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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후작 아들이 너무 아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작뚜
그림/삽화
잘개
작품등록일 :
2021.07.27 14:04
최근연재일 :
2021.10.30 18: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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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5,895

작성
21.10.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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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8화

DUMMY

108화


“폐하! 아직 내정도 안정되지 않았는데 전쟁이라니요!”

“국민들의 공분을 살 것입니다!”


알현실에서 정복전쟁을 할 것이라 단언하니.

설마 왕위를 찬탈했을지언정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았는지,

부복해있는 대신들이 당장 결사반대를 외쳤다.

그에 레믹의 모습을 한 프라이드가 소리를 질렀는데.


“내정이 안정되지 않는 건 병사를 더 징용했다면 금방 끝났을 문제였다. 자네들이 내 뜻에 따라 병사를 차출해 보냈다면 금방 반란군을 처리하고 안정만 도모하여 다 끝났을 것을. 일을 이렇게 키운 것은 자네들이 우유부단하여 그런 것이란 말이다!”

“하지만 그리 했다간 오랜 내전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민들이 에일러스 왕자에게 붙을 위험이..!”


쾅!


“왕자라니, 말조심하라.”

“죄송합니다.”


프라이드가 팔걸이를 내리친 소리가 알현실을 웅웅 울리자.

왕자라고 말한 자작이 머리를 조아리면서 아예 입을 다물었고.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이번엔 빌레이크가 대신 공작위에 오른 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폐하가 전쟁을 하시려는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제 머리로는 감히 폐하의 높은 뜻을 상상조차 할 수 없어 이러는 것이니, 넓은 아량으로 헤아려주신다면 필히 감복하여 폐하의 뜻을 우매한 국민들에게 전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흠..”


그를 띄우는 게 대부분인 말과, 바닥에 이마를 대고 그에게 설설 기는 모습에.

프라이드가 힘을 꽉 쥐었던 주먹을 살짝 풀고 대답했다.


“그대들의 말대로 아직 본국은 내전의 영향이 채 가시지 못하고 있지. 이 혼란스러운 화살을 밖으로 향한다면 국민들의 시선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항상 소국이라 자격지심을 갖고 있던 일부 국민들을 선동한다면, 그 효과는 더 탁월하겠지.”

“오오, 그런 깊은 뜻이 있으셨던 겁니까. 역시 폐하이십니다.”

“하하! 내 뜻을 바로 이해한 자네도 만만치 않군 그래.”


이런 대화가 오간 것이 벌써 며칠 전이었고.

현재는.


“이스터의 왕성이 혼란에 빠진 지금이 적기이다!”


이전처럼 알현실이 아닌.

메리센으로 향하는 거대한 길목의 앞에서,

프라이드가 자신의 앞으로 도열해있는 수만의 대군을 보면서 크게 소리쳤다.


“라슈드가 대륙을 지배할 것이며, 그 발판은 전 대륙에 마법진이 연결되어 있는 메리센이다. 우리에겐 현재는 타락한 법황청을 떠난 든든한 아군이 있고. 이는 이 전쟁이 신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뜻하며, 신이 우리의 편을 드는 이상 우리는 유일한 정의가 될 것이다!”


프라이드가 법황청을 뜻하는 푸른 방패와 라슈드임을 뜻하는 적색의 검을 합친 깃발을 높게 들자.

모든 병사들도 각자 손에든 검이나 창 따위를 높게 쳐들면서 고함을 질렀고.

프라이드의 지휘에 따라 앞으로 발 구르는 소리와 같이 전진하기 시작했다.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병사들을 집결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병사들이 다 모이자마자 바로 진군할 줄은 몰랐던 에일러스가 침음을 삼켰고.

갑자기 연락이 끊어진 실렌에게 계속 다시 해보라 하고 있었지만.


“이스터에도 무슨 일이 생긴 거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라이어스와 실버가에도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부 반응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저희만으로 진군을 막는 건 무리입니다. 이대로면 메리센은 함락될 가능성도..”

“가능성도 아니고, 아마 함락될 거다.”


그때 에일러스는 그들이 돌아가면서 심문하느라 감옥에 가두어 두었던 흑마법사들이 방금 전부 탈출한 것을 떠올렸다.


‘그만한 인원을 전부 가두기엔 감옥이 부족한 게 화근이었어. 설마 그 경비를 뚫고 탈출할 줄이야..’


그리고 더 예상을 못했던 것은 탈출한 놈들이 곧바로 프라이드쪽에 합류한 것이다.

마치 노렸던 것처럼.


‘전부 놈들의 계략이었다는 건가.’


때문에 에일러스는 실렌에게 텔레나에서 사로잡은 흑마법사들이 도망쳤다는 사실도,

지금 프라이드가 메리센으로 진군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리지 못한 상황이었다.


‘내 병사들만으로 진군을 막는 건 무리다. 일단 메리센에 먼저 접촉해서 어떻게든 시간을 끄는 수밖에.’


문제는 메리센이 관광국이고, 애초에 타국과 무역을 통해 관계를 돈독히 다져왔기 때문에 정작 나라를 수호할 병력은 크게 키우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물론 타국과 체결한 협약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은 알지만,

결국 이런 비상사태 때 부디 타국에서 지원 병력을 보내주는 것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은 큰 문제였다.


“그래도 얌전히 메리센이 넘어가는 걸 두고 볼 수만도 없는 일인데..”

“일단 메리센에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배의 수리는 완료되었습니다.”


에일러스가 중얼거린 말에 옆에서 신하들이 말했지만.


“배로 갈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지 않나! 설마 일부만 데리고 이곳을 뜨자는 건 아니겠지?”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 사람을 아주 쓰레기로 몰아가는군 그래.”


숨어 지내는 와중에 큰 배를 몇 척이나 가지고 있을 수는 없었고.

때문에 에일러스를 따르는 이들을 전부 싣고 당장 메리센으로 떠날 수도 없는 상황에.

신하들이 서로 말싸움을 시작하려했으나,

이내 에일러스가 결단을 내리면서 신하들은 본인들이 싸우려고 했다는 것조차 까먹었다.


“일부만 가면 되겠군.”

“예?”

“내가 잘못 들었나? 지금 전하께서 일부만 가겠다고 하신 것 같은데.”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나도 일순 그렇게 듣긴 했지만, 전하가 그런 말씀을 하실 리가 없지 않은가.”

“하하, 그렇지. 우리들이 듣는 귀가 먹은 모양이군. 상황이 급변해서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야.”


정확히 들어놓고 오히려 자신들의 귀가 잘못된 거라고까지 하는 신하들을 보고.

에일러스가 다시 말했다.


“다들 제대로 들었다. 자네들은 민간인들을 데리고 메리센으로 향해라. 나를 포함해 남은 이들은 이곳에서 놈들의 뒤를 흔들어 진군 속도를 늦추도록 할 테니, 그동안 메리센과 힘을 합쳐 타국의 협조를 구해 전면전에 대비해라.”

“하, 하지만 그 말씀은..”


에일러스가 말한 작전은 언뜻 보기엔 지금 그들과 같이 적은 인원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좋은 작전으로 보였으나.


“이곳에 남는 이들의 목숨을 버리는 행동입니다! 한 척 밖에 없는 배에 민간인들을 태워 보내면 도주로도 확보할 수 없지 않습니까! 하물며 직접 남으시겠다니, 그런..!”

“설마 저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도 불사하시겠다는 겁니까?”

“어허, 말조심하게. 내가 언제 죽겠다고 했나. 다 자네들의 항해술을 믿고 이러는 것이니 지레짐작하지 말아라.”


이어 그가 말한 구체적인 조건이 붙은 작전은 꽤 간단한 것이었다.


비록 프라이드라는 악마가 이끄는 라슈드군도 라슈드인들로 이루어져있긴 하지만,

그에게 포섭된 귀족들은 대부분 내정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 이들이라는 것에서 착안한 작전.


현재 에일러스의 해군과 육군을 통솔하던 장군들은 거의 그들의 편이었으며,

때문에 에일러스가 게릴라전을 통해 놈들의 뒤를 흔드는 사이.

라슈드 인근의 조류가 빠른 해역을 타고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고 최대한 빨리 배를 끌고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자네들은 어째서 놈들보다 수가 적은 우리가 지금까지 놈들에게 잡히지를 자꾸 간과하는 것 같군.”

“오오, 역시 전하이십니다.”

“배가 많았다면 오히려 시간이 걸리는 작전이겠지만, 한 척뿐이라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겠군.”

“하지만 배의 크기를 생각하면 여유롭지는 않아. 일단 해전을 할 배조차 부족한 상황이니 민간인들의 보호를 생각하면 해군을 먼저 상당수 보내는 게 낫겠군.”

“그러면 오히려 배 위에서 위험에 빠지지 않나!”

“싸우지 말고. 자세한 건 천천히 논의해 정하면 된다.”


에일러스가 진정하라는 듯 손을 회의용 탁자에 살짝 두드리자.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던 신하들이 헛기침을 하며 슬쩍 자리에 앉는 동안.

에일러스는 잠시 이스터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고민하고 있었다.





“전쟁을 벌인 놈이 이제와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책임을 떠넘기는지 모를 일이군. 너도 스스로는 이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인지는 하고 있다는 말이지 않나.”


수한 탓을 하는 댈러스를 보고 위스텔이 중얼거렸다.

표정은 내상으로 인해 고통을 참느라 일그러진 상태였는데,

위스텔이 배에 손을 올리고 꾹 누르고 있는 걸을 보고.


“내 말에 꼬투리나 잡아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그 몸으로 지리멸렬하게 버티지 말고,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게 좋을 듯한데.”


조금이라도 편하게 죽으려면 말이야, 하고 혼자 슬쩍 미소를 짓는 댈러스에게 보라는 듯.

위스텔이 자꾸 올라오는 피가 섞인 침을 땅에 뱉고는 이를 악물었다.


수한은 그동안 검기를 가다듬어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에 댈러스가 가소롭다는 듯 중얼거리고 마찬가지로 다시 검을 세워 들었다.


“너무 나대지는 말아라. 먹어서 힘을 키우려면 사지는 잘려도, 목숨은 붙어있어야 하거든.”

“...”


사람의 모습을 한 채 검을 겨누고 먹겠다고 선언하는 그 말이 시발점이라는 듯.


타닷!


수한이 아까보다 파이어가 더 섞인 검기를 일렁인 채 튀어나갔고.

거의 동시에 라나와 위스텔도 댈러스에게 돌진했다.


훅-! 까앙! 카각..!


열기어린 검에 다시 움직임이 묶일 거라 생각한 댈러스가 수한의 검은 아예 부딪히지도 않고 피하고.

이어 몸을 조금 틀면서 라나와 위스텔의 검을 튕겨냈다.

그리고 다시 공방이 오가길 몇 차례.


까각, 채앵!


위스텔과 라나의 검이 거의 동시에 잘려, 멀리 잔해에 가서 박혔다.

같은 마스터라도 차이가 있는 검기에 몇 차례나 부딪힌 까닭에 위스텔의 검은 이미 한계였고,

라나는 애초에 댈러스와 벽이라 불릴 만큼의 차이가 존재했으니.


쿵! 뻐억!


무기를 잃은 두 사람을 위스텔이 발과 주먹을 써서 날려버리고,

반만 남은 검신에 검기를 길게 늘여 다시 싸우려 했지만, 한계에 다다른 위스텔은 기절.

라나도 명치를 정통으로 맞은바람에 눈에 순간 생기가 사라지며 기절했다.


그나마 수한은 좀 버티는 듯싶었으나.

그마저도 검기에 마법까지 두른 검은 그 자체로 무리가 갔기에 결국 오래가지 못했고,


서걱!


결국 수한이 예비로 들고 다니던 두 번째 검까지 부러지고 말았다.


스윽..


“하하.. 이만한 양분을 한 번에 셋이나 먹을 수 있다는 건 조금 기쁜 일이군. 그동안 내 기분을 더럽게 나쁘게 만들긴 했지만, 그것도 지금 기분을 생각하니 오히려 식전의 식욕을 돋궈준 것 같아 나쁘지 않아.”


댈러스가 움직이지 말라는 듯 목에 검을 바짝 붙여 핏줄기를 만들며 한 말에.

수한이 검신이 반도 남지 않은 검을 꽉 쥐었다.


‘이걸로는..’


단도 하나만 가지고 괴물과 싸우는 것이라 봐도 무방한 상황.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는데,


‘일부뿐이지만 마나도, 무기도 있어.’


목숨이 달린 지금.

불현듯 그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칼레아 산의 던전을 갔다 오고 자신이 루크에게 했던 말이었다.

검기라는 건 그냥 무기에 절삭력 높은 마나를 둘렀을 뿐이라고.


‘한두 번 한 것도 아니야.’


칠흑뱀을 잡느라 처음 검기의 형태를 조금이나마 바꿔보려고 했던 때.

지금이야 그 정도는 생각만 해도 가능한 경지이지만,

지금 수한이 하려는 것은 그때만큼이나 많은 집중을 요하고 있었다.


‘앞으로 늘여. 실제 검만큼. 보기도 했잖아.’


기절하기 직전 위스텔이 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것.


그의 손을 타고 흐른 마나가 잘린 검 끝으로 모여들었고.

이내 그것은, 마나소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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