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울시 영등포구

무림에 인방이 생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영등포구민
작품등록일 :
2020.06.01 21:04
최근연재일 :
2020.07.24 16:05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407
추천수 :
1,005
글자수 :
247,192

작성
20.06.20 15:06
조회
540
추천
18
글자
12쪽

20화 여(女) 비재이 구하기 (8)

DUMMY

유현인은 천천히 종사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재밌는 구경거리는 없으니까. 거기다 작든 크든 종사회에 괴롭힘당한 사람은 많고 넘쳤다. 종사회를 치려는 잘생긴 젊은 청년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했다.


몰려가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꼬리를 더 늘려간다. 처음에는 몇십 명 수준의 무리였지만 유현인이 종사회 앞까지 왔을 때는 몇백 명 이상으로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앞장선 유현인이 들고 있는 수정구에는 그 뒤로 따라오는 인파가 모두 비쳤다.


-처음 사과한다는 건 종사회를 기만하기 위한 책략이었군.

-유 시주에게는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따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소.

-진선생, 다시 다시 참교육 태세로 변환하나? ????


종사회에는 회주 동산일과 다른 무사들이 집결해 있다. 하지만 유명세와 백수련은 보이지 않았다. 유현인은 크게 소리쳤다.


“명세야!!!! 백 소저!!! 진선생 유현인이 구하러 왔습니다!!!”


아까 광장에서 선보였던 사자후가 종사회를 향해 터져나갔다. 내공을 통해 증폭된 음성은 마치 천둥처럼 실체가 있어 모인 사람들의 몸을 찌릿찌릿 떨리게 했다. 하지만 유현인의 앞에 있는 종사회 무리들은 유현인의 뒤에 있는 군중들에 비해 중압감을 훨씬 적게 느꼈다. 유현인이 일부러 종사회쪽으로 향하는 음파를 흩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종사회 무리를 당황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당황하지 마라!”


동산일이 유현인처럼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아까와 느껴지는 비슷한 무게감에 종사회 무인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저 청년의 내공이 심후하다 한들 우리 회주가 그에 밀리는 건 아니구나 하고.


‘그래, 이 정도 분위기는 되어야지.’


그건 종사회의 큰 착각이었다. 유현인이 일부러 약하게 흩어버린 기세와 동산일이 힘껏 내지른 기세가 비슷하다는 걸 그들은 몰랐으니. 사람들을 그만큼 끌어모았다면 그에 걸맞은 재미를 주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더 따라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현인은 자신을 따라온 인파를 뒤에 두고 종사회 무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유현인이 홀로 다가오는 걸 본 동산일은 웅성거리는 군중을 향해 매섭게 쏘아보았다.


“나, 절강파검이 여러분께 말씀드리오. 여러분들을 선동한 저 유현인이라는 자는 본 회의 핵심 사업 행사를 방해하고 막대한 손해를 끼쳤소. 내가 저 자의 부하를 감금한 건 부정하지 않겠소. 하지만 나는 정당한 응징의 권리를 행사한 거요. 다들 본 회가 항주의 번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잘 알 것이오.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라오.”


동산일은 겉으로 보기에는 유현인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불룩 튀어나온 태양혈, 떡 벌어진 어깨와 건장한 체구. 성정을 나타내는 사각형의 턱. 하지만 그의 말솜씨는 생긴 것과 달리 유려해서 사건의 요점을 약탈, 납치가 아닌 단순한 분쟁으로 격하시키고 있었다.


평소 종사회가 다소 거칠게 행동한 면은 있었지만 어쨌거나 동산일은 한 무림 방파의 수장이다. 그 배경이 가져다주는 권위는 혈혈단신인 유현인에 비할 바가 아니라 동산일의 언변에 현혹되는 사람도 있긴 있었다. 군중 속에서도, 수정구의 시청자 사이에서도.


“저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여기 있다가 종사회에 잘못 보이면 나중에 피곤해질지도 몰라.”


-일단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게 좋다고 보오.

-양자 말을 다 들어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유현인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면 유명세와 백 소저를 불러 증언을 들어보던가.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네놈도, 네놈의 동료도 여기서 살아나가지는 못할 테니까.”


동산일의 말에는 살기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그는 굳이 사건의 내막을 들추어 백수련과 내공 환단에 관한 비밀을 많은 사람에게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


“아, 그냥 덤비시게? 그것도 좋지. 회주, 너부터 올 거냐?”


“하찮은 격장지계군. 그런 수작에 넘어갈 것 같나?”


차갑게 말한 동산일은 자신의 뒤에 대기하고 있는 부하들을 불렀다.


“파공대주! 종일!”


그의 부하 두 명이 반 보 걸어나와 회주에게 포권했다.


“예, 회주님.”


“파공대주는 파공대와 함께 저 건방진 놈의 목을 가져와라. 진의 사용을 허가한다.”


“존명!”


“종일은 부검수 하나를 데리고 안으로 가 유명세와 연아를 꺼내와라. 종사회를 능멸한 놈의 최후를 똑똑히 보여주도록. 단, 데려오기 전에 둘 다 아혈을 짚어서 입을 막도록.”


“존명!”


종사회의 무사들은 회주의 지시를 이행했다. 파공대주는 그의 대원들과 함께 유현인에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종일이란 무사는 종사회 내부를 향해 서둘러 달려갔다.


유현인은 팔짱을 끼곤 가만히 서서 그냥 지켜보았다. 저 너머 종사회 내부로 들어간 종일이 유명세와 백수련을 끌고 동산일의 옆으로 복귀했다.


드러난 팔다리와 얼굴에 피멍이 든 유명세, 그리고 딱히 폭력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초췌해 보이는 백수련. 유명세의 얼굴에는 그의 공자님이 자신을 구하러 왔다는 기쁨이, 백수련의 얼굴에는 경악과 걱정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둘 다 아혈이 짚여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단지 그 눈빛으로 자신의 감정을 유현인에게 전달할 뿐.


-우리 명세···????··· 진선생 수정구 안 들어주고 저기 잡혀있었네···

-얼굴에 피멍 든거 아님? 사파한테 잘못 걸려서 제대로 얻어맞았나 본데.

-저 소저가 비취화임? 멀리서 봐도 몸매가 장난 아닌데.

-진선생이 구하려는 이유가 있었네 哈哈哈哈哈哈哈哈哈


유현인은 그런 둘의 눈을 마주 보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잠시만 기다려라.’


유현인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가까이에서 본 파공대주가 피식 웃는다.


“저들은 잠시 찾아온 희망을 삼켜버리는 더 큰 절망을 맛보게 될 거다.”


그를 가볍게 무시한 유현인은 바닥에 자신의 송출용 수정구를 두었다.


“미안, 친구들. 우리 명세가 저 나쁜 악적들에게 잡혀가서 말이야. 오늘은 멋진 각도로 보여줄 수 없겠는걸.”


-???? 불쌍한 유명세.


파공대주가 손을 들어서 무언가를 지시하지 그를 따르는 아홉 명의 부하들이 일정한 방위를 점거했다. 유현인은 파공대가 자신을 포위하는 걸 천천히 기다렸다. 위기가 절정에 이를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 유현인이 가만히 서 있는 사이 진의 형성이 끝났고 열 개의 칼끝이 유현인을 향해 겨누어졌다.




“저건 종사파력진이군.”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 중 한 명이 말했다.


“종사파력진?”


군중 사이의 물음.


“절강파검 동산일이 하북의 사마가(司馬家)에 거금을 주고 의뢰했다는 검진이오. 종사회의 무공에 맞춰 설계된 것이라 하더군.”


“허······. 그런 검진을 저 어린 소협이 감당할 수 있단 말이오?”


“실제 사정이 어찌 되었건 동산일은 큰 모욕을 당했다 생각할 것이오. 단숨에 힘으로 뭉개버리겠다는 뜻이겠지.”




종사회를 항주로 옮긴 다음 동산일은 수많은 시간 동안 고민에 빠졌다. 자신들의 무공은 초식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대신 여촬들이 얻어오는 막대한 내공으로 그 단점을 메우는 형태다. 그 근본 없는 모양새는 계속해서 동산일의 열등감을 자극했다. 그래서 그는 여러 기루와 객잔, 음식점에서 끌어모은 돈을 모아 사마가에서 진법을 사 온 것이다.


종사파력진(從邪波力陣)은 열 명의 검수로 이루어진다. 십(十)은 이(二)와 오(五)의 배수. 태극과 오행의 흐름이 사마가의 배치에 따라 그 자신들의 장점인 내공 발산을 극대화한다.


-수정구 너머로 보는데도 날카로운 기세가 장난 아니군. 유 소협이 이 검진을 파훼할 수 있을까?

-유 가가는 청랑채주도 일격에 제압했어요. 이런 사도의 무리에 절대 질 리가 없다구요!

-녹림은 그래 봐야 녹림이오. 제대로 조직된 문파의 힘을 무시하면 안되오.


바닥에 놓인 수정구의 전언창에 시청자들의 웅성거림이 올라간다. 진의 중심을 이루는 파공대주가 말했다.


“고작 하나로는 종사파력진에 맞설 수 없다. 잘 가라.”


그게 신호가 되어 검진의 선봉에 든 기수 두 명이 유현인에게 달려들었다.


쐐액!


다른 여덟 명의 기세가 더해진 두 개의 칼날이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유현인을 분리하기 위해 휘둘러졌다. 하지만 그 칼날은 무의미한 허공을 갈랐다.


유현인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고 전후좌우 사방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목표를 상실한 파공대원들의 검 끝이 갈 곳 없이 흔들린다.


“사라졌다?!”


“아니! 위요!”


유현인의 위치에 대한 답은 멀리서 보고 있는 군중들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사방을 포위한 검진이 유현인을 습격하기 직전 그는 유일하게 뚫려있는 방향인 하늘을 향해 높게 뛰어오른 것이다.


두 장 높이까지 뛰어오른 유현인은 검진을 벗어난 곳에 가볍게 착지했다. 목표물이 밖으로 벗어남으로서 공들여 전개한 진이 간단하게 해제되었다.


“저 유현인이라는 소협. 신법이 보통 경지가 아니군.”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하지만 바닥에 놓인 수정구의 시야각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는 시청자들은 아주 난리였다.


-아, 뭐임? 수정구가 바닥에 있어서 제대로 볼 수가 없음.

-수정구받침 유명세 빨리 구해줘구해줘구해줘

-유가가 ?????? 제대로 볼 수가 없어요.


유현인은 내공을 발출해 처음 도약한 자리에 있는 수정구를 자신의 방향으로 슬쩍 돌렸다. 고도의 허공섭물의 기(技)였지만 은밀한 솜씨라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갑자기 아무도 안 건드렸는데 수정구가 돌아감.

-바람인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닭 쫓는 개꼴이 된 파공대주가 이를 으득 갈며 다가온다.


“입을 그렇게 놀리더니 쥐새끼처럼 도망치기만 할 셈이냐?”


“아니, 너희들과 나 사이의 수준 차이를 좀 느껴보라고.”


“죽인다!!!!”


파공대주가 전력을 다해 달려든다.


“하아압!!!”


그의 거대한 검이 위에서 아래로 강맹한 기세를 담고 내려 찍힌다. 쾅 소리가 나며 땅에서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가공할만한 위력이었지만 파공대주는 자신의 검이 아까 대원들처럼 허공을 갈랐다는 걸 알았다.


“네가 제일 강한 것 같으니까, 일단 네 부하가 전부 쓰러지는 것부터 보라고. 너는 마지막이야.”


먼지 속에서 유현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파공대주는 바닥을 향해 내려친 검을 빙글 돌려 소리가 난 곳을 향해 세차게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시도는 실패했다.



먼지를 벗어나 유현인이 다시 나타난 곳은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파공대원의 바로 앞이었다.


“이익!”


얼굴에 흉터가 있는 대원은 자신이 이때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황 앞에서 크게 당황했지만, 그가 배운대로 유현인을 향해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대주조차 농락했는데 한낱 대원의 검이 적중할 리가 없다. 유현인은 가볍게 공격을 피한 다음 자신의 검을 검집 채로 찔러 대원의 아랫배를 가격했다.


단전에 충격이 가해진 대원은 욱··· 하는 소리를 내며 쓰러진다. 모든 게 눈 깜빡할 사이였다. 유현인이 그 옆에 있는 다른 대원을 향해 검집을 겨누곤 외쳤다.


“다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림에 인방이 생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단 공지지입니다. 죄송합니다 . +3 20.07.27 219 0 -
공지 연재 요일 공지입니다. 20.06.27 77 0 -
공지 업로드 시간은 오후 4시입니다. 20.06.15 340 0 -
47 46화 용봉지회 (3) +3 20.07.24 196 9 11쪽
46 45화 용봉지회 (2) +1 20.07.23 287 8 11쪽
45 44화 용봉지회 (1) +4 20.07.22 238 13 12쪽
44 43화 견자, 犬子 (5) +4 20.07.19 286 15 12쪽
43 42화 견자, 犬子 (4) +1 20.07.18 265 11 12쪽
42 41화 견자, 犬子 (3) +6 20.07.17 293 13 13쪽
41 40화 견자, 犬子 (2) +4 20.07.16 311 13 13쪽
40 39화 견자, 犬子 (1) +2 20.07.15 324 12 11쪽
39 38화 취식방송의 탄생 (3) +7 20.07.14 352 16 12쪽
38 37화 취식방송의 탄생 (2) +3 20.07.13 334 14 14쪽
37 36화 취식방송의 탄생 (1) +7 20.07.11 355 16 12쪽
36 35화 용문혈사 (2) +4 20.07.10 361 16 12쪽
35 34화 용문혈사 (1) +2 20.07.09 355 17 12쪽
34 33화 검마 (3) +2 20.07.08 359 14 12쪽
33 32화 검마 (2) +3 20.07.07 355 15 12쪽
32 31화 검마 (1) +3 20.07.06 395 16 11쪽
31 30화 검마의 장보도 (3) +2 20.07.03 397 14 13쪽
30 29화 검마의 장보도 (2) +3 20.07.02 412 16 13쪽
29 28화 검마의 장보도 (1) +2 20.07.01 409 18 12쪽
28 27화 의문의 편지 (2) +1 20.06.29 439 14 12쪽
27 26화 의문의 편지 (1) +6 20.06.26 475 17 11쪽
26 25화 이건 좀 이상한데? (3) +1 20.06.25 510 16 12쪽
25 24화 이건 좀 이상한데? (2) +2 20.06.24 524 21 13쪽
24 23화 이건 좀 이상한데? (1) +2 20.06.23 535 20 11쪽
23 22화 여(女) 비재이 구하기 (10) +6 20.06.22 552 24 11쪽
22 21화 여(女) 비재이 구하기 (9) +2 20.06.21 553 25 13쪽
» 20화 여(女) 비재이 구하기 (8) +1 20.06.20 541 1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