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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후작 아들이 너무 아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작뚜
그림/삽화
잘개
작품등록일 :
2021.07.27 14:04
최근연재일 :
2021.10.30 18: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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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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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1화

DUMMY

111화


“얘기가 잘 됐다고?”

“예.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크게 기뻐할 거라고 예상한 자신의 생각과 달리 오히려 그럴 리 없다는 듯 당황해하는 에일러스를 보고.

대표로 연락을 한 신하가 의아하게 되물었으나.

에일러스는 이내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을 돌렸다.


“후우.. 그것 참 다행이군. 순순히 받아들여 준 건가?”

“아, 그것이..”


갑자기 불안한 듯 주변을 살피는 신하를 보고 역시 순탄치는 않았던 건가 생각하는데.


“요즘 묘한 소문이 흐르고 있어서 말입니다.”

“소문?”

“법황청에서 악마를 기르고 있었다는 얘기 말입니다.”

“그거라면..”


놈들이 법황청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흘리는 소문인 줄 알았는데.


‘결과만 본다면 틀렸다고 보기엔 애매한 이야기라 더 빠르게 퍼지기도 했지.’

“그런데 그게 메리센에서 우리들을 받아들여준다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이지?”

“그 악마를 처치한 이들이 이스터의 검사들이라고 하더랍니다. 심지어 작위도 받은 기사라던가, 사실은 유명한 가문의 아들이라던가 하는 말들도 같이 퍼지는 중이라더군요.”

“...”

‘그것도 따지고 보면 사실이긴 한데..’


그리고 에일러스가 미리 알린 만큼, 신하들도 수한 일행이 그리드를 죽였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에.


“이런 결과를 바라고 누가 소문을 낸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그게 천운으로 작용했습니다. 소문의 진위여부를 파악한 타국의 유력 가문들이 이스터에 붙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메리센도 마찬가지고요. 악마가 주도하는 군세가 밀려오고 있으니 어찌 보면 메리센엔 선택지가 없었던 거겠습니다. 이스터측에서 메리센에게 라슈드의 난민들을 받고 우리들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보낸 걸 바로 승낙했으니 말입니다.”

“흠, 결과적으로 그자의 도움을 받은 셈이 되어버렸군.”


수한을 떠올린 에일러스가 순간 자꾸 격차가 벌어지는 느낌에 눈살이 구겨지려다가,

바로 인상을 폈다.


‘소문의 영향이 있긴 했지만, 지금 우리에겐 가장 필요한 도움이었다. 후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해야겠어.’


에일러스가 저 혼자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는 동안.


메리센으로 진군하는 프라이드도 에일러스와 비슷한 자세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 내심은 단순히 다짐 정도가 아니라 당황스러움과 일이 틀어졌다는 데서 비롯한 분노가 대부분이었지만 말이다.


‘녀석들에게 마지막으로 받은 연락이 별궁에 도망친다는 것이었지.’


그건 단순히 일을 그르쳤다는 걸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도망을 쳤다는 건, 분명 엔비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것과 동일한 이야기였으니.


‘그 놈 성격상 죽으면 죽었지 절대 뒤를 보일 놈은 아니다.’


그러니.


‘죽었나? 아니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던가..’


목이 날아가도 살아나는 치유력을 지닌 게 엔비다.

다른 악마들과 달리 바로 죽었다고 판단을 내리기엔 조금 회의적이었지만.


어쨌든 그가 지금 어떤 상황이든 이스터 왕성을 탈환하는 데엔 실패했고.

엔비가 왕과 위스텔을 죽인 뒤 왕성에서 라이어스를 비롯한 적들을 잡아놓는 동안 메리센을 먹어 전 대륙으로 침공하겠다는 계획도 크게 틀어져버린 것이다.


‘포기해야하나? 이 프라이드가?’


전군을 회군하여 라슈드에 돌아가, 이스터가 준비를 마치고 쳐들어올 것을 기다릴 것이냐,

아니면 이대로 진군하여 메리센이라도 먹을 것이냐.


물론 메리센을 먹는다 쳐도 법황청이 그들의 편이라는 거짓은 현재 그가 통솔하고 있는 라슈드 군인들에게만 통하는 말일뿐.

대륙엔 통하기 어려울 테니 더 이상의 병력을 구하긴 힘들다.

결과적으로 프라이드 자신에게 남은 길은 왕의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뿐이란 말이었다.


그리고 죽는 것보다 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더 싫었던 프라이드는.


‘메리센을 먹는다. 어차피 내가 나서면 못 이길 전쟁은 없어.’


오로지 자신의 무력을 믿는 자만심하나로, 전쟁을 속행했다.




“에일러스 왕자가 잘 해주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할 겁니다. 놈들이 진군해 오는 속도를 생각하건데 3일 뒤면 당도할거라고 보고가 올라왔어요!”

“시간이 부족합니다!”

“병력은 계속 보내고 있지만, 그 많은 수를 대체 누가 통솔할 수 있을지는..”


메리센의 국왕, 헤일 메리센은 측근 한 명을 포함해 방에 단 둘뿐인 집무실에서 골치가 아프다는 듯 인상을 구긴 채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각 국의 대표들이 서로 통신구로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스터의 그 소문의 기사는 어떻습니까?”

“장난하시는 겁니까?! 현재 이스터는 왕성이 놈들의 습격을 받아 초토화 되었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쉽게 적들의 습격을 받는 국가에 전군 통솔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심지어 단순히 기사일 뿐인 자에게..”

“말조심 하시오! 감히 내 나라를 욕보이는 언사를 하다니, 협력할 생각이긴 합니까!”

“이스터보다 더 많은 병력을 보낸 것이 우리 비헤이트 공화국이오! 습격의 수습을 하느라 제대로 병력도 보내지 못하고 있는 이스터에 비하면 우리의 발언이 더 존중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머릿수 놀음을 하려는 거라면 당장 관두시오! 이건 전쟁이란 말입니다! 작전도 병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거늘, 어째서 말을 그 따위로..”

“그 따위? 그따위?! 이래서 아직도 왕정을 고수하는 자들과는 상종을..”

“어허, 그게 무슨 말이오!”

“지금 왕정인 국가들과 전부 싸우자는..!”

“하아..”


당장 3일 뒤에 적이 온다는데.

헤일은 속으로 자기네 나라에서 싸우지 않는다고 저렇게 관련도 없는 문제로 싸우는 건가 싶다가, 억측은 관둬야 한다고 상기하며 대신 관자놀이를 더 세게 꾹꾹 눌렀다.


“전하. 약을 준비해 드릴까요?”

“됐다. 약 먹어서 가라앉을 두통이 아니지 않나.”


헤일이 측근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각국의 대표들은 점점 목소리가 커진다 싶더니,

그 자리에 있기만 한다면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싸우고 있었다.


“당장 텔레포트해서 오게! 오지 않겠다면 내가 갈 걸세!”

“하하, 지금 왕성의 마법진이 박살나서 오고 갈 수가 없는 걸 어쩌나? 자네 말대로 놈들이 습격해 와서 말이네! 물론 갑작스러운 습격치고 사상자가 거의 없을 만큼 내 나라는 병사들의 실력이 출중하고 가신들도 바로 그 ‘악마’를 잡을 만큼 강해서 말이야! 비헤이트 공화국이 나처럼 습격을 받으면 과연 이정도로 그칠 수 있을까 싶은데..?”

“우리나라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사상자가 거의 없는 게 아니라 아예 안 나왔을 걸세! 그걸 자랑이랍시고 늘어놓는 거라면..!”

“그건 불가능한 말이지 않나! 어떻게 사상자가 없을 수가..”

“가능하네!”

“불가능하다니까!”

“자, 둘 다 진정 좀 하ㅅ..”

“가능하다고!”

“...”


본인들이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한 통신구에서 싸움을 말리려는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비헤이트 공화국의 대표, 리카르도와 실렌의 말싸움은 멈추지 않았고.

어째 둘이 점점 유치하게 머리가 다 빠지면서 인성도 빠진 거 아니냐는 인신공격까지 나오기 시작하자.


이스터의 통신구 저편이 조금 웅성거렸다.


“폐하, 폐하! 진정 좀 하시고, 잠시 차라도 한 잔 하십시오.”

“지금 차가 중요한가?! 저 놈이 감히 내 나라를..!”

“루크. 통신구는 내가 잠시 가져갈 테니 폐하께 차 한 잔 달여 드리게나.”

“알겠습니다.”


잠시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지나가고.

통신구를 들고 자리를 옮긴 데힐이 자기소개를 했다.


“이스터의 데힐 라이어스 후작입니다. 소란스러웠던 점은 사과드립니다.”

“라이어스면..”


이어서 실렌에 대해 욕하려던 리카르도가 이름을 듣고 멈칫하자.

다른 통신구에서 악마를 잡은 그 기사의 가문이라며 수군거렸다.


“정확히는 제 아들, 리안 라이어스 자작이 가신들을 비롯해 위스텔경과 같이 잡은 것입니다. 어쨌든, 방금의 폐하의 언사에 대해선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크흠, 흠. 데힐 라이어스라, 자네도 꽤 유명하지 않나. 고개 숙이지 않아도 된다네.”


더 몰아붙일 줄 알았으나.

의외로 리카르도가 순순히 사과를 받아들이자, 헤일이 이제 좀 진정됐나 싶어 슬슬 놈들에 대한 대처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려던 찰나.


“하지만 리카르도 대통령께서도 언사가 심하지 않으셨습니까. 후에 반드시 폐하께 사과를 해주십시오.”


데힐의 말에 또 말싸움이 시작될 거라 생각한 헤일이 이마를 탁 짚는데.


“..알겠네. 나도 그렇게까지 싸울 생각은 아니었다네. 후에 따로 사과를 하도록 하지.”


의외로 리카르도가 다시 순순히 사과하겠다고 하자,

오히려 어째서 싸우지 않는지 의아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건 사실 리카르도도 본인이 목소리를 높인 것도 모자라 대놓고 말싸움을 했다는 것에서 온 불안함 때문이었는데,

왕정인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공화국인 비헤이트에서 타국과 언성을 높여 사이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라도 돌았다간,

재임을 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에서 온 심리 탓이 컸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상대가 이스터인 이상 더 조심해야지. 소드 마스터를 두 명이나 보유한 강대국이니까.’


리카르도가 생각한 마스터에 수한은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결국 이스터가 두 명의 마스터를 보유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진정이 좀 되신 것 같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때 헤일이 입을 열었고, 일단 프라이드의 군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상기시키는 것부터 시작했다.


“30만의 병사에, 놈들이 길들인 것으로 보이는 마물의 수까지 합쳐 총 35만으로 추산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마물의 상당수가 고블린인지라 마물자체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병사들도 상당수는 본래 병사들이 아닌 민간인을 징집했으니, 지금의 병력이라면 충분히 상대하고도 남을 것 같고 말입니다.”


헤일을 비롯해 대다수가 모르는 사실이지만.

사실 놈들이 개조한 마물이 가장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말에 데힐을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블린이라면 일반 병사들도 상대가 가능하지. 적절한 무기만 있다면 민간인들도 잡을 수 있는 마물이니 말이야.”

“오히려 지렁이를 잡겠다고 곰을 푼 게 아닌가 싶군.”

“아닙니다.”


그때 데힐이 안일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심각하게 말했다.


“놈들은 마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자들입니다. 개조당한 마물들은 훈련된 병사는 물론이고, 기사들도 상대하기 벅찹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고블린이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다고..”


데힐은 아무래도 자신보다는 직접 겪어본 사람이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사실 아까부터 그들의 회의를 듣고 있던 수한에게 눈짓했다.

원래는 그가 예상한 도움이 필요할 상황에 대기하고 있던 것이었지만.


‘..그래도 말 한 번 잘못하면 개싸움 날 것 같아서 웬만하면 안 끼고 싶었는데.’


그래서 자신이 참여하지 않고 회의가 잘 끝나길 내심 바랐건만.

결국 데힐이 자신을 부르자 내키지 않긴 해도 통신구 앞에 가서 서긴 했다.


“..리안 라이어스입니다.”

“오오..”

“듣던 것보다 외모도 출중하지 않나.”

“실력만 좋은 줄 알았는데 거참 소문은 자네에 대해 반도 제대로 표현하질 못하고 있군.”

“..감사합니다.”


어째 외모칭찬을 많이 하는 바람에 뭐라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하게 서있는 와중.

수한의 눈에 하늘로 승천할 것처럼 미소를 짓고 있는 데힐의 모습이 들어왔다.


“하하, 제 아들이라 대놓고 말하긴 뭐하지만 참 잘나지 않았습니까? 본인을 좀 객관적으로 보면 좋을 텐데 항상 수련에만 매진하는 바람에..”


데힐이 낯간지러운 말을 더 하기 전에.

수한이 통신구를 슬쩍 데힐에게서 자신 쪽으로 돌리고는 놈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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