가 있는 줄 알아? +1 20.10.20 1,7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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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6. 다가오는 검은 손길 +6 20.10.17 2,559 24 13쪽
6 005. 가던 길 가라 +6 20.10.16 2,773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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