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63,517
추천수 :
227
글자수 :
546,278

작성
08.08.25 09:08
조회
713
추천
2
글자
10쪽

Hunters - second scene

DUMMY

칼리고를 사냥하는 루멘 중에서 적풍의 이온이라 불리는 이온 퓨릭스가 동료인 클라드 클라이언트와 피리야 플로렌스를 살해하고 현재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계속 도주 중이라 합니다. 벌써 3일 째 도주인데, 그에 대해 경찰은 이온을 체포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은 경찰청에 나가 있는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후우…”


이온은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한숨을 억제하지 못하고 흘려냈다. 단 한 번의 판단과 결정이 가져온 결과는 잔인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소중하다 생각했던 동료들의 살해범으로 쫓겨야 하는 신세… 유쾌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 이온이 있는 곳이 꼭 매캐한 냄새가 올라오는 하수도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어쩌면 가장 오랜 시간동안 자신과 함께 한 편두통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온은 머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찡그렸다.


“크윽…”


바로 옆에서 집중하고 있다 해도 듣기 힘들 정도로 작은 신음소리가 이온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왔다. 한심스러워졌다. 자신이 이렇게 머리만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한심스러워졌다.


“큭, 크큭. 크흐흑…”


웃음이… 아니, 신음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일 뿐이었다.


----------


인적이 드문 시간 밤 시간의 지하철.

막차가 막 출발한 지하철역엔 더 이상의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곳에 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눈매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경찰 제복을 입고 있는 그녀. 막차가 떠나는 광경을 아쉬운 감정 하나 없이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걸음을 옮겨 역무원실로 곧장 향했다.


“경찰입니다.”


여자는 옷만으로도 알 수 있는 그녀 자신의 신분을 경찰수첩을 꺼내 역무원실에 혼자 남아 있던 역무원의 코앞에 들이밀어 보여주었다.


“잠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협조해주세요.”

“예? 아, 예.”


역무원실에 혼자 남아있던 지미는 갑작스런 여자 경찰의 등장에 뚱뚱한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세우며 들고 있던 과자를 책상위로 던져버렸다. 과자를 집어먹던 손을 바지에 털어 과자 가루를 털어내며 민망한 웃음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온이라는 동료 살해 및 경찰관 살해 용의자입니다. 혹시 보지 못하셨습니까?”

“아, 예. 방송에서도 봤었고…”


지미는 재빨리 살이 찐 얼굴을 이리저리 굴려 무언가를 찾더니 음료수라도 쏟은 건지 검은색의 물이 들어버린 수배전단을 역무원실 중앙에 놓인 탁자에서 구조해 여자 경찰에게 내밀었다. 자연스럽게 일그러지는 여자 경찰관의 미간. 지미는 머쓱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여기, 수배 전단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보지 못하셨단 말씀이십니까?”

“예, 그, 그렇죠. 하하.”


여자 경찰관의 표정이 더더욱 좋지 않게 바뀌어갔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여자 경찰관은 지미에게 검은색 물이 들어버린 수배 전단지를 돌려주었다.


“뭐, 상관없어.”

“예?”


지미는 자신이 무언가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여자 경찰관이 되돌려준 수배 전단지를 받기 위해 숙였던 시선을 다시 들어 여자 경찰관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다는 걸 느끼며 쓰러져버렸다. 어두워지는 시선 너머로 지미가 본 것은 새하얀 형광등이 달려 있는 천장이었다.


“그다지 맛은 없어 보이지만, 이곳만큼 감시하기 편한 곳도 없거든.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아 줬으면 해.”


여자 경찰관은 마치 약에 취한 듯 몽롱한 상태의 지미 위에 올라앉았다. 상당히 자극적인 모습이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음 상황을 모르는 사람에게나 속하는 말. 여자 경찰관은 곧바로 살짝 벌려진 지미의 살찐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 순간, 지미의 온 몸은 마치 전기에 맞은 물고기 마냥 펄떡펄떡 뛰기 시작했다.


“끄으으으!”

“조금만 참으렴. 곧 끝나니까.”


여자 경찰관이 신음소리를 흘리며 몸을 미친 듯이 떨고 있는 지미에게서 떨어지며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펄떡펄떡 뛰고 있는 지미의 온 몸은 이제는 마치 무언가 괴생물체가 몸을 헤집고 다니듯 몸 전체가 기이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이 따르고 있을 거라 생각이 드는 모습이지만, 지미는 신음 소리 이외에 조금이라도 큰 소리는 내지 않고 있었다. 그러길 몇 분. 기이하게 일그러지던 지미의 몸이 차츰 정상적으로 돌아가자 지미는 더 이상 펄떡 거리며 뛰지도 않았고, 신음소리도 흘리지 않았다.

여자 경찰관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미에게서 떨어져 있던 그녀는 다시 아직까지 쓰러져 숨을 헐떡이고 있는 지미의 머리맡에 다가가 살짝 무릎을 꿇고 앉아 지미의 머리를 받쳐 들고 귓가에다 어떤 말들을 속삭이기 시작했다.


“넌 내가 왔다가 허탕치고 돌아갔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앞으로 이온을 발견하는 즉시, 나에게 보고해라.”

“…예, 주인님.”


마치 음성 변조를 심하게 한 것 같은, 마치 물속에서 말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지미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칼리고의 사냥. 숙주의 몸 안에 넣은 기생 체가 내는 음성이었다.


“이번엔 시민을 사냥하는 경찰인가?”

“…넌!”


만족한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여자 경찰관은 등 뒤에서 들려온 남자의 굵은 목소리에 당황한 표정으로 고갤 돌렸다. 처음 보는 남자지만 그가 풍기고 있는 살기만으로도,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칼만으로도 그가 누군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네놈이 적풍이냐?”

“…그래, 그렇다.”


이온은 건곤지묵도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여자 경찰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 이온이 역무원실로 뛰어 들어가며 건곤지묵도를 휘두르자 역무원실은 마치 종잇조각처럼 베어져 내려앉아버렸다. 흙먼지가 일어나며 역무원실이 무너지더니 곧이어 폭발했다. 이온이 휘두른 건곤지묵도가 역무원실의 기기들까지 한꺼번에 베어버린 탓이었다.

그 난리 통에 가장 먼저 역무원 실 밖에 모습을 드러낸 건 여자 경찰관이었다.


“아무리 적이라 해도 여자에게 너무 심한 거 아냐?”


칼리고인 여자 경찰관은 한 손에 오밀 렘(권총)을 쥐고 역무원실을 겨누며 툴툴거렸다. 꽤 오랜만에 마음 놓고 편하게 한 사냥이 이온의 등장으로 지미가 폭발에 휘말려 숨을 거둬버려 엉망으로 돌아간 탓도 있었다.


“창공을 가르는 검은 섬광. 건곤지묵도(乾坤之墨刀)! 참(斬)!”

“이크!”


여자 경찰관은 재빨리 몸을 굴려 이온이 날린 검은색 검기를 피했다. 여자 경찰관을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간 참(斬)은 곧바로 그녀의 뒤에 있던 벽에 부딪혀 마치 폭발하듯 굉음과 흙먼지를 일으키며 소멸했다. 참(斬)에 맞은 벽은 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거대한 틈으로 충돌한 그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까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칼리고인 여자 경찰관은 그 모습을 놀랜 토끼눈으로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오밀 렘을 이온의 머리를 향해 조준한 뒤, 가슴팍에 달린 무전기를 뽑아들었다.


“햄튼 본부 R077 응답하라. 햄튼 본부 R077.”

-햄튼 본부

“코드 305 상황 발생! 코드 305 상황 발생! 독립 광장 앞 독립 광장 지하철 역! 용의자 이온 퓨릭스 발견!”


혼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대라는 걸 깨달은 결과였다. 지원요청을 하는 와중에도 칼리고인 여자 경찰은 이온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모든 게 끝장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금세 맞아떨어졌다. 이온이 다시 달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칼리고인 여자 경찰관도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오밀 렘으로 이온이 달려오는 방향에다 사격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온은 재빨리 도약하여 그 총알 전부를 피했다. 그리고 공중에서 한번 회전한 뒤, 곧바로 칼리고인 여자 경찰관의 머리를 향해 건곤지묵도를 내리그었다.


탕탕!


그러나 여자 경찰관이 총을 쏘며 반격한 탓에 이온의 기습은 무산되었고, 그 사이 여자 경찰관은 재빨리 몸을 굴려 이온에게서 최대한 멀어졌다.


“용의자와 전투 중! 지원 요청 바람!”

-알겠다. 곧 지원을 보내겠다.


칼리고인 여자 경찰관은 무전기를 다시 가슴팍에 달린 고리에 끼웠다. 이젠 오밀 렘을 양손으로 거머쥐고 자세를 잡았다. 이온이 다시 덤벼들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정면으로 돌파할 작정인 듯 건곤지묵도를 가로로 들어 머리를 방어한 뒤, 곧장 여자 경찰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피세 펠켄!”


여자 경찰관이 공기의 기운을 가득 담은 투명한 총알을 이온의 가슴을 향해 쏘아댔다. 이온은 달리는 그 발을 멈출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칼을 잡은 손을 살짝 돌려 마치 검은색 방패라도 만들 듯. 칼을 둥글게 회전시켰다.


“건곤지묵도! 순(盾)!”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칼리고나 루멘이나 직업이 따로 있습니다. 딱히 뭐, 숨어들었다. 라는 건 없습니다. 또 다시 경찰이 나온 이유는 뻔합니다. ㅡ_-)a 본래는 회사원이었지만, 임팩트 큰 걸 써서 막장 인생 한번 제대로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경찰을 넣은 것입니다.


잡설 3.

거의 첫 전투인 만큼 조금은 격렬하게 쓰고 싶습니다만, 그랬다간 정신없어요! 소리 나올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군요. 여하튼, 최대한 잘 써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전투 방식으로요.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계승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Hunters - third scene +2 08.09.01 445 2 10쪽
15 Hunters - third scene 08.08.31 460 2 10쪽
14 Hunters - third scene +2 08.08.30 475 2 11쪽
13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9 632 2 13쪽
12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8 554 2 8쪽
11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7 564 2 11쪽
10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6 670 2 10쪽
»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5 714 2 10쪽
8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4 778 2 8쪽
7 Hunters - second scene +2 08.08.23 1,498 2 12쪽
6 Hunters - First scene +4 08.08.22 910 2 8쪽
5 Hunters - First scene +4 08.08.21 1,062 3 10쪽
4 Hunters - First scene +4 08.08.20 1,426 3 9쪽
3 Hunters - First scene +4 08.08.19 2,698 3 9쪽
2 Hunters - First scene +2 08.08.18 7,667 3 11쪽
1 Hunters - 웃음소리 +6 08.08.17 13,200 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