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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73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7.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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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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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40.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1

DUMMY

“버러지 같은 놈이랄까나. 요간은.”


채야의 눈빛이 가져다 준 황홀감에 순간 정신이 혼미해질 뻔한 우유나였지만, 마지막에 붙은 그 한 사람의 이름 때문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하긴 내가 만든 기계와 조금은 다른 부분이 있었다냥.”


모두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던 어흥선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몇몇 부분이 떠오르긴 했지만, 굳이 입에 담지는 않았다. 어차피 기술을 제공한 것은 우유나가 아니라 강원랜드의 기술 담당일 테니까.


“요간의 뒤에 있던 게 용자들이었다고? 도대체 왜 이렇게 원더랜드에 집착을 하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은화가 여기에 있다고요, 은화가 강원랜드의 보물인 은화가.”


우유나는 현과장의 말에 당차게 대답했다. 그녀의 얼굴에 가득한 자부심. 그렇게 은화가 중요한 보물인 것일까. 그런 그렇고 강원랜드라. 몇 번을 들어도 정말이지 다른 상상만 이끌어내는 어마무시한 이름이었다.


“잠깐만, 그... 용자들의 나라 이름이 강원랜드야? 그 강원랜드/”


현과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당황한 표정으로 우유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강한 원더랜드라서 강원랜드인데요.”


더욱 자랑스럽게, 콧대까지 치켜세우며 대답을 한 우유나. 강한 원더랜드라. 그런 나라가 매번 원더랜드에 당하기만 하다니. 정말 강한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그래, 그냥 강하다고 치자.”

“강하다고 치는 게 아니라, 정말 강합니다! 용자들은 강하다고요!”


우유나는 목소리를 더욱 높여 현과장에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믿어 주지 않는 상황.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강원핸드의 공주가 실제로 볼모로 잡혀있잖아.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우유나의 말을 믿어줄까. 모두의 불신으로 인해, 그녀의 눈동자에는 점차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요즘 기강이 해이해 진 건 사실이긴 합니다.”

“그래 그렇다고 믿을 게.”


당장이라도 울 것만 같은 우유나의 표정에, 서둘러 인정하고 넘긴 현과장. 덕분에 다큰 어른이 울음을 터뜨리는 큰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대책을 세우려는 모양인지, 현과장은 진지한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모두를 한번 훑고 지나가는 현과장의 다부진 시선. 그런데 무슨 대책을 세우려는 거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똥폼을 잡는 걸까?


“잘 들어. 이건 중요한 문제야.”


근엄하고 진지한 현과장의 목소리가, 거실 안에 울려 퍼졌다. 먹고 있던 호떡까지 내려 놓으며 현과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 어느새 거실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은 여왕도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현과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더랜드에는 제대로 된 먹거리가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난 생각한다!”


먹거리? 웬 먹거리? 주막에서 없는 것 빼고 다 만들어 주는데 무슨 먹거리? 모두들 서로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바로 그때,


“우린 호떡 장사를 한다! 커피와 함께!”


그래, 이 웹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했을 법한 상상.

‘아니, 호떡 팔아서 주민권 사면, 되는 거 아님? 크크루삥뽕?’

맞는 이야기다. 진즉 그렇게 사서 현실 세계로 돌아갔으면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겠지. 그렇지만 인생 그렇게 쉽게 흘러가는 게 아니잖아. 호떡에 붙은 저주를 푼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그리고 또 요즘엔 이런 저런 일이 있었으니까.


“돈을 번다고 해서, 현실세계에 돌아갈 수는 없다냥. 현과장은 돌아가려면 신급 아이템을 바쳐야 한다냥.”


어흥선생의 말도 맞았다. 지금은 주민권을 산다고 해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 현과장에게 있어서 호떡 장사는 그냥 아무런 이득이 없는 뻘짓일 뿐이었다. 그런데 왜 호떡을 팔려고 하는 것일까. 보통의 웹소설 주인공들이 전혀 하지 않는 쓸데없는 짓을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려는 것일까?


“서비스다! 서비스! 야, 생각해봐! 여기 사람들만 입이냐? 다른 사람들도 입이 있단 말이야!”


참으로 아저씨다운, 아니 어르신다운 생각이었다.

하긴, 조선시대로 따지면 나이 40은 할아버지니까. 그것도 완전 할아버지.


“쓸데없는 짓이다냥. 또 이상한 고소장만 날아올 거다냥. 지난 사건 판결도 아직인데.”


판결이 영영 나지 않을 것을 알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말을 이어가는 어흔선생. 물론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현과장이었지만, 그에게는 지난 시간 자신에게 있었던 사건들을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이상학[도 그의 마음이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모두의 호구가 되어라!’, ‘당장 모두를 위해 호떡을 만들어라!’라고


“아, 몰라! 내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시킨단 말이야!”

“마음이 시킨다는 게 무슨 뜻일까나?”

“마음이 시키는 게 마음이 시키는 거지 무슨 뜻이 있겠어.”


채야는 현과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도대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려고 하는 것일까. 행여나 누군가의 저주나 최면에 걸린 것은 아닐까.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현과장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제정신이야? 현과장 혹시 그 빵 먹은 거 아니야? 지금 막 헛것이 보이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 난 완전 멀쩡하거든!”


그가 걱정되는 건 갓패치도 마찬가지. 갓패치의 눈동자는 줄곧 현과장을 향했다. 비록 그의 손과 입은 여전히 호떡을 탐하고 있었지만.


“아니, 그냥 좀 팔겠다는데 왜들 그렇게 반대가 심해? 그냥 좀 좋은 일 좀 하자, 응?”


과연 좋은 일이 목적인 것일까. 모두의 눈동자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의심의 눈빛을 발사하고 있었다.


“정말이라니까! 좀 믿어라!”


이 정도로 의심을 하면, 그냥 포기하는 게 정상일 텐데, 현과장은 달랐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작정 호떡판매를 강행하려는 듯이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현과장. 그러나 그런 그의 행동은 사람들의 의심만 키우는 역효과만 낳는 꼴이 되었다.


“난 현과장 못 믿는다냥. 사실을 말해라냥.”

“나도 못 믿겠다랄까나.”

“제정신이면 못 믿는 게 당연하지!”


단호하게 인상을 찌푸린 세 사람은, 호떡까지 밀어 내며 현과장의 말에 반대했다. 그런 바로 그때,


“성밖마을에서 판다는 조건이면, 난 찬성입니다만.”


살며시 현과장의 편을 들며, 세 사람의 호떡을 향해 손을 뻗는 한 사람, 여왕. 그녀의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성밖마을에서 판매한다면, ㅇㅣ 멀고 먼 채야의 집까지 오지 않아도 되니, 여왕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여왕의 말은 무시해라냥. 여왕은 가족이 아니다냥.”

“나도 가족입니다만! 나도 여기서 호떡을 먹는 가족입니다만!”


가족에서 제외된 것이 무척이나 서운한 모양인지, 여왕은 손에 쥐고 있던 호떡까지 내려놓으며 어흥선생을 바라보았다. 붕어만큼이나 툭 튀어 나온 그녀의 입술. 살짝 글썽거리는 그녀의 눈망울. 아니 이 집안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말만 하면 이렇게 눈물을 보여? 누가 보면 말 속에 마늘이 잔뜩 들은 줄 알겠네. 아, 이게 무슨 죠크(joke)냐고? 그냥 어르신 죠크다, 어르신 죠크. 너무 깊게 파고 들지는 말자. 부끄러우니까.


“아니,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거야? 허접한 빵 따위가 원더랜드를 장악했는데 가만히 있을 거냐고! 난 인정 못해! 원더랜드 최고의 디저트는 호떡, 바로 현과장표 호떡이야!”


나름 호떡에 자부심이 있었던 것일까. 현과장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모두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그렇지. 현과장이 남 좋은 일, 아니, 남만 좋은 일을 할 리 없었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마약빵과의 자존심 싸움. 그는 저런 저급한 빵 따위에 성밖마을이 초토화가 되었다는 게 조금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었다.

아니, 그건 그렇다고 쳐도. 지금 항정신적 의약물을 단순히 호떡의 맛으로만 이기겠다는 생각인 거야? 이거 완전 미친 생각 아니야? 상대는 환각제라고, 각성제라니까.


“역시 현과장이다냥! 생각하는 게 남다르다냥!”


어흥선생은 여태까지 현과장을 향해 보였던 모든 의심의 안개를 걷어내더니, 이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이 정도는 떠올려야 제정신인 거지! 미우, 봤냐? 이게 진정한 붉은색이다. 붉은색. 너처럼 호떡만 먹는 건 붉은색이 아니야.”


여왕을 향해 살며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곧바로 현과장을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갓패치. 문제는 이런 현과장의 언행을 자존심이 강한 여왕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정말 멋진 생각인 건 틀림이 없습니다만. 한수 배워갑니다만.”


아니, 이런 무모한 생각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 칭찬까지 한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이 사람들?!


“마약을 넘어선 호떡이랄까나! 이게 진정한 중독이랄까나!”

[짝짝짝!!]


손뼉을 치는 채야와 그녀를 따라서 박수를 치는 리코와 키토. 그래, 반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전까지 의심을 했던 사실이 무색하게 보일 정도로.


“그건 그런데, 저도 가족입니까?”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살며시 채야의 곁으로 다가와 두 눈을 반짝이는 우유나. 그녀도 내심 이 파티에 들어오고 싶은 모양인지, 애교 가득한 목소리를 내보냈다. 하지만,


“우유나 용자는 볼모랄까나. 노예같은.”

“노, 노예! 하악하악... 노예!!”


채야의 입을 통해, 노예 판정을 받아버린 우유나. 그녀의 눈동자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분명 슬퍼서 흘린 눈물이었다. 그녀의 입가에서 거친 숨소리가 흘러 나왔지만, 가족에서 제외된 사실이 만든 슬픔. 그래 틀림없는 슬픔의 눈물이었다. 황홀감에 젖어서 나온 감동의 눈물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아무튼 아니다.


***


그리고 맞이하게 된 다음날.

현과장과 가족들. 그리고 노예 한명은 아침 일찍부터 재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 허접한 각성제 따위에 중독성을 질 수 없었기 때문에.


“우유나, 재료 준비는?”

“완벽합니다, 주인님!”


주인님이라는 단어가 묘하게 거슬렸지만, 지금은 그런 단어 하나하나에 태클을 걸 때가 아니었다. 오늘은 결전의 날. 성밖마을의 모두에게 진정한 중독성을 알려주는, 머릿속에 새겨주는 그런 역사적인 날이니까.


“그럼 준비하고! 가자!”


현과장은 재료를 짊어지고 현관문을 나섰다. 그런데,


“아니,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밭일을 하고 있는 어흥선생과 채야. 그들은 부지런히 잡초를 뽑고 밭을 가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오늘 결전의 날이라고! 마약 따위에게 지고 있을 거야?”


답답한 마음에 목소리를 높이는 현과장. 그러자, 어흥선생이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현과장, 현과장은 지금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냥.”


중요한 것이라니.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금 마약을 무찌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도무지 떠오르지 않던 현과장은, 진지한 눈빛으로 어흥선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중요한 게 도대체 뭔데? 내가 뭘 빠뜨리고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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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161. 갓패치의 진실 23.08.09 25 4 12쪽
160 160. <장편> 죄의 탑 - 15 23.08.08 28 4 11쪽
159 159. <장편> 죄의 탑 - 14 23.08.07 21 4 11쪽
158 158. <장편> 죄의 탑 - 13 23.08.06 24 4 11쪽
157 157. <장편> 죄의 탑 - 12 23.08.05 25 4 12쪽
156 156. <장편> 죄의 탑 - 11 23.08.04 28 4 11쪽
155 155. <장편> 죄의 탑 - 10 +1 23.08.03 25 4 11쪽
154 154. <장편> 죄의 탑 - 9 +2 23.08.02 27 4 12쪽
153 153. <장편> 죄의 탑 - 8 23.08.01 32 4 11쪽
152 152. <장편> 죄의 탑 - 7 23.07.31 28 4 12쪽
151 151. <장편> 죄의 탑 - 6 23.07.30 26 4 12쪽
150 150. <장편> 죄의 탑 - 5 23.07.29 28 4 12쪽
149 149. <장편> 죄의 탑 - 4 23.07.28 24 4 3쪽
148 148. <장편> 죄의 탑 - 3 23.07.27 23 3 12쪽
147 147. <장편> 죄의 탑 - 2 23.07.26 28 3 11쪽
146 146. <장편> 죄의 탑 - 1 23.07.25 25 3 12쪽
145 145. 법정 호떡 공방 - 2 23.07.24 26 3 11쪽
144 144. 법정 호떡 공방 - 1 23.07.23 27 3 12쪽
143 143.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4 23.07.22 28 3 11쪽
142 142.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3 23.07.21 33 3 12쪽
141 141.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2 23.07.20 23 3 11쪽
» 140.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1 23.07.19 27 3 12쪽
139 139. 완벽한 거래 23.07.18 25 3 12쪽
138 138. 마약빵 - 2 23.07.17 28 3 11쪽
137 137. 마약빵 - 1 23.07.16 27 3 11쪽
136 136. 폭풍이 지나간 자리. 23.07.15 31 3 12쪽
135 135.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3 23.07.14 2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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