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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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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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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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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글자수 :
54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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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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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Hunters - second scene

DUMMY

이온 퓨릭스는 이제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여성이었던 이 경관의 팔을 자르고 그것도 모자라 폭행까지 하였습니다.




경찰청에서 이뤄진 이온 퓨릭스에 대한 경찰청장의 입장 표명 방송을 보던 타루엘은 방송을 꺼버렸다. 이것으로 이온 퓨릭스가 살아날 길은 없었다. 정의를 수호한다는 팻말을 손에 쥐고 사는 경찰을 상대로 전쟁을 치러야 할 테니까.


“점점 일이 커져가는 군.”


타루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솔직히 이온 퓨릭스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었다. 전투 기술이나, 그 실력들은 이미 다른 루멘들 중에서 충분히 따라갈, 아니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자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들을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할 자로 뽑아도 충분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이온 퓨릭스에겐 한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이 일로 피의 군주로 다시 태어날지. 아니면 이대로 죽을지…”


지금의 타루엘에게 있어선 그저 그게 궁금할 뿐이었다. 물론 그것쯤이야 순례자들에게 운명의 세 여신이라 불리는 세 여자에게서 약 1년 전에 받은 운명의 서를 펼쳐보면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미 운명의 서는 몇 개월 전에 봉인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선택은 자네에게 달렸어.”


어차피 운명의 서를 펼쳐봐야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특정인에 대한 상황을 알게 되는 것 이외엔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걸 알게 된 타루엘은 운명의 서를 봉인시켜버린 것이다.


----------


도시는 3일간 경찰로 인해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통제되었다. 이유는 단 하나 이온 퓨릭스를 잡거나 죽이기 위해서였다. 칼리고가 사고를 치고 다닐 때도 이정도로 심각한 통제는 없었다. 그만큼 이온 퓨릭스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여주고 있었고, 그만큼 이온에게 있어 더 이상 이 도시에 숨어 상황을 살피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후우…”


이온 퓨릭스는 도시를 빠져나와 도시 옆에 있는 산으로 숨어들었다. 도시를 감시하던 눈이 얼마든지 이온이 숨어있는 산속 계곡에 미칠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진 얼마든지 숨어있을 수 있기에 이온은 이곳을 선택할 수밖엔 없었다. 무엇보다도 도시를 떠날 수 없었다. 자신의 동료들을 살해한 칼리고들을 잡아 죽이기 전까진 도시를 떠날 수 없는 것이었다.


“대충 익은 건가.”


이온은 쿠루(곰)가 겨울에 동면을 위해 지냈을 거라 생각이 드는 아주 작은 입구에 내부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 누울 정도의 크기를 가진 동굴에 터전을 잡았다. 밤이고 낮이고 도시 바로 옆에 있는 산이기에 아무리 등산로에서 벗어난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해도 언제든 자신의 위치가 발각될 수 있는 연기나 불을 오래 피워둘 수 없는 노릇이기에 겉만 겨우 익은 산짐승의 고기를 뜯어 먹으며 저무는 해를 쳐다보았다.


“이것도 이젠 먹을 만하군.”


노숙생활 반 개월이 지나가자 먹을거리는 어느 정도 적응되는 것 같았다. 요리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제대로 된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주 나쁘진 않았다. 불을 너무 오랫동안 피울 순 없으니까.


“슬슬 준비해야겠어.”


저물기 시작하던 해는 어느새 완전하게 저물어 저 멀리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심해저에서 빛을 발광하는 벌레가 꿈틀대고 있는 것 같은 모습.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날 만큼 더러워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살았던 곳이지만, 이제는 자신이 저곳에서 살았다는 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방금 먹은 덜 익은 산짐승의 고기가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흑주의 소환.”


검은 옷을 입은 이온은 도시를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


“오, 오빠. 왜, 왜이래.”

“내가 뭘?”


옷이 반쯤 찢어져 새하얀 속살을 드러낸 채 인적이 드문 골목에 주저앉아 겁에 질려있는 여자. 그리고 그런 여자를 내려다보며 실실 웃고 있는 남자. 언뜻 보면 매우 좋지 않은 광경이지만, 그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남자는 날이 시퍼렇게 선 진짜 장검을 들고 여자를 위협하고 있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의 행동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는 것이었다.


“너 역시 오늘부터 내 먹이야.”

“…응?”


여자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두 눈을 들어 붉게 변한 남자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여자의 동공이 커졌다. 남자의 얼굴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이러지… 이러지마. 제발.”

“조금만 참으면 다 괜찮을 거야. 알겠지?”


남자의 입술이 여자의 입술을 덮었다. 그 즉시, 여자는 신음소리 같이 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하다 어느 순간 얼굴의 모든 핏줄이 붉어지듯 튀어 오르더니 이내 마치 활어처럼 몸을 펄떡펄떡 뛰기 시작했다. 비명은 지르지 않았지만, 여자가 느끼고 있는 그 고통이 얼마나 큰 지 눈에선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남자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실실 웃었다. 그러나 그 만족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 말라는 말 안 들리나?”

“누구냐!”


남자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이온은 코웃음을 쳤다.


아직 칼리고로서의 자각이 없는 놈인 건가? 꼴에 맞지 않는 사냥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군.


이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칼리고와 루멘. 이 둘은 평소엔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에 그 누구도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없다. 그나마 루멘의 경우엔 경찰에 사냥꾼이란 직업으로 정식 등록하는 경우도 있고, 유명 인사의 경우엔 얼굴이 알려져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칼리고의 경우엔 범죄자로 분류되기에 마음먹고 뒷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이런 식으로 칼리고가 사냥을 할 때, 풍겨져 나오는 특유의 기운을 루멘이 감지해 사냥하는 게 전부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칼리고가 사냥을 할 때, 풍겨져 나오는 특유의 기운이 바로 주변에 있는 루멘을 감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어수단이라는 것에 있었다. 즉, 지금 이온이 만난 칼리고는 루멘인 이온이 접근하는 것조차도 몰랐다는 소리밖엔 안 되는 애송이란 소리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온에게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정도면 알고 있는 게 없을 게 당연하니까. 이온은 아직까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그 남자를 내려다보고는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곧이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이온이 들고 있던 건곤지묵도에 의해 머리가 반으로 갈라지며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자신이 어떻게 죽은 지도 모른 채 죽어버린 것이었다.


“그에 비해 이쪽은 심각하군.”


이온은 곧바로 칼리고가 넣은 기생충을 뽑아내기 위해 여자에게 다가가 머리맡에 앉아 이제는 피부가 금세라도 갈라지고 뚫릴 듯이 기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여자의 몸을 살펴보고는 이내 머리를 붙잡았다. 기생충을 뽑아낼 의식이 시작된 것이다.


----------


이온 퓨릭스를 체포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찰청에 급보가 날아들었다. 그것은 바로 칼리고로 추정되는 남자의 시체와 기생충 제거 의식을 받은 채 기절해 병원에 실려 온 여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 여자를 데리고 온 남자의 인상착의가 이온 퓨릭스와 같다는 것.


“이것이 방송을 타선 안 돼.”


경찰청으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 왕정 국가이기에 가능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곧바로 모든 언론은 통제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만에 하나 도주 중인 이온 퓨릭스가 사람을 구하고, 체포의 위험을 감수하고 병원까지 사람을 옮겼다는 것이 방송을 타게 되면 여 경찰이 당한 것조차도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이온 퓨릭스 체포에 있어 어쩌면 너무 심한 강경책을 쓰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올 수 있는 일. 그런 말이 나오게 되면 인권 위원회나 검찰청에서 감사가 나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찰들이 도리어 악이 되어버리는 건 굳이 머리 굴리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


“역시 방송에는 나오지 않는 건가?”


타루엘은 당연하다 생각했다. 경찰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스스로가 악이 될 일은 만들지 않을 테니까. 무엇보다 지금까지 방송 안에 비춰졌던 이온의 모습은 악랄하기 그지없는 범죄자로 묘사하여 매일 같이 방송하고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경찰 살해와 폭행에 대한 강한 동료 의식에서 나온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 시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병실에 누워있던 자가 깨어나자마자 사건 청취를 위해 찾아간 경찰을 살해했다는 방송은 물론이거니와 이온이 그동안 함께 일을 해왔던 동료들을 살해했다는 방송을 잊어먹지 않도록 노력이라도 하듯 연일 방송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참혹한 광경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이 방송은 변하지 않는 건가.”


물론 그 방송은 지금도 하고 있었다. 이온이 저지른 범죄의 모습과 이온에게 희생된 경찰의 가족들의 인터뷰 내용. 마지막으론 이온을 본 사람은 누구든 신고하라는 전화번호까지… 방송이 쉬는 시간엔 꼭 나오고 있었다.


“복잡하군.”


역시 어떤 단체가 얽혀드는 사건은 복잡할 수밖엔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것에 비하면 이온은…


“미호, 이온은 찾았나?”

“예, 주인님.”


너무 멋대로 날뛰고 있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지켜보던 선택자들보다는 조금은 흥미로운 일상을 보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사다리를 타고 있었다. 언제 끊어져버릴 지 모르는 낡아버린 사다리를, 이온은 매일 같이 타고 있었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 연재분의 끝부분을 수정하느라 늦었습니다. 처음 연재했던 내용과 비교해서... 이상한 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만, 극 흐름을 깨지 않는 것에선 괜찮다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잡설 3.

이번 소설에선 타루엘의 등장이 좀 많습니다. 그리고 벨로드 에르테르프에 대해 조금은 쓸 말이 있습니다. 피에타를 보신 분들은 벨로드라는 이름에 대해 기억하실 분... 있으실련지 모르겠습니다. 그 소설에서 제라드라는 케릭터와 딘의 신전을 찾아 떠났던 케릭터 이름이 벨로드였습니다.

대충 이해가 되셨겠지만, 벨로드와 타루엘의 인연. 그리고 벨로드와 이후에 연재될 소설 귀향록의 주인공과의 인연이 이 소설을 통해 쓰여질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타루엘의 등장이 조금은 많습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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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08.08.27 17:11
    No. 1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즐겁게 읽고갑니다. 건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8.08.28 13:42
    No. 2

    큰산작은강님 :
    감사합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설명을 조금 올려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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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Hunters - First scene +4 08.08.21 1,062 3 10쪽
4 Hunters - First scene +4 08.08.20 1,426 3 9쪽
3 Hunters - First scene +4 08.08.19 2,698 3 9쪽
2 Hunters - First scene +2 08.08.18 7,66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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