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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드라시 님의 서재입니다.

상고배, 조선을 거스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이그드라시
작품등록일 :
2023.10.15 23:35
최근연재일 :
2024.01.01 23:58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61,229
추천수 :
2,170
글자수 :
452,428

작성
23.11.2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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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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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5쪽

039. 누가 백성들을 살릴 것인가?

DUMMY

“줄을 서세요! 오신 순서대로 교환해 드릴거에요!”


벌써 일 각(두 시간)째, 수연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지만 힘든 기색도 없이 웃는 얼굴이었다. 소금을 쌀로 교환하려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몰려들었다.


그야말로 초대박.


자신의 판단이 적중했을 때 방출되는 도파민이 그녀를 먹지 않아도 힘을 나게 했고, 쉬지 않아도 편한 기분이 들게 했다.


“거기! 드잡이질 하지 마시고 온 순서대로 서세요!”


내가 먼저 왔네 아니네 하며 결국 몸싸움까지 번지자 보다 못한 장 별감이 크게 호통쳤다.


그의 허리춤에 칼이 있는 것을 본 이들은 엉거추춤 하며 서로 먼저 받으라며 양보하니 그제서야 질서가 조금은 유지되었다.


그 모습에 겨우 한숨 돌리는 수연에게, 누군가 다가오더니 고개를 숙이며 그녀를 찾았다.


“저기, 소금보살님.”


지난번에 염전에 사람들을 이끌고 왔던 녹산마을 박씨.


오소리 가죽옷은 어디가고, 매끈한 무명옷에 멋드러진 정동 모자를 쓴 모습에 수연은 순간 누구인지 못 알아볼뻔 했다.


“...박씨 아니세요? 그 새 신수가 훤해지셨네요?”


“이게 다 소금보살님 덕분 아니겠수꽈?”


“아니에요. 여기서 열심히 일을 해 주신 덕분이죠.”


녹산마을 사람들은 염전에 일하러 온 다른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일을 도맡아 했다.


나중에는 마을 주민 전체가 내려올 정도로 열심이었으니, 녹산마을에서 가져간 소금은 염전에서 만든 소금의 이 할 가까이 되었다.


“보살님께서 주신 소금 덕분에 마을에 생기가 돌고 모두가 생활을 다시 하게 되었수다.”


하며 박씨는 자신의 무명옷을 탁탁 두드리며 고개를 숙였다.


변변한 옷감이 없던 제주에서 늘상 즐겨입는 옷은 산짐승의 가죽이 주류였고 무명 옷은 비단 옷이나 다름 없는 취급을 받았다.


수연은 박씨의 무명옷을 보며, 녹산마을이 조금은 여유로워진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저기 보살님. 다른 건 아니고 제가 이야기를 들었수다.”


“어떤 이야기요?”


“여기 물산에 오면 소금을 쌀로 바꿔 준다는데, 그게 촘말이꽈?”


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긋 웃었다.


“맞아요. 잘 오셨어요!”


“아니! 그게 진짜 촘말이었수다!”


“네! 우리 조선 물산에서 일하시는 분들만 바꿔드리고 있지만요.”


하며 수연은 길게 늘어선 줄을 가리켰다.


“대체 누가 그 귀한 쌀을 소금하고 바꿔 준다고 했는지 궁금해서 나왔수다.”


도무지 믿을수 없는 표정을 짓는 박씨에게 수연은 해맑게 웃으며 답했다.


“가서 녹산마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세요. 여기 물산에서 일할 적에 받은 나무 패 갖고 있지요?”


“예 그거 갖고 있수다.”


“여기 조선물산 상단으로 오시면 한 사람당 나무 패랑 소금 두 말을 갖고 오시면, 백미 두 말로 바꿔드릴꺼에요.”


“두...두 말씩이나? 그게 촘말이수꽈?”


“네!”


쌀 두 말이면 대략 사십 킬로그램 짜리 한 포대 정도 되는 양.


네 명 가족이면 못 해도 보름은 먹을 수 있는 양 정도는 되었으니, 아껴 먹는다면 한달은 먹을수 있을 터.


“지금은 쌀이 많지 않아 두 달에 한 번 정도 바꿔드리지만, 내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 바꿀테니 마을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모두 알려 주세요.”


“아이고 보살님 고맙수다! 큰 은혜를 입었수다!”


박씨는 연신 수연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함을 표했다.


풀 먹여 빳빳한 정동모자가 떨어진 지도 모르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박씨를 보며 수연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그녀가 며칠전 염전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소금을 가져오면 쌀로 바꿔주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염전에 일을 하러 왔다갔다 하면서도, 쌀 가마는 커녕 쌀한 톨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저 힘들게 가져온 소금마저 다시 빼앗기는게 아닌가 싶어 서로 눈치만 보던 때.

오늘 아침에 쌀 수백 석이 해안가에 밀려온 고래마냥 물산 앞에 잔뜩 쌓여있던게 아닌가?


모두들 웅성거리며 어쩔줄 몰라할 때, 용감히 교역소로 걸어들어간 사내 하나가 환한 얼굴로 쌀가마를 지게에 이고 나온 순간 - 괜히 소금을 빼앗기는거라며 수연을 믿지 않던 자들의 눈이 휘둥그래지더니 앞다투어 소금을 쌀로 바꿔나갔다.



“지금까지 물산에서 일하는 일백 팔십 사명 중에 일백 십 일 인이 다녀갔다. 가져온 쌀이 사백 석인데, 구십여 석 정도 나갔으니 나머지 사람들이 온다 해도 쌀은 넉넉하겠구나.”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면서도 언제 일일히 정리해두었는지, 세자의 꼼꼼함에 수연은 감탄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저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만 소금을 쌀로 바꿔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줄은 몰랐구나.”


“제주 사람 중에서는 흰쌀을 구경해본 사람이 많지 않아요. 받은 소금을 퍼먹고 살게 아니라면 밥을 지어 먹는게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득이니까요.”


“흔한 것을 귀한 것으로 바꿔준다는 것이구나. 오늘은 쌀로 바꾸었으니, 내일은 무엇으로 바꿔줄 생각이냐?”


세자의 물음에 수연은 잠시 고민했다.


“기왕이면 제주 사람들이 비싸게 사는 것이라면 더 좋겠죠. 거둬들인 소금으로 육지에 가서 무명으로 바꿔올까 해요.”


“무명이라...”


“왜요? 혹시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요?”


수연의 말에 세자는 고개를 저었다.


“난 그저 다른 곡식을 들여오면 어떨까 싶었다. 네가 조천말에 오기 전에 우연히 마을 한 곳을 들렸었는데 그들의 겪은 참상은 이루 말로 다 할수 없었다. 이들에게도 곡식을 나누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세자의 눈에는 지난날 한양에서 보았던 고뇌와는 다른 것이 깃들어 있었다.


그 때는 자기 홀로 살아남는 것에 대한 고뇌였다면, 지금 저 고뇌는 어떻게 하면 고통받는 제주 사람들을 구호할 수 있을까라는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저들이 제주 땅에서 쌀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구나.”


제주 전역에서 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1%도 안된다고 했던가. 수연은 옛 기억을 헤아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농사꾼 입장에서는 제주는 저주받은 땅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런 수연의 눈치를 보던 세자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우리가 저들을 구휼하면 안되겠느냐.”


수연은 물끄러미 세자를 바라보았다. 일단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자며 아무 말 하지 않고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돈을 버는 일이 꼭 돈만 벌기 위함은 아니지 않겠느냐. 네가 지난번 말한대로 좋은 음식과 좋은 옷을 입기 위해 돈을 벌 수있겠다만, 이와는 달리 돈을 벌어 얼마든지 사람을 살리고 위로할 수 있을 터.”


“그러니까. 저하께서는 돈을 벌고자 함이 백성들을 살리고 싶기 때문이지요?”


“바로 보았다. 나라가 곳간을 비축하는 것은 결국 어려운 백성을 구휼하기 위함이니...”


“저하. 우리는 장사꾼이에요. 나라가 아니라구요. 백성을 구휼하는 것은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이지. 저희같은 일개 상단이 백성을 구휼하는게 말이 된다 생각하세요?”


수연이 세자의 말을 끊고 되묻자 세자는 당황했지만 잠시 고민하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기 제주에서 구휼미로 무얼 내어주는지는 김가 너도 잘 알지 않느냐. 모래섞인 좁쌀을 내어주거나 바닷물에 절어 먹을 수 없는 쌀겨 절반에 묵은 쌀을 섞어 주던데 이걸 구휼미라 부를 수 있겠느냐...”


마을에서 돌아온 이후, 세자는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구휼미를 받은 적이 있는지 캐묻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런걸 왜 묻냐며 꺼려하면서도 그의 끈질긴 집념 끝에 몇몇 사람들은 세자에게 직접 그들이 받은 구휼미를 보여주고는 울분을 터트렸다.


지난 번 산골 마을에 이어 참담한 현실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은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저하. 말이 좀 심한거 아닐까요? 어쨌거나 각 지방 수령들이 구휼미를 준 것은 맞잖아요.”


세자는 수연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까짓 썩은 쌀을 구휼미로 줄 거면 대체 왜 구휼미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차라리 짐승에게 먹이는 풀 같은 것이라고 이름을 바꿔야 하는게 아니냐는 듯 한 눈으로 수연을 쏘아보았다.


“김가 너는 이 곳의 실상을 모르느냐? 육지에서는 썩어가는 쌀로 구휼미를 내주면서, 오징어를 내놓아라 귤을 내놓아라, 전복을 내놓아라 하는데, 이만하면 제주 백성들은 충분히 고통받지 않았더냐? 그런 이들을 구휼하는게 상단이면 어떻고 단 한 사람이라면 어떠냔 말이야...”


세자는 지난날 석보를 쫒아갔다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며 목이 메인 채 말을 흐렸다.


그런 그를, 수연은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울분에 찬 눈시울에 파르르 떨리는 눈썹과 두 손 꼭 쥔 주먹.


감히 어쩔수 없는 거대한 재난같은 것을 마주한 사람같은 모습이었지만 끝끝내 그것을 뛰어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얼굴에 서려있었다.


수연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고는 세자에게 물었다.


“저하께서는 돈을 벌어서 마을 사람들을, 아니 제주 사람들을 구하고 싶으신가요?”


수연의 말에 세자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을 구하고 제주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 같은 고통을 걷어내겠노라 한다면 그 자체로 거짓말일테니까.


다만 세자는 거친 해일이 몰려온다 하여도 막지는 못할지언정, 그들과는 함께 하겠노라는 맹세가 심장속에서 피어났다. 그리고는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의 심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궁에서 도망쳐온 세자이지만, 고통받는 백성들로부터 도망친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


조금은 울먹거리는 세자의 말에, 수연은 미소를 지었다.


“조선 물산이 함께 할께요.”


“뭐...”


“저하의 뜻이 그러하다면, 기꺼이 물산도 저하의 뜻과 함께 하겠다구요.”


“김가...”


세자는 울컥했다. 김가 저 아이는 자신에게서 확신에 찬 답을 듣기 위해 일부러 자신을 몰아세운 것 같았지만 뭐가 되었든 제주 백성들이 고통을 덜 받았으면 했다.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으니까.


“그런데 저하. 저들을 어떻게 구휼할 생각이신가요?”


미소짓던 수연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세자에게 묻자, 세자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쩌면 염전을 만들던 날부터 떠오르던 생각이었는지도 몰랐지만, 그의 눈 앞에 선명한 모습이 그려졌다.


“저들에게 소금을 빌려주면 어떨까 싶구나. 다만 아주 적은 이문만 남기고서.”


수연은 세자의 말을 듣고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솔직히 좀 놀랐네. 벌써부터 소금으로 이자 장사를 할 생각을 하다니?’


돈을 그렇게도 싫어하던 세자였기에, ‘돈 놀이’ 따위에는 관심이 없을거라고 생각한 수연이었다.


“하지만 저하. 소금을 빌려주고, 갚을 때에 못 갚겠다 하면 어찌하실려고요?”


“간단하다. 소금을 다 갚을때 까지 염전에서 일을 시키면 될 일이 아니겠느냐.”


세자가 생각한 것은 봄철. 곡식이 모자랄 때 관에서 곡식을 빌려다가 가을에 갚는 환곡 제도와 흡사했다.


다만 소금을 빌려가는 모든 이들이 소금을 만드는 이들은 아닐테니 갚지 못한다면 잡아다가 소금을 만들어 내는 일을 시켜 손해를 어떻게든 메꾼다는 것.


‘손해 볼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수연도 소금 대여 사업을 할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그 사업이 이렇게나 빨리 구체화 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친김에, 그녀는 세자가 정확히 어떤 생각을 갖고있는지를 물어보기로 했다.


“저하. 아까 공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하셨죠. 그렇다면 그 빌려준 소금으로 어떻게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건가요?”


수연의 질문에 세자는 생각해두었던 답을 꺼냈다.


“마을에 전복을 공물로 바치라 했는데 백성들 중 아무도 전복을 딸 사람이 없다고 하자. 소금을 받아 그걸로 전복을 사서 대신 바치고, 수확기 즈음 마을에서 나는 좁쌀이나 메밀 같은걸로 빌린 소금값을 내는 것이지.”


세자의 말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방납이라니. 돌고돌아 방납이라니. 수연은 끙 하며 머리를 부여잡고는 세자를 바라보았다.


“...혹시 방납의 폐단이라고 들어 보셨어요?”


“...흠흠.”


핵심을 찔렸다.


“그 방납이라는거. 보기엔 그럴싸 할진 모르겠는데 중간 상인만 배 불리는거 아시죠?”


“안다. 나도 지난날 배움을 통해 알고는 있다!”


세자는 어떻게든 항변하려 했지만, 이내 한숨을 쉬고는 목소리에 풀이 죽은 채 말했다.


방납배로 불리는 공물 대납업자들은 관으로부터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공물을 정부에 납부하며, 중간 이익을 챙겼다.


명종 시절 방납배가 정부로 납부하던 꿩 한 마리의 가격이 쌀 여덟 두, 생선 한 마리가 쌀 열 두에 책정되었는데, 이는 시장 가격보다 최소 열 배에서 백 배 까지 뛰어오른 가격이었다.


“...다만 그 보다 더 좋은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돈을 버는 방법을 잘 아는 김가 너라면 더 좋은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싶어 이리 청을 하는 것이다.”


“저하...”


세자의 자존심을 다 내려놓은 모습에 수연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옆에 있는 소금 주머니를 들었다.


“소금 대여 사업이라는거, 해볼 수는 있어요.”


그 말에 세자의 눈이 휘둥그래해졌다.


“...정말이냐?”


“다만.”



당장이라도 사업을 시작해보자는 세자를 제지시키고, 수연은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소금 대여 사업은 공물을 대신 납부하려 빌리는게 아니라, 자산 증식을 위해 기획되어야 해요.”


“자산 증식?”


세자는 수연의 알 수 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녀의 눈에 비친 확신을 보았다.


‘이걸 벌써 도입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마이크로 크레디트. 혹은 무담보 소액대출이라 부르는 빈민 구제 금융.


소규모 사업 자금을 낮은 이율로 빌려주어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취지로 설립된 구제 금융 사업이자, 개발도상국에서는 여러 긍정적인 사례가 있어 수연도 처음 제주에서 눈을 떴을 때 고민했던 사업이었다.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은적이 있어요. 여기 염전에 지천으로 널려있는게 소금인데, 바다에서 청어를 잡아 올려 염장하다가 팔면 참 좋겠다고요.”


“청어...청어라!”


그 말에 세자가 무릎을 쳤다.


“그렇지! 청어는 팔도 어디서나 많이 잡히는 물고기이니! 소금에 절여 염장하면 오래 먹을 수 있구나. 게다가 여기 염전의 소금을 이용하면...아!”


세자는 그제서야 수연이 어떤 의미에서 말을 꺼낸지 알아차렸다.


“그러니까 김가 네 말은 저들이 잡아온 청어에다가, 우리가 소금을 빌려주어 염장 청어를 만들게 하고, 그걸 우리가 육지에 가져다가 대신 팔아주자는 것이로구나!”


수연은 세자가 핵심만 쏙쏙 이해한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맞아요 저하. 염장 청어를 내다 팔아 얻는 이문을 소금을 빌려준 이들과 나눌거에요. 사업이 점점 커질수록 제주에는 구휼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점점 적어질 테니 저하의 뜻에 함께 하는 셈이지요.”


하며 수연은 세자의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얼어붙은듯한 손에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자 세자의 눈시울이 다시금 붉어졌다.


“고맙구나 김가야...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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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059. 영조의 정신이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하니 +4 23.12.15 608 21 12쪽
60 058. 그물을 던져 목사를 낚고 +5 23.12.14 608 25 15쪽
59 057. 서로 배수의 진을 치고 마주앉은 형국은 +1 23.12.13 600 22 15쪽
58 056.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5 23.12.12 608 26 14쪽
57 055. 제주목사 정언유가 조선물산 교역소에 찾아오니 +4 23.12.11 637 26 16쪽
56 054. 혼란에 빠져버린 조정과 이득을 취한 자 +4 23.12.09 640 23 13쪽
55 053. 세자의 두번째 서찰이 조정에 도착하다 +3 23.12.08 647 30 14쪽
54 052. 완벽한 오판과 교란작전 +2 23.12.07 627 24 13쪽
53 051. 궁궐에 퍼지는 괴소문 +5 23.12.06 636 27 13쪽
52 외전. 봄날의 풍어제 +1 23.12.05 515 22 14쪽
51 외전. 사치라는 의미와 구명조끼 +2 23.12.04 537 24 15쪽
50 050. 칠종칠금 (七擒七縱) +6 23.12.03 649 25 13쪽
49 049. 최득수가 마지막 숨을 내쉬던 밤 +4 23.12.02 636 22 12쪽
48 048. 어느 봄비 흩날리던 날 +8 23.12.01 634 21 18쪽
47 047. 최득수의 소금, 수연의 청어 +3 23.11.30 637 25 14쪽
46 046. 붉은 청어 +5 23.11.29 649 22 12쪽
45 045. 최득수가 소금을 만들기 시작하다 +2 23.11.28 654 24 13쪽
44 044. 수연의 큰 그림 +3 23.11.27 673 23 13쪽
43 043. 항해학당 시험날 찾아온 사람들 +1 23.11.26 653 26 13쪽
42 042. 포작인들을 항해학당으로 모셔온 방법 +2 23.11.25 673 23 14쪽
41 041. 수연이 항해 학당을 세우고자 하는 까닭 +2 23.11.24 678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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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9. 누가 백성들을 살릴 것인가? +4 23.11.22 707 29 15쪽
38 038. 세자가 제주의 참상을 목격하니 +1 23.11.21 711 2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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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다른 사람에 의해 치유됨을 +2 23.11.18 734 23 14쪽
34 034. 산재보험을 도입한 수연과 감격한 세자 +2 23.11.17 741 29 13쪽
33 033. 수연이 조천말 사람들을 설득하니 +1 23.11.16 719 24 13쪽
32 032. 조천말 한 가운데 염전이 생긴다면 +4 23.11.15 755 25 12쪽
31 031. 밧줄로 염전을 만들고 +3 23.11.14 773 27 12쪽
30 030. 다시 돌아올 자신을 위해 +4 23.11.13 786 27 13쪽
29 029. 최득수를 찾아간 수연과 짧은 해후 +2 23.11.12 797 24 14쪽
28 028. 세자의 홀로서기와 수연의 응원 +1 23.11.11 845 26 12쪽
27 027. 떠나요 넷이서 모든걸 훌훌 버리고 +4 23.11.10 863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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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 모든걸 내려놓은 세자와 그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2 23.11.08 877 29 14쪽
24 024. 달빛이 머무는 강에서 수연은 +3 23.11.07 1,007 28 12쪽
23 023. 영조의 입은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니 +2 23.11.06 939 26 14쪽
22 022. 소쩍새는 뒤주 속 별을 찾아 날아오고 +4 23.11.05 906 26 13쪽
21 021. 추락하는 사도세자와 등장한 뒤주 +3 23.11.04 926 24 12쪽
20 020. 게장과 곶감이 연회상에 오르던 날 +3 23.11.03 954 24 17쪽
19 019. 영조가 사도세자를 성군의 재목이라 추켜세우다 +2 23.11.02 979 27 13쪽
18 018. 세자가 옹주에게 항아리를 내어준 까닭 +3 23.10.31 1,009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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