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24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9.30 10:00
조회
23
추천
4
글자
11쪽

213. 신의 능력자들3

DUMMY

무슨 생각이 떠오른 것일까. 현과장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텐데, 무슨 자신감이실까?”


수많은 잔상들 사이로 울려 퍼지는 그녀의 목소리. 비웃음과 비아냥만이 가득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아니, 그녀만 모르는 현과장만의 독특한 능력이 있었는데...


“리코 님과 키토 님이 함께라면 내 행운은 두 배가 되지!”

“정말이냐능?!

“우리, 대단!”


애석하게도 키토와 리코에게 그런 능력은 없었다.

당연하게도 현과장에게 또한 그런 능력은 없었다.

그렇다면, 현과장이 믿고 있는 건 무엇일까.

현과장은 두 귀염둥이들을 바라보며 빙긋 웃더니, 이내 온 정신을 집중해 주먹을 앞으로 내질렀다.


“제발! 발동해라!”

“발동하라능!”

“발동! 발동!”


현과장의 바람을 그대로 입에 담은 키토와 리코. 그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그들의 진심이 닿은 것일까. 그의 가슴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발동이다. 그 지랄 맞은 그 능력이!


“왔다! 개행운!”

[쾅!!!]


가슴속의 꿈틀거림은 이내 주먹 끝의 촉각으로 이어졌다. 그 촉각은 이윽고 엄청난 굉음이 되어 주변에 흩날렸다. 그의 손에 무언가가 날아와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아닌, 단단한 무언가가 아닌, 살아있는 무언가가.


[털썩.]


단순히 주먹을 뻗었을 뿐인데, 종잇장처럼 구겨져 땅에 떨어진 그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움직임이 조금도 없었다.


“우리가 행운이 아니었나능?”

“현과장, 거짓말쟁이.”


자신들이 행운의 상징인줄 알았지만, 사실은 현과장의 능력이었다는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리코와 키토. 그들의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했다.


“우리 두 주인님이 있었기에 발동했다니까. 두 주인님이 응원해 줘서.”

“그런 거다능!”

“리코, 최고!”


하지만 현과장의 한 마디에 바로 풀어버리는 리코와 키토. 폴짝폴짝 뛰는 작은 움직임이 너무나 앙증맞고 사랑스러웠다. 젠장! 나도 저런 주인님이 필요하다고!


“현과장! 리코 님, 키토 님 괜찮냥?”


현과장이 아닌, 키토와 리코가 걱정이 되 헐레벌떡 달려오는 어흥선생. 그는 눈앞에 펼쳐진 귀여움의 파라다이스에 그만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게 천국이지. 이게 천국이고, 이게 발할라지.


“그런데 저 여자는 누구일까나?”

“제정신이야? 누구긴 누구야! ...모두를 지옥에서 구해주신 은인이지.”


채야의 물음에,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마음속 목소리를 냅다 질러버리는 갓패치. 그는 누군지 모르지만, 쓰러져 있는 그녀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덕분에 원더랜드의 주민 아무도 지옥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저 여잘 감금하자!”

“저렇게 빠른데 어떻게 감금하냥?”


현과장의 말에, 어흥선생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현과장의 얼굴 가득 피어난 비열한 미소. 아무래도 뭔가 더러운 방법을 떠올린 듯 한데...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채야의 집에 만든 임시 지하실. 쇠사살과 채찍. 기괴한 고문도구가 즐비한 이 곳은. 디자인한 이의 말할 수 없는 취향이 잔뜩 묻어난 곳이었다.

이곳에 잡혀온 정체 모를 그녀. 현과장에게 잡혀온 그녀는, 어흥선생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도망치려고 했다.


“더 먹어야 겠어! 이거 빨리 놔!”


응? 도망치는 게 아니었어? 먹어야겠다고? 뭘? 지금 뭘 먹겠다는 거야?“


“어허! 어디서 우리 키토 님과 리코 님의 데뷔 무대를 박살 낸 주제에. 호떡을 먹으려고 그래?!”

“안 된다냥. 가만히 있어라냥. 대답을 잘해야 줄 거다냥.”


이런 악마보다 더 독한 인간들! 먹을 걸로 협박을 하다니!


“아니! 그럴 거면 입에 넣어주면 안 되는 거잖아! 당신들 포로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그녀는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눈앞의 악마, 현과장을 노려보았다.


“그래? 미안하게 됐네. 그럼 호떡 안 먹어도 되는 거지? 그렇지?”


현과장은 그녀가 보는 앞에서 사정없이 호떡을 베어 물었다. 단 한입에 반 이상 날아가 버린 호떡. 그녀의 마음이 날아가는 듯 했다. 그녀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그, 그만! 먹지 마! 먹지 말라고!”

“응~ 어쩔~ 내가 만든 건데. 뭘 먹지마라야.”


현과장은 남은 호떡을 사정없이 입 안에 털어 넣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건 처음이었다. 단순히 먹을 것 때문에 이렇게 힘들다니. 현과장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란 느낌이 저절로 들었다.


“이 악마 같은 놈! 아니, 악마! 삼대가 저주 받아라! 이 괴물!”

“어허!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현과장은 그녀의 저주 가득한 비난에, 곧바로 그 자리에서 호떡을 굽기 시작했다. 지하실 안에 퍼지는 고소하고 구수한 냄새. 달큰한 향과 시나몬의 향이 적당히 어울려 그녀의 오감을 자극했다.


“아... 제발... 제발요! 제발 좀 놔 줘요! 나 저거 먹고 싶단 말이야!”


이젠 어린 애처럼 생떼를 쓰는 그녀. 하지만 현과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호구같은 행실에 비해, 무척이나 잔인하고 매정한 인간이니까.


“갓 만든 호떡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르지?”


현과장은 그녀의 앞에 막 만들어진 호떡을 슬그머니 내밀었다.

호떡에서 희미하게 뿜어져 나오는 맛의 아우라.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마치 호떡의 맛을 증명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 한 입 먹어볼까?”


천천히 현과장의 입을 향해 다가가는 호떡.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녀도, 그녀를 잡고 있던 어흥선생도 침을 꼴깍 삼켰다. 안절부절못하고 그저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녀의 동공. 그녀는 선택해야만 했다.


“다! 다 말할 게! 전부 다!”


순간, 멈춘 현과장의 움직임. 하지만 그의 입은 더욱 활발하게 움직였다.


“라니! 강탈자 라니!”

“라니? 고라니야 뭐야. 그래, 고라니 씨. 그럼 진득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고.”


현과장은 이름을 밝힌 라니에게, 호떡의 일부를 떼어서 그녀의 입 앞에 내밀었다. 꿀이 전혀 없는 호떡 끝 가장자리의 일부를.


“아니 그래도 그건 좀!”

“어허! 달랑 이름 하나 말하고 뭘 그렇게 바라나? 안 먹어? 안 먹을 거야? 내가 먹어?”

“아, 아니! 먹어! 먹는다고!”


억울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호떡을 포기 할 수는 없었던 라니. 그녀는 현과장이 내민 호떡을 그대로 받아먹었다. 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입안에서 펼쳐진 샹그릴라. 라니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맛있고 황홀해서.


“왜 왔어?”

“「신의 방패」를 제거하려고.”


현과장의 손에 들린 호떡을 바라보며, 자신이 온 이유를 술술술 불어버리는 라니. 그녀의 안중에는 이제 오직 호떡뿐이었다.


“날 죽여? 「신의 방패」는 못 죽이잖아.”

“신의 능력은 정신력이 떨어지면 발동하지 않아. 신의 능력이라고 다 완벽한 건 아니라고. 이제 됐지? 호떡! 호떡을 줘!”


광기 어린 눈빛으로 호떡을 노리는 라니. 변태느낌이 가득한 장소 때문일까. 아니면 이 장소를 만든 사람 때문일까. 이상하게 라니에게서 익숙한 누군가의 광기가 느껴졌다.


“어, 그래. 줘야지.”


친숙한 광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당황감에 나타난 실수일까. 현과장은 손에 든 호떡을 그대로 라니 앞에 내밀었다.

눈 앞의 호떡에 이성을 잃고 만 라니. 그녀는 순식간에 호떡을 먹어치우더니 현과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


“더 말하면, 줄 거야?”

“어? ...어.”


현과장의 대답이 끝나자, 라니의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오로지 호떡을 위해서. 오직 호떡을 얻기 위해서.


“이 일을 시킨 건 아담이고. 아담은 「신의 창」 능력자고. 난 「신의 단검」 능력자야. 세 개 말했으니까, 세 개 줘!”


뭘 물어봐야 할지도 몰랐던 현과장. 호떡에 눈이 먼 라니 덕분에, 이런저런 정보를 편하게 얻었다. 그러니 호떡을 줘도 될 듯한데.


“아니! 한번에 다 말했으니, 하나만 줄 거야. 질문하는 나도 그렇지만, 너 포로 처음이지?”

“내가 누군가에게 잡힐 거 같아? 나 강탈자 라니가!”


이래서 초심자들이란. 뭔가 티키타카가 되어야지. 일방적으로 말하고 끝내는 게 어디 있어. 그것도 먹는 거 때문에. 스파일 물 주인공들이 들으면 울겠다. 심문 그렇게 당하는 거 아니라고.


“아무튼 하나만 줄 거야.”

“세 개! 세 개 내 놔!”

“아니! 어흥선생, 이제 놔 줘도 될 거 같아.”


현과장의 말에, 어흥선생은 조금 걱정하는 듯 그와 라니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현과장, 우리를 습격한 사람이다냥. 쉽게 풀어주면 안 된다냥.”


당연한 염려였다. 이미 한 번 현과장을 습격한 상대에 대한 당연한 염려. 하지만,


“헛짓하면 호떡을 못 먹을 텐데. 헛짓 하겠어?”


이미 그녀는 호떡의 노예. 마약빵보다 더 엄청난 현과장의 호떡에 중독된 이상, 그녀는 노예나 다름이 없었다. 다름 아닌 현과장의 노예.

노예하니까 말인데. 이 방을 디자인 한 우유나는 지금 쯤 뭘 하고 있을까.




“밀크나 마샤. 대답해 봐요.”

“난 밀크나 마샤가 아닙니다. 기록관 우유나입니다.”


우유나는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그녀의 앞에 놓인 로봇 신체를 조율하는 우유나. 비록 상반신만 완성된, 아니 상반신도 일부만 완성된 반쪽짜리 신체였지만, 이미 정상적인 작동을 보이고 있었다.


“우유나, 전반적으로 모든 부품이 전부 느슨한 거 같은데.”

“아무래도 전부 기계로 만들면 문제가 생길 거 같아서요. 인공근육을 도입할 생각이에요.”


인공근육이라는 말에, 밀크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멋지죠? 그렇죠?”

“하등하다고 했던 말 취소해야겠네요. 훌륭해요, 우유나.”


밀크나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진 우유나. 이내 그녀는 도면을 직접 밀크나 앞에 내보이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얼마나 고심을 했는데요! 정체성과 미적 아름다움을 전부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게 무척 많았다고요!”

“정체성이요? 내 정체성을 위해 포기해야 할 건 없을 텐데.”


밀크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정체성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게 있다니. 고연 자신의 변태적 특성을 위해 뭘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신의 방패요! 신의 방패! 현과장이 가지고 있는 거!”


우유나의 말에, 밀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건 내 능력이 아니에요. 그건 그저 흉내를 낸 것 뿐.”


이어서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밀크나. 그런 그녀의 모습에 이번엔 우유나가 고개를 기울였다.


“분명 신의 방패 같은 능력이 영혼 속에 남아 있었는데...”

“그건 시스템 간섭 제어 기능이에요. 미래의 현과장이 만든. 진짜 신의 방패는 아니에요. 제 능력은 주변의 모든 것들을 파괴 불가로 만들잖아요. 현과장과 다르게.”


하긴 그랬다. 그녀의 능력은 현과장의 「신의 방패」와 확연히 다른 구석이 있었다.


“그럼 신의 방패는 현과장만의 능력인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4 224. 김장전쟁 - 1 +1 23.10.11 34 4 11쪽
223 223. 패잔병과 현과장 23.10.10 28 5 11쪽
222 222. 채야, 진짜 화나다! 23.10.09 32 5 11쪽
221 221. 기어오르는 위기들? - 4 23.10.08 23 5 11쪽
220 220. 기어오르는 위기들?- 3 23.10.07 20 4 11쪽
219 219. 기어오르는 위기들? - 2 23.10.06 20 5 11쪽
218 218. 기어오르는 위기들? - 1. 23.10.05 18 4 11쪽
217 217.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3 23.10.04 19 4 11쪽
216 216.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2 23.10.03 20 4 12쪽
215 215. 죽지 않는 기사들 23.10.02 21 5 11쪽
214 214.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1 23.10.01 22 4 11쪽
» 213. 신의 능력자들3 23.09.30 24 4 11쪽
212 212. 신의 능력자들2 23.09.29 24 4 11쪽
211 211. 신의 능력자들1 23.09.28 20 4 11쪽
210 210. 데빌 위딘의 역습 23.09.27 17 4 12쪽
209 209. 붕괴되는 운명 23.09.26 22 5 12쪽
208 208. 납치의 이유 23.09.25 17 5 12쪽
207 207. 우유나 납치 사건 - 5 23.09.24 20 4 11쪽
206 206. 우유나 납치 사건 - 4 23.09.23 24 5 11쪽
205 205. 우유나 납치 사건 - 3 23.09.22 21 4 11쪽
204 204. 우유나 납치 사건 - 2 23.09.21 17 4 11쪽
203 203. 우유나 납치 사건 - 1 23.09.20 22 4 11쪽
202 202. 이딴 게 에필로그? 23.09.19 23 4 11쪽
201 201. 설마, 이게 끝이야? 23.09.18 22 4 11쪽
200 200. 마지막 찬스 - 2 23.09.17 20 4 11쪽
199 199. 마지막 찬스 - 1 23.09.16 23 4 11쪽
198 198. 의외로 찾아온 기회 +2 23.09.15 27 4 11쪽
197 197. 헤어짐 전문 변호사 - 3 23.09.14 20 4 11쪽
196 196. 헤어짐 전문 변호사 - 2 23.09.13 21 4 11쪽
195 195. 헤어짐 전문 변호사 - 1 23.09.12 22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