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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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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2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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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작성
23.03.0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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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DUMMY

“그래. 정확히는 르뤼에서 그가 움직였다는 것이 옳겠지만 말이다.”


타마모는 그 말과 함께 전으로 보이는 것을 먹은 후.

우물우물 거렸습니다.

뭐랄까... 육체가 작은 소녀라서 그런지.

식사 중에 젖살 때문에 볼이 동그랗게 커지네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워라.


“666의 괴물도 즉사시킬 정도의 힘의 파장이 몇 번 터지더니,

15분 정도 뒤에 잠잠해지는 것을 이 어미는 느꼈느니라.

그날 야누스에게 노려진 이들은 모두 죽었겠지...”


“엑스트라 괴물이 야누스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은 못 들었는데? 엄마?”


달기의 질문에 타마모는 골치 아픈 문제라는 듯이 자신의 볼을 긁적이는군요.


“확실히. 그 날 야누스에게 죽은 괴물은 없다.

나도 이 점이 상당히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

피해자는 괴물도 아니고,

사이버틱스도 아니고,

레지나 연합도 아니다.

다만 내 감각으로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라? 타마모가 저를 바라보네요?


“현재 이 아이가 야누스에게 죽은 놈들과 가장 흡사한 기척이 난다는 거다.

이 점이 이 아이가 내 결계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겠지...”


“네? 그건 무슨 말이죠?”


자...잠깐! 지금 무슨 소리죠?


“소녀여. 너는 현재 4세계 괴물이면서도.

아닌 존재의 기척이 나는 존재란다.”


그 순간. 저는 칼리가 저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분명 칼리는...

저에게 스스로 괴물인지. 아닌지를 질문해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그 질문이 이것과 관계된 것은 아닐까요?


“무슨 말인가요? 타마모님?”


아쿠아마린이 타마모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이 질문해옵니다.

그러자 타마모의 시선이 저의 가슴 쪽을 향하네요.

정확히는... 저의 가슴 사이의 아래.

‘코어’란 물건에 말이죠.

이것은 이전에 야누스가 저의 몸에 박아 넣은 물건입니다.


“이 아이에게 야누스가 장난을 쳐두었다는 거지.

그것이 축복이 될지. 아니면 저주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의도대로 무언가를 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구나.”


“그게 무엇일까요?”


저의 질문에 타마모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그건 나로서도 알 수가 없단다.

그는 예전부터 꿍꿍이를 알 수가 없는 괴물이었지.

음험한 것으로 따지면.

기만의 조커 저리 가는 사내일 게다.

그렇기에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경고뿐이구나. 아이야.”


으으. 당사자인 저로선 매우매우 좋지 않는 사실이네요.

그가 죽여버린 존재들의 기척이 저에게 나온다는 것은...

어쩌면 야누스가 저를 죽이러 올지도 모른다는 거 아니에요?

설마요... 만약 그렇다면....


‘......’


저는 무조건 죽게 될 것입니다.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저의 눈은...

야누스의 힘의 일부만을 보았는데도.

그대로 뇌가 익어버릴 것 같은 충격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고뇌하는 동안.

하은이 걱정하는 눈치로 타마모에게 물어보네요.


“그 외의 야누스의 움직임이 있었나요? 어머니?”


“자기 집에서 몰래 한 번 빠져나간 것과,

최근에 막대한 힘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구나. 아들아.”


“몰래 빠져나갔다면....

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으신가요?”


“미안하지만. 아무리 나라도 그 이상은 알 수가 없단다.

그가 기척을 숨기기로 마음먹은 이상.

나랑 딸이 함께 있지 않는 이상.

그의 자세한 위치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는 30분 이내로 집으로 되돌아갔다는 사실뿐이다.”


“그럼 후자는 뭐야.

야누스가 막대한 힘을 낭비하다니?

난 그런 기색을 감지하지 못했는데. 엄마?”


달기의 질문에 타마모는 고민하는 듯이 잠시 눈을 감더니,

곧 입을 열었습니다.


“야누스가 그의 기준으로도.

무리할 정도의 힘을 사용하고 있더구나.

만약에 이것이 물리적으로 표출되었다면.

네메시스의 결계 내부에 살아남은 생물체는 없었을 테지...

그것이 외부로 표출되지 않고 소멸한 것을 보면.

그가 최근에 힘을 사용한 곳은 아마....”


타마모는 한 가지 결론에 이르었다는 듯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빛 속성의 예지일게다.

그것이 아니고는.

그가 그렇게 힘을 사용했는데도.

주위에 아무런 파장이 없을 리가 없어.”


“예지? 그건 빛의 주신도 자세히 할 수 없는 일 아니던가?

끽해야 며칠 보는 것이 전부 아니야?”


예지는 빛의 주신 담당이긴 하나.

정확한 미래를 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전에 이야기를 듣기로는.

강력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 많이 간섭된 미래일수록.

그 미래의 방향성이 거대한 장벽에 부딪힌 것처럼 흩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요컨대.

이것은 미래의 근거를 모와,

그것을 추측하는 것에 가깝다고 하네요.

그렇기에 예지를 전투에 사용하는 경우는.

짧게 짧게 사용하는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야누스지.

그것도 우리 666의 괴물 통틀어,

최강의 화력을 지닌 괴물 말이다.

그라면...

진심으로 힘을 사용하면 4세계마저 찌그려버릴지도 모르지.

그 힘을 모조리 예지에 사용한다면.

그가 어느 정도의 미래까지 볼 수 있을지는.

이 어미조차 추측이 되지 않구나.

분명한 점은...

그 무식할 정도의 힘의 총량은.

빛의 주신보다 더 먼 미래를,

그리고 정확히 보고 남을 거란 거겠지.

그리고 그의 두뇌는 수 많은 가능성 중.

가장 진실된 결론을 찾아내고 남을 것이다.

그는 그러고도 남을 괴물이니까 말이다.”


그 말에 우리들 사이로 적막한 침묵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야누스는 대체 뭘 하려는 걸까?”


그건 누가 할 말이었을까요?

하지만 그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생각일 것입니다.

야누스는 왜...

그렇게나 힘을 쏟아붓고,

저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정말이지. 알 수 없는 괴물임이 틀림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들이 고민해봤자.

이 이상의 대답은 알 수가 없을 거야.

어차피 야누스 그놈은 4세계 초기부터 힘을 끌어모으는 데에 혈안이 된 괴물이었으니까.

그것의 일환이라 생각하면 편하겠지.

여기서 분명한 점은.

야누스가 대놓고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달기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666의 괴물들이 절반 넘게 모이지 않고는 절대 대응이 불가능할 거야.

그의 화력엔.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순식간에 갈려 나갈 정도니까.”


그 말에 아쿠아마린을 제외한 666의 괴물들 사이로 무거운 침묵이 스쳐 지나갑니다.

아무래도 안 좋은 기억들을 회상하는 것 같네요.

그러한 침묵 속에서 홀로 식사를 마친 타마모가 차를 마시고는 탁! 하고 소리를 내어 침묵을 깨네요.


“그만!

수면 아래에 있는 일들은 언젠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법!

지금 걱정한다고 하들.

그가 무슨 생각인지는.

네메시스가 아니고선 알 수가 없을 것이란다.

그리고 내가 너희들에게 알려주고 하는 정보는.

이것뿐이 아니란다.”


“응? 정보가 더 있어?”


달기가 의아해하자.

타마모는 달기의 손목 부근을 눈짓합니다.

저곳은...

달기가 사용하는 체내삽입형 손목형 스마트폰이 있는 위치네요.


“최근 기계 머시기 하는 것들 사이로,

하나의 기척이 또렷하게 느껴지고 있단다.”


“하나의 기척이라면... 설마...”


하은과 달기는 무언가 눈치챈 듯이 서로를 바라보네요.


“르뤼에의 안쪽에서 나타난 존재지.

너희와 알고 있는 존재이냐?”


“네메시스가 기르던 비스트들 중 하나야.

우리 666의 괴물들이 잡아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 엄마.”


달기의 대답에 타마모는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입술로 가져가 고민합니다.


“지금도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지는구나.

속도가 매우 빨라,

4세계의 끝에서 끝까지.

약 5초면 이동하는 것을 보니.

거의 하피퀸에 가까운 속도구나.

기척이 희미해지다가,

뚜렷해지길 반복하구나.

매우 특이한 기척이라 주시하고 있었는데...

너희가 그렇게 말한다면 알겠다.

다만....”


“다만...?”


“일부로 풀려나게 둔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 무슨 말이죠?”


저의 질문에 타마모가 저를 바라봅니다.

한순간. 저는 그녀의 눈동자 위로 스쳐 지나가는 불안이란 감정을 보았습니다.


“이놈을 잡는 것은 일종의 몸풀기란 거지.”


“666의 괴물들을 위한 몸풀기 말인가요? 어머니?”


“그렇다.”


하은의 질문에 타마모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턱을 굅니다.


“그게 아니고선.

이 존재가 야누스의 눈을 피해 빠져나갈 수 있을 리가 없다.

666의 괴물 중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존재의 눈을 속이고,

행성에서 빠져나간다?

하! 어림없는 소리지.

차라니 고블린킹이 야누스를 쓰러뜨리는 것이 더 현실성이 있을게다.

어쩌면....”


타마모가 고사리 같은 작은 주먹을 쥐어 보입니다.


“이것은 666의 괴물들 모두가 움직이는 거대한 사건의 전조일 수도 있구나.

어쩌면 나의 바보 같은 염려일 수도 있지만...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타마모는 하은과 달기를 바라보았습니다.


“절대 죽지 마라.

너희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아이들이란다.

너희가 죽는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그건 당연하잖아. 엄마.”


그녀의 눈동자에 물방울이 반짝이자마자.

하은과 달기가 순식간에 그녀를 달랩니다.

으으...

이런 것은 곁에서 보기 힘든데...

다행히도 타마모는 눈가의 눈물을 닦아내고는 고개를 주억거리네요.


“그래... 너희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럼 마지막으로...”


타마모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녀의 곁으로 3개의 상자가 나타납니다.

각각 인왕 달래, 천황 텐구 후타바, 지황 금호 차오린이라고 적혀 있네요.

에덴에 있는 666의 괴물들에게 전해줘야 하는 것들이나 봅니다.

이에 달기가 두루마리로 보이는 것을 펼치더니,

그곳에 모든 물건들을 집어넣네요.

그걸 보자.

타마모는 어머니의 미소를 짓네요.


“그럼 에덴에 잘 다녀오렴.

...그리고 자주 좀 찾아오고.

특히. 아들아.”


“저도 한가한 게 아니라서. 하하...”


“어디 싸돌아다니다가 안 오는 거겠지.”


달기의 혼잣말에 타마모는 자신의 꼬리로 달기 머리를 가볍게 때립니다.

아파 보이진 않네요.


“아들. 엄마는 아들을 믿고 있어.

그렇진 않지?”


“.........”


하은이 조용히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이네요.

괴물인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을 만큼.

침묵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그 모습을 보자.

한순간. 타마모의 꼬리털들이 날카롭게 세워지는 것이 보입니다.


“에라이! 이 나쁜 놈아!”


그리고 하은의 등을 거칠게 꼬리로 때리는 달기입니다.

저건 어머니표 등짝 스매쉬가 틀림없네요!


“자..잠깐! 어머니! 잠시만요!”


“뭐가 잠시만이냐!

이 어미는 두 자식이 집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데.

얼굴을 몇 십, 몇 백 년마다 한 번씩 비추는 아이들이.

그런 이유로 안 온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이러다가 어미가 병으로 쓰러지면? 어찌할 거냐!”


“어차피 괴물이라.

질병에 걸리지도 않고,

수명도 무한이고.

문제없지 않을까요. 엄마.”


“달기 너도!!!!!”


타마모는 진심으로 화내면서 공중으로 뛰어올라 꼬리를 휘둘렸습니다.

그걸 맞은 하은과 달기가 꽤 아파하며 달리기 시작하네요.

뭐랄까...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랄까요?

그렇게 타마모의 꼬리에 맞으면서 도망치는 듯이 나오게 된 우리들이었습니다.

정말이지.... 666의 괴물이란 이름이 울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도...


‘666의 괴물들에게 인간미가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저는 그러한 속마음에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그들을 쫓아갔습니다.

제가 방문할 에덴을 향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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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끼이이익!


“이제 나와도 될까? 타마모?”


유리창에 손톱을 긁은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주위를 채우더니,

곧 금이 허공에 생겨 그곳에서 검붉은 트윈테일 소녀가 걸어 나온다.

그 모습에 타마모가 눈을 좁혔다.


“내 허락 없이 어떻게?”


“아! 그거?

이건 전대 혼돈의 주신이 대요괴들을 가두었던 결계잖아?

공교롭게도 이 결계에 대한 정보가 내 머릿속에 있어서 말이야.”


“...무슨 말이지?”


타마모가 영문을 몰라하자.

칼리는 즐거운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혼돈의 주신이 2명의 4세계 주신을 죽일 때.

그리고 창조주가 혼돈의 주신을 제압할 때.

그녀의 기억 일부가 4세계로 퍼져나갔어.

그리고 그것들은 흐르고 흘러,

나에게 들어왔지.

어쩌면...

이것 때문에 네메시스가 나에게 혼돈의 주신과 닮은 육체를 만들어줬는지도 모르겠네. 후후훗.”


“....네가 전대 혼돈의 주신의 기억을 이어받았다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타마모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고,

이에 칼리는 소악마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4세계에 퍼진 극히 일부만 받았을 뿐이야.

네가 전대 혼돈의 주신에게 아양 떨던 어린 시절도 기억나지만...

대부분은 흐릿하고 얼룩진 기억들.

사실상 별 의미 없는 이야기지.

그녀는 확실히 소멸했으니까 말이야.”


칼리는 그 말과 함께 타마모의 곁에 앉았다.


“그래도.

한동안 이곳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으니,

내가 알고 있는 한도에선 전대 혼돈의 주신에 대해서 알려줄 수가 있어.

...알려줄까?”


“재미있는 아이구나. 그걸 대가로 나에게 뭘 바라는 거지? 칼리?”


타마모의 질문에 칼리는 씨익! 웃었다.


“난 이제 이곳에서 김마리를 관찰하기 시작할 건데.

이 점에 대해선 다른 666의 괴물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김마리? 나의 아이들과 같이 온 그 아이구나.

대체 그 아이가 무엇이기에,

너 같은 존재가 집중하는 게냐?”


“불안정한 시스템을 완성 시킬 열쇠 같은 존재지. 후후후.”


알 수 없는 웃음에 타마모는 잠시 경계를 했지만.

곧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달기와 하은에 대한 일이라면 바로 거부했겠지만.

자신과 관계없는 엑스트라 괴물이라면.

그 정도는 용이해줄 수가 있었다.


“그것이 야누스가 꾸미는 일인 게냐?”


“어머나?

내가 그것을 대답할 거라 생각해? 후훗.”


하긴 대답할 리가 없었다.

무력으로 알아내려고 한다고 하들.

눈앞의 소녀는 야누스가 아니고선.

막아낼 수가 없는 대재앙에 가까운 괴물.

이 행성에 붙들어 둘 수는 있어도.

상처입히긴 힘들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그러한 칼리의 모습에 타마모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부디.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빌 수밖에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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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갱생이 안 되는 쓰레기들이 더럽게 많네~.”


이 말은 에덴으로 가는 입구라고 하는 곳에 마법진으로 도달하자.

달기가 말한 말이었습니다.

제가 빛이 잦아든 후. 주위를 둘러보자.

흰색으로 이루어진 옷을 입고 있는 무리들이 구속구를 착용한 상태로 엑스트라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있는 것이 보이네요.

그들이 향하는 곳을 보자...


“크다....”


달기의 본체 높이만 한 거대한 문이 조금 열린 상태로 있었고,

엑스트라 경찰들의 인도를 받은 사람들이 하나둘 그 문틈으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저기가 에덴으로 가는 입구임에 틀림 없겠네요.

한 편. 이곳 주위는 거대한 철의 장막으로 덮여,

마치 돔과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습니다.

뭐랄까....

제가 교도소에 간 적은 없지만.

그것과 같은 어두운 분위기가 형성되어있네요.

탈출하기 힘든...

개미지옥처럼 말이에요.

제 눈앞에 보이는 엑스트라 경찰들만 하더라도 50명이 넘어가는 숫자가 소총을 소지한 채로 주위를 감시하고 있었고,

거대한 짐들이 드론들에 띄워져 하나둘 문틈으로 던져지고 있는 것이 보이네요.

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에덴으로 하나둘 들어가는 이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어떤 이들은 해방감, 어떤 이들은 불안감 등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감정은...


“순수한 살의네요...”


당장 죽이고 싶어서 안달난.

광증 어린 살육 욕구입니다.

4세계 내부에서 법을 하도 어기고도,

그리고 엘리스에게 고문을 받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4세계 괴물들의 말로겠지요.

그런 이들이 에덴으로 끌려가는 것이 보이자.

마치 사형대로 가는 사형수들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 곧...

저와 666의 괴물들도 저곳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겠지요.

이 사실을 깨닫자.

저는 등 뒤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신 차리자! 마리!

저는 666의 괴물들의 호위를 받고 있으니까!

괜찮다고요!


“결국 이곳까지 왔네. 마리.”


그런 저의 앞으로 엘리스가 걸어와.

쓴웃음을 짓네요.

이에 저 또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 입으로 말한 이상은 지켜야죠.

그리고...

궁금하기도 하니까요.”


“너의 의지가 그렇다면 좋아.

너와 아쿠아마린은 여기에 남고,

하은과 달기는 나를 따라와 줘.

에덴으로 넘어갈 마지막 서류를 준비해야 하니까 말이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엘리스는 그 말과 함께 철의 장벽에 있는 문을 가리켰고,

달기와 하은은 익숙하다는 듯이 그녀를 따라갑니다.

어라? 엘리스가 가던 중 잠시 멈춰 저를 바라보네요.


“그곳에서 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최대한 시간을 끌어,

내 동료들이 멍청이긴 해도.

실력 하나만은 훌륭하니까.

금방 널 도와줄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은 이 정도겠네.

그러니... 조심해. 마리.”


“문제없어요.”


저의 대답에 엘리스가 안심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곁에 있는 666의 괴물들과 함께 그곳으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이제 하은과 달기가 돌아오기만 기다리면 되겠네요...

어라?


“마리씨! 저쪽에 있는 큰문을 구경해봐요!”


아쿠아마린이 주위 살의에 반응해서 악동과 같은 미소를 짓습니다.

으으. 위험합니다.

그녀는 도전에서 이 표정을 지을 때마다.

가학증이라도 돋는지.

상대의 고통을 최대한 늘리는 방식으로 괴롭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니 뱃속에 얼어붙는 듯한 감각이네요.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아이는 저의 친구이고,

그렇기에 저에게 그 이빨을 드러낼 일은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구경만 하는 거죠?”


“네에~!”


다행이라면.

아쿠아마린은 그저 주변에서 나오는 살의가 즐거운 것 같네요...

그거야 괜찮겠지만...


“....뭐. 잠시 저쪽에 구경해도 괜찮겠죠?”


달기와 하은이라면 추적 능력으로 저희를 손쉽게 따라올 수가 있습니다.

이 자리에 있지 않아도.

금방 저희를 찾아올 수가 있지요.

이 사실에 저는 아쿠아마린 따라 문 근처로 서서히 걸어갔습니다.


“뭐랄까... 은행 금고처럼 생긴 문이네요.”


마법이나 주술에 문외한이 제가 봐도 복잡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수 많은 술식들이 문에 빼꼭히 적힌 것은 물론이고,

여러 기계 장치들이 빛을 내고 있는 것을 보입니다.

에덴으로 가는 단순한 문인데.

대체 왜 이런 장치들이 달려 있는 걸까요?


“아! 이건 랜덤 좌표 술식이네요!

아마 에덴으로 가는 즉시.

랜덤한 곳에 텔레포트 되는 것 같은데요?

다만 이건 괴물들 한정이고,

물자 같은 것들은 지정된 곳으로 보내도록 되어 있네요.

그리고 666의 괴물 한해선 마음대로 들락거릴 수 있게 락이 걸려 있고...

우와! 이 술식은 저도 해독하지 못하겠어요!”


다행히도 아쿠아마린이 일부 술식을 해석 해주네요.


“왜 랜덤이죠?”


“달기님에게 듣기로는.

에덴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는 괴물들에게 즉사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라고 하던데요?

그래도 운이 좋지 않으면.

어떤 갱단의 소굴 쪽에서 드러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각자인가요?”


저 혼자 괴물들의 무리에 떨어지는 상상을 하니 꽤나 소름이 돋네요.

그런 저의 모습에 아쿠아마린이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아니에요. 신체가 접촉된 인원 한에선 같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요.

즉. 마리씨가 저곳에 들어갈 때는 우리 모두 바싹 붙어있어야 할걸요?

그것 외에도.

하은과 달기님이 방금 서류를 하러 가셨잖아요?

그걸로 원하는 좌표로 지정이 가능해요.

그러니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마리씨.”


요컨대. 666의 괴물들의 특권이네요.

뭐. 그게 아니더라도...

저는 슬며시 귀여운 아쿠아마린의 옆얼굴을 살폈습니다.


‘666의 괴물의 이름을 가진 괴물이라면.

상대가 누구든. 다 죽이고 빠져나올 테니까...’


단독으로 행성 규모의 힘을 행사하는 것을 보았기에..

저는 666의 괴물들이 다치거나 죽는다는 것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제 곁에 있는 아쿠아마린만 하더라도.

도전 때에 다 대 일로 도전자들을 모조리 상대하고도,

상처 없이 때려눕힐 정도로 강한 괴물입니다.

하지만...

저는 왜 이렇게 불안해하는 걸까요?


“속이 울렁거려....”


“....마리씨? 왜 그래요? 마리씨? 마리씨?!!!”


느껴집니다.

누군가의 시선이.

지독할 정도의 악성이...

저의 본질을 더럽히는 듯한....


“아쿠아마린!!! 조심해요! 무언가가... 무언가가....!!!!”


저는 본능적으로 달기의 단검을 집었습니다.


“이곳으로.... 오고 있어요!”


치지지지지지지지직!!!!!!!!!!!!!!!!!!!!!!!!!!!!!!!!!!!!!!!!!!!!!!!!!!!


그 순간이었습니다.

에덴으로 향하는 문 주변에 스파크가 튀기더니,

곧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번개가 되어.

운이 나쁜 괴물들의 몸을 꿰뚫었습니다.

일부가 아쿠아마린에게도 나아갔지만...


“<프로즌 쉴드>!”


그녀는 666의 괴물답게 가볍게 막아냈네요.

그렇게 수십의 괴물들의 몸이 번개에 관통된 후.

그들의 육체가 번개에 이끌려 문으로 치솟습니다.


우득...! 꾸르르륵.. 꿀렁...!


그와 동시에 문의 기계 부품 일부가 치솟아 뒤섞입니다.

그 모습에....

저는 멍하니 입을 벌렸습니다.

기계와 육체.

두 개가 연결된 듯한.... 이질적인 존재가...

서서히 눈앞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윽!”


속이 울렁거립니다.

징그러워서가 아닙니다.

그 존재에게서 나오는 악성이....

지독할 정도의 저주와 같아서.

그것의 본질을 바라보는 저에게조차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썩어빠진 유기물들!

미개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들!

진보된 기계의 육체야말로 진정한 신의 종일지어리!

비록 천사 오메가는 떨어졌으나.

나의 의지는 꺾이지 않을 지어라!!!!!]


기계와 고깃덩어리가 섞여,

개과 짐승의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것은 곧 붉은 안광의 눈동자가 되어 지상을 내려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구속으로부터 내가 다시 풀려나.

이 자리에서 다시 육체를 갖추었노라!

갈채해라!!!!!

세상을 갉아먹는 악의 무리들이여!!!]


고속으로 팔이 만들어져 문 바깥으로 빠져나옵니다.

한쪽은 촉수와 같은 기계 선들이,

한쪽은 곰의 다리를 잘라낸 듯한 흉악한 생김새의 발이.

끔찍한 것은 그것들 모두가 피범벅이었으며,

주위 부품들을 흡수한 듯이 고철 덩어리 부품들이 덕지덕지 붙어 기괴한 생김새를 이루었다는 겁니다.


[이 진화의 야훼의 탄생을!!!!!]


곧바로 몸이 형성됩니다.

그것은 고슴도치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가시가 많았고,

그 가시 하나하나에 그 존재의 탄생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머리가 달려 비명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뒷부분이 빠져나오자.

수 많은 전선들이 뒤얽혀 섞인 기계로 만든 듯한 척추를,

지면에 질질 끄는 모습으로 진화의 야훼가 문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왔습니다!!!!!!


[난 진화할 것이다!

더 나은 미래로!

더 나은 모습으로!!!

어리석고 우매한 악들을 삼켜서! 아하하하하핫!!!!!]


그리고는 자신의 급작스러운 등장에 멍하니 있는 괴물에게 달려들어,

몸 전체를 삼켜 그대로 입을 닫았습니다.


우지지지직!!!


괴물의 피와 뼈가 튀고,

말 그대로 으깨져 썩은 토마토마냥 지면에 나머지 부분이 뿌려집니다.

그와 동시에 진화의 야훼의 몸이 조금 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 저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짓말....”


4세계 네메시스의 결계 내부라면...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받습니다.

그 어떤 경우라도.

살인인형 엘리스가 미리 대비하여 막아내니까 말이죠.

그 전제가...

지금 이 순간.

저의 앞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살인인형 엘리스는 없고,

희생자는 진화의 야훼에게 잡아먹혀 버리고 말았으니까요.


“엘리스가 이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4세계에서 살아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름 : 진화의 야훼.

종족 : 컴퓨터 바이러스.

소속 : 비스트.

레벨 : 3640.

능력 : 진화(주위 물질을 흡수하여 육체를 개조 및 발전시킴)]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그런 저의 눈앞으로 하나의 창이 지나갔습니다.

이건... 어떻게 된 걸까요?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저는 애써 그 창을 무시하고는 외쳤습니다.


“모두 도망쳐요! 저것은 비스트 3위! 진화의 야훼!

666의 괴물들 중 최상위만 상대할 수 있는 마물이에요!!!!!!!!!!”


비스트 3위.

그것은 일반적인 엑스트라 괴물들로는 상대는커녕.

그저 눈앞의 괴물에게 잡아먹혀.

그녀의 육체 부속품이 되고 말 것입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깨달았기에,

최대한 목에 힘을 주어 외침을 퍼트렸습니다.

눈앞의 존재를 상대할 수 없는 이상.

조금이라도 먹히지 않도록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스트란 존재가 낯설기 때문인지.

저의 외침을 들은 존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네요.

하지만 눈앞의 괴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아는지.

호전적인 괴물들은 이 틈을 타.

구속구를 벗으려고 시도하고 있고,

엑스트라 경찰들은 총구를 진화의 야훼를 향했습니다.

마법이나 능력으로 보이는 것이 진화의 야훼에 나아가기도 하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않아 보이네요.

공격을 받은 야훼의 몸 일부가 부수어지긴 했으나.

곧바로 주위 잔해가 달라붙어 재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666의 괴물들의 지원이 올 때까지 우리가 버텨야 해요!! 아쿠아마린!!!”


근처에 있는 666의 괴물들만 하더라도 방랑자 하은,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

살인인형 엘리스가 있습니다.

그들이 온다면...

적어도 상대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심심한 666의 괴물들이 자진해서 이곳으로 몰려오겠지요.

...르뤼에 때를 생각한다면.

그다지 예상하기 힘든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마리씨! 그럼 제가 시선을 끌어보겠어요!”


아쿠아마린은 자신의 양손에 고드름을 만들고는 진화의 야훼를 향해 달려나갔습니다.

666의 괴물들 중 한 명인 설원의 아쿠아마린.

그녀라면...

비스트를 상대로 시간을 끄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크겠지요.

그렇다면 제가 할 일은...


슥!


저는 역수로 단검을 쥐고는 몸을 숙였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앞으로 나아간다면.

저는 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친구를 혼자만 보낼 수는 없잖아요.”


저는 그 말과 함께 진화의 야훼를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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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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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제 513화 소돔의 공성전. +1 23.03.05 26 2 17쪽
512 제 512화 진월검향 무쌍. +1 23.03.05 20 2 13쪽
511 제 511화 1vs30000. +1 23.03.05 23 2 13쪽
510 제 510화 마지막에 남은 영웅. +1 23.03.05 30 2 15쪽
509 제 509화 가브리엘의 강림. +1 23.03.05 20 2 16쪽
508 제 508화 마지막 행복. +1 23.03.05 22 2 15쪽
507 제 507화 거짓된 영웅들의 결정. +1 23.03.05 29 2 14쪽
506 제 506화 이별준비. +1 23.03.05 21 2 16쪽
505 제 505화 다가오는 이별. +1 23.03.05 19 2 12쪽
504 제 504화 영웅들의 휴가. 그러나... +1 23.03.05 19 2 17쪽
503 제 503화 일상 속의 불안감. +1 23.03.05 39 2 12쪽
502 제 502화 네메시스에 대한 단서 +1 23.03.05 20 2 14쪽
501 제 501화 세상을 지켜내다. +1 23.03.05 15 2 14쪽
500 제 500화 하나가 된 괴물과영웅들의 힘. +1 23.03.05 19 2 28쪽
499 제 499화 법칙 붕괴 +1 23.03.05 26 2 16쪽
498 제 498화 현자의 덫 +1 23.03.05 19 2 14쪽
497 제 497화 거짓된 영웅들의 패배. 그러나... +1 23.03.05 17 2 16쪽
496 제 496화 종말 vs 괴물 +1 23.03.05 17 2 29쪽
495 제 495화 침공해오는 종말. +1 23.03.05 19 2 17쪽
494 제 494화 괴물과 영웅의 동맹. +1 23.03.05 13 2 23쪽
493 제 493화 7번째 666의 괴물. +1 23.03.05 9 2 15쪽
492 제 492화 현자의 최후. 그러나... +1 23.03.05 13 2 14쪽
491 제 491화 진실을 숨기는 자. +1 23.03.05 10 2 14쪽
490 제 490화 거짓된 영웅들과 람히르 +1 23.03.05 11 1 28쪽
489 제 489화 진실 vs 거짓. +1 23.03.05 15 2 17쪽
488 제 488화 상상도 못할 적들이 나타났다! +1 23.03.05 8 2 20쪽
487 제 487화 오래된 원한. +1 23.03.05 9 2 17쪽
486 제 486화 진화의 괴물에 맞서다! +1 23.03.05 11 2 18쪽
485 제 485화 살인인형 엘리스와 현자 위슬러. +1 23.03.05 11 2 17쪽
484 제 484화 낙인. +1 23.03.05 9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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