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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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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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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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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26. 러시아 입성

DUMMY

“여기가 러시아구나.”


우리가 처음으로 도착하게 된 곳은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워낙 영토가 넓어서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을 걸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유럽이라는 인식이 더 크게 박혀있는 곳이었다. 러시아 땅을 밟으니 강민정과 임시 본부의 사람들에게 주입식으로 영어를 주입받았던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왔지만 그것도 이제 와서는 좋은 경험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어는 간단한 회화 용어 몇개는 배웠지만 영어랑은 다르게 기초지식도 없었기 때문에 익히는게 불가능했다.


“다 모르는 사람들 뿐이네.”


나는 같이 비행기에서 내려 모이게 된 한중일 연합 작전 팀들을 둘러보았다. 내가 아는 얼굴은 한명도 없었다. 아쉽게도 다른 나라로 가게 된 모양이다.


한중일 연합 작전의 팀들은 전부 한 나라로 가는 것이 아닌 팀별로 나뉘어서 유럽의 각국에 파견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렇게 진행한 이유는 크게 3가지인데 첫째는 너무 뭉쳐서 행동해봤자 능률이 좋지 않아서이고, 두 번째는 조직의 발자취가 발견되는 국가가 너무 여러곳이었기 때문이며, 세 번째는 각성자들이 있는 팀은 필수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었다는 모양이다.


3가지 이유 다 나름 합당하다고 볼 수 있는 이유들이었는데, 3번째 이유 같은 경우는 언뜻 봐선 그냥 각성자들을 한곳에 배치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이 되지만 각성자가 있고 없고의 전력 차이는 명확하기 때문에 괜히 각성자들을 한곳에 몰아서 배치했다가 다른 팀들이 급습을 당하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했겠지.


“저는 몇 번 본 적 있던 아저씨들이 있어요.”


“저도 익숙한 얼굴들이 조금 있어요.”


나는 모르는 사람들뿐이었지만 맹화와 아야카 같은 경우는 일하면서 본 적 있던 사람들이 조금씩 같이 배치된 모양이었다.


-아아. 남재현씨. 들리십니까?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무전기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무전기를 꺼내서 버튼을 누르며 소리에 응답했다.


“네. 무슨 일이십니까?”


-남재현씨를 포함한 총원 4명은 독일에 파견된 평범한 팀들과는 다른 숙소를 잡아두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위치를 전송할테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숙소에 도착하면 임무에 대해서 다시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무전은 그야말로 자기 할 말만 한 다음에 툭 하고 끊어졌다. 어차피 다시 무전을 쳐봤자 숙소에 가면 알려주겠다는 대답만 돌아올 것 같아서 나는 별다른 미련을 가지지 않고 무전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일단 숙소에 가야 임무에 대해서 자세하게 들을 수 있을거 같아. 그러니까-”


무전을 끝내고 애들에게 설명을 하려고 앞을 돌아보는데 애들이 내 시야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어디로 간거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급하게 찾아보니 아야카가 맹화와 맹연의 옷덜미를 잡고 내쪽으로 끌고 오고 있는 중이었다.


“두 사람이 멋대로 기념품 가게들을 둘러보고 있길래 일단 데려왔어요.”


“어....잘했어.”


맹연이야 워낙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이라고 하지만 맹화는 나이가 어리다고는 해도 꽤나 의젓하고 믿음직한 모습만 보여줬던 터라 조금 의외였다. 아직 애는 애라는건가.


“너희도 알고는 있겠지만 우리는 놀러온게 아니잖아. 임무 끝나고 돌아갈 때는 내가 시간 잔뜩 줄테니까 그때 둘러봐.”


“네에.”


“네. 죄송해요 재현이 형.”


남매는 아쉬워하는 얼굴을 보이면서 나에게 사과했다. 사실 조금 정도 시간을 줘도 상관없을 거 같긴 하지만 그러면 너무 나도 그렇고 팀 전체의 상태가 헤이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일단 리더이고 가장 어른이니까 애들을 챙겨나가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숙소로 가자.”


우리가 이렇게 잠깐 떠들고 있던 사이 같이 비행기를 타고 왔던 한중일 연합 작전의 팀들은 이미 이동한건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외국에서 택시를 잡아보는건 처음이라 조금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야카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택시를 잡아주어서 이동은 별 차질 없이 할 수 있었다.


----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애들에게는 짐을 풀고 있으라고 한 뒤 나는 무전으로 다시 상층부와 통신을 시작했다.


-네. 우선 남재현씨의 팀은 숙소 주변 일대에서 최근 수상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이상한 사건같은건 있었는지를 탐문해주시기 바랍니다.


“탐문조사?”


언뜻 들어선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굳이 우리 각성자 팀에게 그런 걸 맡겨야 하나 싶을 정도로.


-탐문조사라고는 하지만 최근 그 주변일대에서 굉장히 흉흉한 소문들이 돌고 있습니다. 남재현씨나 미나모토씨 같은 경우는 몰라도 맹화,맹연씨와 같은 전투에 약한 각성자분들은 안전에 위협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흉흉하다라. 그러면 2인 1조로 나뉘어서 조사하는게 좋겠구만.


-그리고, 근방에 검거해야 할 조직과 연계되어 있거나 그 산하의 단체가 사용하는 거처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시 발견하신다면 저희에게 보고한 뒤 가능하다면 잡입하여 중요 정보를 빼내는 것도 염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외에 보고드릴 사항이 있다면 다시 무전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좀 더 말을 길게 해주기도 했고 추가로 궁금한게 있으면 무전을 줘도 된다는 대답까지 받았으니 안심이었다.


“뭐라고 해요? 재현이 형?”


“어. 내일부터 이 주변을 한번 탐색해보라네. 일단 오늘은 쉬어도 될거 같아.”


사실 오늘도 딱히 쉬라는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편하게 쉬게 해두는 편이 왠지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잠깐 바람 좀 쐬고 올테니까 너희들은 쉬고 있어. 아야카는 되도록 화랑 연이 못나가게 하고.”


아야카한테 말을 말을 해두고서 나는 숙소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는 조금 쌀쌀하여 나는 손에 들고 나왔던 외투를 걸쳐입으며 숙소 주위의 길목을 걷기 시작했다.


일단 내일 본격적인 조사를 나서기 전에 얼마나 위험한지 한번 테스트 해볼겸 나 혼자서 탐문조사에 들어갔다.


“그다지 특별한 점은 없어보이는데.”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서 질문했지만 대부분 사건은 있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고 대답하거나 사건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밤이라서 그런지 이미 술에 취해서 나와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는 경우들도 있어서 정상적으로 탐문조사를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근데 여기 위험한 거 맞나? 꽤나 흉흉한 동네라기에 나오자마자 싸움에 휘말리거나 소매치기를 마주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시간에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치안이 강화되어 원래는 문제를 일으키던 녀석들이 잠잠해진 거일수도 있겠지만.


그때, 내 귀에 커다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이거 놓으라고! 난 멀쩡하단 말이야!”


고함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달려가자 길거리 포장마차처럼 보이는 곳에서 한 남자가 여러 남자들에게 팔과 다리를 붙잡혀 있었고 그 앞에는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울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 있었다.


“난 저 년을 때린 적도 없고 스스로 넘어진거라고! 왜 내 말을 못 믿는거야!”


“알았으니까 일단 가자고요. 어딜 때릴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술 마시고 있는 여자를 때려.”


“젠장, 젠장!”


남자는 발버둥치면서도 여러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그대로 포장마차에서 끌려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보았다. 끌려나가는 남자를 보면서 아주 잠깐의 순간 동안 여자의 표정이 소름돋을 정도로 불길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말이다.


‘뭐지?’


그 미소를 짓는 순간은 아주 잠깐이었고 여자는 곧바로 다시 엉엉 울어대기 시작했다. 옆에서 여자를 위로해주던 사람들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포장마차의 주인은 그녀가 앉아있던 테이블에 음식을 하나 서비스로 가져다주는 등의 선행도 이어졌다.


나는 일단 서둘러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내가 방금 뭘 본건지는 몰라도 그다지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전말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도 그랬지만 여자의 그 비열한 웃음이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여자가 꾸민 함정일까? 내가 헛것을 본 것일까? 의문투성이였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보통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그 기분을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담배라도 한 대 태우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딱 좋을만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살면서 담배를 입에 대본 적이 없다.


아쉬운대로 나는 눈앞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물을 한병 사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조금은 냉정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붙잡혀간 남자쪽을 알아봐야 할까? 아니면 여자쪽을 살펴볼까?’


방금 상황이 단순한 트러블이 아니었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조직과 관련이 있는 일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 주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에는 좋을지도 모른다.


문제라면 나는 몸이 하나이기 때문에 살펴볼 수 있는 쪽은 한쪽뿐이라는 것. 지금이라도 애들에게 나와보라고 연락을 하기엔 둘다 놓쳐버릴 수도 있다. 괜히 위험해질수도 있고.


잠깐동안 고민을 하던 나는 고민 끝에 여자쪽의 동태를 한번 살펴보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나는 포장마차의 근처에 있는 한 전봇대에 기대어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척을 하며 곁눈질로 계속 포장마차를 응시하고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일행이라고 추정되는 사람들과 테이블에서 포장마차 사장이 서비스로 주었던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상 1시간 정도가 지났을 쯔음, 술자리가 끝난 듯 여자를 포함하여 테이블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해자로 몰렸던 여자가 뭐라 중얼중얼거리며 직접 계산을 하면서 일행들을 돌려보냈고 다른 여성 딱 한명하고만 어깨 동무를 하면서 어둑한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조금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들키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그 두 사람을 미행했다. 계산을 한 여자는 계산을 할 때까지만 해도 꽤 술에 취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멀쩡하게 걷고 있었다.


오히려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또다른 여성이 꽤나 취기가 도는 듯 그 여성이 제대로 부축해주지 않는다면 당장에라도 길바닥에 누워서 잠을 잘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뒤를 쫓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기류가 느껴졌다. 여자가 무언가 걸리는게 있는 듯 내가 있는 뒤를 급하게 돌아보았고 나는 들키지 않게끔 커다란 사물뒤에 숨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봐보니 이미 그 여자는 길목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후였다.


“평범한 여자가 사람 한명을 부축하는데 벌써 사라졌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해서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나는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여자가 어디로 갔는지 살펴보려고 하였다.


“어이 형씨. 이 시간에 이런 곳에 돌아다니면 큰일나.”


내 등뒤에서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덥썩 내 어깨를 잡았다. 나는 반사적으로 내 어깨를 잡은 그 손을 툭 쳐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꽤나 까무잡잡한 피부에 검은색 모자와 각종 금으로 도배된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는 남자가 껄렁거리는 자세로 서 있었다.


“그냥 길을 좀 걷고 있던 것 뿐입니다. 무슨 상관이죠?”


계속 이렇게 시간을 지체했다간 정말로 그 여자를 놓칠수도 있었다. 어서 가봐야겠다고 생각하여 나는 다시 몸을 앞으로 돌려서 걸어가려고 했다.


“이거 웃기는 형씨네. 지금 사람 말이 우스워? 엉?”


남자는 아까전에 내 어깨를 잡았던 것보다 훨씬 강하게 내 어깨를 세게 움켜쥐었다. 마치 내 어깨뼈를 완전히 아작내겠다는 작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장난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조금 강경책을 쓰기로 했다. 내가 평범하게 휘두르는 주먹보다 조금 더 빠른 속력을 싫어 그대로 남자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남자는 충격으로 그대로 도로변에 있던 벽에 처박혔다. 힘조절을 잘 못한 것인지 벽이 일부 무너져내리며 남자는 그대로 뒤로 고꾸라져버리고 말았다.


일단 자리를 벗어나야겠다 싶었기에 난 달릴 준비 자세를 취했지만 이번에는 내 손목이 덥썩 붙잡혔다. 분명 벽에 처박혔을 남자는 소름이 싹 끼치는 선명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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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2. 실력 좀 발휘해보실까! +1 20.11.10 459 8 13쪽
32 031. 괴한 +1 20.11.09 452 10 12쪽
31 030. 재방문 +1 20.11.08 461 8 12쪽
30 029. 이정표 +1 20.11.07 475 9 12쪽
29 028. 살인사건 발생 +1 20.11.06 545 9 12쪽
28 027. 탐문 조사 +1 20.11.05 569 8 12쪽
» 026. 러시아 입성 +1 20.11.04 611 10 13쪽
26 025. 팀 결성(4) +1 20.11.03 646 9 13쪽
25 024. 팀 결성(3) +1 20.11.02 652 9 12쪽
24 023. 팀 결성(2) +4 20.11.01 690 10 13쪽
23 022. 팀 결성 +3 20.10.31 748 10 12쪽
22 021. 회의 시작 +1 20.10.30 771 12 13쪽
21 020. 경험 쌓기 +2 20.10.29 810 10 13쪽
20 019. 수면위로 떠오르는 각성자들 +1 20.10.28 82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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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05. 가던 길 가라 +6 20.10.16 2,773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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