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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의 서재

1000년전 대마법사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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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
작품등록일 :
2024.06.28 14:15
최근연재일 :
2024.07.0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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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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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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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화

DUMMY




"이거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니냐?"


가론은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기껏 만든 플레어를 취소시킬 뻔 했다.

자신조차도 플레어는 마음먹고 준비해야 하는 비장의 수.

그런데 저런 꼬맹이가 플레어를, 그것도 두 개나?


사기가 아니고서야...


“마, 말도 안 돼. 마나량이...”

“마나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가?”

“뭐라고...!”

“하여간 요즘 녀석들은...쯧.”


영문 모를 소리를 하는 꼬맹이.


“아니...”

“맙소사...”


다른 조직원들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플레어 두 개.

대단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문제는 저 꼬맹이의 나이.

고작해야 9살정도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이 정도의 성취라니.


‘저 녀석 대체...’

‘그보다 사람은 맞는 건가?’


조직의 일원으로써 온갖 신기한 일을 보아 왔던 그들이다.

하지만 저런 어린아이가 5서클의 마법을 저리 간단하게 쓰다니.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나타났다.


“흐...”


그 사이.

눈을 굴리던 가론은 순간 히죽 웃었다.


‘알았다. 흐흐흐.’


저건 페이크다.

여러 마법을 섞어 플레어처럼 보이게 만든 것.

그게 아니고서는 저런 효과가 나올 리 없다.


‘저 꼬맹이 녀석...마법전에 꽤나 능숙한데?’


셀린이 자신을 속이는 걸지도 모른다.

저 꼬마를 앞에 내세워 시선을 끌고, 자신의 시선을 끄는...


“와, 와와와와...우와...! 어떻게 한 거예...아니, 거야?”


아니, 저런 덜떨어진 녀석이 그럴 리 없지.

저 마법은 저 꼬마가 만든 거다.


'분명 저 게집이 스승이라고 들었는데... 아닌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군.'


뭐 아무렴 좋지

화려한 마법전을 벌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재능있는 마법사를 꺾는 건 내 삶의 보람이니까...큭큭큭.'


자신보다 먼저 태어난 것 말고는 잘난 거 하나 없는 학파의 마법사들.

그들을 꺾을 실력을 기르기 전까지의 작은 유희거리일 뿐이다.


“어디 받아 봐라!”


사전 준비 동작 없이 플레어를 쏘았다.

두 번째 마법으로는 아이스 바인드를 시전.

밀리오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붙들었다.


‘끝이다! 건방진 놈.’


밀리오가 가볍게 플레어를 쏘았다.

한 개의 화염구가 자신의 플레어와 마주쳤다.

콰앙!

무시무시한 폭발이 일었다.


“하하하! 역시나!”


역시 저 플레어는 가짜였다.

밀리오째로 플레어의 불길에 삼켜진 게 그 증거였다.


“어린 나이에 그 정도 성취는 대단하다만, 이 몸을 만난...”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폭발 안쪽에서 플레어 한 개가 나타나 쏘아져왔기 때문이다.


“어.”


본능적으로 마나가 움직였다.

가론의 앞에 몇 겹의 실드가 쳐졌다.

그 앞으로 돌 벽이건 공기 구체건 쓸 수 있는 건 전부 썼다.

하지만 플레어 앞에 저건 다 어린애장난 같았다.


‘이걸로는 부족해!’


실드는 플레어를 만나자마자 부숴졌다.

가론은 어금니를 악물고 목걸이의 보석을 잡았다.

빛이 쏟아져나오더니 가론 앞에 육각형 여럿이 모인 실드를 만들었다.

헥사 실드 네클리스.

일반 실드보다 몇 배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고위 방어 마법 아티팩트였다.

다음 순간 플레어가 터졌다.


“크윽!”

“커헉!”


주변의 검은 인영들이 밀려났다.

저택이나 마을 쪽에서 눈치챌 정도의 폭음과 폭발.

수 초간 주변을 태우던 불길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크으윽...!커헉! 컥!”


가론은 기침을 하면서 걸어나왔다.

플레어는 진짜였고 심지어 강력했다.

자신의 플레어보다 한참 더.

조금만 더 늦었다면, 혹은 위력이 강했다면 그대로 불타 버렸을 거다.


‘아티팩트가 있어서 다행이군.’


어찌됐건 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마법전에서 한 번 살아남았다는 건 곧 승리를 뜻했다.

상대의 턴을 넘겼다면.

자신의 턴이 왔다는 것이니까.


“씹어죽일 새끼...갈기갈기 찢어서 가축 먹이로 줄 새끼...!”


꼬맹이 놈이 어디 있을까.

욕지기를 내뱉던 가론의 얼굴에 붉은 빛이 비쳤다.


“아?”


어째서 생각하지 못 했을까.

아까 전 밀리오는 플레어를 두 개 소환했었다.


“너는 대체...”


두 번째 폭발이 터졌다.

이번에는 가론도 살아남지 못했다.



***




뇌를 두 개로 나눠 마법을 쓴다라.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굳이?

뇌에 가해지는 과부하를 생각해보면 제살 파먹기에 불과하다.

그런 재주를 생각해낼 재능이 있으면 정진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개미가 무술을 배운다고 사람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거든... 응?'

"어딜 그리 도망가?"


몰래 빠져나가던 녀석들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놈들은 무형의 힘에 옴싹달싹 못했다.


"컥...."

"꽤 남았군."


폭발에 휩쓸린 녀석들이 좀 죽기는 했다.

그래도 정보를 캐낼 만큼은 남아 있으니 다행이다.


멀리서 횃불 여러 개가 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플레어의 폭발을 보고 이변을 눈치챈 4기사와 케인이었다.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


“셀린 스승님. 론 경.”

“네...아니, 응?”

“...예, 도련님.”

“이 녀석들 전부 기절시키세요.”


셀린과 론은 어안이 벙벙한 와중에도 순순히 괴한들을 하나씩 기절시켰다.

잠시 후 달려온 기사들은 깜짝 놀랐다.

열댓 명은 되어 보이는 인영들이 바닥에 엎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놈들은...?”

“셀린 스승님을 암습하려던 놈들입니다.”


숨길 이유는 없었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울베르 촌장 뒤에서 저희 가문을 공격하던 세력이기도 하고요.”


슬쩍 남은 놈들을 보았다.

말단들이 대부분이지만.

간부급처럼 보이는 녀석들도 두어 명 남아 있었다.


“이 놈들이...!”


기사들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그럴 만 했다.

지금까지 한 고생을 생각하면 이 놈들은 패죽여도 시원치 않은 놈들일 테니까.

그 때였다.

케인이 성큼 이 쪽으로 다가왔다.


“아버지...”

“네가 어째서 여기 있느냐.”

“그게...”


평소같았으면 코웃음쳐야 할 텐데.

왠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셀린 스승님을 찾다가 두 분이 공격받는 걸 보고...같이 싸웠습니다.”

"네가 싸웠다고?"

"셀린 스승님께 마법을 사사받은 지 벌써 1년이 넘었...."


와락.


"다친 곳은 없느냐?"

"에...예."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뜨거운 열기가 온 몸으로 느껴졌다


“셀린 양. 두 번이나 나와 우리 가족의 목숨을 구해 주었구료.”


잠시 후.

깊은 포옹을 마친 케인이 고갤 돌렸다.


“아, 아니예요. 그러니까...”

“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보상하리다.”


셀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괴한들을 돌아본 케인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 녀석들을 포박해서 데려가라. 반드시 배후와 소속, 정체를 알아낼 것이다!”

“명을 받듭니다!”



***




다음 날.

마을은 한 바탕 술렁였다.


“밤에 이상한 놈들이 습격해 왔다는데?”

“어떻게 된 일이래.”


간밤의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금세 마을 전체에 퍼졌다.

마을을 습격하려 한 괴한들.

그들은 하나같이 마나를 쓰는 익스퍼트 최하급 능력자들이었고, 개중엔 익스퍼트 중급도 있었다.


“어제 뭐 터지는 소리가 났던 것 같은데, 그건가?”

“세상에나, 세상에나...”


더욱 놀라운 소식이 있었다.

습격을 막은 건 기사도, 셀린도 아닌 그 제자인 밀리오라는 것이었다.


“그게 사실이여?”

“이제 11살이시지 않나? 괴한 놈들을 혼자 막았다고?”


마을 사람들은 술집이나 밭, 숲과 개울가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역시 대마법사님께 배운 도련님은 뭔가 달라도 다르구만.”

“대마법사님이 잘 가르치시는 거지.”

“그런가???”


꼬맹이인 밀리오의 실력이 저렇다.

그렇다면 그 스승인 셀린의 능력은 과연 어떨까.


“엄청난 분이 영지에 오셨구만.”

“혹시 우리 아들도 가르쳐달라고 하면 해 주실까?”

“꿈 깨, 마법은 재능 있는 사람들만 된다는 말 못 들었어?”

“에잉...”

“그래도 뭐...도적이나 몬스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는데?”


마을을 습격해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들.

셀린의 마법이 있다면 놈들의 습격을 손도 안 대고 막을 수 있으리라.


“그나저나 그 괴한 놈들은 전부 다 죽었대?”

“아니, 몇 놈 잡아서 감옥에 넣었다는데, 지금 심문 중이래나 봐.”

“탈출하면 어떻게 될지...”

“뭐가 걱정이야, 셀린 님이 눈 부릅뜨고 계실 텐데.”


하기야 그렇다.

제자인 밀리오가 다 제압했는데, 스승인 셀린을 피해 도망칠 수 있겠는가.


한편 그 시각.

심문을 마친 케인이 집무실로 돌아왔다.


“...제기랄.”


성과는 없었다.


“포목점을 운영하던 제이크. 잡화점 직원 게럴드. 견습 대장장이 알베도......”


케인은 주먹을 말아쥐고 책상을 내려쳤다.

평소에 온화한 이가 내는 화만큼이나 무서운 건 없다.


"평범한 영지민으로 활동하던 이들이 울베르의 배후에 있던 자들의 정체란 말인가?"

"아마도 가짜 신분일 겁니다."

"이런 놈들이 내 영지에 숨어있었다니......대체 어떻게?"


평범해보이는 직업일지라도 이런 시골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결국 밝혀낸 사실은 하나도 없다니......!"


케인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평화를 되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음모라는 이름을 가진 빙산의 일각조차 보지 못한 느낌이었다.

당장 영지가 평온해졌다고 한들 영 찜찜한 건 사실이었다.


"이건 우리 영지 수준에서 처리할만한 건이 아니다. 당장 왕국 특무대를 찾아가 봐야겠어."

"예."


집사가 서류를 정리하러가는 사이 백작은 눈을 감고 다시 거친 숨을 내쉬었다.


"대륙에 혼란이 찾아오는구나."




***



"크아아악!!"

"엄살 부리지 마, 너희 뭐 대단한 조직 사람 아니냐? 고문 쯤이야 익숙할 텐데."

"나, 날 죽여라!"

"고문을 왜 한다고 생각해? 듣고 싶은 게 있으니까 고문을 하는 거 아니야?"

"내, 내게 들을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을 거다!!"

"그래그래, 그럼 죽여달라고 나한테 요구 하지 말고 네 긍지가 시키는 대로 오래 버텨보렴."


백작이 신설한 저택 지하에 위치한 연구실.

어둡고 습기찬 그곳에 사람의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물론 미리 결계를 쳐두었기에 그 소리가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경우는 없었다.


'꽤나 철두철미한 거 같긴 한데...이번엔 상대가 나빴지.'


입꼬리를 올리며 고문중인 남자를 바라보았다.

게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은 채 기절한 모습.

얼마 전 싸움에서 붙잡은 수수께끼 집단의 인물이었다.

대부분은 케인에게 넘겼지만, 몰래 한 명을 이렇게 빼돌렸다.


'이런 놈들은 보통 고문으로는 입을 불지 않거든.'


실제로 다른 놈들은 죄다 버티지도 않고 자결했다고 한다.

어금니 속에 독약을 집어넣고 이를 악물면 독액이 흘러나와 순식간에 절명하는 흔해빠진 수법이다.

물론 이 녀석은 진즉에 그 독액을 빼놓은 상태였다.

이런 걸 어떻게 아냐고?

전생에 암살자한테 몇십년을 시달렸다.

그냥 손바닥처럼 훤했다.



'그리고 이런 놈들을 어떻게 하면 입을 열게 할 수 있는 지도 알지.'


흐흠, 그럼 시작해볼까.

밀리오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실신한 남자에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빛이여."


웬만한 마법은 영창 없이 시행하는 밀리오가 구동어를 시전했다.

그 즉시 손에서 빛이 쏟아지더니 남자의 표정이 더할나위 없이 온화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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