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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뭐있남 님의 서재입니다.

약 빨면 나만 혼자 레벨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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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증후군
작품등록일 :
2022.05.12 12:04
최근연재일 :
2022.05.20 08:2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42
추천수 :
21
글자수 :
72,268

작성
22.05.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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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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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화

DUMMY

연속해서 울리는 총소리에, 혜준은 권총 탄창을 확인하고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컨테이너 박스와 벽들 사이로 쓰러진 남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기절한 상태로 보였다. 그 사이에도 총성은 무슨 신호라도 되는 양 연이어 건물 안에 울려 퍼졌다.


“으악!”


소리나는 곳 가까운 벽을 돌자마자, 남자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부여 잡은 왼 팔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다 혜준을 본 순간, 깜짝 놀라며 권총을 들어 올렸다. 혜준 역시 놀라며 남자를 향해 달려가 냅다 머리를 걷어찼다.


“누가 또 있다!”


어딘가에서 외치는 소리와 함께 혜준을 향해 총알이 날아들었다. 혜준은 기겁을 하며 원래 있던 자리로 몸을 굴려 피했다.


“젠장,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는 해도 총알은 위험하다. 혜준은 주머니로 손을 넣어 미리 준비해둔 캡슐을 꺼냈다.

캡슐을 입 안에 밀어 넣고 꿀꺽 삼키자, 눈 안 쪽에서 숫자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Time Over : 300···299···288···

*Absorb Late : 32%


“이게 뭐야?”

-캡슐의 남은 시간과 네 몸에 흡수되는 비율을 알려주는 거야. 지금 캡슐을 먹었으니까.

“오호, 이런 것도 있어? 편하네.”


혜준은 빙긋 웃었다. 그러다 표정을 바꾸고는, 권총을 들며 벽 앞으로 다가섰다.

5분이라면 생각보다 꽤 길긴 했지만, (원래 보통이 3분 내외니까.) 피아 구분 안 되는 몇 명인지 모를 놈들이 뒤섞여 총질을 하는 상황이었다.

서둘러야 한다. 혜준은 총알이 날아온 방향을 향해 몸을 움직이며 권총을 겨눴다.

하지만 그 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끄악!”

“제길! 뒤져라! 으악!”

“벽, 벽 뒤야!”


긴 사다리 위로 놓인 복층 공간 위에서 총소리와 비명이 뒤섞인 채 울릴 뿐이었다. 총알이 불을 뿜을 때 내뿜는 섬광이, 조명이 깨져 어두컴컴한 곳에서 번쩍거리고 있었다. 혜준은 권총을 뒷춤에 꼽고 사다리로 향해 복층으로 올라갔다. 어둠이 내려 앉은 복층 공간은 머리가 닿을랑 말랑할 정도로 낮았다. 다시 권총을 빼어들고 몸을 숙인 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탕!


모퉁이를 돈 왼쪽에서 섬광이 번쩍인 순간, 바닥을 굴렀다. 곧바로 총성이 울려 퍼졌고, 혜준이 서 있던 곳으로 총알이 날아가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혜준은 빛이 번쩍인 곳을 향해 권총을 연달아 발사했다.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혜준은 재빨리 그곳을 향해 움직였다.


“응? 이건···”


문득 벽에 손을 댄 혜준은, 그것이 커다란 철제 상자임을 깨달았다. 즉, 상자와 상자 사이에 놓인 미로 같은 공간인 것이었다. 항만 부두에 놓인 컨테이너 사이 사이를 오가며 활극을 펼치는 영화의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영화와 달리 위로 올라가 시야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다른 점일 뿐이었다.


시야, 음···뭔가 빛을 내거나, 야시경 능력이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혜준이 그런 생각을 한 순간


-시력 증강 캡슐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암적응 능력이 올라가서 더 잘 볼 수 있어.


연홍의 목소리가 머리 속에 울렸다. 혜준이 눈을 찌푸렸다.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 보는데.”

-시력 증강 캡슐을 먹어 봐.

“없어. 그런 걸 뭣하러 가지고 다니겠어?”

-시각, 후각, 청각, 미각 같이 얼굴에 집중되어 있는 기능을 증강시키는 캡슐을 조합해서 먹으면 특수한 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어. 명심해.

“흥, 선생님처럼 말하네. 아무튼 알았어.”


다시 어둠 속을 움직이려던 혜준은, 아까 쓰러진 남자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곤 그 주머니를 뒤졌다. 역시나 캡슐이 들어있었다. 캡슐을 들어 챙긴 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때 어둠 저 편에서 다시 비명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없어. 없다고.”


누군가의 속삭임이 아주 낮게 들렸다.


“그 년, 내려간 거 아냐?”

“아까 분명히 명중했습니다. 도망갔을 거예요.”

“보스, 무사합니까?”

“난 괜찮아. 그 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방법이···있습니다.”


마리오 에스코바르인가?

목표물이 부하들과 함께 코너에 몰려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게 여자인가?

혜준은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살금살금 걸음을 옮겼다.


그 때, 앞 쪽에서 드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들이 힘을 쓰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다시 드드득 소리가 이어졌다.


“밀어!”


쾅!


복층 아래쪽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제야 혜준은, 마리오의 부하들이 복층에 있는 철제 상자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총에 맞고 아래 층으로 도망쳤나 보군.

혜준은, 마리오를 노리는 경쟁자인 여자의 이동을 그렇게 예상하며 급히 사다리 쪽으로 향했다. 만약 놈들의 판단이 맞다면, 복층 안의 모든 상자를 떨어드릴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악!”



혜준이 사다리를 타고 막 아래로 내려가려는 순간, 저 편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남자들이 소리쳤다.


“잡았다, 이년!”

“내려가!”



혜준은 황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컨테이너와 벽 사이를 옮기며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그러는 사이, 몇 발의 총성과 비명 소리, 부산한 움직임을 증명하는 듯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잡았다, 망할 계집!”



혜준이 알아듣지 못할 말을 내뱉으며, 한 남자가 쓰러져 있는 여자에게 뛰어가 가슴을 걷어찼다. 여자가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을 굴렀다. 그녀의 다리와 어깨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일으켜 세워. 영어 할 줄 아는지 물어보고.”


남자의 뒤로, 하와이안 와이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중년 남자가 다가오며 말했다. 그를 호위하듯 둘러싼 남자들로 인해, 그가 마리오 에스코바르 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남자의 말에, 방금 여자를 걷어찬 남자가 여자의 머리 채를 잡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영어 할 줄 아나?”

“꺼져, 병신 같은, 윽!”

“할 줄 안다네요.”


여자의 욕설을 머리 채를 당겨 끊은 남자의 말을 들은 마리오는 천천히 여자의 앞으로 다가가 쭈그리고 앉았다. 그는 여자의 다리와 어깨를 천천히 바라보다, 손에 든 권총으로 여자의 턱을 치켜 세웠다.


“이름은?”

“좃까.”


여자는 마리오를 향해 침을 퉤 뱉었다. 마리오는 뺨에 묻은 여자의 침을 손으로 닦은 뒤 피식 웃었다. 그리곤 권총 총구를 여자의 어깨 총상에 가져가 꾹 눌렀다.

여자가 비명을 내질렀다.


“그래. 난 네 년 입에서 사주한 놈을 알아내야 해. 그건 맞아. 하지만 말이야. 그 관계적 우위가 네 목숨을 보장하진 않아. 알아 들어? 지금 당장은 네가 우위여도, 널 잠시 사창굴에 쳐 넣거나, 아니면 이 놈들 침실로 들여보내 조리돌림하면 쉽게 바뀌게 되지.”


마리오의 말에, 주위에 둘러싼 남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마리오는 총상을 누르던 총구를 들어 다시 여자의 턱으로 가져갔다.


“이름.”

“아올라. 아올라 카룬.”

“특이한 이름이네? 뭐, 한국 년은 아닌 외모이긴 한데. 누가 시켰어?”

“몰라. 돈만 받았을 뿐이야.”

“그러니까, 누구한테 돈만 받았을까?”

“...금은방.”

“아하, 거기.”


금은방이라.

혜준은 낮게 그 말을 따라 되내었다.

이 도시에 무수히 많은 의뢰소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혜준 역시 파악해 놓으려고 애쓰고 있던 항목이기도 했다.

혜준은 눈 안 쪽의 숫자를 확인했다. 아직 80 몇 대에서 변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이 남았어? 5분은 충분히 넘은 것 같은데.’

-저 시간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야. 네 몸에 맞는, 상대적인 개념이지.


연홍의 말에 혜준이 오, 하는 입모양을 만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생각만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가?’

-난 네 안에 있으니까.


거참, 알 수가 없군. 혜준은 입맛을 다시고는 권총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 때, 마리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고마워. 순순히 말해 줬으니, 고통없이 죽여주도록 하지.”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 안 할거야?”



아올라의 말에 마리오가 웃음을 터트렸다.


“조금이라도 더 살아 보겠다는 거야? 이거야 원, 너무 가련하잖아? 그런데 미안하게도 말이야. 난 그렇게 해 줄 마음이 없는데 어쩌지?”


마리오가 권총을 들어 아올라의 머리를 겨누었다.

그 때, 혜준이 밖으로 몸을 빼며 권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함께, 마리오의 곁에 선 남자의 옆구리에 총알이 박혔다. 남자의 비명과 함께 마리오가 깜짝 놀라며 혜준에게 총을 겨눴다. 더불어 부하들이 총을 들어 혜준에게 총질을 시작했다. 혜준은 앞에 있는 컨테이너를 향해 빠르게 바닥을 굴렀다.


그 때, 아올라가 몸을 일으키며 마리오의 옆에 있는 수하의 낭심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리곤 기울어지는 남자의 몸을 방패 삼으며 그의 총을 빼앗아 방아쇠를 당겼다. 마리오가 기겁을 하며 몸을 숙였고, 곁에 선 남자들이 총알을 맞고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마리오가 몸을 숙이며 미친 듯이 총을 쏴 댔다. 하지만 총알은 아올라가 붙잡은 남자의 목숨만 끊어놓을 뿐이었다.

아올라는 마리오의 사격이 잠깐 끊긴 순간을 노려 방패 밖으로 몸을 굴렸다. 그녀의 총알이 마리오의 종아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마리오가 총을 놓치며 바닥에 쓰러졌다.


“다 끝났어.”


아올라가 마리오의 몸 위로 빠르게 타고 올라가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그리곤 곧, 허리 뒷춤에서 권총을 하나 더 꺼내어 앞을 향해 들어 올렸다.


“멈춰.”



짧은 순간 이뤄진 활극(?)을 바라보다 마리오를 향해 움직이던 혜준이 걸음을 멈췄다. 아올라는 마리오의 머리를 총구로 짓누르며, 혜준을 노려보았다.


“너, 누구야?”

“음, 너와 목적이 같은 사람?”



혜준의 말에 아올라가 눈을 찌푸렸다. 그녀는 마리오와 혜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마리오가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내가 이렇게 인기가 많은 줄 몰랐군!”

“재미없으니까 닥쳐.”


아올라는 마리오의 얼굴을 총구로 후려쳤다. 마리오가 비명 섞인 신음을 토해냈다. 아올라는 혜준을 겨눈 총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총 버려.”

“그건 좀 안 될 것 같은데.”

“해 보자는 거야?”


아올라가 도발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혜준은 그녀의 어깨와 다리를 보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그 쪽 승산이 없어 보이는데.”


혜준의 말에 아올라가 피식 웃었다. 그녀는 혜준을 겨누던 총을 허리에 다시 꽂은 뒤, 주머니에서 주사를 하나 꺼내어 들어 보였다.


“네 머리에 총알 박을 시간 정도는 벌 수 있어.”


흐음, 페인리스인가.

총격전을 대비해서 만들어진 일종의 복합 캡슐이었다. 정신집중 증강제에 마약 성분이 섞인 불법약물. 길게는 한 시간 가까이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 주는 약이었다.


골치 아프게 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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