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12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8.28 10:00
조회
24
추천
4
글자
11쪽

180. 마지막 인간체스... 도중 밥 타임?!

DUMMY

“나 돌아왔... 지금 뭐 보는 거야?”


집에 돌아온 현과장은, TV 앞에 옹기종이 모여 있는 식구들을 발견하고, 천천히 그들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현과장을 발견하고 방긋 웃는 어흥선생과 채야. 특히 어흥선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과장 쪽으로 뛰어왔다.


“현과장 돌와왔냥! 그래, 우리 리코님, 키토님, 루프 씨는 무탈했었냥?”


아니나 다를까. 어흥선생의 목적은 다름 아닌 귀염둥이들. 그는 현과장에게 다가가는 척만 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그 뒤에 있는 루프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오~!”


어흥선생이 다가오자, 우렁찬 하울링으로 대답하는 루프. 그의 목소리가 아닌 하울링이 들리자, 현과장은 내심 아쉬운 얼굴을 하며 루프와 그의 등에 타고 있는 두 귀염둥이를 바라보았다.


“아... 여기서는 말을 못하는 구나...”

“말? 무슨 비밀이 있었냥?”


루프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현과장을 바라본 어흥선생. 이내 현과장의 입에서 나온 발언은 어흥선생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하고 말았다.


“저쪽에서는 모두 말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 뭐라고 했냥? 말을 할 수 있었다고?”

“말꼬리가 빠졌어, 어흥선생.”

“지금 그게 중요해? 우리 귀염둥이들이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현과장의 지적에도 아랑곳없던 어흥선생은, 뒤에 서 있던 기록관 그녀를 향해 무작정 달려갔다. 그러더니,


“나도 보내줘라냥! 우리 귀염둥이들과 함께 보내줘라냥!”


다짜고짜 그녀의 다리에 매달리는 어흥선생. 그의 눈동자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하긴, 반려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들으면 얼마나 부러워할 이야기가 아닌가.


“그분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이젠 다른 목소리까지 듣고 싶다고요? 꿈 깨세요.”


애걸복걸한 그를 단호하게 그를 뿌리친 그녀는, 슬그머니 루프의 곁으로 다가와 나직이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그러니까, 왜 거기서 능력을 쓴 거야, 이 똥멍청이 멍뭉아!”

“거기에 둘이 따라올 줄 몰랐다, 멍.”


그 누구도 들리지 않게 낮고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간 루프와 그녀. 하지만 그들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여기 둘! 몰래 대화한다능!”

“귓속말. 속닥속닥.”


바로 루프의 등에 타고 있던 리코와 키토. 순간 모두의 시선이 리코와 키토를 향했다.


“내가 들었다능! 내가 정말 들었다능!”

“나도. 들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버린 상황. 기록관 그녀는 난감함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건 내 복화술이다, 멍! 키토와 리코의 목소리 아니다, 멍!”


바로 그때, 사건을 더욱 크게 만들고 마는 루프. 실수투성이인 그녀가 똥멍청이라고 부르는 데는 가 이유가 있다.


“어, 루프 씨 말을 할 수 있었어?”

“나? 멍? 아니다, 멍! 아오~!”


목소리와 하울링의 절묘한 하모니. 이 아름다운 음색 덕분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현과장! 오늘 미드나잇 클럽은 몇시냐능!”

“김치찌개 먹어서 든든.”


생기발랄한 키토와 리코는 곧바로 현과장의 품으로 달려왔다. 이 모습에 더욱 큰 충격을 받은 어흥선생. 그런데, 두 귀염둥이의 목소리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 어흥선생 뿐만이 아닌 듯한데...


“지금 뭐라고 했어? 김치찌개? 제정신이야? 지금 제정신이냐고?! 날 빼고 김치찌개를 먹어?!”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던 갓패치가, 두 눈에 불을 켜고 현과장을 노려보았다. 기록관 그녀의 귓속말이 일으킨 엄청난 나비효과. 작고 큰 폭탄들이 거실 곳곳에서 터지는 것만 같았다.


“아, 그 김치찌개 정말 맛있었어요. 호떡보다 더.”


모두의 시선이 기록관을 향했다. 현과장의 김치찌개를 먹은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운 것일까. 뿌듯한 얼굴로 갓패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 순간, 갓패치의 분노가 더욱 강하게 몰아쳤다.


“호떡보다 더 맛있었다고? 호떡보다 더?”

“그럼 내가 설자리가 없다랄까나! 그래도 먹고 싶다랄까나!”


이제는 채야까지 자리에서 들고 일어섰다. 그녀 역시 예전에 김치찌개를 맛봤던 인물. 갓패치가 노발대발하는 게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다.


“아니, 때마침 내 김치 냉장고에...”

“김치 냉장고? 지금 김치만 있는 냉장고가 있다는 말이야? 제정신이야?”


현과장의 말에 큰 충격을 받고만 갓패치. 충격을 받은 건 비단 갓패치 뿐만은 아니었다.


“김치 냉장고라니... 이건 나도 생각을 못 했다랄까나.”


급기야 채야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요리사로서의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아니 그렇게 중요한 냉장고가 아니라니까!”

“그래도 냉장고 안에 김치만 가득한 게 맞잖아? 내 말이 틀려?”


갓패치의 물음에, 현과장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완전히 무너지고 만 채야와 갓패치. 한 명은 요리사로서, 다른 한 명은 대식가로서 자신감을 크게 잃고야 말았다.


“제정신이야? 내가 먹어보지 못한 김치가 그렇게 많다니.”

“현과장의 김치를 먹으면서, 냉장고 걱정을 안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랄까나.”


완전히 초토화 된 거실.

전멸이다. 정신을 차리고 앉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혼이 빠져 나간 듯한 어흥선생. 좌절감에 풀썩 주저앉은 채야.못 먹어본 김치 생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갓패치까지.정신을 제대로 붙잡고 있는 건 현과장과 우유나 정도랄까나.


“아, 그럼 만들어 주면 될 거 아니야!”


현과장은 좌절한 그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더니,


“어이, 기록관. 빠릴 가서 내 집에 있던 김치 통을 가지고 와.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지?”


기록관 그녀를 향해 강요 섞인 눈빛을 보내는 현과장. 보통의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거절할 그녀였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거부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


“전부 다 가지고 오면 됩니까?”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의 말을 따를 뿐이었다. 흡사 김치찌개의 맛을 한 번 더 음미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제일 위에 두 개가 배추 김치고. 밑에는 총각김치였던가? 갓김치였던가?”

“가, 갓김치?”


갓김치라는 말에, 축 쳐져있던 갓패치가 두 눈을 번뜩였다. 아니 갓김치라니. 얼마나 맛이 있으면 ‘갓’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을까. 자신의 이름 갓패치의 앞글자, ‘갓’이.


“그거, 그거도 가지고 와! 내 김치! 내 김치라고!”


갓패치는 이성을 잃고 기록관을 향해 뛰어왔다. 흡사 산 자를 탐하고 달려오는 좀비 그 자체인 갓패치의 모습. 지금 이 모습은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가져 와. 그냥 가서 먹고 싶은 거 다 가져 와.”


현과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라져버린 그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그녀의 손에는, 김치 냉장고가 통째로 들려 있었다.


“아니, 이걸 다 가지고 오면...”

“먹고 싶은 거 다 가지고 오라면서요.”


현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았다.아, 왜 이렇게 사건이 커지는 느낌일까. 분명 수습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데 왜 자꾸 일이 복잡하게 꼬여가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이게, 김치 냉장고? 진짜일까나?”


김치 냉장고의 등장에 채야도 관심을 보이며 기록관 근처로 다가왔다.


“구형이야. 신형은 아니라고.”

“그건 중요하지 않다랄까나. 정말 김치만을 위한 냉장고가 맞을 까나?”


채야의 질문에 나직이 고개를 끄덕이는 현과장. 그러자 채야는 그녀의 기대감 가득한 손길을 김치 냉장고를 향해 뻗었다. 그런데,


“어허! 아직 아니에요! 우선 김치찌개, 아니 현과장이 먼저입니다.”


다가오는 채야의 손을 살며시 밀어내는 기록관. 그녀의 태도를 쉽게 수긍한 채야였지만, 한 사람은 그러지 못 하는 듯했다.


“지금, 나보고 김치찌개라고 부른 거야? 돼지 기록관?”

“내가요? 설마?”


기록관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살짝이 고개를 저었다. 이 모습에 다시금 기시감을 느끼게 된 현과장. 이런 그녀의 행동들이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져왔다.


“그럼 김치찌개! 김치찌개를 주시죠!”

“어? 어... 채야와 기록관은 날 따라오고. 키토 님과 리코 님은 저기 우울한 친구 좀 잘 달래 줘.”

“알았다능! 김치찌개 잘 만들라능!”

“리코는 현과장 말 잘 들음.”


현과장이 기록관 그리고 채야와 함께 주방으로 떠나자, 어흥선생의 곁으로 다가온 리코와 키토. 그들이 다가오자, 어흥선생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리코 님! 키토 님! 나랑 놀아 주는 거냥? 정말 그런 거냥?”

“걱정 말라능. 잘 놀아 주겠다능.”

“리코는 현과장 말 잘 들음.”


두 귀염둥이가 어흥선생의 품에 안기자, 헤벌쭉한 미소를 짓는 어흥선생. 그는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큰 소리로 외쳤다.


“난 김치찌개 먹는 것 보다, 이게 더 행복하다냥!”




“현과장! 이게 뭐냥! 김치찌개가 부족하지 않냥!”


어흥선생의 눈빛에서 불같은 분노가 번져 나오고 있었다.


“아니, 조금씩 먹어! 그렇게 막 먹지 말고! 김치가 이젠 없단 말이야!”


현과장이 어흥선생의 팔을 붙잡고 그를 막으려 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미 그는 김치찌개의 완벽한 노예가 되어버렸으니까.


“제정신이야? 김치찌개보다 리코와 키토가 좋다면서?”

“아니다냥! 둘 다 좋다냥! 아니다 셋 다, 넷 다 좋다냥!”


갓패치의 말에 게거품을 물고 대답하는 어흥선생. 미친 게 분명했다. 김치찌개에 완전히 미쳐버린 게.


“우유나 노예. 맛 어때? 괜찮아?”

“아, 네... 뭐...”


긍정적인 대답에 비해 너무나 깨끗한 그녀의 밥공기. 심지어 그녀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오직 한 사람 바로, 기록관. 그러고 보니, 그녀는 기록관이 나타날 때마다 말을 멈추고 향상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스파이를 감시하는 것처럼.


“제정신이야? 이거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왜 지난 번 보다 더 맛있지? 지난번에는 원더랜드 최고의 배추, 채야의 배추로 만들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젓는 갓패치, 하지만 그의 손놀림은 이해 따위를 원하지 않았다,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오직 김치찌개뿐. 의심이 커지는 것과 상관없이, 그의 손은 계석해서 김치찌개를 향할 뿐이었다.


“역시 김치는 현과장이 최고랄까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랄까나.”

“그렇다능! 현과장이 최고라능!”

“현과장, 최고.”


채야의 말에 리코와 키토도 온몸으로 동의했다. 앞 발 가득 야무지게 쥔 김치찌개. 바로 그때, 어디선가 사냥꾼의 눈빛이 그들을 향하기 시작했다.


“키토 님, 리코 님,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냥? 그렇게 먹으면 또 살찐다냥.”


눈빛의 주인은 바로 어흥선생. 이미 김치찌개에 이성을 잃어버린 그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김치찌개만을 탐하고 있었다.


“싫다능! 이건 우리 꺼라능!”

“리코, 더 다가오면 화 냄.”


두 귀염둥이의 눈빛에 피어난 강력한 분노. 어흥선생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본능이 말해 주고 있었다. 자연의 주인들을 건들면 절대 안 된다고.


“그, 그럼 현과장 건 괜찮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4 194. 테스트 현실 습격 작전 - 2 23.09.11 23 4 12쪽
193 193. 테스트 현실 습격 작전 - 1 23.09.10 24 4 11쪽
192 192. 붉은 동아줄 23.09.09 25 4 11쪽
191 191. 우리 결혼할 사이입니다! - 2 +2 23.09.08 36 5 11쪽
190 190. 우리 결혼할 사이입니다! - 1 23.09.07 25 4 12쪽
189 189. 사릉과 전쟁 23.09.06 25 4 11쪽
188 188. 원더랜드 구하기 - 2 23.09.05 22 4 11쪽
187 187. 원더랜드 구하기 - 1 23.09.04 24 4 11쪽
186 186. 미래의 과거 23.09.03 20 4 11쪽
185 185. 진실 23.09.02 23 4 11쪽
184 184. 마지막 인간체스 - 7 23.09.01 24 4 11쪽
183 183. 마지막 인간체스 - 6 +1 23.08.31 23 4 11쪽
182 182. 마지막 인간체스 - 5 23.08.30 19 4 11쪽
181 181. 마지막 인간체스 - 4 23.08.29 20 4 11쪽
» 180. 마지막 인간체스... 도중 밥 타임?! 23.08.28 25 4 11쪽
179 179. 마지막 인간체스 - 3 23.08.27 23 4 11쪽
178 178. 마지막 인간체스 - 2 23.08.26 20 4 11쪽
177 177. 마지막 인간체스 - 1 23.08.25 20 4 11쪽
176 176. 회귀는 회귀인데, 이건 망삘인데? 23.08.24 20 4 11쪽
175 175. 또다시 회귀? 23.08.23 25 4 11쪽
174 174. 호떡 파티 23.08.22 21 4 11쪽
173 173. 새로운 위협 등장? 23.08.21 23 4 11쪽
172 172. 회?귀? - 4 23.08.20 27 4 11쪽
171 171. 회?귀? - 3 23.08.19 22 4 12쪽
170 170. 회?귀? - 2 23.08.18 25 4 11쪽
169 169. 회?귀? - 1 23.08.17 20 4 11쪽
168 168. 왕좌의 게임 - 5 23.08.16 23 4 11쪽
167 167. 왕좌의 게임 - 4 23.08.15 24 4 11쪽
166 166. 왕좌의 게임 - 3 23.08.14 27 4 11쪽
165 165. 왕좌의 게임 - 2 23.08.13 23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