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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가는 지망생

제국의 하얀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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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해엄청
작품등록일 :
2021.02.22 08:42
최근연재일 :
2021.03.18 14:4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900
추천수 :
24
글자수 :
121,968

작성
21.03.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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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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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장 - 하얀 들고양이의 잠입작전

DUMMY

1장 - 하얀 들고양이의 잠입작전


“괜찮아. 지루하진 않았어.”

“그래?”

“저 달을 보면서 생각할 게 좀 있었거든.”

“그렇구나.”


테오는 의자를 가져와서 내 옆에 앉았다.


“테오, 그 때 작별인사 없이 떠나버려서 미안해.”

“···그 때라면, 3년 전 얘기를 말하는 거야?”

“어.”

“괜찮아. 칼슨이랑 나 살리려고, 위험한 곳으로 바로 보내졌다면서? 그러니 인사할 틈은 없었을 거라 생각해.”


담담하게 말하는 테오의 모습을 보고, 그가 3년 전보다는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당연한 건데 뭘. 그나저나 그곳은 대체 어떤 곳이며,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하자면 길긴 한데···.”


제국 암살자 훈련소에서의 일들을 테오에게 다 말해줬다.


“하하··· 여기서 내가 고생한 건 리베르, 네가 겪었던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너는 어떻게 지냈는데?”

“나야 처음에는 하인들이 하는 잡일을 도맡았었지. 취급도 하인과 크게 다를 바는 없었어.”

“응.”

“그러다가 제국 병사로서의 기초 훈련을 시키더라고. 그래서 그 과정을 다 밟고 나서는, 병사로서의 일들을 주기에 그걸 다 수행하고 있었지.”

“너도 고생이 많았겠네.”

“그래도 너보단 아니야.”


난 테오가 받은 제국 훈련이 어느 정도인지가 궁금해졌다.


“테오.”

“응?”

“우리 대련 한 번 해볼래?”

“···가, 갑자기 그건 왜?”

“그냥. 네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음··· 그러고 보니, 나도 네가 어느 정도로 강한지 궁금하긴 해.”

“그러면 한 번 붙어보자.”

“응.”


훈련장 한복판에서, 테오와 나는 나란히 마주보고 섰다. 목검을 서로에게 겨누고, 그와 내 눈은 서로 교차했다.


“이 순간은 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적으로 생각해줘.”

“알았어.”

“테오, 네가 먼저 공격해봐.”

“그럼···.”


테오가 내게 돌진해왔다. 그의 움직임은 그때의 루테아 기사보다는 한참 느렸다. 들어오는 일격도 하나, 하나 피하거나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정도였다.


내가 목검을 여유롭게 막거나 피해버리자, 테오는 놀랐던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내 움직임에 자극을 받았던지, 그의 움직임이 조금은 더 빨라졌지만, 아직 그 기사의 움직임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테오의 일격을 피하며, 나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테오, 꽤 잘하는데?”

“그, 그런가? 내 공격이 하나도 먹히진 않았는데?”

“아냐. 이 정도면 꽤 잘한 거야.”


빈말은 아니다. 테오의 움직임 정도면 제국 병사로서는 1인분은 하는 셈이라 여겼다. 다만, 장기화된 전투에선 나보다도 빨리 지칠 거라 생각했다.


“이번엔 내 차례야.”


테오가 현자타임을 갖지 않도록, 최대한 내 수준을 낮춰 목검을 휘둘렀다.


나는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면서 휘두르고 있는데 그의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나 보다. 테오는 힘겹게 한 방, 한 방을 막아내고 있었다.


“으윽···.”


다채로운 궤도. 쉴 틈 없이 퍼붓는 맹공에, 테오의 움직임이 점차 느려졌다. 그걸 보고 나는 알 수 있었다. 그가 점점 지쳐가고 있음을.


“헉··· 헉···.”


테오의 자세가 점점 무너져갔다. 들어갈 틈이 너무 많아졌기에, 나는 이쯤으로 끝내려고 그의 목검을 하늘 높이 날렸다.


자신의 목검이 날아간 걸 인지한 테오는, 숨을 고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으··· 리베르, 대단한데···.”

“별로 대단한 건 아냐.”

“···칼슨의 말이 맞았어.”

“뭐가?”

“네가 돌아온다면 엄청 강해져서 올 것이라고 그가 말했었거든.”

“그래?”

“그런데 네 공격을 막아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혹시 이것도 봐주면서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으음···.”

“솔직히 말해줘. 봐준 거지?”


거짓말을 해야 되나, 진실을 말해야 되나? 잠시 고민했지만, 그가 솔직히 말해달라고 해서 결국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방금 것도 봐주면서 움직인 거긴 해. 하지만 내 공격을 이 정도로 막은 건 테오, 너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는 테오가 서운하거나 현자타임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한 말이었다.


“그렇구나.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내가 서운해 할까봐 조심스럽게 말해준 것도 고맙고.”


테오가 내 진심을 알아줘서 다행이었다.


“리베르, 테오.”


익숙한 목소리가 우리를 부르자,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눈길을 돌렸더니, 집사 알베르트와 함께 서 있는 루스턴 백작이 보였다.


황급히 일어서서 인사를 올리는 테오. 나도 따라서 그에게 인사를 올렸다.


“너희들에게 줄 임무가 있다. 따라와라.”


그들을 따라 우리는 이동했다. 백작의 무기고에서, 우린 알베르트의 설명을 들었다.


“정찰 보고에 의하면, 상대 정찰병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고 하더군. 파악된 위치만 해도 여러 곳이다. 손가락으로 짚어줄 테니 잘 기억하도록.”


그가 알려준 위치들을 기억해두자, 잠시 동안 말이 없던 알베르트는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할 얘기는 간단하다. 알려준 위치 중 한 곳의 정찰병을 처리하고, 그 놈의 복장으로 갈아입어라. 그 후에 놈들의 본거지를 찾아, 침투한 후에는 이걸 써라.”


알베르트는 붉은 물약이 든 병을 우리들에게 보여줬다.


“그건··· 혹시 독인가요?”

“그래. 독은 독이지만, 놈들의 신경쇠약과 더불어 위장을 탈나게 할 뿐인 약한 독이지.”

“녀석들이 해놓은 음식에다가 그걸 타놓고 돌아오란 뜻인가요?”

“그렇다.”

“그걸 먹고 쇠약해지면, 그 때에 칠 생각이신 거죠?”

“알아서 잘 알아들으니 편하군.”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그래.”


테오는 묵묵히 내가 얘기하는 걸 옆에서 듣고, 보고 있다가 같이 백작에게 인사를 올린 후, 나를 뒤따라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복도를 함께 걸어가면서, 나는 테오에게 말을 꺼냈다.


“테오.”

“응?”

“정찰 임무도 잘했다면, 말은 잘 몰겠지?”

“응.”

“그러면 나도 태워줘.”

“리베르, 너도 말을 잘 몰 수 있는 거 아니었어?”

“탈 수는 있는데, 잘 몰지는 못해서.”

“알았어. 태워줄게.”

“고마워.”


테오와 나는, 적국의 정찰병을 잡기 위해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왔다.


곳곳을 누비던 우리는, 마침내 인근 언덕에서 주변을 기웃거리는 정찰병 한 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테오에게는 근처에 있으라고 지시했고, 내가 조심스럽게 그 정찰병에게 다가갔다.


“이 쯤 살피고 슬슬 돌아가서 교대나 할까나.”


그가 중얼 거릴 때에, 나는 그의 뒷덜미에 검 손잡이를 겨눴다. 그리고 한 번에 탁! 정찰병은 힘없이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테오.”


내가 부르자, 테오는 내 옆에 와줬다.


“이 녀석 옷 벗기는 것 좀 도와줘.”

“알았어.”


#


루테아 왕국 1군단의 진영에 한 정찰병이 말을 몰고 도착했다.


“잘 다녀왔는가?”


보초병이 자신의 동료에게 인사를 건넸다. 리베르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리고, 말의 고삐를 울타리의 기둥에 묶어서 자리를 뜨려고 했다.


“자네, 말은 제 위치에 갖다 놓아야 될 것 아닌가? 왜 여기에다 묶어놓은 게지?”


리베르는 능청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다음 번 정찰병에게 귀띔이나 해주게나. 내가 다시 정찰을 나갈 것이라고.”

“흠. 그래서 이 기둥에 묶어놓은 모양이로군. 알겠네.”


리베르는 속으로 안도하며, 자리를 나서려고 했는데.


“그런데 자네.”

“음?”

“목소리가 꽤나 가늘어졌어. 마치 여자목소리처럼 말이지.”

“크흠. 몸이 좀 안 좋아서 말이지.”

“그래? 그렇다면 약이라도 타 먹어야 할 게 아닌가? 치료소에 들르는 건 어떤가?”

“안 그래도 그러려고 잠시 온 거라네.”

“그런데 몸 상태가 안 좋다더니, 왜 다음 번 정찰을 나서려 하는 겐가?”

“그건···.”


리베르는 뭐라 말할까 고민하다가.


“그렇다고 답답하고 칙칙한 천막 안에 있기는 좀 그래서 말이지. 정찰 겸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다네.”

“흠··· 뭐, 그렇다면 알겠네.”

“그럼 이만 가보겠네.”

“음.”


리베르가 자리를 나섰다. 그는 자신과 대화를 나눴던 자의 동선을 살펴보더니.


‘저긴 치료소 방향이 아닌데?’


이런 생각이 들었으나.


‘뭐, 알아서 잘 찾아가겠지.’


이상하다는 생각 없이, 태평하게 상황을 넘겨버린 보초병이었다.


한편, 리베르는 루테아 왕국군의 음식을 다룰만한 곳들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찾기는 찾았는데, 한 병사가 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 자네도 배 채우러 왔는가?”


리베르는 속으로 한 숨을 쉬었다. 어째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으니까.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해보고 타 플랫폼 독점을 걸든지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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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하얀 악마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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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 하얀 들고양이의 잠입작전 21.03.18 16 0 9쪽
24 1장 - 고민거리 21.03.17 23 0 9쪽
23 1장 - 한 발 물러서는 왕국군 21.03.14 21 0 10쪽
22 1장 - 루테아 왕국의 침공 21.03.13 20 0 13쪽
21 1장 - 재회 21.03.12 25 0 11쪽
20 1장 - 첫 실전(3) 21.03.11 25 0 8쪽
19 1장 - 첫 실전(2) 21.03.10 16 0 9쪽
18 1장 - 첫 실전(1) 21.03.09 14 0 11쪽
17 1장 - 빌드 업 21.03.08 33 0 11쪽
16 1장 - 제국의 비밀실험 21.03.07 19 0 18쪽
15 1장 - 암살자 훈련소에 도착하다 21.03.06 19 0 11쪽
14 1장 - 백작의 제안 21.03.05 27 0 11쪽
13 1장 - 제국의 움직임 +2 21.03.04 20 1 15쪽
12 1장 - 그녀의 당돌한 계략(2) 21.03.03 18 1 14쪽
11 1장 - 그녀의 당돌한 계략(1) 21.03.02 42 1 12쪽
10 1장 - 호수에 드리운 먹구름(2) 21.03.01 29 1 13쪽
9 1장 - 호수에 드리운 먹구름(1) 21.03.01 30 1 8쪽
8 1장 - 호수의 도시 21.02.28 29 1 10쪽
7 1장 - 이름을 가지다 21.02.27 40 1 7쪽
6 1장 - 인정받은 책략 +2 21.02.26 47 3 12쪽
5 1장 - 제리코의 도박 21.02.25 59 2 14쪽
4 1장 - 쇠망치 용병단 21.02.24 46 2 11쪽
3 1장 - 끝과 시작(2) 21.02.23 62 2 11쪽
2 1장 - 끝과 시작(1) 21.02.22 73 3 10쪽
1 서장 - 매일 밤 꾸던 꿈 +2 21.02.22 148 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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