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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님의 서재입니다.

하남자의 재벌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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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작품등록일 :
2024.09.05 12:26
최근연재일 :
2024.09.17 23:2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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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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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글자수 :
159,275

작성
24.09.0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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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화 빅딜 1

DUMMY

늦은 밤.


판교 저택의 너른 정원을 거닐며 성심그룹을 한국 최고의 재벌기업으로 육성할 방안에 대해서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심그룹의 가장 큰 약점은 반도체와 관련된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었다.


반면 삼영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하나로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그룹으로 우뚝 올라섰다.

나는 그점이 너무 부러웠다.


성심그룹에도 번듯한 반도체 계열사가 있다면 삼영그룹를 제치고 재계서열 1위에 올라서는 건, 문제도 아닐 것 같았다.


속으로 그같은 생각을 할 찰나.

김태철 본부장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를 향해 정중히 인사한 뒤.

내 면전에 공손한 자세로 시립했다.


그에게 나직한 어조로 물었다.


"성심그룹의 신수종 사업으로 염두에 두신 분야가 있나요?"


그가 기다렸다는 듯 즉답했다.


"위탁 반도체 사업(파운드리)에 관해서 면밀한 투자 분석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이라는 게, 클라이언트의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잘 아시는군요. 조금 놀랐습니다. 의장님."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대꾸했다.


"얼마전에 학교에서 교수님이 파운드리에 관해서 강의를 하셨거든요."

"아, 그러셨구나. 하하하...!"


김태철이 유쾌한 웃음을 내비치며 파운드리에 관한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파운드리 산업은 대만의 TMC가 시장의 70퍼센트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물론 삼영전자도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지만, TMC를 당최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죠."


그의 말에 묵묵히 귀를 기울였다.


"파운드리 업계의 최대 고객인 아플의 심기를 건드린 탓입니다. 삼영전자가 예전에 아플이 위탁한 모바일 통합칩(AP)을 카피해서 자사의 통합칩을 생산하는데 이용했거든요."


"그런 이유로 아플은 삼영전자의 파운드리를 적으로 규정했죠. 그리고 자사의 막대한 물량을 TMC에 생산을 위탁했습니다."


"그날 이후, TMC는 아플 덕분에 비약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파운드리 업계의 절대강자로 올라선거죠. 반면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실적은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설계도면을 이용해서, 자사 제품 생산에 이용한다는 소문이 IT 업계에 파다하게 퍼졌거든요. 고객들의 신뢰를 상실한거죠."


테철에게 물었다.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복안이 있으신가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은근한 표정을 지었다.


"말씀대로 신규 업체가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저는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영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우리한테 매각하려고 할까요?"

"분위기만 조성되고, 적정 수준의 인수금액을 제시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철의 청산유수같은 답변이었다.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문의 실적이 그리 나쁜가요?"

"작년에 무려 2조 3천억에 육박하는 적자를 봤다고 하더군요.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팔아서 번 돈을,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를 메꾸는데 쓴 셈이죠."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금년 사업 전망도 나쁜가요?"

"네. 아플과 칼컴, 언비디아, 마소, 페이스페이퍼, 얀스타그램, 아마전 등의 글로벌 클라이언트가 거의 모두 TMC를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삼영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수주를 거의 못한 건가요?"

"그런 모양입니다."


당연히 나는 커다란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그에게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2조에 달하는 적자를 보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운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뭐하러 인수하려고 하는 거죠?"


그가 머리를 끄덕이며 즉답했다.


"겉으로 보면, 삼영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회생이 힘든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파운드리 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TMC가 무너진다면 말이 달라지죠."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태철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TMC의 반도체 생산 라인은 대만 현지에 대다수 모여있습니다. 거의 90퍼센트에 달하는 비중이죠."


"그런 이유로 TMC의 최대 주주인 미국 정부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TMC의 생산 공장을 자폭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국에게 반도체 생산 기술을 뺏기 위함이죠."


그제야 태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TMC는 영원히 사라질 거라는 말씀인가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국제 전문가들은 3년 안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거라고 대다수 예측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들의 예측대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TMC 공장을 자폭시키면,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거죠."


"저는 그같은 판단을 근거로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국제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하루아침에 날개를 달게 된다.


업계 최강의 경쟁자가 저절로 사라진 덕분이다.


"좋습니다. 일단 삼영전자에 은밀히 문의를 넣어보세요.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할 의향이 있는지 알아보십시오."

"예. 의장님."


*


서초동 인근의 고급 식당에 김태철과 삼영그룹의 최학영 기획조정실장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식당 안쪽에 위치한 룸에서 한정식을 음미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태철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삼영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년 동안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최학영이 무표정한 얼굴로 고급 정종을 입안으로 가져갔다.

그는 정종 한모금을 음미한 뒤.

태철에게 되물었다.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뭐죠?"

"그냥 파운드리 사업에서 적자를 많이 보는 것 같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허나 학영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두루 섭렵한 베테랑이었다.


"솔직히 말씀해 보십시오. 원하는 게 뭡니까? 참고로 저는 말을 빙빙 돌리는 걸 싫어하니까 직진으로 들어오십시오."


태철이 쓴웃음을 지으며 속엣말을 내뱉었다.


"작년에도 2조가 넘는 적자를 봤고, 금년에도 2조가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우리 성심그룹에 매각하시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같은데..."


학영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당연히 진심이죠. 천하의 삼영그룹 기조실장님에게 제가 감히 어찌... 하하하...!"


태철이 유들유들한 표정을 지으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그같은 모습을 면전에서 유심히 주시하던 학연이 신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회장님에게 말을 전해도 되겠습니까?"

"그럼 저야 좋죠."

"좋습니다. 그럼 회장님에게 보고를 드린 후에,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날 밤.


한남동 인근의 대저택에 학영이 나타났다.

그는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본채 건물의 3층 서재로 올라갔다,


서재에 들어선 학영이 책상에 앉아있는 50대 남자에게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삼영그룹의 김영진 회장이었다.


학연이 조심스런 목소리로 본론을 꺼냈다.


"성심그룹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의 인수를 타진해 왔습니다."


김영진이 확인하듯 되물었다.


"정말 그쪽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인수를 타진한 건가요?"

"예. 확실합니다."

"누구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신거죠?"

"김태철 미래전략본부장에게 들었습니다."

"김태철이라...?"

"예. 회장님."


김영진이 고심이 역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조단위의 적자를 5년 연속 기록한 파운드리 사업부를 내심 매각하고 싶어했다.

허나 경영진들의 반대로 인해, 그같은 속내를 외부로 드러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인내도 거의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금년에 예상되는 적자가 얼마죠?"

"금년에도 2조가 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영진이 허탈한 얼굴로 물었다.


"파운드리 사업이 가망이 없는 건가요?"


학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여었다.


"그러니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속담처럼 이번 기회에 성심그룹에 제값을 받고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정말 매각하는 게 최선일까요?"

"네. 저는 매각이 최선이라고 확신합니다. 회장님."

"흐으으음..."


영진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


학교에서 교양과목과 경영학 과목을 차례로 수강한 후, 이기철 수행비서와 경호원 4명을 대동한 채.

학교 앞에 위치한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 군만두로 배를 채운 뒤.

성심그룹의 강남 본사를 향해 나란히 발걸음을 옮겼다.


성심그룹의 빌딩이 창밖에 나타났다.

나는 백미러를 통해 뒤에서 따라오는 검정색 밴을 잠시 쳐다본 후, 운전석의 이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세요."

"예. 의장님."


잠시 후.


우리 일행은 지하 주차장 끝쪽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 뒤, 의장실과 직통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에 나란히 몸을 실었다.


탑층에 들어서자 김 실장과 십여 명의 비서들이 나를 향해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당연히 그들 중에는 아리따운 차연경 대리도 있었다.


나는 의장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책상에 좌정했다.

그러자 나를 뒤따라 들어온 김 실장이 곧바로 보고를 올렸다.


"김태철 본부장이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내 앞으로 데려오세요."

"예. 의장님."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깁태철이 내 앞에 나타났다.


면전에 시립한 그에게 물었다.


"삼영그룹 측에서 연락이 왔나요?"

"예. 오늘 오전에 연락이 왔습니다."

"그들이 뭐라던가요?"

"매각에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그들이 매각할 마음이 있는 건가요?"

"네. 수년간 지속된 조단위에 적자에 골머리를 앓는 모양입니다."

"좋습니다. 그럼 그들이 원하는 가격에 대해서 알아보세요."

"그래서 말인데, 삼영그룹 측에서 의장님을 뵙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 되물었다.


"정말 그들이 나를 보고 싶어 하나요?"

"의장님이 최고 결정권자라는 사실을, 그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삼영그룹의 김영진 회장을 한번 만나보시죠. 양사의 최고 책임자가 만나서 담판을 짓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긍정적인 언사를 내뱉었다.


"한번 생각을 해볼게요."

"감사합니다. 의장님."

"별말씀을."


그리 대꾸하며 태철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그가 장내에서 사라지자마자 인터넷 검색창에 '김영진'의 이름을 입력했다.

직후 모니터 화면에 그와 관련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김영진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경영능력이 빵점인 마이너스의 손.]

[선친이 이룩했던 반도체 제국을 말아먹은 무능력자.]

[쓸데없는 곳에 수십조를 낭비한 바보멍청이.]

[돈 쓸 곳에는 안 쓰고, 쓰지 말아야 할 곳에는 과감하게 배팅하는 모지리 병신.]

[초딩보다도 못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무쓸모 경영인.]


김영진을 향한 세간의 평가는 혹평 일색이었다.


그런 탓일까.

내 입가에 절로 쓴웃음이 그려졌다.


'생긴 모습은 멀쩡한 아저씨가 경영능력이 얼마나 개판이면, 국민들에게 이런 비판을 듣는 걸까?'


그후로도 김영진에 관한 조사를 계속 진행했고.

그 결과 그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알게되었다.

그리고 생각 외로 사람이 만만해 보였다.


정치인들에게 설설 기는 모습이 너무 나약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였다면 정치인들을 발끝으로 부렸을텐데, 영진은 너무 유약한 것 같았다.

그래서 항상 정치권에 끌려다니는 모양이었다.


작가의말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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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S대 경영학과 24.09.17 246 8 12쪽
28 28화 종횡무진 24.09.16 372 7 12쪽
27 27화 돈질 +2 24.09.15 419 5 12쪽
26 26화 정면돌파 24.09.15 458 6 12쪽
25 25화 빅뱅 +2 24.09.14 540 9 12쪽
24 24화 나이는 깡패가 아님 24.09.14 526 9 12쪽
23 23화 주인과 머슴 1 24.09.13 600 11 12쪽
22 22화 이면계약 2 +1 24.09.13 625 10 12쪽
21 21화 이면계약 1 +1 24.09.12 700 9 12쪽
20 20화 성심 드래곤즈 2 +1 24.09.12 723 12 12쪽
19 19화 성심 드래곤즈 1 24.09.12 821 11 13쪽
18 18화 현찰 확보 2 +3 24.09.11 923 15 12쪽
17 17화 현찰 확보 1 24.09.11 1,077 16 12쪽
16 16화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 2 24.09.10 1,210 15 12쪽
15 15화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 1 +4 24.09.10 1,294 18 12쪽
14 14화 사람을 잘못 건드린 죄 2 24.09.09 1,317 21 12쪽
13 13화 사람을 잘못 건드린 죄 1 24.09.09 1,306 23 12쪽
12 12화 업무추진비 1 +2 24.09.09 1,280 20 12쪽
11 11화 배우자 후보 2 +1 24.09.08 1,415 20 12쪽
10 10화 배우자 후보 1 24.09.08 1,543 21 13쪽
9 9화 걸어오는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 1 24.09.07 1,561 23 12쪽
» 8화 빅딜 1 24.09.07 1,619 22 12쪽
7 7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4 24.09.07 1,630 24 12쪽
6 6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3 +1 24.09.06 1,700 23 12쪽
5 5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2 +1 24.09.06 1,820 23 13쪽
4 4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1 +2 24.09.05 1,924 25 12쪽
3 3화 하루아침에 재벌 후계자 2 +1 24.09.05 2,104 27 12쪽
2 2화 하루아침에 재벌 후계자 1 +1 24.09.05 2,430 33 12쪽
1 1화 플로렌 중범죄 교도소 1 +1 24.09.05 2,746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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