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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후작 아들이 너무 아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작뚜
그림/삽화
잘개
작품등록일 :
2021.07.27 14:04
최근연재일 :
2021.10.30 18: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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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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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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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0화

DUMMY

110화


“도련님!”


그는 반파되어 이젠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알현실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가,

기절한 위스텔과 라나를 보고 달려오면서 괜찮은 거냐고 소리쳤다.


“라나는 그나마 괜찮은 것 같은데, 위스텔님은 당장 치료사를.. 어?”

“왜 그러십니까?”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이 갑자기 보이는 바람에.

수한은 눈을 몇 번 비비고는 라나의 명치 부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뭐 희무끄레한게..”

“그냥 먼지 묻은 거 아닙니까?”


워낙 알현실이 잔해 때문에 더러워진 터라.

루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수한은 그런 루크의 명치를 보면서도 미간까지 찡그리고 쳐다보았다.


“루크도 있는데?”

“예? 저도 뭐, 워낙 놈들을 계속 상대하다보니..”

“그거랑은 다르지만.. 일단 폐하를 찾자. 그리고 치료사도.”

“폐하께선 이미 주인님과 같이 계십니다.”


루크는 자신이 온 이유가 실렌을 찾아 안전을 확보했고,

지금은 별궁으로 도망친 놈들을 쫒아 잡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부 도련님이 ..댈러스를 맡아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분명 마스터의 실력자에, 놈들이 하는 얘길 들어보니 악마라고까지 하던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 그러고 보니 놈은 어디에..”


라며 주변을 훑어보던 루크에게 수한이 파이어를 내부에서 맞아 다 타버렸다며,

가까이 있는 잿더미를 가리켰다.


“..더 조사를 하긴 힘들겠군요.”

‘남은 악마는 이제 프라이드뿐이니까 굳이 조사를 하진 않아도 되지만.’


수한은 도저히 실력을 조절하면서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다고 했고,

그에 루크가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며 손사래를 치고는,

이내 자신이 위스텔을 업고 일단 치료사에게 가자고 말했다.


루크가 수한을 데리고 향한 곳은 건물 안이 아닌 밖에 임시로 줄지어 세운 천막들이 있는 곳이었는데,

다친 사람이 워낙 많아 정원에 간이 진료소를 세운 것이라 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루크를 알아본 1기사단 부단장, 데이먼이 다가왔다.

그는 위스텔과 라나를 보곤 당장 치료사를 불러오겠다고 했는데,

일단 비어있는 병상을 찾아 둘을 눕히는 사이.

데이먼이 금방 치료사를 데리고 돌아왔다.


“이젠 안심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때.

수한이 이곳에 오지 않았냐며 뛰어다니던 병사가 그를 발견하곤 급하게 말을 꺼냈다.


“단장님! 지금 후작님께서 급하게 찾으십니다!”


급한 상황이라며 수한을 왕궁 내의 한 방 앞으로 안내한 병사가 가고.

수한은 평소대로 노크를 하려고 했는데,

그러기도 전에 안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전쟁이라니! 설마 이게 양동작전이라도 된다는..!”


똑, 똑!


“들어가겠습니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들어간 수한의 눈에.

책상에 올린 통신구를 잡아먹을 듯 쳐다보고 있는 데힐과,

데힐만큼은 아니어도 곤란한 일이 생긴 것처럼 인상을 구긴 실렌의 모습이 들어왔다.


“리안!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실버 백작도 그렇고 다들 크게 다쳤다고..”

“괜찮습니다. 그보다 전쟁이라니, 아직 좀 이르지 않습니까?”


성큼성큼 걸어가 물어보니.

통신구 너머의 에일러스가 대답했다.


“아무리 빨라도 내일이나 내일 모레고, 그것도 그다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놈들이 갑자기 움직여야할 계기가 생겼거나, 선수를 쳐야 유리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때문에 에일러스는 오히려 아군의 준비가 덜 끝났다며,

시간을 끌기 위해서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설명했다.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병력이 부족해 사용할 수 있는 패가 적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일단 저는 시간을 끌고 탈출할 테니, 폐하는 메리센을 중심으로 병력이 모일 수 있도록 연락을 돌려주십시오. 조금이라도 시간이 늦으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놈들이 법황청에서 나온 흑마법사들이 진짜 법황청 소속이라며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타국이 놈들에게 가세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소문이 더 퍼졌다간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워질 겁니다.”

“하지만 교황이 건재한 이상 그런 거짓말에 휘둘릴 리가..”

“사실 폐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때 에일러스가 실렌의 말을 끊고 말했다.


“이미 법황청의 위상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 말입니다.”




“그게 진짜야? 법황청에서 악마를 기르고 있었다는 거.”

“잡화점 아저씨의 은사님의 제자의 친구가 그 악마가 폭주할 때 거기 있었는데, 진짜 악마였다고 하더라.”

“와.. 말도 안 돼. 그런 쓰레기 집단일 줄이야.

“쉿. 원래부터 법황청을 믿지 말라는 말은 돌고 있었잖아.”

‘자작님은 이런 의도로 말씀하신 게 아니었는데..!’


거리를 지나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넬이 불안하게 입술을 씹었으나.

그가 두 사람을 어떻게 할 순 없는 일이었다.

만일 그가 저 두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바꾼다쳐도,

또 다른 이들이 같은 말을 하면서 돌아다닐 테니.

소문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


그때.


“나는 법황청은 못 믿어도, 그 사람들은 믿는데.”


모자를 쓴 한 멀끔한 차림의 남자가 나타나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 악마를 잡았다는 사람들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누가 악마를 잡았다고 그래?”

“누가 잡은 게 아니면 그 악마가 아직도 날뛰고 있을 거 아냐. 안 그래?”

“그야 그렇겠지만..”


두 사람 중 한 명이 내키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남자가 거 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곤 말을 이었다.


“내 친구의 아빠의 회사 동료의 사촌이 그랬는데, 그 악마가 법황청의 사제고, 예배당에서 폭주했을 때 막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게 누군데?”

“이스터 출신의 검사들.”


이후로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남자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남자가 이야기에 살을 붙여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과장을 좀 섞어 말하자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짜증을 부리더니 제 갈 길을 갔다.


“..그게 사실입니까?”


몸을 숨긴 채 남자의 말을 다 들은 넬이 골목에서 나와 슬쩍 질문을 던졌고.

그에 남자가 모자를 살짝 올려 넬과 눈을 맞췄다.


“사실이라고 생각해서 다 들은 거 아니었습니까?”


모자 아래의 얼굴은 법황청에서 루크에게 나이를 운운했던 바로 그 사제였다.


“그야, 음..”


수한과 안면이 있는 넬이 애초에 수한이 법황청에 들어가려 했던 이유라던가,

그의 실력을 생각하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가 보기엔 넬은 수한의 정체에 대해서까지 말하기엔 신뢰가 부족한 인물이었으니.


“어쨌든. 제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면 여러 사람들한테 좀 퍼뜨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자는 넬이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지만 그를 추궁하는 대신 바로 자리를 떴는데,

그가 방금 한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계속 퍼뜨려야하기 때문이었다.


‘..잠깐.’


때문에 혼자 남은 넬은 문득 남자가 교황청을 헐뜯던 두 사람에겐 반말을 했다가 자신에겐 존댓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무슨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니라면 그저 존댓말을 하는 것이 익숙해서 그런 것 같았다.


‘계속 존댓말을 하는 게 익숙한 사람이라는 건가?’


다만.

남자의 정체가 무엇이든 넬에겐 크게 상관이 없는 것이었기에,

넬은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의문은 금방 잊어버리고 본인도 그 자리를 떠나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방금 남자가 말한 대로 새로 들은 소문을 퍼뜨릴 요량으로 말이다.


물론 그것은 넬이 순진해서 그런 것이 아닌, 다른 의도가 있어서였다.


‘분명 자작님에 대한 얘기가 확실해. 저번 부탁을 제대로 들어드리지 못했으니,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다면 해야겠지.’


그렇게 법황청을 까면서 동시에 이스터의 검사들을 높이는 소문은 기존에 파다하게 퍼진 법황청에서 악마를 기르고 있었다는 소문과 맞물려 급격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대체 왜 이래야 하는 겁니까?”


법황청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퍼진 바람에 1/3이상으로 줄어버린 노숙자들끼리도 이스터의 검사들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을 듣고.

한 사제가 불평 가득한 목소리로 책임 사제, 레나에게 의문을 표했는데,

교황이 직접 요청한 사항에 사제나 신도들이 이렇게 반발했던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레나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미 우리의 바닥에 떨어진 위신으로는 전쟁을 막는데 보탬이 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러니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면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맞다고..”

“그렇다고 진실을 밝히는 대신 계속 이렇게 그들을 추앙해야한다는 겁니까?”

“밝혀야 하는 진실은 이미 모든 이들이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건..”


레나의 말대로 현재 퍼진 소문 중 틀린 말은 없었다.

법황청에서 악마를 기른 것이나 다름없긴 하니까.

그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모욕은 그저 그 사실에 뒤따르는 말에 불과한 것이었고.


그저 사제는 그 말을 참고 견디라는 말에 더 울분이 찰뿐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결국 사제는 이건 아니지 않느냐며 툴툴거리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레나는 속으로 저 사제도 얼마 있지 못하고 떠날 것이라 추측했다.

요 근래 저렇게 떠난 사제와 신도들이 많았으니까.


‘세뇌당해 그런 것이라 알린다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르지만..’


레나가 그런 사제의 뒤를 시선으로 쫒으며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우리의 억울함을 푸는 것보다 이스터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말씀하셨지.’


그런 레나의 시선이 사제를 보던 것보다 조금 위를 향했고,

그 끝엔 교황의 방이 있었다.




이틀 뒤.

에일러스는 나무들 사이로 저물어가는 노을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메리센에 도착했겠군.’


뱃길인지라 본래는 육로보다 더 빨리 도착하는 게 정상이지만.

현 상황을 생각하면 사실 이틀도 빠른 것이었다.

라슈드의 시선을 피해야 하니 꽤 돌아서 갔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도착해서도 문제지.’


라슈드에서 군대가 진군해오고 있는 이 상황에서 메리센이 라슈드의 난민을 과연 받아들여 줄까?

심지어 일부는 군인인데.

때문에 신하들에겐 설득을 하면 받아들여줄 것처럼 말하고 먼저 보내긴 했지만,

사실 에일러스는 본인이 말해놓고도 자신의 작전에 꽤 회의적이었다.


‘하다못해 국민들이라도 받아들여 준다면 조금 마음이 편해지련만.’


그래서 에일러스는 지금쯤 도착했을 신하들의 연락을 기다리며 초조한 듯 같은 자리를 서성이고 있었다.


“조금 진정하십시오.”


그때 에일러스를 대신해 병사들을 관리하던 힐더가 다가왔다.


“..불안하신 것은 알겠지만, 전하께 기대는 자들이 많지 않습니까.”


힐더의 말대로 자신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병사들의 사기가 더 떨어질 것이 당연하기에.

에일러스는 천막 안에 있어 누가 자신의 모습을 보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곤 간이 책상 위에 올려둔 통신구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으로 불안 표출을 대신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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