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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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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6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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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글자수 :
546,278

작성
08.09.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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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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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Hunters - third scene

DUMMY

“이라 이그니스!”


이그니스의 온 몸이 다시 불타오르더니 벨로드의 섬(殲)을 살짝 흘려내고 벨로드에게 돌진했다.


“암중무도!”


벨로드와 이그니스의 칼이 다시 맞부딪혔다. 벨로드는 칼이 부딪히는 순간 건곤지묵도의 검신을 다른 한손으로 받쳐 들고 있는 힘껏 이그니스를 밀어버렸다. 전투를 빨리 끝내기 위해 기술이 아닌 완력으로 이그니스를 제압하기로 한 것이었다.


“으윽!”


벨로드는 이그니스가 뒤로 밀리자 재빨리 오른쪽 발을 빼 이그니스의 왼쪽 발을 빼지 못하도록 막아선 뒤, 더 힘을 주고 밀어버렸다. 그러자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이그니스. 이그니스가 쓰러지자 벨로드는 칼을 쥐고 있는 이그니스의 손목을 밟아 칼을 쓰지 못하게 하고 건곤지묵도를 세워 이그니스를 향해 찌르고 들어갔다. 노리는 건 목. 그러나 칼이 박힌 건 이그니스의 목덜미 바로 옆이었다.


“뭐, 뭐냐?”

“묻고 싶은 게 있다.”


벨로드의 차가운 음성이 이그니스의 귓가를 때렸다. 그것은 마치 모든 걸 차갑게 얼려버릴 듯 분노와 증오를 제외하곤 그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날 죽이기 위해 찾아왔을 때, 분명 넌 내 동료들에게 네 동료들이 갔다고 했다. 단체를 이뤄도 대여섯 명 정도밖엔 뭉치지 않는 칼리고들에게 있어선 그때 당시 날 공격한 인원만 봐도 꽤 많은 인원이었지. 문제는 그 이상의 칼리고들이 양동작전으로 우리를 기습했다. 너희는 누구의 명령을 받는 거냐? 그리고 내 동료들 기습한 놈들은 누구냐?”

“…말 많네.”


이그니스는 협박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 실실 웃었다.


“그렇게 물으면 내가 대답해줄 거라 생각했어? 이라 이그니스!”


이그니스의 온 몸이 불타오르더니 벨로드의 발아래에서 빠르게 빠져나갔다. 벨로드는 갑작스런 이그니스의 반응에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이그니스는 벨로드로부터 한참을 떨어져 있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말해주지. 피리야 플로렌스. 네 손에 죽었다고 알려졌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거짓말이야. 피리야 플로렌스는 지금 우리 손에 있으니까.”

“뭐?”

“이라 이그니스.”


벨로드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이그니스가 다시 달려들었다. 불이 치솟고 그것이 불길이 되어 벨로드를 덮쳐들었다.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벨로드는 거리를 두었고, 재빨리 기운을 모았다. 검은색 기운이 몸 전체를 뒤덮고, 이그니스가 벨로드의 변화에 반응하기 전에 벨로드의 모습은 사라졌다.


“암중무도.”


----------


“피의 군주로써의 첫 전투는 합격이로군.”


벨로드와 이그니스의 전투 지역을 감상한 타루엘의 첫마디 말이었다. 이번에 타루엘의 모습은 선인족(善人族)엔도르 족의 남성의 모습으로 등 뒤에 달려있는 새하얀 순백의 날개가 타루엘이 엔도르 족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7번째 피의 군주 벨로드 에르테르프는 아쉽게도 광적인 성향이 더 강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이제 겨우 삶을 포기하고 오로지 파괴의 본능만 가지게 된 벨로드에게 이 정도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대로 광기에 휩싸여 1대와 4대 피의 군주 벨로드 에르테르프가 된다면 그것도 이온의 선택이니까.


“이그니스는 도망쳤고, 벨로드는…”

“에르테르프님은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주인님.”


호안족이며 타루엘의 시녀인 미호가 대답했다.


“휴식이라… 도시를 이 꼴로 만들어놓고 자기는 쉬겠단 건가.”

“…….”


타루엘은 이번 전투는 범위는 좁았지만, 지금까지의 전투에선 형체라도 남아있던 게 전투 후 도시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의 광경은 이곳에 대체 뭐가 있었는지 조차도 알 수 없을 만큼 완전히 청소를 해놓고 가버린 상태였다. 지상에선 당연하게도 사상자를 찾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사상자를 찾는 건 고사하고 건질만한 건 아무것도 없을 게 당연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


“…벨로드가 있는 곳으로 가자.”

“예, 주인님.”


딱히 뭐라 한마디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저 벨로드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그게 궁금했을 뿐이다.


----------


쾅 쾅 쾅!


그 즈음 벨로드는 총을 손질하고 있었다. 클라드를 만난 이후로 총은 클라드의 전용이 되어버렸기에 총을 쥐어보진 않았지만, 클라드의 총을 제작해줬던 것이 벨로드였기에 총 하나 만들고 손질하는 건 그리 어려울 게 없었다. 문제는 벨로드 자신의 사격 기술이 얼마나 살아 있느냐 라는 것.


“젠장.”

“잘 안 맞나보군.”

“…당신은?”


벨로드의 등 뒤엔 하얀 날개가 잘 어울리는 타루엘이 서 있었다.


----------


“이온 퓨릭스.”


타루엘은 벨로드가 새로 만든 안전 가옥에서 간단한 다과를 먹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의 본명부터가 중요하겠지. 이온 퓨릭스도 자네의 본명이 아니라는 걸 잘 아네.”


타루엘의 말에 벨로드의 눈동자가 커졌다 다시 천천히 작아졌다. 보통 인물이 아닐 거란 것 정도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종족부터가 달라져 찾아왔으니 의심하지 않을 수밖엔 없었다. 그나마 타루엘이라는 걸 알아본 것도 얼굴이 타루엘이 확실했고, 타루엘의 뒤를 항상 따르는 미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벨로드는 타루엘을 공격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서 말해보게. 아니면 내가 자네의 본명을 말해도 되겠나?”

“…함재하.”


타루엘은 빙그레 웃었다. 함재하. 100여 년 전의 쥬신 제국 소속의 고고학자의 이름이었다. 어떤 문화재 발굴 장소에서 거액을 받고 도굴하다 결국 동료들에게 발각되어 동료들을 죽이고,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다 사고사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이름이 지금 나온 것이었다.


“자네 인생도 참 기구하군.”

“난, 그때나 지금이나 내 친구들을 죽이지 않았소.”

“그 대신 건곤지묵도를 훔친 건 사실이지.”

“훔치지 않았어!”


벨로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건곤지묵도를 들어 올려 칼끝을 타루엘의 미간으로 향했다.


“알고 있네.”

“뭐?”

“알고 있다고, 그러니 자세히 좀 들려줬으면 좋겠군. 자네의 과거를…”


타루엘은 빙그레 웃었다. 그러나 그 소동 뒤로 벨로드가 입을 열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슬슬 지겨워지고 듣고 싶다는 욕심까지 사라질 때쯤,


“그때 당시…”


100년 전, 있었던 그 사건에 대해 벨로드는 입을 열었다. 당시 발굴의 총 책임을 맡고 있던 함재하에게 누군가 돈을 주고 건곤지묵도를 빼돌리려 했었던 적은 있었다. 그러나 어떤 직업윤리에 상관없이 이번 발굴 자체가 건곤지묵도를 발굴하기 위해 나라에서 추진한 발굴 작업이었기에 함재하는 그 제안을 거절할 수밖엔 없었다.

그리고 건곤지묵도가 발굴되고 그 기쁨에 젖어있을 때, 사건이 발생했다. 함재하의 발굴단 소속의 동료들이 모두 처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아무리 발굴단이라 전투 쪽은 전혀 못한다 해도 최소한 반항이라도 보인 흔적 없이 모두 살해된 채 발견되고, 누군가 그 살해범으로 함재하를 지목한 것이다.

그때부턴 목숨을 건 도주뿐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건 자네가 왜 건곤지묵도를 들고 사라졌느냐는 것이었네.”

“…….”


벨로드의 한쪽 눈썹이 꿈틀하고 움직이며 시선이 타루엘의 얼굴에 맞춰졌다. 타루엘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과거형. 그러나 복잡한 생각은 그만두기로 했다. 어떤 경로로든 자신의 과거를 들었다면 더 이상 이상할 것도 없을 거란 게 이유였다.


“그때 당시 난 정신이 없었소. 왜 건곤지묵도를 챙겼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때는 그 칼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 어쩌면 내 몸이 이 꼴이 되려고 챙긴 것인지도 모를 일이고.”


도망치던 함재하는 결국 근처의 계곡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발굴 쪽은 천부적일지 몰라도 영화처럼 그렇게 손쉽게 사라질 수 있는 주인공이 아니었기에 도망은 그리 멀리가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나 궁지에 몰려있던 함재하는 도망을 위해 계곡 아래로 뛰어내려 버렸고, 전신 골절은 물론이거니와 장 파열까지 되어 결국 죽음을 눈앞에 둘 수밖엔 없었다.

그때, 함재하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이 건곤지묵도였다.


“난, 건곤지묵도와 계약을 했지. 날 살려주는 조건으로 건곤지묵도와 계약을 하기로… 그 순간은 그게 최선책이었지. 지금도 그것은 후회하지 않지만… 나 같은 놈은 오래 살면 안 되는 것 같아.”


벨로드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럼, 건곤지묵도의 힘으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인가?”

“…그렇소.”


벨로드는 짧게 대답한 뒤 무언가 생각에 빠진 듯 눈을 감았다. 타루엘은 더 이상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다시 다과를 즐기기 시작했다. 타루엘이 오독오독 하며 과자를 씹어 먹는 소리만 조용한 방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겠지.”


타루엘은 벨로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총 3부작으로 1부가 끝나갑니다. 외전이고, 다 써봐야 한 권 분량 밖엔 안 나오는 소설이기에 내용이 짧습니다.


잡설 3.

뜬금없이 100년 전 사람이라니! 라고 말씀하실까봐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했었습니다. 프롤로그가 중요하다고... ㅡ_-)a 프롤로그의 그 꿈은 예상하셨겠지만, 벨로드가 꾸던 꿈이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을 위해 예고된 장면이었죠.


잡설 4.

에... 그냥 무조건 죄송합니다;;; 소설이 이상해지는 거 같아서;;;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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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08.09.01 19:01
    No. 1

    벨로드,,,이온,,,함재하,,,
    드디어 과거가 밝혀지는군요.

    그러기에,그냥 따라 읽다보면 다~알게 된다고 했잖아?(언제?)

    즐겁게 읽고갑니다...건강유의 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8.09.02 23:23
    No. 2

    큰산작은강님 :

    예... 과거가 많은(?) 주인공이라서요. ㅋㅋ... <-

    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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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Hunters - First scene +4 08.08.21 1,062 3 10쪽
4 Hunters - First scene +4 08.08.20 1,426 3 9쪽
3 Hunters - First scene +4 08.08.19 2,698 3 9쪽
2 Hunters - First scene +2 08.08.18 7,66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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