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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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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작성
23.03.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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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DUMMY

요괴는 다양하다.

필멸자들의 상상과 망상등을 빌려 나타난 요괴란 종족들은.

그것이 설사 같은 동물일지어도,

수 많은 변종을 만들어낸다.

그 중 구미호는 여우 요괴들 중의 한 갈래로,

여우란 요괴란 카테고리에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른 종족들이 있었고,

그 중엔...


“여우 요괴는 보통 나의 엄마나 오빠와 같은 성향을 띄지만...

반대로 나와 같은 놈들도 있어.”


천성적으로 강한 악성을 띄는 여우 종족도 있었다.

구미호는 정기를 먹어치우는 요괴이지만.

좋은 징조로도 인식되기도 하기에,

지나친 악성으로는 가지 않으나.

메구란 종족은 구미호와 같은 여우 요괴이면서도.

부정적인 소문과 전설이 혼돈을 빌려 태어난 종족이었다.

그것이 ’메구‘란 종족으로서,

그들은 항상 피를 몰고 오는 전승과 함께 해왔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습을 드러냈다 하면 또 다른 살육의 전설을 남겨왔고,

이는 필멸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해 또 다른 메구의 탄생을 야기해 왔다.

그렇기에 메구가 나타나면.

그들은 구미호족이나 혹은 다른 요괴 종족들에게 처리되는 편으로,

그 덕에 메구는 멸종되었으나...


“개체 수가 적어진 만큼.

하나의 개체에 힘이 집중되었지.”


먼 옛날.

구미호족 수장인 타마모가 하은을 차기 수장으로서 교육하던 시절.

놀랍게도 구미호족 마을 근처로 혼돈이 모여 메구가 태어났다.

오랜 세월 메구가 태어나지 않았던 반작용으로,

그 메구는 변종이라고 칭할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는 곧 이상하게도,

필멸자들을 노리는 것이 아닌.

구미호족들을 사냥해갔다.

처음에는 하나... 둘...

숲속에 놀던 구미호족 아이들이...

그 이후엔 아이들을 찾으러 가는 이들이...

그리고.....

그렇게 숲속으로 사라져가는 구미호족들이 점점 늘어나자.

타마모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구미호족들을 이끌어 숲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혹시나를 대비해 장성한 하은을 마을에 두고서 말이다.

그리고 그날...


“나의 엄마가 이끌었던 구미호족들은 모조리 죽고,

며칠 뒤에 내 엄마만이 숲에서 살아나올 수가 있었지...”


기괴할 정도로 거대한 여우를 만났다고 한다.

타마모와 같이 간 모든 마을 사람들은 숲속의 메구에게 모조리 잡아먹혔고,

그 과정에서 하은의 아버지 또한 사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메구는 타마모를 한동안 살려두었고,

방심 끝에 타마모에게 눈을 관통당해 사망하였다.

그래....

여기까진 언제까지나 평범한 구미호족의 메구 토벌 이야기에 불과할 것이다.


“..나란 존재를 잉태한 채로 말이야.”


시간이 지나 존경받는 수장의 배가 서서히 불려가자.

그제야 구미호족들은 왜 메구가 그들의 수장인 타마모를 살렸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고,

그러자 그들 사이에서 공포가 퍼져나갔다.


[그 저주받을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니...]


[당장 그 저주받은 씨앗을 죽여야만 합니다! 수장님!]


수많은 구미호들의 외침이 마을 안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불안은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력하기 짝이 없는 메구란 악성 요괴의 아이를...

자신들의 수장이 임신했다?

그렇다면...

그 아이는 얼마나 위험한 존재로서 자랄 것인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타마모만큼이나 신임을 받는 존재가 하은의 아버지였는데.

그 메구에게 살해당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구미호족들의 증오는 타마모의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쏠렸다.

뱃속의 아이를 죽인다고 하들.

그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타마모는 아이는 죄가 없다는 말로 다른 구미호족들을 타일렀다.

후에 달기라 이름 붙여진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타마모는 수장 자리를 내려놓고,

그 자리를 하은에게 넘겼고,

태어난 아이를 보며 하은은 멸시 어린 시선을 보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모든 구미호가 그 아이를 탐탁하지 않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해하면서도 더러운 상황이었지.

그 덕에 어린 시절의 내 몸은 항상 멍과 상처투성이었어.”


------------------------------------------------------


시간이 지나. 달기는 평범한 구미호족 어린아이로 성장해갔다.

하지만....


[저주받은 아이다!]


[저 아이에게 가까이 가지 마렴!]


[저리 가! 이 괴물아!]


달기는 그녀의 가족들을 제외한 모든 여우들에게 배척받으며 따돌림을 받고 있었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는....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를 몰랐다.

그저....


훌쩍! 훌쩍!


“동생아?”


마음의 상처를 입고 돌아와.

아무도 모르게 집에서 눈물을 삼킬 뿐이었다.

그러던 날.

하은은 그러한 달기를 보았고,

곧 그녀의 몸에 난 숨겨진 상처들을 보고는 동요했다.

항상 돌이라도 맞았는지.

보라색으로 변한 멍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달기는 반격하지 않았다.

만약 그랬으면.

그것을 빌미로 달기를 죽이려는 마을 사람들이 즉각 하은에게 말을 했겠지.

그렇기에 하은은 달기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를 정성스럽게 돌보았다.

조금이나마.

달기가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타마모와 하은만은 그녀의 편이 되어주었다

그 덕에...

달기는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악성을 억제하면서 말이다.

만약에...

이대로 달기가 장성할 때까지만 버틸 수 있었다면.

그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았다.

혼돈의 주신이 갑작스럽게 요괴들의 수장을 모두 소집하였고,

이에 현 수장인 하은과 전 수장인 타마모가 혼돈의 주신을 만나러 가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그들은 달기의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달기는 누가 뭐래도 구미호 수장의 가족이고,

그들이 오랜 기간 다른 구미호들에게 주의를 준 만큼.

그들이 없다고 달기에게 무슨 짓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네년 때문에!!! 내 아버지가!!!]


[너 때문에 남편이 죽었어!!!!]


달기를 보호하는 구미호 수장들이 떠나자.

오랜 기간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몇 명의 구미호족들이 마을 사람들을 선동했다.

눈의 가시 같은 달기를 죽여...

완벽한 평화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확실히 그 우려는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달기에겐 그 메구의 피가 흘렀으며,

타마모의 피와 더해진 잠재력은 아비를 뛰어넘는 악성의 요괴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었다.

언제 아비와 같은 존재가 될지 몰랐기에,

마을 사람들은 수장의 집에서 어린 소녀에 불과한 달기를 억지로 끄집어냈으며,

그녀를 묶어 산 채로 불태울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

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 속에서 그녀를 죽여,

이전에 죽었던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생각이었다.

비록 나중에 수장들에게 문책을 받을지어도...

언젠가는 자신들의 생각을 이해해줄 거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나만 죽으면...

되는 거야...?’


통나무에 묶인 채,

발밑에 널린 짚들과,

자신을 보며 증오의 눈빛을 번뜩이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어린 소녀에 불과한 달기를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에게 증오란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녀에겐 항상 증오가 따라다녔고,

그것은 가족들을 제외한 모두가 그녀를 보며 항상 생각하는 감정이었다.


“내가 뭘 잘못 했는데...!!

왜... 항상... 다들...

나한테만 이러는 거야?!!”


“넌 태어난 것 자체가 죄다. 달기!”


태어난 것이 죄.

달기는 그 사실에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뭐라고 항변한다고 하들.

눈앞의 구미호족들은 달기를 죽일 생각뿐이었다.

그것은 어린 소녀에 불과한 그녀로 하여금.

절망에 빠뜨리기에는 충분했다.


“불을 붙여라! 이 년을 고통스럽게 죽여버려!”


증오와 분노.

그것이 소용돌이쳐 달기의 주변에서 춤을 춘다.

그것은 마치 축제와 같다고 달기는 생각했다.


“아아아아아앗!!!!”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그녀의 몸으로 다가온 불길에 피부가 닿기 시작하자.

그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머릿속이 모조리 고통으로 채워져갔으나...


“이번 기회에 이 년을 보호하는 수장들을 처리하는 것이 어때?

이 년을 보호하는 것을 보면....”


“쉿! 자네 무슨 말을 하는 겐가!”


“하지만 사실이잖아! 이 저주받은 것을 아끼는 것을 보면.

어쩌면 우리 수장들도 메구일 수도 있잖아!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모조리 죽여야 해.”


뚝!


몸을 태우는 고통보다도.

그녀의 귀에 들려온 그 말이.

달기의 흰 종이에 떨어진 먹처럼 머릿속을 채워갔다.

지금...

뭐라고 한 거지...?

죽인다고?

달기가 태어나서 행복한 기억이라곤.

가족과 함께 있었던 시간뿐이었다.

그 외는 따돌림과 증오와 폭력이 일상이었으니.

그것은 당연한 일.

그렇기에.

달기는 자신의 목숨만 노린다면.

그냥 줘버렸을지도 모른다.

이걸로 하은과 타마모가 피해를 보지 않고,

더 나아진다면 그래도 된다.

그런데....

자신의 목숨도 모자라서.

하은과 타마모의 목숨도 노린다.

이 사실에...

그녀 핏속의 악성이 꿈틀거렸다.


‘......싫어.. 절대 싫어..’


처음에는 부정.

자신의 귀에 들린 말들이 거짓이라 생각했으나.

점차 거기에 동의하는 말들이 많아지자.

그것이 곧 현실임을 깨달았다.

그다음은 분노.

달기는 알고 있다.

타마모와 하은이 구미호족을 위해 얼마나 일해오는가를.

그렇기에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그런데... 그걸 원수로 갚아..?

소녀의 마음이.. 그 나이대의 소녀가 아닌.

악성으로 물들어져간다.

그다음은 증오.

핏속의 악성이 그녀의 정신과 육체를 변이시킨다.

그래....

주변을 감싼 불들 따위는...

봄날의 바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지찌직!!


달기가 자신의 몸을 감싼 밧줄을 힘으로 찢어버리고 내려온다.

불꽃에서 소녀가 튀어나오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뭐야!? 어떻게 나온 거지?”


“잠깐! 저거!!”


달기의 털들을 모두 검게 물들여져 있었다.

그래...

예전에 숲속에서 구미호족들을 사냥했던 그 메구처럼 말이다...


“내 목숨을 노리는 것은 상관없어.

그런데....

감히 내 가족을 노려?!!!!!!”


소녀의 몸체가 서서히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건 절대 안 돼.......

너희를 모조리 죽여서라도....!!!”


“망할! 저년을 막아!!”


순식간에 사람 크기의 여우로 변한 주민들이 달기를 죽이기 위해 바로 튀어 올랐다.

첫 번째로 도달한 여우가 달기의 목을 노린다!


“끼잉!?”


하지만 그 전에 달기는 달려든 여우의 목을 여린 소녀의 손으로 잡아챘다.

그러자...


으드득!


어떻게 그 힘이 나왔는지.

여우의 목이 순식간에 찌그려진다.

비명도 없이 즉사.

그걸 확인한 달기는 한때 여우였던 고깃덩어리에 손을 내질렀다.


푸욱!


그리고는 여우 구슬을 몸속에서 빼내.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빨으로 먹어치웠다.

그 직후. 그녀의 곁으로 다른 여우들이 도착했지만...


“꺼져.”


달기는 갑자기 증폭된 힘으로 여우였던 고깃덩어리를 목을 잡은 상태로 빠르게 휘둘렸다.


콰지지직!!


첫 번째로 맞은 여우는 그대로 몸이 으깨졌으며,

그다음으로 맞은 여우들은 저 멀리 튕겨 나갔다.

그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다른 구미호족들이 영창을 시작했다.


“네가 제일 빠르네?”


달기는 본능에 맡긴 맹수처럼 달려나가.

가장 영창이 빠른 구미호의 머리를 손톱으로 꿰뚫었다.

그 직후. 희생자의 손을 잡아 돌렸다.


화르르륵!!!


불꽃의 주술이 다른 마을 주민들을 향해 내뿜어졌다.

비록 머리를 잃었으나.

그 주술이 발동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었다.

불꽃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그러자 마을 사람들 사이로 혼란이 가중된다.


콰직!


달기는 희생자의 여우 구슬을 뜯어내 먹어치우며 다른 마을 사람들을 향해 달려갔다.


“너는 항상 나에게 돌을 던졌지...

넌 내가 기분 나쁘다고 항상 때렸지....

그래......”


“자...잠깐!”


달기에게 공포감을 주었던 이들이.

그녀에게 공포감을 가지고,

달기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들이.

그녀의 폭력에 당한다.

이 사실에 달기의 눈동자에 광기가 스쳐 지나간다.

이 자리에서 여린 소녀였던 달기는 더 이상 없었다.

그저 피의 본능대로 살육을 시작하는 메구만이 있었을 뿐....

그녀가 다른 여우들의 구슬을 빼앗아 먹어치울수록.

달기의 꼬리들은 그 개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막아! 막으라고! 어째서 꼬맹이 하나를 막지 못하는 건데!!!!!”


“왜냐면...”


외쳤던 구미호의 목에 손톱을 박아넣으며 달기는 입꼬리를 올렸다.


“너희가 아는 멍청한 소녀는 저 불꽃 속에서 죽었거든.”


아래로 내리그어.

사타구니 쪽으로 손톱을 빼낸다.

그러자 그 틈으로 붉은 피와 함께 내장이 중력에 의해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달기는 탐식스럽게 살아있는 상태로 그것들을 먹어치웠다.


[신성한 내장.....]


달기가 소녀의 모습을 버리고,

곧 거대한 여우의 형태로 변해간다.

그 괴물의 입에는 그녀의 이빨에 꿰뚫린 구미호가 있었으며,

어린아이 몸체만한 이빨 하나로 구미호 하나의 몸을 꿰뚫고 있는 모습은 구미호족들에겐 재앙 그 자체였다.


“메구!?”


“아니야! 저건... 그냥 괴물이야!!!”


동족들을 먹어치울수록.

달기는 더 강해 져갔다.

그녀의 꼬리가 100개가 되어갔을 때쯤.

얼마 남지 않는 생존자들이 바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고,

이에 달기는 그들을 쫓아.

배고픈 자신의 위장을 채워갔다.

....아니. 하려고 한 것이 옳겠지.


[......하은 오빠.]


혼돈의 주신에게로 간 타마모와 하은 중.

하은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본래 일정보다 빠르게 마을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의 눈동자가 동요로 떨리는 것이 보이자.

거대한 몸체의 달기 또한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의 본능은 무차별적인 학살이었기에,

눈앞의 하은을 공격하려고 외쳤지만.

달기가 그것을 스스로 억눌렀다.


“어째서...

그런 괴물이 되어버린 거야....? 동생아....?”


[오빠와 엄마를 지키려고 했어....

난 그저.....]


“주변을 봐. 동생아...”


피투성이다.

마을 곳곳.

길이 피범벅 되어 고깃덩어리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전부 달기가 먹다 남긴 신체 부위들이었다.

한때 구미호족 마을들 중 가장 번성한 곳이지만...

이제는 폐허뿐인 장소가 되었다...


[나도 이렇게 되긴 싫었어.

언제까지나 착한 여우가 되고 싶었는데...]


달기는 짐승의 으르렁 소리를 내며 뒷말을 이었다.


[이 쓰레기들이.

오빠와 엄마의 목숨을 노리려고 하니 통제가 안 되더라...

미안해. 오빠....]


달기는 그 말과 함께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이성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날 죽여.

착한 동생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에게 안부 전해주고...]


이성이 악성이 잡아먹혀...

그녀의 눈동자에 마을 사람들과 같은.

증오와 분노만이 새겨져간다...


[안....녕....]


그 날. 달기의 어린 시절은 막을 내렸다.

하은은 수일에 걸친 혈투 끝에,

단독으로 달기를 비석에 봉인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녀를 죽이지 않자.

살아남은 이들이 하은에게 항의를 했지만...


“너희가 내 동생에 한 짓을 내가 모를 것 같아...?”


하은은 자신이 알고 지내는 드래곤을 통해.

마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생생하게 보고 온 상태였다.

처음에는 달기 걱정 때문에 살펴볼 겸 한 것이었지만...

설마 산 채로 여동생을 태워죽인다는 일을 벌일 줄은 몰랐다.

그걸 본 하은은 바로 돌아왔고,

그렇기에 제 시각에 달기를 막을 수가 있었다...


-----------------------------------------------------------


“그때부터 나는 구미호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야.

동족을 먹어치우면서 성장하는 구미호는 오직 나뿐이었거든.

어린 구미호들 교육할 때.

말을 안 들으면.

내가 물어간다고 교육할걸?”


그래서...

달기의 이명이 저주받은 구미호였던 것이었습니다.

동족들을 먹어치우는 메구의 피가 흐르는 구미호이기에...

그것만큼 그녀에게 적합한 이명은 없었겠지요.


“애매하네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느 쪽이 문제인 걸까요?

달기의 폭주를 염려하여 어릴 때부터 배척한 마을의 구미호들?

가족까지 해가 갈 것 같아 결국 악성으로 물들여진 달기?

겉으로만 보면.

구미호 마을 쪽의 문제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달기는 그들의 염려대로 폭주하였고,

수많은 구미호들을 잡아먹어 저주받은 구미호란 이명을 가지게 되었죠.

따라서. 그들의 염려는 부분적으로 옳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건들지 않았으면.

달기는 폭주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그녀의 아비에겐 죄가 있으나.

막 태어난 달기에겐 아무런 죄가 없었고,

그런 그녀를 따돌림 하여 악성으로 물들 계기를 제공한 것 또한 마을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전에 동족들을 잡아먹은 메구의 자식인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두려움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달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였으면.

마을에 거주하던 구미호 대다수가 살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그것은 이런 경우에는 참 애매한 문제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인지는 알겠지만 마리...”


달기는 길을 걷던 중 저를 노려보며 냉소를 지었습니다.


“놈들이나 나나.

서로 지키고자 하는 일들을 위해 싸웠고,

내가 더 강해서.

놈들이 모조리 죽었을 뿐이야.

그뿐인...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있는 사소한 이야기지.

그 덕에 가뜩이나 머릿수가 적은 구미호족 개체 수가,

지금 상당히 줄어버리고 말았지만 말이야.”


“어느 정도인데요?”


“현재 남아 있는 구미호 숫자는 1만밖에 안 돼.

그중 천명 가량은 이 마을에 있고,

나머진 괴물들과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걸?

그 때문에 구미호가 나타났다는 정보가 생길 때마다.

내가 직접 구조를 하러 가지만 말이야.”


“의외네요. 동족을 싫어하실 거라 생각했는데요?”


“내가 싫어하는 동족들은 날 건든 놈들이야.

그 외에는 그다지 감정이 없어.

그리고 날 건든 놈들은...”


달기는 자신의 배를 손으로 찰싹! 때립니다.


“이미 나의 피와 살이 되었는걸?

...애초에 그런 놈들부터 먹어치웠으니까.”


.....무서워라. 무서워.

한순간이나마 달기의 눈동자에 증오가 스쳐 지나가자.

저의 이마에 식은땀이 납니다.

그래도... 달기에게 동정심이 나는 것은 별수 없네요.

마을 주민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과거를 보내다니...

.....어라?


“왜? 네가 4세계에 오기 전에 했던 일 때문이야?”


“.........”


달기의 지적에 저는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마을 사람들과 같았습니다

아니... 저는 그 이하일 것입니다.

저는 그저 저의 쾌락 때문에 저지른....

쓰레기였으니까요....

지금이야. 진심으로 그때의 일을 후회하지만.

이미 그 아이는...

제가... 그 누구도 아닌...

제가 간접적으로 죽였습니다.

지금이라면 다른 생물로서의 환생을 위해 윤회의 궤를 돌고 있겠지요.


“너도 4세계에 왔으니까.

그만큼 수준이 쓰레기란 것은 알아.

네 지금 태도를 보면.

뭐 때문에 4세계에 왔는지.

뻔히 보이지만....”


달기가 눈을 좁힙니다.


“너의 본래 육체는 지금쯤 화장되었거나 지렁이의 먹이나 되었을 거야.

괴물인 된 이상. 너는 영혼만 같은 타인이야.

필멸자가 아닌... 괴물이지.

만약 네가 필멸자로서 날 만났다면.

넌 지금쯤 나에게 죽었겠지만...

괴물인 이상. 과거는 상관없어.

다만...

이 사실만은 기억해. 마리.”


“...?”


“언젠가 네가 이유 없이 해를 끼친 존재가 널 찾아온다면.

진심으로 사과해.

발을 핥든. 머리가 피가 나오도록 지면에 박든 말이야.

보상을 원한다면.

네가 해줄 수 있는 선에선 최대한 보상을 해주고 말이야.

그리고 만약 그 존재가 너의 목숨을 노린다면....”


달기는 흉폭한 여우가 겹쳐 보이는 모습으로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모든 힘을 다해 죽여버려.”


“........이봐요. 전 가해자거든요?”


제가 어이가 없어 하자. 달기는 가볍게 윙크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말 해잖아.

네가 할 수 있는 선에선 하라고.

하지만 목숨은 안 돼.

넌 지금 죽으면 영원히 소멸이라고?

피해자라도 목숨을 노린다면.

그건 또 다른 가해자일 뿐이야.

그 시점에서 그놈은 그저 적일 뿐이지.”


악성답게 심성이 비틀려 있네요.

하지만...

달기 다운 대답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달기의 등 뒤를 보자.

그 무엇보다 거대해 보이네요.


“아. 도착했다.”


달기가 입을 열자.

저랑 아쿠아마린은 고개를 돌려. 달기 앞을 보았습니다.

그러자 그곳에는...


“초가집....?”


여기 4세계 맞나요?

아니. 짚으로 만든 집이 왜 여기에 있어!?

아쿠아마린이 초가집을 보고는 신기한 듯이 저를 바라보는데.

그것이 마음이 아프다고요!

대체 전 666의 괴물이란 작자가.

뭐가 부족해서 이런 집에서 사는 거죠!?!!!!

이런 곳에 살면서 불편하지 않나요!? 타마모!!!!!!?

제 시선을 눈치챈 듯이 달기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런 표정 짓지 마...

나도 몇 번씩이나 엄마를 설득하려고 했는데...

‘난 이 집이 좋다!’ 하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살려고 하지 않는걸...

말 해잖아.

구미호족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괴물이라고...”


요컨대. 옛것을 사랑하는 노인이란 거군요.

그 말에 저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겉모습을 보면 전혀 믿기지 않지만 말이죠.”


“나도 내 엄마가 나보다 젊어 보여서 문제라고 생각해.”


달기는 그렇게 대꾸하고는 집으로 들어가자.

그 뒤를 하은이 따라가네요.

그러자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들어오너라.”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상을 두고 달기와 하은,

그리고 신기한 듯이 주위를 둘러보는 아쿠아마린이 먼저 앉아 있는 게 보이네요.

저의 등 뒤에서 칼리와 쇼거스가 등을 두드리며 보채고 있기에,

저는 하은의 곁으로 빠르게 앉았습니다.

쇼거스는 몸집 때문에 머리만 쭈욱 내미네요.


“별로 차린 게 없지만. 잘 먹게나.”


...라고 하시기엔.

상 전체가 음식들로 채워져 있네요.

뭐랄까...

시골 할머니가 손자 손녀들에게 상을 차린 것과 같달까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의외로 식품이 신선하네요?”


아쿠아마린이 제 의문을 대신 말하는군요.

그 말에 타마모는 피식 웃었습니다.


“내가 기계 머시기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대신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단다.

이를테면. 시간 속성의 정지장이라든지 말이다.”


아아. 과연.

시간 자체를 정지시킨 곳에 음식을 보관하나 봅니다.


“그건 돈이 많이 든다고 들었어요. 타마모님.

냉장고가 낫지 않나요?”


“그게 말이다아..”


아쿠아마린의 질문에 타마모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귀가 예민해서 말이다.”


“?”


“그런 소음들은 견딜 수가 없단다.”


“소음?”


제가 무의식적으로 묻자.

하은이 입을 열었습니다.


“어머니는 감각이 예민한 괴물이셔서.

원한다면 자신이 있는 행성 반대편의 소리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걸?

이 때문에 기계 소리에 매우매우 약해. 이를테면 전자파라든가...”


“이 때문에 구미호 마을이 이 모양이야.

엄마가 옛 삶을 좋아하는 것을 둘째치고,

자신의 감각을 자극하는 기계 소리를 버티지 못하니까. 후우...”


그 말과 함께 달기는 한탄스럽다는 듯이 음식을 흡입합니다.

과연... 그렇게 된 거였군요.


“근데 엄마. 이렇게 풍성하게 상을 차린 것을 보면.

우리에게 부탁할 것이라도 있어?”


달기의 물음에 타마모는 볼을 긁적이더니,

곧 입을 열었습니다.


“에덴에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가는 길에 너희가 달래와 차오린,

그리고 후타바에게 물건 좀 전해주면 좋겠다.”


“헤에? 그 년들에게?”


달기와 타마모가 대화를 시작하자. 저는 곁에 있는 하은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지금 말하는 분들은 누구인가요?”


“에덴에 거주하는 대요괴 출신의 666의 괴물들이야.

우리들은 모두 3세계 출신들이라 어느 정도 친분이 있거든.”


“...무서운 분들인가요?”


“오히려 반대야. 순성에 가깝지.

이 때문에 인왕 달래가 동생과 자주 싸우긴 하지만...

뭐. 가볍게 투닥 거리는 정도야.”


다행이네요. 달기처럼 개차반 성격을 가진 괴물이었으면.

첫 만남에 목숨이 간당거리는 관계로,

이 정보는 저에겐 나쁘지 않는 정보입니다.


“..알겠어. 엄마. 그 물건들만 전해주면 되는 거지?”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


“?”


“그 전에 잠시.”


딱!


타마모가 손뼉을 치자.

그 순간. 칼리와 쇼거스의 모습이 이곳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모종의 주술로 어딘가로 보낸 것 같네요.


“음? 이 아이는 왜 안 나가졌지?”


그 말과 함께 저를 지긋이 바라보는 타마모입니다.


“음... 과연!

너도 ‘그것들’과 같은 냄새가 나는구나!

그럼 이곳에서 격리되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되는군.”


“‘그것들’요? 무슨 말이죠?”


“야누스. 그가 얼마 전에 움직인 일 말이다.”


야누스. 그 이름이 나오자 저를 비롯한 하은과 달기의 몸이 흠칫! 떨렸습니다.

대체.... 왜....

그 끔찍하고도 사악하기 짝이 없는 괴물의 이름이 지금 이곳에 나온 것일까요...?


“잠깐! 야누스?

그 망할 인간이 르뤼에 이후에 다시 움직였어? 엄마?”


르뤼에 사태 이후.

야누스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에 조용히 거주하는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666의 괴물인 달기도 아는 정보가 거기까지인가 보네요.

야누스란 괴물이 워낙 재앙과 같다 보니,

그의 움직임에 그녀가 털을 세우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말

참고로 타마모는 기계치입니다.

심심하면 박살내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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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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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제 512화 진월검향 무쌍. +1 23.03.05 20 2 13쪽
511 제 511화 1vs30000. +1 23.03.05 23 2 13쪽
510 제 510화 마지막에 남은 영웅. +1 23.03.05 30 2 15쪽
509 제 509화 가브리엘의 강림. +1 23.03.05 20 2 16쪽
508 제 508화 마지막 행복. +1 23.03.05 22 2 15쪽
507 제 507화 거짓된 영웅들의 결정. +1 23.03.05 29 2 14쪽
506 제 506화 이별준비. +1 23.03.05 21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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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제 500화 하나가 된 괴물과영웅들의 힘. +1 23.03.05 20 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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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 제 497화 거짓된 영웅들의 패배. 그러나... +1 23.03.05 18 2 16쪽
496 제 496화 종말 vs 괴물 +1 23.03.05 17 2 29쪽
495 제 495화 침공해오는 종말. +1 23.03.05 19 2 17쪽
494 제 494화 괴물과 영웅의 동맹. +1 23.03.05 14 2 23쪽
493 제 493화 7번째 666의 괴물. +1 23.03.05 9 2 15쪽
492 제 492화 현자의 최후. 그러나... +1 23.03.05 13 2 14쪽
491 제 491화 진실을 숨기는 자. +1 23.03.05 1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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