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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넬리아의 서재

Our Endles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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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넬리아
작품등록일 :
2017.12.05 19:58
최근연재일 :
2018.07.18 20:42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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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
글자수 :
30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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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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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4 Chapter.5 ~가까우며 먼 바닷물~

DUMMY

“네, 네. 그래서요? ···아, 예. 알겠습니다만, 이미 몇 번이고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이제 와서 그렇게 생각을 바꿀 이유도 없고, 무엇보다도··· 아니요, 그냥 일 때문에 조금 피곤해진 것 뿐이에요. 아무튼간에.”

레이아 쟤는 뭔 통화를 저리 하는 걸까. 표정도 뭔가 평소의 레이아 같지 않··· 다고 하기에는 같이 지낸 지 한 달하고 조금 밖에 안 되었지만, 그래도 약간 느껴지는 분위기가 살짝 다르다. 여러모로 안 좋은 통화인 건가.

“정말 필사적으로 멍하니 있네. 도통 괜찮아질 기미가 없으면 그냥 방에 들어가서 쉬지그래? 나도 전에 그거 때문에 여 일 도우려고 정신 차리려 해도, 계속 멍해져서 방에만 죽치고 있으니 그나마 나아졌는데.”

“··그러면 일단 방에 가 있을게요. 어으.”


Chapter.5 ~가까우며 먼 바닷물~


도대체 갑자기 왜 그런 꿈을 꿔서 아침부터 이 모양인지. 이번엔 그래도 저번에 그거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야겠지만, 그래도 참 묘하다. 어디선가 크게 들려오는 소리에 깨니 어둡고 아무것도 없는 방에, 쥐 죽은 듯 조용한 복도를 지나, 왜인지 위화감 드는 문을 열고 나가니 보이는 건 거대한 바다.

어린아이 두 명이 노래 같은 걸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주위에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바다. 물은 굉장히 맑아 속이 다 비치지만, 막상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바다. 그런 바다를 멍하니 보기만 하다 갑자기 깨버린 이상한 꿈. ··대체 무얼 위한 꿈이었던 걸까.


아무것도 없는 그 바다는, 도대체 나에게 뭘 가르쳐주기 위해 꾸게 된 걸까. 그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멍해지기만 한다. 그리고 마리 씨에게는 죄송하지만, 지금도 그 생각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두 번째 보석을 찾아 세프라테에 다녀온 후부터 전체적으로 뭔가 꼬이기라도 한 건지. 지금의 나로선 알고 싶어도 도통 알아내지를 못해 스스로 답답하기만 하다.

뭔가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내야 하는데. 일단 그걸 위해선 보석을 모와 가는 것 외엔 별다른 게 없는 걸까. 뭔가 내가 그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아아, 원래 같았으면 그냥 평범하게 대학 다니면서 평범하게 과제에 고통받으며 평범하게 이런 고민 없이 살았을 텐데···. 알고 보면 그냥 내 인생 자체가 꼬인 건가. ···으, 찬물 세수나 하고 잠깐 누워있기나 해야지.

아아, 만약에 걔였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지금까지도 내 옆에 있었다면 뭐라 말해줬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걔는 어떤 해답을 꺼냈을까. 분명 나보다도 훨씬 더 간단하게 해결했을 텐데. ··찬물이나 한껏 들이키자.


Chapter.5-1 ~각각의 바닷물은 각각의 흐름으로~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으아치! 어으, 별로 춥지도 않은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온다냐. 으, 일단은 머리를 식힌다고 무작정 나오기는 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여기 지리를 몰라서 결국 근처만 헤매고 있다. 혹시 몰라 그 만물상도 가봤지만, 특정 시간에만 연다는 종이와 함께 잠겨있기만 했다.

전에 그 도넛 파는 곳이나 갈까. 아니면·· 혼자 카페에서나 멍하니 있을까. 여러 여러 이유로 혼자 가기는 거북해서 걔한테 같이 가자고 할 때마다 거절당하던 게 카페지만, 지금은 거북함은 별로 느끼지 않으니 괜찮겠지.


“내가 이걸 산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통장에 4만 라콜 딱 준비해서 밤을 새가지고··”

“그래서 말인데, 그놈이 글쎄 말이야.”

“야 이거 엄청나지 않냐? 대박이야 대박.”

“걔가 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그걸 알아내기 위해선··”

“야 아무리 조별과제가 뭐 같지만 그래도 우리가 학점을 딸 방법이 이거 말곤 없잖아.”

“니는 여친이라는 게 생겨주세요 하면 그냥 생기는 건 줄 아냐?”

“드러운 세상, 이럴 바엔 그냥 죽는 게 낫겠어, 정말.”

1초 단위로 쉴 틈 없이 사방팔방에서 작지만 여러 수다 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작기도 하고 크기도 한 공간. 들어와 뭔가를 시키고 죽치고 앉아있으며 법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면 뭘 하든 자유인 곳.

지극히 개인적인 거지만 이런 곳에서 생각을 정리한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스스로에게 집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건 잠시 관둬야지.


“나 참. 아무리 생각해도 족장님 노망나신 거 아니야? 상황이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로드데라에서 그 먼 곳까지 우리 단둘이서 돈도 고만큼 안 주고 냉큼 다녀오라고 버럭대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뭐야,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일반 인간과는 크게 다른 모습의, 로브만을 대충 두른 두 명이 보인다. 아무래도 한 명은 당당한 자세, 한 명은 부끄러운 자세를 한 걸 보면 당당한 측이 크게 지른 것 같다.

“목소리 낮추기나 하셔. ··확실히 너무한 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 그래도 그 상황에서 족장님이 자리를 비우는 건 위험하고, 그놈한테 겁먹고 도망치지 않은 유이한 게 우리 둘이잖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지.”

둘 다 남자인가 했더니 한 명은 여자였구나.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건가. 뭔지 몰라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는데. 잠깐 들어볼까.


“하···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같이 도망칠걸. 엑.”

“약한 소리 하기는. 나랑 같이 족장급은 아니어도 최대한 훌륭한 이가 되자면서 고생했던 주제에, 마물 하나에 겁먹고 도망치면 뭐가 되냐?”

“평범한 마물은 아니잖아. 한순간에 거기 바다를 그 꼴로 만든 괴상한 놈이라고. ···슬슬 나가자. 시간 맞춰야지.”

“예-이.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걸까? 그 사람 좀 수상하게 느껴지는데. 갑자기 그런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선 그리 절묘하게··.”

“뭐 어때. 족장님도 맘에 들어 하시고. 자, 버스 놓치면 귀찮아지니까 어서 가자.”

수상한 느낌이 드는 사람? 바다··· 마물··. 혹시 설마. 아니 아니, 섣불리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지금은··· 모르겠다, 그냥 따라가 보자. 바닷냄새는 아니지만, 냄새가 아마도 나는걸.


Chapter.5-2 ~흘러버린 건 여러 가지~


찬물을 한껏 들이키고, 찬물 세수도 얼굴을 풍덩 빠트리며까지 한 다음, 침대에 누워서 나름 퍼즐을 푼다는 느낌으로 생각을 정리해봤지만, 내 머리론 완벽하게 무리인 것 같다.

“태인 오빠, 지금도 아파요?”

“응? 아니, 딱히 아프거나 하지는 않는데. 갑자기 왜?”

“도서관에서 계속 안 보이시길래 마리 언니한테 물어봤더니 아파서 쉬고 있을 거라 했거든요.”

“마리 씨가? 그냥 좀 멍해질 뿐이라 했는데, 왜 굳이 그렇게 말하셨대.”

“저야 모르죠. 아무튼, 그래서 결국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거죠?”

“그런 것까지는 아니고, 뭐 하라면 할 수 있기야 하지. 단지 좀 중간중간 가만히 있게 될 뿐이지.”

“그래요? 그럼 이따 30분 뒤 즈음에 사무실로 좀 와주세요. 알겠죠? 그럼 쉬세요.”

목소리 톤이 좀 낮아졌네. 그 표정이 안 좋아진 통화랑 관련이 있는 건가? 무슨 가정사 같은 게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문제인가. ··생각해보면 내가 남 가정사를 생각할 처지는 못 되지. 이미 내 가정사만 해도 참 뭐시기한데. 그런 내가 남의 가정사 신경 쓰는 건 안 되겠지.

아무튼, 30분 뒤라고 했나. 그럼 폰에다가 30분 알림을 맞추고, 잠깐 동안에 눈 감기 시간을 가지자. 걔는 이렇게 양손을 오므리고 그걸로 입과 코 쪽을 감싸고 있으면 생각이 잘 된다는데. 나도 이러고 있으면 생각이 잘 될 수 있을까···.


“있잖아, 태인. 나 너한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어떤 거? 이상한 질문이면 곧장 끝이야.”

“음, 그게 말이지. 내가 이번에 아주 좋은 기회를 얻었는데 말이야. 이게 뭐냐면!”

“거절합니다. 거절할게요. 거절하겠습니다. 거절하는 게 좋을 거 같네요. 거절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러므로 거절하겠사옵니다.”

“에헤이, 한국말은 끝까지 다 들어봐야지 않겠어? 이래 봬도 열심히 생각해서 얻은 거라니까?”

“그 이상하게 아멘 거릴 거 같은 그거 말이야?”

양손을 가지런히 모아 오므리고, 그걸로 코와 입을 가린다. 그리곤 눈을 감아 어둡게 하고 원하는 생각들을 퍼즐처럼 풀어놓는다. 그다음엔 그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본다. 그렇다 보면 그 생각에 대한 가장 좋은 해답이 나온다.

···생각법. 그 아이가 나에게 자기 맘대로 풀어놓은 자칭 최고의 해결책. 이걸 하면 그 어떤 난감하고 고민되는 상황이 와도 어렵지 않게 해결된다고 하며, 본인은 이걸 굉장히 애용한다고 한다. 확실히 학교에서도 하는 걸 자주 볼 수 있었으니, 애용하기는 했나 보다.

하지만 나는 이걸 무슨 아멘이라도 할 거 같은 거라며 그다지 신용하지 않았고, 그 애가 해보라 할 때도, 대충 해봤지만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때문에 그냥 그래그래 하며 가볍게 생각했다. ···지금처럼 간절하게 제발 되었으면 하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 애가 지금 이 자리에 있었으면, 연락이라도 해서 나 대신 이 생각법으로 해답을 알아내 줬으면 굉장히 좋겠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오므린 손에 한숨만···.


“태인 오-빠- 꿈나라는 나중에 밤에 가셔도 된다고요.”

“으? 으··· 잠들고 만 건가···. 벌써 30분 지났어?”

“30분은 이미 지나다 못해 저 하늘의 일부가 되었는걸요. 짜잔.”

“어··· 분명 눕기 직전에 시계가 가리켰던 게 이때니까··· 세상에나 완전 낮잠을 자버렸네···. 미안, 레이아,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괜찮아요. 로트만스 씨도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걸 보고 받아들이려 해서 지쳤을 거라고 이해해주시더라고요.”

“그래··. 그럼 이제 그 로트만스 씨 보러 가야지. 지금도 사무실에 계시는 거지?”

“네. 굉장히 중요하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라면서, 계속 사무실에만 일하고 있으셔요. 아, 마리 언니는 오지 말고 태인 오빠만 오라 하시라고 했으니까, 그리 아세요.”

“어, 응. 그럼 먼저 나가볼게.”

마리 씨··· 또 마리 씨인가. 역시 이 어나더 월드에 오면서 생긴 의문점들의 가장 큰 열쇠는, 마리 씨인 건가. ··여덟 개의 보석을 얻고, 날 여기로 보낸 원인인 포르테우크스를 쓰러트리는 동안, 어나더 월드에 있는 동안에 그 의문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잡히네.


Chapter Clear


작가의말

드디어 컴퓨터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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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p.5 Chapter.3 ~가까워져가는 그곳~ 18.07.18 39 0 32쪽
53 Ep.5 Chapter.2 ~같은 시간의 감춤과 약속~ 18.07.04 50 0 20쪽
52 Ep.5 Chapter.1 ~약속으로 시작하는 하루에~ 18.06.25 29 0 21쪽
51 Ep.4 Chapter.20 ~도주의 바다를 뒤로 도주하오며~ 18.06.13 48 0 15쪽
50 Ep.4 Chapter.19 ~바닷바람의 길, 끝은 도주인가 2~ 18.06.06 52 0 11쪽
49 Ep.4 Chapter.18 ~바닷바람의 길, 끝은 도주인가 1~ 18.05.28 39 0 14쪽
48 Ep.4 Chapter.17 ~그 바다의 바람은 어디를 향하는가 3~ 18.05.07 48 0 14쪽
47 Ep.4 Chapter.16 ~그 바다의 바람은 어디를 향하나 2~ 18.04.27 35 0 10쪽
46 Ep.4 Chapter.15 ~그 바다의 바람은 어디를 향하나 1~ 18.04.21 49 0 16쪽
45 Ep.4 Chapter.14 ~바람이 부는 바다와 가까이~ 18.04.10 32 0 11쪽
44 Ep.4 Chapter.13 ~드넓은 바다라는 이름을 가진 곳~ 18.04.07 41 0 13쪽
43 Ep.4 Chapter.12 ~밀물 다음 썰물을 뒤로하고~ 18.04.04 43 0 10쪽
42 Ep.4 Chapter.11 ~밀물과 함께 온 바닷바람~ 18.04.01 65 0 10쪽
41 Ep.4 Chapter.10 ~밀물이 차오르는 바다~ 18.03.29 47 0 9쪽
40 Ep.4 Chapter.9 ~갑작스런 밀물 2~ 18.03.26 33 0 10쪽
39 Ep.4 Chapter.8 ~갑작스런 밀물 1~ 18.03.23 50 0 13쪽
38 Ep.4 Chapter.7 ~찾아가게 되는 곳~ 18.03.20 54 0 10쪽
37 Ep.4 Chapter.6 ~바닷물은 깨끗하지만은 않다.~ 18.03.17 74 0 11쪽
» Ep.4 Chapter.5 ~가까우며 먼 바닷물~ 18.03.14 72 0 11쪽
35 Ep.4 Chapter.4 ~다가오기 시작하는 건~ 18.03.02 52 0 11쪽
34 Ep.4 Chapter.3 ~조금씩~ 18.02.27 67 0 11쪽
33 Ep.4 Chapter.2 ~바람의 시작은 도서관에서~ 18.02.24 55 0 10쪽
32 Ep.4 Chapter.1 ~새로운 시작은 짐을 쥐어주며~ 18.02.21 64 0 11쪽
31 Ep.3 Chapter.15 ~끝끝내 비추지 못한 것~ 18.02.16 44 0 13쪽
30 Ep.3 Chapter.14 ~비바람에 젖는 건 무엇인가 2~ 18.02.13 59 0 15쪽
29 Ep.3 Chapter.13 ~비바람에 젖는 건 무엇인가 1~ 18.02.10 71 0 10쪽
28 Ep.3 Chapter.12 ~떨어지는 건 물방울만이 아니니~ 18.02.07 55 0 11쪽
27 Ep.3 Chapter.11 ~스스로 내린 비를, 스스로 맞으리~ 18.02.04 65 0 9쪽
26 Ep.3 Chapter.10 ~비를 맞는 것도 파란 것~ 18.02.01 85 0 12쪽
25 Ep.3 Chapter.9 ~비를 내리는 건 파란 것~ 18.01.29 6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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