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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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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9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01 10:00
조회
22
추천
4
글자
11쪽

214.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1

DUMMY

“네. 신의 능력은 같은 능력이 여러 개 존재할 수 없어요. 내 주인이었던 현과장이 무수히 많은 시도를 해 봤지만, 한 개 이상은 만들 수 없더라고요.”


우유나는 밀크나의 답변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그때, 그여의 머릿속에 피어난 한 가지 의문. 조금 전 밀크나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그녀의 뇌리에 맴돌았다.


“지금 만든다라고 했죠? 그럼 「신의 방패」는 만들어진 능력이에요?”

“현과장이 원더랜드를 지키기 위해 고심해서 만든 능력이에요. 모든 것을 지키는 능력. 그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오직 약자를 지키기 위해 만든 능력.”


그렇게 대화가 끊어지는 듯 했지만, 예상 외로, 할 말이 남은 건 우유나가 아닌 밀크나였다. 하지만 머뭇머뭇거리며, 쉬이 입을 열지 않는 밀크나. 그렇게 둘 사이의 대화가 끝나는 듯 했다.


“「신의 방패」는 존재해선 안 되는 능력이에요. 진짜 신이 만든 게 아닌, 현과장이 만든 능력이니까.”


아직 완벽히 만들어지지 않은 밀크나의 얼굴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끝없는 불안감과 걱정이 느껴졌다. 마치,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을 알아차린 듯.




“그러니까, 신의 창, 신의 단검 말고도 더 있다고?”

“그렇지! 그렇지! 신의 검, 신의 활, 신의 망치 이렇게 더 있지!”


어찌 된 영문일까. 거실의 탁자 앞에서 모두와 함께 겸상을 하고 있는 라니. 채야도 어흥선생도, 그리고 여왕도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손에 든 숟가락을 부들부들 떨면서 라니를 바라보는 갓패치. 그의 눈동자는 라니의 얼굴... 이 아닌 그녀 앞의 그릇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릇이라면, 설마?


“아니, 호떡만 먹이기 좀 그렇잖아. 아무리 죄인이긴 하지만.”

“제정신이야? 그렇다고 김치찌개를 먹여? 그냥 주막에서 아무거나 사와서 먹이면 될 거 아니야!”


아니나 다를까. 김치찌개 때문에 열을 올리는 갓패치. 하여간 이 인간은 먹는 것에 진심이다. 너무나 진심이다.


“거참, 먹는 거 가지고 사람 불편하게 만드네. 이보세요. 이거 당신이 만든 거 아니잖아.”

“제정신이야? 내가 만든 게 아니라, 내가 먹을 거다!”


만들었다는 말보다 더욱 설득력을 가진 말, 먹을 것. 라니는 할 말을 잃었다. 음식의 진정한 주인은 만든 사람이 아닌 먹을 사람이니까.


“어, 어... 미안합니다.”


너무나 당당한 그의 말에, 그만 본의 아니게 사과까지 하고 만 그녀. 하지만 사과를 받았다고 해서 자신의 행보를 멈출 갓패치가 아니었다.


“그럼 어서 그 손 내려 놔. 다른 거 먹어.”


갓패치는 그녀의 손을 응시했다. 김치찌개 그릇을 잡고 있는 그 손을.

그 둘을 사이에 두고 거실에 퍼지기 시작한 정적. 모두의 시선 또한 그들을 향했다.


“설마... 먹을 생각은 아니지?”

“제정신이야? 당연히 먹어야지. 너 설마... 음식을 버려?”


정적이 끝나기 무섭게 싸늘하게 바뀌어 버리는 거실 분위기. 모두의 눈동자가 오직 라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 당연히 못 먹을 때는...”


더욱 커지는 모두들의 동공. 이제는 키토와 리코, 그리고 루프까지 합세했다.


“못 먹을 때는 먹을 수 있게 해야지, 암, 그렇지. 그렇고말고.”


무시무시한 그들의 눈빛에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도 모른 채 그냥 무작정 입을 연 라니. 그러나, 그녀의 이 대답은 모두의 기분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못 먹을 것도 먹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제정신이야? 대단해! 내가 오해를 할 뻔 했어. 이런 인재가 세상이 있을 줄은!”


특히나 마음에 든 것은 바로 갓패치. 먹을 것에 세상 그 누구보다 진심인 그는, 이런 그녀의 대답이 정답 이상으로 가슴에 파고 들었다.


“갓패치 이상의 인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냥. 못 먹을 걸 먹게 만들겠다라니냥.”

“요리 인생 1000년이 넘었지만, 나도 그건 생각을 못 했다랄까나.”


갑작스런 환대에 어안이 벙벙해진 라니.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말을 바꿀 수는 없었다. 진실을 말하는 순간, 이 음식 광신도들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불 보듯 뻔 했으니까.


“머, 먹을 건 없어서 못 먹는 거지! 그런 거지!”

“현과장 들었어? 없어서 못 먹는데 잖아!”


그녀의 말에 갓패치는 양 손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마치 그와 같았다. 매번 김치찌개가 없어서 더 못 먹는 그 자신과.


“현과장은 김치를 더 만들어라! 내가 김치찌개를 못 먹잖아!”

“갓패치는 좀 줄이라고! 더 만들면 더 먹고, 더 더 만들면, 더 더 먹잖아!”

“제정신이야? 그럼 더더더 만들라고!”

“그럼 더더더 먹게? 이 정신 나간 먹보야!”


그녀의 말에 기분이 너무나 좋아진 갓패치는, 그대로 그녀의 그릇을 들어 자신의 입에 때려 넣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깨끗해져서 입 밖으로 나오는 그릇. 이것은 마치 입으로 설거지를 한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나 갓패치! 기부니가 너무 좋다! 현과장! 김치찌개 추가욧!”

“분위기를 핑계로 더 먹을 생각 하지 마. 훤히 다 보이니까.”


이런 갓패치의 행동패턴은 이미 전부 현과장의 머릿속에 들어 있었던 상황. 현과장은 당차게 그의 요구를 거절한 채, 남은 김치찌개를 갓패치가 손 댈 수 없게 단단히 포장했다.


“이번엔 문만 열어주고 따라오지 마.”

“제정신이야? 내 김치찌개를 포기하라고?”


김치찌개에 눈이 멀어버린 갓패치는 막무가내였다.


“아니, 눈앞에 포로를 두고 날 따라 오겠다는 게 지금 말이 돼? 제정신이야?”

“제정신이지! 빛보다 빠른 인간인데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도망칠 수 있을 걸. 그렇지? 그치?”

“아! 나 안 가. 호떡 먹고 갈 거야.”


현과장과 갓패치의 말싸움에서 슬그머니 갓패치의 선을 들어주는 라니. 아니, 지금 호감작 하는 거야? 뭐야? 왜 갓패치에게 잘 보이는 거야?


“갓패치에게 잘 보여도 득이 되는 건 없단냥.”

“아니, 난 진짜 호떡 먹을 거야. 난 호떡이 좋아.”


어흥선생의 말에, 라니는 단호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흔들림 없는 그녀의 눈빛. 그리고 결연한 목소리. 그녀도... 음식에 진심인 모양이었다. 그 누구처럼.


“현과장의 호떡은 먹는 방법이 여러 가지입니다만.”


이런 그녀에게 슬그머니 관심을 보이는 여왕. 하긴 여왕도 먹는 것에 목숨을 거는 인간이긴 하니까.


“심각하리만큼 관심이 있는데.”

“역시. 내 안목은 틀림이 없습니다만.”


뭐가 안목이야. 그 인간은 적이라고! 적!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현과장의 무대를 습격한...... 아, 무대를 습격해줬지.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현과장이 음식을 대접하는데 큰 태클이 없는 이유가 있었군.


“그럼 기다려. 난 배달 좀 하고 올 테니까.”

“나도 그럼 다녀오지.”


현과장이 갓패치를 무작정 밀어 냈지만, 김치찌개에 환장한 갓패치는 더욱 거세게 몸을 차원문 안쪽으로 들이밀었다. 기어코 현과장과 함께 차원문 안쪽으로 넘어가버린 갓패치. 그렇게 모두를 남긴 채, 갓패치와 현과장은 우유나의 곁으로 몸을 옮겼다.




“라니가 늦는군.”


황금빛 갑옷을 뽐내는 중년 기사 아담은, 늦어지는 라니의 귀환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가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빛보다 빠른 그녀가 이리 늦는 게 마음에 걸렸을 뿐.


“기회주의자 년이 그 쪽에 붙은 건 아니겠지?”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와 버렸다. 그러자,


“신의 방패 측에는 이득이 될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아담 각하와는 다르게.”


지긋이 조언을 올리는 은빛 갑옷의 기사. 지난 번 죽은 기사와 동일한 갑옷이었지만, 목소리와 체격은 전혀 달랐다.


“그 잡것은 돈 말고도 다른 이유로도 움직인다. 그게 마음에 걸릴 뿐.”

“걱정이 되신다면, 은기사들을 원더랜드로 보내겠습니다.”


지난 번 죽은 기사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행동하는 은빛 기사. 아담은 그의 생각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평화로운 선택은 아닌 거 같은데.”

“어차피 원더랜드는 없어져야 하는 별입니다. 조금 거친 방법을 쓴다고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


단호한 기사의 말에,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는 아담. 그는 기사를 바라보며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에게 맞기지.”

“기회에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결연한 목소리와 함께, 어둠속에서 사라지는 은빛 기사.

음침한 어둠 속, 오직 아담의 비열한 미소만이 빛날 뿐이었다.




한편, 우유나의 연구실로 찾아온 현과장과 갓패치는 거의 완성된 밀크나를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알고 있었던 기록관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밀크나의 외형. 작은 문제가 있다면, 아직 완성이 아니기에,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크흠! 눈을 어디에 둬야 하는 거야.”


밀크나를 힐끗 쳐다본 현과장은, 그대로 고개를 돌려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하긴, 40년 모태솔로 현과장에게는 조금 자극이 심했을지도 모르겠다.


“현과장은 로봇에게 욕정을 느끼는 거예요? 변태가 따로 없네.”


그런 현과장을 바라보며 비웃음을 흘리는 우유나.

살며시 자존심이 상했다. 진짜 변태에게 이런 취급을 당하다니.


“인공근육으로 대체하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공근육? 그게 뭐야?”


생소한 단어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개를 돌려버린 현과장. 그러자 그의 시선에 또 한번 밀크나의 육체가 들어왔다.


“아악! 실수야! 이건 실수라고!”

“현과장. 난 사람으로 따지면 아픈 사람이라고요. 그런 사람을 보고 욕정을 품다니. 도대체 당신은...”


밀크나는 그런 현과장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런데, 이런 신경질적인 말투와는 다르게, 이상야릇한 밀크나의 표정. 우유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마... 이 변태들, 이걸 노린 거야? 모태쏠로의 이런 활어같이 팔딱거리는 리액션을? 도대체 어디까지 변태인 거야, 이 인간들은!


“제정신이야? 우유나 김치찌개 안 먹어?”

“갓패치가 먹어요. 난 지금... 배부르니까.”


그래 배부르겠지. 원하는 리액션을 실컷 봤으니까. 이 진짜 광기 리얼 변태녀들아! 모태쏠로를 괴롭히는 게 그렇게 좋냐? 좋아?


“난! 난! 난! 갈 거야! 갓패치! 차원문 열어!”

“갓패치는 지금 김치찌개 먹느라 바쁘답니다~”


설마 김치찌개를 양보한 게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어? 정말 치밀한 여자들이다. 이런 것 까지 전부 계산해 뒀다니.


“젠장 이렇게 수치플을 당하고 있어야만 하다니!”

“그럼 장난은 그만하고. 이제 다른 이야기나 하죠.”


현과장을 이용해 즐길 만큼 즐긴 것일까. 우유나는 현과장 앞에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이게 뭐야?”

“데빌 위딘과 관련해 밀크나가 알아낸 정보요.”

“데빌 위딘? 정보?”


서류 뭉치를 받아든 현과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눈에 봐도 엄청난 양의 서류. 검은 글자들이 하얀 백지 위에 작은 틈 조자 남기지 않고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게 다 정보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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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224. 김장전쟁 - 1 +1 23.10.11 34 4 11쪽
223 223. 패잔병과 현과장 23.10.10 28 5 11쪽
222 222. 채야, 진짜 화나다! 23.10.09 32 5 11쪽
221 221. 기어오르는 위기들? - 4 23.10.08 24 5 11쪽
220 220. 기어오르는 위기들?- 3 23.10.07 20 4 11쪽
219 219. 기어오르는 위기들? - 2 23.10.06 20 5 11쪽
218 218. 기어오르는 위기들? - 1. 23.10.05 18 4 11쪽
217 217.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3 23.10.04 19 4 11쪽
216 216.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2 23.10.03 20 4 12쪽
215 215. 죽지 않는 기사들 23.10.02 22 5 11쪽
» 214.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1 23.10.01 23 4 11쪽
213 213. 신의 능력자들3 23.09.30 24 4 11쪽
212 212. 신의 능력자들2 23.09.29 24 4 11쪽
211 211. 신의 능력자들1 23.09.28 20 4 11쪽
210 210. 데빌 위딘의 역습 23.09.27 17 4 12쪽
209 209. 붕괴되는 운명 23.09.26 22 5 12쪽
208 208. 납치의 이유 23.09.25 17 5 12쪽
207 207. 우유나 납치 사건 - 5 23.09.24 20 4 11쪽
206 206. 우유나 납치 사건 - 4 23.09.23 24 5 11쪽
205 205. 우유나 납치 사건 - 3 23.09.22 21 4 11쪽
204 204. 우유나 납치 사건 - 2 23.09.21 17 4 11쪽
203 203. 우유나 납치 사건 - 1 23.09.20 22 4 11쪽
202 202. 이딴 게 에필로그? 23.09.19 23 4 11쪽
201 201. 설마, 이게 끝이야? 23.09.18 23 4 11쪽
200 200. 마지막 찬스 - 2 23.09.17 21 4 11쪽
199 199. 마지막 찬스 - 1 23.09.16 24 4 11쪽
198 198. 의외로 찾아온 기회 +2 23.09.15 28 4 11쪽
197 197. 헤어짐 전문 변호사 - 3 23.09.14 20 4 11쪽
196 196. 헤어짐 전문 변호사 - 2 23.09.13 22 4 11쪽
195 195. 헤어짐 전문 변호사 - 1 23.09.12 2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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