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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의 서재

파멸급 대마법사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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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
작품등록일 :
2024.06.28 14:15
최근연재일 :
2024.07.02 18: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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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52,202

작성
24.06.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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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6화

DUMMY

“들었어? 울베르가 죽었대.”

“세상에...”


마을 안에 한 가지 소문이 퍼졌다.


“누가 그랬대?”

“셀린이라고 알지? 백작가에서 선생 일 하던.”

“알지. 칙칙해가지고선...설마?!”

“응, 그 마법사가 단신으로 울베르 촌장에게 쳐들어가더니, 경비대고 뭐고 전부 다 죽였다더라.”


초청된 마법사 셀린이 울베르와 부하들을 죽였다.

하지만 그 소식에 분노하는 사람들은 얼마 없었다.

촌장의 씀씀이가 좋았다면 모를까.

울베르는 그림으로 그린 듯한 악덕 촌장이었기 때문이다.

평균 2~3할을 세금으로 낼 때.

5할이 넘는 세금 징수는 물론 자신의 집 수리에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기까지.

반항하는 사람들은 사병들로 무자비하게 제압했다.


그 사병이란 녀석들도 도시나 바깥에서 데려온 불량배와 용병들이 대부분.

그런 촌장이 죽었다니.

다들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우린 괜찮은 건가?”

“백작님 당할 때 함부로 말도 못 했잖아.”

“나 백작님 부르시는 거 무시했었는데...”


촌장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변명일 뿐.

불안에 떨던 사람들에게 소집령이 내려왔다.


“아이고.”

“...갔다올게.”


마을 사람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처럼 축 처진 어깨로 걸었다.

그렇게 백작 저택 앞에 모인 수십 명의 사람들.

그런 그들에게 케인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백작 울베르 촌장에게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네.”


자신이 미안하다고.


“촌장이 가져간 것을 다 찾지는 못 했지만, 찾은 것들은 최대한 공정하게 분배해 주겠네.”


세금으로 빼앗긴 것들을 최대한 돌려주겠다고.


“내가 힘이 없어 일어난 일일세. 이 무능한 백작을 용서해 주시게나.”


말을 마친 허리를 푹 숙였다.

옆에는 새로 영지 전속마법사가 된 셀린이 서 있었다.


“배, 백작님!”

“이러지 마십시요!”

“저희는 괜찮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급히 마주 고개를 숙였다.

구름 위의 사람이자, 감히 노려보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나으리.

그런 분이 직접 고개를 숙이고 사죄하다니!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저걸 보자마자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게다가 최대한 보상을 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


“괜찮습니다. 백작님.”

“저희야말로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지지를 얻은 후.

백작령의 문제는 빠르게 개선되어 갔다.

울베르가 매긴 과도한 세금은 사라지고, 망가진 담장이나 시설들을 수리하는 데 우선적으로 돈이 쓰이기 시작했다.


한편 울베르 촌장이 응징당했다는 소식은 백작령 주변 영지까지 퍼졌다.


“평민 촌장이 월권을?”

“버나드 백작도 어지간히 멍청하군.”


하다못해 평민한테 하극상을 당하다니.

대부분은 케인을 비웃는 쪽이었다.

그러나 일은 다른 곳에서 커졌다.


“그런데 잠깐만, 방금 5서클 마법사라고 했나?”

“예. 5서클 마법사가 병사 수십 명을 죽였다고 합니다.”

“5서클...!”


번화한 도시에나 있지, 이런 지방 소영지에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서둘러라!”

“조건은 어떻든 좋으니 무조건 데려 와!”


귀족들은 곧바로 셀린을 영입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다.

그러나 하나같이 대답은 같았다.

일언지하에 거절.

버나드 백작에게 소속된 이상, 다른 영지의 영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였다.


“흥...”

“마법만 배워서 그런가, 다른 건 영 아니군.”


영주들은 혀를 찼다.

그뿐이었다.

버나드 백작이 마법사를 내세워서 영지전을 할 사람도 아니고.

눈엣가시인 다른 영주들보단 차라리 버나드 백작에게 있는 게 나았다.


그렇게 백작령의 사건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단 한 곳만을 제외하고서는.


“새로운 소식이 있다.”


어두운 동굴 안.

음울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무슨?”

“울베르에 대한 거다.”

“울베르?”

“누구더라?”


음울한 목소리의 주인, 흑의의 남자가 천천히 대답했다.


“버나드 백작령의 협력자다. 그 녀석이 당했다고 하더군.”

“아아...”

“귀찮게 됐네.”


전 세계 곳곳에서 암약중인 이들 조직은, 곳곳에서 필요한 자원들을 모으고 있었다.

버나드 백작령뿐만 아니라 대륙 곳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대리인을 내세워 기존 주인을 허수아비화시킨 뒤, 약점을 잡은 바지사장 뒤에서 움직이는 식.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백작에게 아들이 있는 건 알고 있겠지.”


흑의인이 말을 이었다.


“아, 백치로 만들려고 했는데 멀쩡해서 신기하다던 그 애?”

“그래.”


짧게 수긍한 흑의인이 말을 이었다.


“셀린이란 마법사는 처치하고 아들을 인질로 잡아 백작을 협박한다.”

“그거 괜찮네.”

“어차피 광산에서 캐낼 건 거의 다 캐냈으니, 백작만 입을 막으면 비밀은 지켜지겠군.”


아들을 인질로 잡으면 아무리 정의로운 백작이라도 항복할 수밖에 없을 거다.

용도가 떨어지면 입막음까지도 확실히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 수.

로브 남자가 말을 이었다.


“다만 쉽지 않을 거다.”

“쉽지 않다고?”

“그래, 울베르를 죽인 계집은 20대에 5서클의 성취를 이룬 천재이니.”

“5서클의...”


다른 인영들의 자세가 달라졌다.


“그럼 어떻게?”

“방심하지 마라. 철저하게 준비해 없앤다.”

“그러지.”


동굴 안 인영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것은 그 분을 위해서.”




***




울베르 촌장을 처치한 후.

주변 환경은 며칠만에 크게 바뀌었다.

직접적인 예시가 바로 아침 식탁.

스튜나 풀죽만 나오던 식탁에 고기가 올라오고.

허물어져가던 저택 곳곳에서 망치질 소리가 울려퍼졌다.


별 거 아니지 않냐고?

일 년 동안 풀떼기만 먹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안녕하십니까. 도련님.”

“안녕하십니까.”


마을 사람들도 예전처럼 무시하지 않고 예의를 갖춘다.

그럼 이제 해야 할 일이 끝났나.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흠...”


촌장의 저택 지하실.

밀리오는 염동 마법으로 주변을 훑었다.

‘이건 술, 병장기, 돈주머니, 술, 또 술...’


작정하고 몇 년간 착취한 덕분일까.

지하실엔 온갖 게 가득했다.

그 중 대부분은 술이었다.


‘무슨 술 중독자인가?’


각종 맥주, 흑맥주, 거품 맥주, 와인, 브랜디.

온갖 술이 가득했다.


‘아버지가 좋아하시겠군.’


의약품이 없는 시골에서 술은 꽤나 유용하게 쓰인다.

아버지라면 촌장처럼 쌓아두는 게 아니라, 필요한 데 적절히 베풀 것이다.


‘또 다른 게...’


서랍들을 뒤지던 중, 구석에서 마력이 느껴졌다.

바닥 구석에 쌓인 흙더미 위.

웬 꽃과 줄기가 있는 게 보였다.


‘이건...플로라 허브?’


플로라 허브.

손가락 한 마디만한 뿌리에 10년치 마나가 담긴 영약이었다.


‘심지어 이건 보통 크기가 아닌데?’


줄기를 봤을 때 최소한 50년치 이상의 마나가 들어 있었다.

전생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영약.


‘이거 놀랍군.’


만약 울베르가 알았다면 주변에 몇 겹으로 벽을 쳐두고 막았을 것이다.

혹은 자기가 진작 먹었거나.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지.’


마나를 다루지 못하면 자양강장이나 건강이 약간 좋아지는 효과밖에 보지 못한다.

놈의 식별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게 다행이었다.


“덕분에 잘 쓴다.”


처억, 줄기를 잡아 뽑자 푸른 빛이 도는 사람 형태의 뿌리가 나타났다.

크기는 어린아이 손 만한 정도.

밀리오는 간단히 흙을 털어낸 다음 그대로 입 안에 넣었다.


‘크으으으읏...!’


입 안에 가득한 흙비린내, 그리고 쓰디쓴 식물 즙의 맛.

어린아이의 몸에는 너무 가혹했지만 애써 삼켰다.


‘젠장, 이래서 약초가 싫어.’


그래도 남 주는 것보단 이 편이 나으니, 지금은 억지로라도 먹어야 했다.

밀리오는 꽃과 열매는 물론, 줄기까지 꼭꼭 씹어 먹었다.


“우욱...”


토할 뻔한 걸 겨우 참고 있자.

점차 몸 안이 실시간으로 뜨거워져 왔다.


“마지막으로 이건가.”


뿌리는 베어먹지 않고 단숨에 입에 넣어 삼킨다.

잠시 후.

엄청난 양의 마나가 몸 안을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최소 50년, 아니 70년 동안 수행해야 얻을 수 있는 양의 마나!


‘후우...’


심호흡을 한 뒤 조용히 마나 호흡에 들어갔다.

온 몸의 혈관이 펄떡거리며 요동쳤지만.


‘이 정도야 거뜬하지.’


태어났을 때부터 마나 수련을 이어 왔다.

능숙하게 마나를 제어해 몸을 순환시키자.

플로라 허브의 거대한 마나가 몸 안을 안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이 마나는...좋군.’


허브의 마나는 몸 안에 있던 특이한 마나는 물론 울베르가 준 약에 있던 마나와도 달랐다.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아주 쉽게 녹아내려 몸 안을 흐른다.

여러모로 부드러운 죽이나 따뜻한 풀잎 침대를 떠올리게 했다.


‘자연의 마나라는 건가?’


의지로 마나를 제어하자 금세 뜻대로 움직이는 허브의 마나.

밀리오는 금세 마나를 흡수해 몸 안으로 순환시켰다.

잠시 후.


“후우우우...”


눈을 뜨자 지하실이 보였다.

온 몸이 상쾌하고, 뱃 속에서는 포만감이 느껴졌다.


‘좋은데?’


이 정도면 흡수율은 대략 80~90%.

보통 마법사, 기사가 작정했을 때 30%의 흡수율을 가지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일이었다.


‘이 정도면 마나량 문제는 해결된 셈이군.’


안 그래도 많은 마나가 더 많아졌다.

뭐, 많아서 손해 볼 건 없으니까.


‘이 정도면 이제 슬슬 용서해 주지. 울베르.’


다른 물건들은 그야말로 잡동사니뿐이었다.

하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방금 먹은 플로라 허브는, 이 저택의 다른 모든 것을 합쳐도 교환할 수 없는 엄청난 보물이었으니까.


“조사도 끝났고, 촌장 건도 끝났군.”


이제 뭘 해야 할까.

중요한 일들을 몇 가지 꼽아 본다.

첫 번째는 당연히 마법 수련!


‘이건 절대로 안 바뀔 걸.’


천 년이나 지난 이 세계는 모든 게 낯설지만.

그래도 한 가지 상식은 그대로였다.


‘강하지 않으면 발언권이 없다는 것이지.’


아마 천 년이 또 흘러도 이건 바뀌지 않을 거다.

충분히 강해지지 않았냐고?

한참 멀었다.


드래곤이나 하이엘프, 마족.

오래 사는 놈들은 몇 백 년 동안 계속 강해졌을 거고.

그게 아니라도 세상은 넓고 숨은 강자는 많다.


‘최소한 전생의 절반 정도까지는 성취를 끌어올려야 해. 그래야 귀찮은 일에 안 휘말리지.’


우선은 클래스의 성장부터.

그걸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게 하나 더 있었다.


‘연구실...! 이제 연구실도 갖춰야 해.’


마법사의 성장은 곧 연구실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괜히 고 클래스 마법사들이 모두 던전이나 마탑을 가진 게 아니다.

문제는 지금 밀리오의 상황이 그런 걸 가질 수 없다는 것.


어린아이인 데다가, 셀린의 제자로 위장한 지금.

아버지에게 연구실을 달라고 한다?


‘작은 방이나 하나 주시겠군.’


아이 놀이방 용도의 방 하나가 고작이리라.

하긴 애가 맞긴 하다.

9살 꼬맹이가 무슨 연구실은 연구실.

입장을 바꿔도 청소나 시킬 거다.


‘안 되겠어, 빨리 다음 계획을 실행해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집 마당에 도착했다.

그 때였다.


‘응?’


집 앞에 다섯 명의 갑옷 입은 남자들이 서 있었다.

기사들?

설마 울베르의 배후에 있던 그 놈들인가.

마나를 끌어올리려던 순간.


‘뭐야.’


다섯 기사 중 한 명의 얼굴을 본 밀리오가 눈을 크게 떴다.


“론 아저씨?”

“오셨습니까, 도련님.”


마을 잡일꾼, 론이 고갤 돌리고 목례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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