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63,547
추천수 :
227
글자수 :
546,278

작성
08.08.23 02:20
조회
1,498
추천
2
글자
12쪽

Hunters - second scene

DUMMY

삶과 죽음

그 모호한 경계를 걷다.


Hunters...


그 두번째 걸음을 내딛다.





사건이 있은 직후, 이온은 이웃의 신고로 찾아온 경찰에 발견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 뒤로 며칠이 흘렀는지는 깨어나 간호사에게서 8일 째 혼수상태였다는 걸 전해 들으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9일째 되는 날. 이온을 찾아온 한 남자가 있었다.


“잠깐 조사할 게 있어서 나왔습니다. 해밍턴 형사라고 합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글동글한 체격. 마치 검은색 눈사람 같은 모습이었기에 계단을 내려갈 땐 구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신을 해밍턴이라 소개한 그 형사는 말을 하면서도 중간 중간 끊임없이 이마와 목덜미를 손수건으로 닦아댔다. 그렇게 땀을 닦을 정도로 더운 실내도 아니었음에도 습관인 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땀을 닦아야 할 만큼 많이 흘러내리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예.”

“사건 당일 클라드 클라이언트 숨진 채 발견, 그리고 원래는 어제 오려 했습니다만, 어제 피리야 플로렌스양의 시체가 집 근처 공원에서 발견되어 신원 확인을 하느라 좀 늦었습니다.”

“…뭐, 뭐라고요! 피리야, 피리야가 죽었단 말입니까?”

“모르고 계셨습니까?”


정말 모르고 있었느냐는 표정이었다. 그 눈빛… 그리고 말투. 익숙해지기 싫지만, 어쩔 수 없다는 이름하에 너무나 많이 익숙한 것들이었다. 의심받고 있다. 아니, 다르게 해석하면 애초에 잡기 힘든 자들보다 가까이에서 언제든 용의자로 몰아갈 수 있는 이온을 선택했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플로렌스 양이 숨진 시간은 사건 당일 저녁 7시. 클라이언트 씨가 숨진 시간이 8시니까 이미 그 전에 숨져있었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이 둘의 공통점은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자상. …루멘으로써 등록된 이온 당신의 무기를 조회해보니 그것과 비슷하게, 아니 똑같이 날카로운 칼을 무기로 쓰신다더군요.”


확정되어버렸다. 이유는 단순히 잡기 힘든 칼리고를 대신하기 위한 행동?

권력을 가진 자가 죄를 만들어 씌우면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다. 그것이 일반적인 이론. 이온은 뒤통수를 무언가가 힘껏 내려치는 기분이 들었다. 빠져나갈 수 없다.


“제가, 클라드와 피리야 이 둘을 죽였단 말씀이십니까?”

“아, 물론 증인도 있습니다. 그날 저녁 공원에서 피리야 양과 싸우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 말이죠.”


공원?

피리야가 죽고, 클라드가 죽던 그날 밤. 이온은 절대로 그날의 일과 그날 있었던 대화 하나하나를 잊을 수 없었다. 분명 가게에 들려 양념장 하나를 사서 돌아오던 길에 공원에서 자신이 싸운 건 칼리고들이었다. 게다가 그 시간에 공원에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 있었다면 그렇게 치열하게 치고받는 동안 휘말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소리였다.


“피리야는 그날 집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원에서의 전투는 칼리고들과의 전투였습니다.”

“글쎄요… 모든 용의자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법이죠. 게다가 당신과 피리야 양의 싸우는 모습을 본 사람은 한 두 명이 아닙니다.”


슬슬 자백하란 소리였다. 게다가 말이 길어질수록 점점 험악해지는 목소리가 이제 더 이상 용의자가 아닌 범인으로써 대우하겠다는 소리로 들려왔다.

피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경찰이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다. 다른 용의자라면 빠져나갈 길이 있을지 모르지만, 상대는 공권력을 가지고 있는 형사. 도망칠 곳이 없었다. 이온은 재빨리 몸 전체에 기를 흘려보기 시작했다. 이온이 지금 하고 있는 건, 몸에 이상이 있는 곳을 찾아내는 기술. 어디에 어떤 병이라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기가 흘러가다 막히거나 그 흐름이 둔해지는 곳이 있다면 문제가 있는 곳이다. 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는 제법 유용한 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막힌 곳은… 없다.


“자백한다면 치료가 끝날 때까진 체포하지 않겠지만, 자백하지 않는다면 서까지 동행을 요구하겠습니다. 물론 체포 영장도 있습니다.”

“전… 그들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군.”


해밍턴이란 형사는 한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뒤춤에서 수갑을 꺼내들고는 이온의 귓가에서 미란다 법칙을 읊기 시작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신의 모든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당신은 변호인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상 미란다 법칙. 당신을 클라드 클라이언트와 피리야 플로렌스의 살해 혐의로 체포한다.”


수갑이 이온의 오른손에 채워졌다. 이대로 붙잡힌다. 형사 해밍턴을 뿌리치고 도주한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죽음으로 편해진다? 나쁘진 않은 것 같았다. 자신이 칼리고를 쫓아 루멘이 된 이유… 루멘이 된 뒤로 최고가 되기 위해 해왔던 노력만으론 어차피 이루지 못할 불가능한 꿈. 그렇다 해도…


“난, 죽이지 않았어!”

“뭐, 으윽! 이, 이런 일 하고도 무사할 것 같…”


이온은 형사 해밍턴의 목을 양손으로 잡고 조이기 시작했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 이 자리에서 형사까지 죽인다면 정말 모든 죄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최소한 도주할 시간을 벌고 싶은 것뿐이었다. 이온은 해밍턴의 목을 조이던 오른 손을 풀고 그대로 명치를 있는 힘껏 때렸다. 아무리 이제 막 깨어났다 해도, 그리고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에서였다 해도 적풍이란 호칭을 그냥 물려받은 그가 아니었다. 해밍턴은 목을 조이는 힘과 명치를 얻어맞은 충격으로 인해 더 이상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기절해 뒤로 쓰러져버렸다.


“죽지… 않았군.”


이온은 온 몸에 연결되어 있던 의료기기들을 빼며 재빨리 침대에서 내려와 해밍턴의 상태를 살폈다. 기절한 것 같지만, 다행이 죽지는 않은 것 같았다. 저 멀리 서너 명의 사람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간호사들이 있는 방에 환자의 몸에서 의료기기가 떨어져 나갈 때 울리는 경보음이 울렸을 것이다. 재빨리 병실 문을 잠그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해밍턴을 밀어 문에 기대어 앉히는 것으로 간호사들이 들어오는 걸 막았다.


“흑주의(黑冑衣) 소환, 건곤지묵도 소환.”


이온의 검은색 전투복이 환자복 위에 덧입혀졌고, 오른손엔 건곤지묵도가 쥐어졌다. 이온은 창문을 내다보았다. 2층 높이… 다행이 바로 아래 잔디도 깔려 있어 그대로 떨어진다 해도 착지만 잘한다면 적어도 죽진 않을 것 같았다. 쿵쿵 하고 문을 두드리며 이온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열쇠를 찾아 문을 따기 시작했다. 이온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다는 걸 직감하고 건곤지묵도를 휘둘러 창문을 깬 뒤, 그대로 뛰어내렸다.


“꺄아악!”


간호사들은 이온이 도주하고 의사와 병원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몰려와 겨우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비명을 질렀다. 이온은 사라지고 없었고, 이온이 있던 병실 문엔 칼에 찔린 채 숨을 거둬버린 해밍턴이 기대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병원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로 인해 이온은 이제 경찰 살해 죄까지 뒤집어쓰게 된 것이었다.


----------


“휴우… 그 해밍턴인가 뭔가 하는 놈 가죽 뒤집어쓰고 있자니 더워 죽는 줄 알았네.”


병원 앞, 폐차 직전으로 보이는 녹색의 승용차 안에서 냉방장치를 크게 틀어놓고 흐르는 땀을 말리던 남자는 그렇게 툴툴거렸다. 짧게 깎은 옅은 갈색머리에 전체적으로 폐차 직전의 차라 해도 명색이 차라고 불리는 이 차를 몰고 다닐 돈이나 있을까? 할 정도로 노숙자 같은 형색의 몰골을 한 그 남자의 이름은 티노 볼체바.


“맛도 없고, 지방만 많았지만… 그래도 쓸 만했어. 경찰 살해범. 적어도 이 나라에서 사는 건 힘들어졌으니까. 후훗.”


칼리고이면서 동시에 그가 가지고 있는 칼리고로서의 능력은 바로 완벽한 복제였다. 상대의 몸속을 먹어치운 뒤, 그 안에 기생 체의 형태로 들어가 기생한 상대방의 행동 모두를 따라함으로써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쉽게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완벽하게 복제가 가능한 것이 바로 이 티노라는 이름의 칼리고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보고해야지.”


티노는 꾀죄죄한 겉옷을 뒤적거려 과자부스러기라던가 먹다가 다시 집어넣었던 사탕 조각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붙어 있는 사용한 지 오래된 구형의 덱샤를 꺼내들어 어디론가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이 울리고 굵직한 음성의 남자가 덱샤를 받았다.


“아, 접니다. 티노 볼체바. 예, 예. 작전 성공입니다. 주인님.”


꾀죄죄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상큼한 미소가 걸렸다.


----------


“…….”


집 앞에 쳐져있는 노란색 줄들… 이리저리 얽혀있는 게 마치 거미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상의 어떠한 감상도 들지 않았다. 이 선을 넘으면 불법… 이온은 건곤지묵도를 들어 올렸다.


이제부터 이곳이 우리 집이다! 자! 모두 박수 세 번 시작!


칼을 들어 접근 금지라는 글이 적혀 있는 노란색 줄들을 잘라냈다. 지금까지 이리저리 엉켜져 이어져있던 줄들이 힘없이 잘려나가며 아래로 축 쳐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입구가 생겼다.


이온 오빠! 야! 클라드! 어서 안 일어나!


건곤지묵도를 다시 칼집에 넣고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녁이다!


“…후…”


집안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처참했다. 8일 전, 그날… 수퍼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그날… 그리고 집에 돌아온 그 순간. 보았던 집의 광경, 그때 제대로 보지 못했던 광경은 마치 이 좁은 방안에서 전쟁이라도 벌어진 듯, 성한 곳이 단 한곳도 없었다.


크악! 마지막 보스였거늘! 두 번이나 잘라먹다니!


침입자와 맞서 싸우느라 엉망이 된 그 어지러운 방 안에 핏자국이 보였다. 바로 클라드가 누워있던 곳이었다.


이…일찍 오는 게… 없냐. 빌어먹을 자…자식 같…으니라고! 크흡! 쿨럭! 쿨럭! 우웁! 컥컥!


“…클라드…”


그날 이온이 봤던 클라드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다만, 후회가 되었다. 그날,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면, 양념장을 사러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고작…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거...의... 뭐... 능력자들간의 쌈질이라 보시면 됩니다. 어차피 제 소설 자체가 능력자들간의 쌈질인 만큼 여기서 또 말해봐야 칸 채우기만 될 뿐이지만요. ㅡ_-)a


잡설 3.

이것으로 연회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 초대될 분들을 자리로 안내하는 것만 남았네요. 이온의 초대는 끝났고... 슬슬 등장 인물들에 대한 초대가 남았습니다.


잡설 4.

케릭터들간의 감정선에 대해선 빠르게 전개할 생각인 만큼 기존의 소설들과는 차이점을 보시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기다리는 게 없어질 겁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지위라던가, 입장의 차이, 그리고 목적 달성이라는 이유로 숨죽여야 할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면, 이온의 경우엔 죽기 위해 뛰어들게 됩니다. 그러니 기다리는 건 없습니다.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스스로 일으켜서라도 싸움은 계속 될 것입니다.


잡설 5.

처음 프롤로그였던 꿈과 지금까지 내용의 연관관계는 오로지 이온이라는 케릭터에게만 있습니다. 이미 잡설 4번째에서도 밝혔고, 지금 이 글을 통해 충분한 미리니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 이상은 쓰지 않겠습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계승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Hunters - third scene +2 08.09.01 446 2 10쪽
15 Hunters - third scene 08.08.31 461 2 10쪽
14 Hunters - third scene +2 08.08.30 475 2 11쪽
13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9 632 2 13쪽
12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8 554 2 8쪽
11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7 565 2 11쪽
10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6 670 2 10쪽
9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5 714 2 10쪽
8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4 779 2 8쪽
»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3 1,499 2 12쪽
6 Hunters - First scene +4 08.08.22 910 2 8쪽
5 Hunters - First scene +4 08.08.21 1,062 3 10쪽
4 Hunters - First scene +4 08.08.20 1,426 3 9쪽
3 Hunters - First scene +4 08.08.19 2,698 3 9쪽
2 Hunters - First scene +2 08.08.18 7,668 3 11쪽
1 Hunters - 웃음소리 +6 08.08.17 13,200 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