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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가즈 나이트 R 7권

저 자 명 : 이경영

출 간 일 : 2011년 5월 28일

이제는 그 전설조차 희미해진 옛 신계, 아스가르드.

그 멸망한 신계의 전사가 새로운 사명을 품고

다시금 인간들의 곁으로 내려온다.

렘런트라는 이름의 적들,

되살아나는 과거,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

그 모든 것들과 맞서 싸우려는 그녀 앞에

신은 단 한 사람의 전우를 내려준다.

그는 붉은 장발의, R의 이름을 가진 남자였다!

초대작「가즈 나이트」의 부활!

신의 전사들의 새로운 싸움이 지금 시작된다!

이경영 판타지 장편 소설 『가즈 나이트 R』제7권

제28장 - 복수심

나체의, 앙상한 뼈와 탄력을 잃은 가죽만을 가진 노인이 주신계에 도착했다.

노인의 흰 장발과 수염은 육체와 마찬가지로 너저분했다.

흐트러진 장발 사이로 보이는 노인의 눈은 눈앞에 드리워진 주신계의 풍경을 읽느라 분주했다.

그의 두 팔은 검은색의 굵은 수갑에 묶여 있었다.

팔 관절이 늘어나거나 이탈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크고 튼튼한 그 수갑은 노인의 몸속에서 피어나는 힘을 남김없이 뽑아 밖으로 배출하고 있었다.

수갑에 연결된 쇠사슬이 노인을 이끌 듯 철렁거렸다.

그 쇠사슬을 붙든 손은 크고 두꺼웠다. 손등에는 희게 탈색된 털들이 보일 듯 말 듯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손의 주인은 짐승처럼 장대한 체구의 노인이었다.

모습은 분명 사람이었으나 강철과도 같은 근육으로 둘러싸인 육체의 규모와 그 속에서 느껴지는 저력은 생물의 범주에서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안대로 한쪽 눈을 단단히 가린 그 노인은 재촉하듯 사슬을 잡아당겼다.

“제우스여.”

그는 자신이 포획한 나체의 노인을 그렇게 불렀다.

“어서 가세. 자네가 받아들이기로 한 운명이 아니던가?”

“운명이라.”

제우스가 히쭉 웃었다.

“말은 제대로 해주게, 오딘이여.”

제우스가 자신과 마주 선 노인, 오딘의 육체를 훑듯이 아래에서 위로 올렸다.

“거래겠지?”

“흠.”

묵직한 콧소리를 낸 오딘은 다시 사슬을 움직였다.

“제대로 된 거래는 저기 가서 하게나. 난 심부름꾼이라서 아무것도 모르네.”

“후후.”

늙은 두 신이 함께 길을 걸었다. 덩치는 완전히 달랐으나 주신계의 길을 밟는 발걸음의 무게감은 비슷했다.

“아스가르드의 주신, 오딘.”

제우스가 중얼거렸다.

“지식이라는 지식은 모두 얻어 가장 교활한 자가 되었다는 소문은 들었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군.”

제우스는 자신의 옆에서 걷고 있는 오딘을 곁눈질로 봤다.

“대체 목적이 뭔가?”

제우스의 질문에 오딘이 그를 돌아봤다.

“난 그저 심부름꾼일 뿐이네.”

고집스러움이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호오.”

제우스는 피하지 않고 오딘의 눈을 지켜봤다.

그들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무의미했다. 특히 오딘은 지금 당장에라도 절대불가침의 영역이나 마찬가지인 ‘과거’까지제한적으로나마 손을 댈 수 있었다.

제우스 역시 올림포스의 주신으로서 오딘이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해낼 수 있었다. 할 수 없는 부분은 이론적으로나마 이해가 가능했다.

그렇게, 오딘과 잠시 시간을 보낸 제우스는 자신의 말라비틀어진 손으로 눈을 돌렸다.

“그대도 그렇지만 나 역시 그 어떤 모습이라도 갖출 수 있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이 모습이 난 마음에 든다네. 추한 모습인 채로 당하는 창피는 꽤 견딜 만하거든. 황금 욕조에 오물이 차는 것과 흙구덩이에 오물이 차는 것이 다르듯 말이야.”

“…….”

“그대는 어떤 이유로‘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가?”

제28장 - 복수심

제29장 - 대학살

제30장 - 짧은 여행

제31장 - 고장 난 기계

제32장 - 예외 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