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인생뭐있남 님의 서재입니다.

약 빨면 나만 혼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다작증후군
작품등록일 :
2022.05.12 12:04
최근연재일 :
2022.05.20 08:2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49
추천수 :
21
글자수 :
72,268

작성
22.05.20 08:25
조회
17
추천
0
글자
11쪽

14화

DUMMY

작고 깡마른 체구의 중년 남자가 혜준 앞에 서 있었다. 헐렁한 와이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남자의 얼굴은 목소리만큼이나 무표정했다. 겉으로 보는 것 만으로는 동네에 담배 사러 나온 아저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특징없는 외모.


“뭐야, 방금 아저씨가 때린 거야?”



혜준의 말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가 아니라, 나 동석이에요. 마동석.”

“...”

“왜요?”

“통성명할 상대도 아닌 거 같은데 갑자기 이름 말하니까 어이가 없어서. 뭐 영화배우 이름 쓰는 게 웃기기도 하고 말이야.”

“본명인데. 내가 걔보다 나이 많아요.”

“그래? 생각보다 동안이네.”


혜준은 동석에게 냅다 달려들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동석의 안면을 노렸다. 동석은 혜준의 주먹을 옆으로 흘리며 어퍼컷을 휘둘렀다. 혜준이 상체를 젖히며 피하자, 동석은 왼팔을 들어 올리며 팔꿈치로 혜준의 가슴을 쳤다.


“큭!”


동석은 충격을 받아 뒤로 주춤하며 물러나는 혜준을 향해 휙 뛰어 올라 발차기를 날렸다. 몸이 솜털처럼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경쾌한 움직임이었다. 혜준은 양 팔을 들어 동석의 킥을 막았다. 하지만 동석의 발길질이 재차 날아들었다.


“운동 좀 배웠나 보네, 아저씨.”

“말하는 싸가지가 없는 새끼시네요. 반말하지 말아요?”


무미건조하게 이야기하며 동석이 혜준의 허벅지를 노리고 로우 킥을 날렸다. 혜준은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향해 파고드는 동석의 몸을 향해 거푸 주먹을 날렸다. 동석은 혜준의 주먹을 피하거나 막아내며 반격을 시도했다.


시간이 끌리면 망하는데.


곧 놈들이 허탕을 친 걸 알고 돌아올 게 뻔했다. 아직 동석도 마무리 못한 상태에서 머리 수까지 많아지면 완전히 골로 갈 수 있는 상황이 될 게 틀림없었다. 혜준은 동석의 공격을 막아내며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너님, 꽤 쎄네요? 뭐하시는 새끼신데 이렇게 쎄요?”


혜준의 팔을 붙잡아 꺾으려다 실패하자 옆차기로 혜준을 공격한 뒤 동석이 말했다. 혜준은 어이가 없는 듯 허, 하고 웃었다.


“말투 정말. 짜증나네.”

“아 미안하네요. 조밥 같은 새끼들한테는 이렇게 말하는 게 버릇이 되어서요.”

“시간 끌 생각하지 말고 싸우기나 하자, 응?”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과 발을 움직여 동석을 공격하면서도 솔직히 난감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싸우면 싸울수록 자신의 공격을 미리 예측하고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크윽!”



걱정 때문에 몸이 둔해진 건지, 동석의 펀치가 혜준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혜준은 고통을 참으며 동석의 이어지는 주먹을 피한 뒤, 발길질로 동석을 차냈다.


-저 사람도 캡슐러야.


응?


계속해서 이어지는 동석의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던 혜준의 머리 속으로 연홍의 목소리가 울렸다.


‘캡슐러?’

-너도 캡슐러잖아. 몰라?

‘그게 뭐야?’

-캡슐을 이용하는 능력이 강한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캡슐은 다 쓰잖아? 개나 소나.’

-그냥 캡슐이 주는 힘만 쓰는 것과는 달라. 히로익 캡슐이 주는 힘을 어느 정도까지 쓰느냐에 따라 일반인과 캡슐러가 구분돼. 보통 일반인은 캡슐의 힘을 30퍼센트 정도 밖에 쓰지 못해.

‘왜?’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안 그러면 시간이 끝난 뒤에 부작용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되지. 대부분의 제약회사들, 그 이전에 국가가 그렇게 막아 놓은 거야. 일종의 사이드 브레이크지.

‘캡슐러는 그렇지 않고?’

-캡슐러라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50퍼센트 이상, 높게는 캡슐 본연의 힘을 70퍼센트까지 사용할 줄 알지.


“너님, 지치셨어요? 아까보다 속도가 줄었어요.”


혜준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은 동석이 이죽거렸다. 혜준은 주춤 물러나며 뒷걸음질 쳐 거리를 벌렸다.


“겁먹으셨어요? 그럼 그냥 곱게 뒤지세요 이새끼야.”

“아, 저 놈의 주둥이 정말.”


찢어버리고 싶네. 혜준은 이를 갈며 생각했다.

‘아무튼 저 놈도 보통 사람은 아니란 거군.’

-그래 맞아. 공격이 막히는 것 같다고 했지? 아마, 사이콜로직 캡슐을 과다 복용하다 능력이 발현된 건지도 몰라.

‘뭐? 그게 말이 돼?’

-집중력 증가 캡슐의 경우, 부작용으로 환각이나 환청이 들린다는 사례가 많아. 그런데 해외 캡슐러들 중 특이한 케이스로 몇 초 뒤의 일을 보거나 듣는 능력자들이 보고 됐어.


“아저씨, 약 많이 하나 봐?”


연홍의 말을 듣던 혜준이 문득 동석을 향해 말했다. 동석의 건조한 얼굴 위로 의문이 떠올랐다.


“뚱딴지 같이 무슨 개소리세요?”

“아니, 머리에 좋은 약을 많이 쳐 드신 거 같다고요.”

“아아, 눈치 챘어요? 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러니 너님은 이제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거예요. 알겠어요?”


맞나보군, 씨발.

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 방법이 없나?’

-네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켜봐.

‘내가 가진 장점? 그게 뭔데?’

-약을 복용할수록 강해지는 업소버는 너 외엔 없어. 그걸 명심해.


뭐, 어쩌라는 거야.


혜준이 욕설을 뱉으려는 순간, 동석이 달려들어 잽을 날렸다. 혜준은 몸을 움직여 피하자, 그걸 따라 동석의 펀치가 날아들었다. 기겁을 하며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그 궤적에 맞춰 동석의 발길질이 혜준의 배를 강타했다.


“이제 그만하세요 이새끼야.”


굽힌 몸을 피는 혜준의 시야 안으로, 이곳을 향해 돌아오는 남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네가 말한 그 사이드 브레이크. 그거 풀 수 없어?’

-할 수는 있어. 하지만 몸이 버텨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지금 당장 죽을 판인데 그딴 게 대수야? 할 수 있다는 거지? 믿는다.’

-그런데 약을 더 먹는다고 능력치가 당장 겹쳐서 올라가지 않아. 유전자 개수가 증가해야, 아니. 쉽게 말해서 레벨 업을 해야···

‘알아, 알아. 그 정도는. 어쨌든 알았지? 그 브레이크인지 뭔지, 풀어, 당장.


생각해 놓은 게 있다구.

혜준은 씨익 웃었다.

물론 될 지 안 될지. 아니 살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지만.


“미치셨어요 드디어? 곱게 미치세요. 당장 안 죽일 테니까.”


동석이 코웃음을 쳤다. 무표정한 얼굴 위에 웃음이 떠오르는 게 신기해 보일 법한 표정이었다. 혜준은 동석이 다가오자 급히 물러났다.


“도망 못 가요 이새끼야.”


혜준은 품 안에서 캡슐을 있는대로 꺼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동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약 더 쳐 먹는다고 강해질 줄 아세요?”

“넌, 그 입 반드시 내가 찢어 놓는다.”


혜준은 손안에 가득 든 캡슐을 내려다보고는 입을 움직여 침을 모았다.


-무슨 생각이야?

“믿는다. 살려줘.”


“뭔 개소리세요?”



동석이 눈을 찌푸렸다. 혜준은 마른 입안을 침으로 적신 뒤, 캡슐을 입안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이 짓도 벌써 두 번째네.


“거, 참···가관이네. 어디 한 번 드셔 보세요. 다 드신 후에 상대해 드릴게.”


동석은 팔짱을 끼고 혜준을 바라보며 이죽거렸다. 그 덕에, 혜준은 몸을 굽히고 켁켁거리며 간신히 캡슐을 목구멍으로 모두 밀어넣을 수 있었다.


“자, 다 드셨으면 이제 마무리 할까요?”


동석이 혜준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혜준은 어정쩡하게 서서 동석을 바라보았다.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판국이라, 어찌해야 할 지 몰랐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강한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충격이 온 몸을 뒤흔들었다.


“크아아악!”



혜준이 비명을 터트리며 갑자기 쓰러졌다. 그리곤 간질발작을 하듯 온 몸을 뒤틀며 경련을 일으켰다.


“뭐, 뭐야 이 새끼?”


동석이 멈칫하며 찌푸린 눈으로 혜준을 노려봤다. 그 때, 남자들이 들어오다 그 꼴을 보고 웅성거리며 다가왔다.


“뭐야? 저거 누구야?”

“왜 저래? 뭐 잘못 쳐 먹었어?”


동석이 그런 남자들을 향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저기 장기 털릴 새끼 구하러 온 놈 같은데, 싸우다 안 되니까 약을 잔뜩 쳐 먹더라고. 그러더니 이러네?”

“아, 총 쏜 게 이 새끼인가 보구나.”

“별, 병신 같은 놈을 다 봤네. 야, 이새끼도 저기 묶어 놔라. 의사 선생 오면 뭐 떼서 팔 거 있나 물어보게.”


남자들이 혜준의 팔다리를 붙잡고 침대 옆으로 향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혜준의 몸에서는 경련이 계속되고 있었다.


-무슨 짓이야? 죽을 셈이야?


연홍의 말에도 혜준의 대답은 없었다.


-일어나, 일어나라구! 지금 의식을 되찾지 못하면 죽어. 정신 차려!

‘...’

-야! 이 새끼야! 일어나! 뭐하려고 틈만 나면 그렇게 약을 잔뜩 쳐 먹고···

‘너, 사람 맞지?’

-뭐?


혜준이 여전히 몸을 부들부들 떠는 가운데 속으로 이야기했다.


‘어우, 요단강 건널 뻔 했네.’

-표현처럼 행동도 그렇게 진부해서는. 영화에서도 똑같은 방법 두 번 쓰면 재미없는 거 몰라?

‘아는데, 방법이 없는 걸 어떻게 해?’

-...뭐, 이번엔 성공한 것 같네.


그래?

혜준은 눈을 깜빡였다. 곧, 눈 앞으로 글자들이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Character Status]


이름 : 박혜준

나이 : 22세

성별 : 남

직업 : 무직

레벨 : 15 (8%)


액티브 스킬

1. 히로익 포즈 (Heroic Pause) : 흡수한 히로익 캡슐의 능력이 지속되는 시간을 정지합니다.

능력 정지는 24시간 동안 가능합니다. 24시간 후에는 능력이

계속되거나 소멸될 수 있습니다. (선택)

-레벨 없음


2. 리미티드 부스트(Limited Boost) : 민첩성을 순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시간은

스킬 레벨에 비례합니다.

(LV1)


특기 : ?


-다시는 똑같은 짓 하지 마. 어차피 몸이 만성이 된 상태라, 해 봐야 이제 소용이 없겠지만. 아무튼 레벨이 올라갈수록 다량의 캡슐이 몸에 미치는 효과가 증폭되어 이제는 곧바로 죽을거야.


‘하라고 해도 할 생각이 없네.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혜준은 방금 전 온 몸을 짓누르던 충격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공업 현장에서 전기에 감전되거나 벼락을 맞고 죽은 사람들이 느꼈을 충격이 이 정도일까 싶을 정도의, 그런 공포였다.


아무튼 레벨이 올랐고, 스킬도 생겼으니 해 볼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 순간.


“어? 저 새끼, 지금 멀쩡해진 거 같은데?”

“야, 묶어 놓으랬잖아! 이제 의사 선생 수술 시작할 텐데.”



남자들의 고함이 들렸다. 혜준은 실눈을 뜨고 상황을 살폈다. 침대 주위로 모여있던 몇 명의 남자들 뒤에 동석이 보였다.


그때 동석이 말했다.


“그냥 저새끼 먼저 수술하면 되죠? 야, 마취제 있지? 그거 좀 한 방 꽂아 놔 봐라.”


동석의 말에 주사기를 찾아든 남자가 혜준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약 빨면 나만 혼자 레벨 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14화 22.05.20 18 0 11쪽
13 13화 22.05.19 16 1 11쪽
12 12화 +1 22.05.18 17 1 12쪽
11 11화 22.05.18 19 1 11쪽
10 10화 22.05.17 26 1 11쪽
9 9화 +2 22.05.16 25 2 12쪽
8 8화 +1 22.05.15 22 1 12쪽
7 7화 22.05.15 20 1 12쪽
6 6화 22.05.14 28 1 11쪽
5 5화 22.05.14 31 2 11쪽
4 4화 +2 22.05.13 38 2 12쪽
3 3화 22.05.13 42 2 12쪽
2 2화 22.05.12 49 2 12쪽
1 1화 22.05.12 99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