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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후작 아들이 너무 아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작뚜
그림/삽화
잘개
작품등록일 :
2021.07.27 14:04
최근연재일 :
2021.10.30 18: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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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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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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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4화

DUMMY

94화


“법황청의 구호물품을 받은 적이 있냐고?”


수한의 질문에 에일러스가 의아하게 되물었다.


“예. 메리센을 통해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뭐.. 지금 왕이 계속 생색내며 물자를 나눠주고 있다곤 들었지만..”


에일러스는 애초에 누구 때문에 내전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느냐며 툴툴거렸다.


“자네는 지금 라슈드의 왕이 원래는 귀족이었다는 것을 아나?”

“..그런 걸 이렇게 함부로 말해도 되는 겁니까?”

“어차피 다들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것인데 뭐 어떠나. 빌레이크는 그런 걸 숨기지도 않고 있기도 하고.”


그는 레믹 빌레이크가 이미 반란을 일으킨 전 귀족파에 가세하면서 형세가 급격하게 기울었다며 탄식이 섞인 혼잣말을 이었다.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그 가신..이 아니라, 귀족놈들 대다수가 흑마법사와 관련이 있더군. 물론 그걸 알아봤자 이미 내전은 일어나버렸지만 말이야. 그리고 놈들이 더 악랄했던 건, 자신들이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러 내전을 질질 끌었다는 점이지.”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장시켜 제물의 수급을 계속 이어가려고 했던 거군요.”

“그렇지.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린 전부 놈들의 손에 놀아나고 있었던 거야. 형세가 갑자기 우세해진 이유가 그저 놈들이 방심해서 그런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서 말이지.”

“...”

“어쨌든.”


에일러스는 선장실 안쪽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이스터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나?”

“구체적으로 뭘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실버 백작가의 장남이 가신 몇 명만 데리고 흑마법사들을 쫓고 있다니. 날 너무 세상물정도 모르는 샌님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그의 말에 수한의 표정이 조금 굳었으나.


“아, 그렇다고 자넬 어떻게 하겠다는 건 절대 아닐세. 오히려 친분을 쌓고 싶어서 따로 부른 것이니까 말이지.”


그러곤 에일러스는 물 잔을 내려놓고는 수한에게 악수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다시 소개하지. 나는 에일러스 라슈드. 라슈드의 전 왕자다.”

“...”


그 손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수한은.


“저도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질럿 실버가 아닌, 리안 라이어스입니다.”

“어.. 뭐라고?”


이건 예상 못했는지 벙쩌버린 에일러스를 직시하며,

수한이 슬쩍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이어갔다.


“아버지는 데힐 라이어스로, 저희 집안도 본래 백작가였..”

“아니아니, 그건 안다! 그 유명한 천재 마법사 데힐 라이어스를 모르면 이 대륙 사람이 아닌 거지.”

‘그렇게 유명할 줄은 몰랐는데.’


게임을 했을 땐 그저 뉴비 절단기로 불리는 캐릭터였으니,

수한이 데힐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이상한 건 아니었으나.


그는 아예 입을 멍하니 벌리고선 굳어버린 에일러스를 보고 오히려 본인도 당황해 멈칫했다.


“..크흠, 추태를 보였군.”

“그런데 제가 에일러스님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신 겁니까?”

“처음 내가 소개했을 때 이름만 말했는데도 바로 존대를 쓰더군. 초반이야 내가 자네를 구해준 당사자이니 감사하는 마음에 그럴 수 있다 생각했지만, 계속 존칭을 쓰는 걸 보니 이상해서 말이야. 일반적으로 타국의 귀족에게 그렇게까지 예의를 갖추는 귀족은 없으니 말이지.”


수한은 에일러스의 정체를 알고 저도 모르게 그에게 존대를 썼다는 것을 자각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정체를 밝히신 이유가 뭡니까?”

“자네가 악마를 잡았다고 하니 확신했거든. 아군이라고 말이야.”


그러곤 에일러스는 설령 그가 알고 있다 해도 아군에게 정체를 숨기는 척을 하는 상황 자체가 마음이 편치 않아 그런 거라고 설명했는데,

이어 수한도 정체를 숨겼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럼 자네가 보여준 그 누님이라는 분은 대체 누구인 건가? 내 가신 말로는 그 도장은 분명 실버 백작가의 것이 맞다고 했는데?”

“가주 본인입니다.”

“으음? 사실이었다는 말인가?”

“예. 이미 라슈드 내의 흑마법사와 그 내통자들은 거의 색출이 완료 되어서 말입니다.”

“허.. 분명 놈들이 대륙 전체에 손을 뻗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런 놈들을 이미 다 색출해냈다니..”


그러자 에일러스는 대체 왜 정체를 숨기고 있었냐고 물었는데,


“그 과정에서 내통자들을 통해 제가 놈들의 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테니, 자유롭게 놈들을 찾기 위해선 타인인 척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 그웬 실버 백작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고?”

“그렇습니다.”

“그러면 그걸 제외하면 자네와는 다른 연관점은 없는 건가?”

“예?”

“실버 백작 말이네. 지위상으로도 자네와 엇비슷하니 혹시나 장래를 약속했다던가..”

‘갑자기 뭐라는 거야?’


그건 수한이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던 것이었기에.

그가 아니라면서 크게 반발하지 않고,

오히려 눈썹을 의아하다는 듯 찌푸리면서 꽤 담담하게 전혀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하자.


“아, 그럼 실버 백작은 다른 이와도 그런 접점이 없는 것인가?”

“어.. 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만..”

‘그웬한테 관심 있나?’


계속 그웬에 대해 묻는 걸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수한은 분명 흑마법사들에 대해 논의하다가 갑자기 얘기가 왜 이리로 샌 것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어차피 에일러스 입장에서도 당장 그웬에게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당장 그의 나라인 라슈드가 이 지경이 났는데.

때문에 수한은 계속 그웬이 뭘 좋아하는지 등을 물어보는 에일러스 대신 말을 돌렸다.


“어쨌든, 그러면 법황청에 대해선 그저 라슈드의 내전 수복을 위해 구호물품을 보내주는 정도로만 알고 계신 겁니까?”

“..그거에 대해서는..”


계속 머릿속에 꽃밭만 들어찬 것처럼 말하다가.

수한이 법황청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자.

에일러스는 일순 말을 잃고는 수한을 흘깃 보았는데,

그 모습은 누가 보아도 법황청에 대해 다른 무언가를 더 알고 있는 자의 행동이었기에.


“이미 에일러스님도 알고 계신 거군요.”


수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법황청이 겉으로 보이는 만큼 깨끗하지는 않다는 것 말입니다.”

“..깨끗하지 않은 것뿐이겠나. 지금은 그 오염을 밖으로 퍼뜨리고 있는 중인데.”


이어 에일러스는 수한이 그의 예상보다 놈들에게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며 새삼 놀라워했다.


“이스터는 벌써 놈들에게 대해 그렇게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인가?”

“에일러스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으니 당연히 놈들이 남긴 흔적이 많아 알 수 있었던 거지, 자네처럼 거의 예측하다시피 움직인 것은 아니네.”


그의 말에 수한이 저택에 잠입해 있던 놈을 붙잡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고 하자.


“아마 라슈드도 비슷했을 거다. 비록 이제 와서 그런 것들을 미리 알아채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것도 멍청한 짓이지만..”


그러곤 법황청도 썩어버린 걸 알고 있는 이상,

에일러스는 수한이 산 채로 잡아온 흑마법사들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단언했다.




다음날이 되어 드디어 배가 출항했을 때.

제대로 붕대를 감아 치료를 받은 덕일까,

수한의 손은 많이 나아져 있었다.


[암이 진행 중입니다. (치료 중.. 87.46%)]


‘좀 욱신거리긴 해도 검은 쥘 수 있겠다.’


물론 빨리 나으려면 그냥 검을 안 쓰는 게 맞지만.

수한은 그럴 일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올 때 나타났으니, 갈 때도 나올 테니까.’


씨 서펜트 말이다.

그리고 비단 수한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동승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 에일러스가 갑판에 선원들과 수한 일행을 불러 모았다.


“이틀 전 낮에 보았던 그 거대한 괴수에 대해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에일러스는 서펜트가 100% 나타날 것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그런 괴수가 이 바다 근처에 있는 걸 아는 이상 방심은 금물이라며 말을 이었는데,


“불행히도, 그때처럼 멀리서 포탄을 날리는 것으로 견제할 순 없다. 이 곳에 배는 우리뿐이며, 그 말은 우리가 결국엔 갑판에서 놈과 싸워야 한다는..”


그때.


“녀, 녀석이 보입니다!”


망루에서 주변을 둘러보던 선원이 소리를 질렀고.

그가 서쪽을 보라고 소리치자.


슈아악-


거대한 뱀 같은 것이 등지느러미를 반짝이며 빠르게 배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포 발사를 준비하라!”


당장 에일러스가 포병들을 시켜 포탄을 날릴 준비를 하라고 하는 와중.

수한이 따끔거리는 손으로 검을 잡으려는데,


“도련님은 가만히 계십시오!”

“맞습니다! 여기 치료사도 당분간 손은 쓰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루크와 척이 그의 팔을 붙잡고 말렸기에.

수한은 일단 검을 쥐려는 것은 말았다.

하지만.


“저 놈은 익스퍼트 초급의 검기로는 흠집정도밖에 입힐 수 없었잖아. 그렇다고 중급이어도 공격이 통할지 어떨지는..”

“만약 안 통한다 하더라도 내가 하면 되지 않나.”


그때 라나도 수한이 검을 쥐려는 것을 말리곤 검에 검기를 씌웠는데,

그것을 보고 주위 선원들이 조금 거리를 벌리면서도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했다.


“오오, 상급이다!”

“상급인지는 어떻게 알아?”

“검기를 전혀 깜박거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으면 상급이라고 전에 힐더님이 알려주셨잖아.”


소란스러운 대화에 수한이 대화를 나눈 이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이내 그들의 뒤로 덩치가 우람한 남자가 나타나 그늘을 드리우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그자에게 향했다.


“다들 집중해라. 놈이 다가오고 있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힐더님!”


선원들에게 일제히 대답을 받은 남자, 힐더는 그대로 수한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는데,

어째 표정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쳐다보는 것이 그리 호감상은 아니었다.


“에일러스님께 전달은 받았습니다. 익스퍼트 상급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그래.”


수한이 가볍게 수긍하는데.

힐더의 얼굴이 더 일그러지는 게 아닌가.


“질럿님이 아닌 이 여자를 말한 겁니다.”

“내 이름은 라나다. 그리고 리ㅇ..이 아니라,”


사실 수한은 에일러스에게 자신의 정체를 다른 이들에겐 아직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때문에 힐더가 리안을 질럿이라 부르자.

라나는 실수로 수한의 이름을 부르려다 그의 눈과 마주치고는 말을 급하게 정정했다.


“질럿도 익스퍼트 상급이 맞다.”


라나의 말을 들은 힐더가 이젠 완전히 수한을 경멸스럽다는 듯 쳐다보았는데,


“..가신보다 실력이 낮은 게 부끄러워서 거짓말까지 시키는 겁니까?”

‘뭐라는 거야.’


그런 힐더의 태도에 수한은 이놈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왜 이러는지 의아할 지경이었는데,

그때.


“놈이 사라졌습니다!”


서펜트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던 선원이 소리 질렀고.

세차게 갈리던 물살소리도 잠잠해지자.

갑판에도 일순 정적이 흘렀다.


“...”


쿠루루룩..


하지만.

이내 배의 바로 아래에서부터 불길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쿠웅-!


“으악!”

“어디야!”

“밑! 배 아래가 공격당하고 있다!”


배가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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