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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뭐있남 님의 서재입니다.

약 빨면 나만 혼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다작증후군
작품등록일 :
2022.05.12 12:04
최근연재일 :
2022.05.20 08:2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41
추천수 :
21
글자수 :
72,268

작성
22.05.12 12:05
조회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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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1화

DUMMY

“몰라···끄아악!”


우드득.

팔이 꺾이는 소리가 작은 사무실 안에 울려 퍼졌다. 뒤이어 터진 남자의 비명 소리가 그 뒤를 , 메운 뒤,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두 번 말 안해. 어디 있어?”

“몰라 씨발 새끼···야악!”


짧은 비명을 내뱉은 남자가 털썩 허물어졌다. 그런 남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사내는, 남자가 앉아있던 책상 모니터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박혜준, 27세, 무직. 주소 없음.


“하아, 진짜 찾아야 할 건 이게 아닌데.”



사내, 혜준은 화면에 떠 있는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퍽, 소리와 함께 모니터 화면이 깨져 버렸다. 그리고 거기에 맞춘 듯, 문이 쾅 열리며 사내 둘이 모습을 드러냈다.


“키케케케! 이 놈···인가?”

“크크크···내···내, 꺼야···!”

“하아, 이 약쟁이 새끼들.”



비척거리며 거리를 좁히는 두 사내를 바라보던 혜준은 입 안으로 캡슐을 하나 밀어 넣었다.


“젠장, 벌써 떨어졌네.”


‘Agility_N_01’이라는 라벨이 붙은 병을 앞선 사내를 향해 던진 혜준은, 짧게 숨을 내뱉으며 몸을 움츠렸다가 폈다. 혜준이 먹은 것은 민첩성을 증가시키는 ‘히어로 캡슐’이었다.

순간, 몸 안으로 피가 도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감각이 살아나면서 활력이 샘솟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앞선 사내가 뒷주머니에 넣고 있던 팔을 앞으로 휘둘렀다. 그 손 끝에 잡힌 도끼 날이 혜준의 눈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혜준은 그것을 정확히 바라보며 고개를 뒤로 살짝 움직여 피했다.. 그리고 큰 동작으로 인해 살짝 기운 사내의 안면에 오른 주먹을 꽂아 넣었다.


“읔!”


하지만 사내의 안면은 강철같이 단단했다. 혜준은 오히려 사내가 뻗은 손아귀를 피하면서 자신의 주먹을 문지르기 바빴다. 그 사이에 다른 사내가 책상 위로 올라가 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혜준은 바닥을 두 번 굴러 두 사내와 간격을 벌리며 물러났다.


“쳇, 피부 경화 타입인가? 빌어먹을.”

“크하하! 고, 곱게···뒤져라!”

“야, 약쟁이. 여기 해커 어디 있는지 알아?”

“네, 네 놈도 드, 드렁커···크크! ···면서, 약쟁이···라고 하는···크크!”

“난 약을 너무 많이 쳐 먹어서 약쟁이 단계를 지났으니까.”



혜준은 주머니에서 병 하나를 꺼냈다. ‘Power_N_01’이라는 라벨이 붙은 병에서 캡슐 두 개를 꺼내 입 안으로 털어넣은 뒤, 목과 몸을 풀며 사내들을 주시했다. 사내들, 두 드렁커는 비척거리며 혜준을 노리고 거리를 좁혔다.


역시, 순간적인 움직임은 내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은 느려 터졌다. 혜준은 생각하며 약효가 몸 안에 돌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곧, 심장에서 피를 쥐어짜는듯한 느낌이 들며 온 몸에 힘이 샘솟기 시작하는 순간.

뒷 발을 튕기며 앞선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사내가 혜준의 머리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으나, 혜준은 도끼의 궤적이 자신을 향하기 전에 사내의 팔을 낚아챘다. 그리고 양 팔로 사내의 팔을 붙잡아 꺾었다.


사내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올 무렵, 다른 사내의 주먹이 혜준의 몸통에 꽂혔다. 하지만 혜준은 별 다른 충격을 받지 않은 듯, 살짝 움찔 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잡힌 사내의 손에 있던 도끼를 빼앗아 들어 자신을 가격한 사내의 머리에 꽂아 버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도끼가 꽂힌 사내의 머리에서 튀어오르는 피를 피해 혜준은 뒤로 폴짝 뛰어 물러났다.

그리고 그렇게 바닥에 쓰러지는 사내 옆에서 팔을 축 늘어뜨리며 몸을 일으키는 다른 사내를 향해 발을 뻗었다.

배에 발길질을 당한 사내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책상에 쳐 박히고 말았다.


“이봐, 여기 있던 애들 다 어디갔어?”

“모, 몰···라!”

“그래? 알았어. 할 수 없지 뭐.”


혜준은 시신이 되어 쓰러져 있는 사내의 머리에서 도끼를 쑤욱 뽑아냈다. 그리고 허공에 툭툭 몇 번 턴 뒤, 배를 움켜쥐고 있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혜준을 바라보는 사내의 샛노란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럼 이만.”

“잠,깐! 크크크! 모퉁이 국수,집···거기!”

“모퉁이 국수집? 왜, 배고파?”

“크크! 아, 아니! 거기가 해커들 알선하는, 크크! 브, 브로커 연락처···”

“아아, 그래? 진작 말했으면 좋았잖아.”



혜준은 귀엽다는 듯(?) 사내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 웃었다. 그리곤 천천히 일어나 몸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보던 사내는 후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혜준은 다시 몸을 돌리며 도끼 날을 사내의 머리에 꽂아 넣었다.


“쓰레기는 치우고 가야지.”



바닥에 축 늘어지는 사내를 바라보던 혜준은 도끼를 땅에 내던졌다. 그리고 돌아서려다, 다시 몸을 돌려 사내들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호오, 이 약쟁이 새끼들. 비싼 걸 쳐 먹네?”



‘Heroic Capsule’이라는 영문이 큼지막하게 붙은 약 병 두개와 사내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혜준은 기분 좋게 웃었다.


* * *


-마흔 네 번째 운석에서 새로운 효소 DNA 추출 임박!

전 세계 히로익 캡슐 주식회사 주가 동반 상승!


-한국 히로익 캡슐 제약회사 대장주 HCC사, 연내 ‘뿌리는 히로익 스프레이’ 출시 발표


-일산 지하철 참사를 막아낸 영웅 오기주 씨.

‘강동 제약 경화 캡슐 및 근력 캡슐 덕분에 많은 생명 구할 수 있었어요!’


-상반기 대한민국 청장년 성인(18세~65세) 히로익 지수 결과 발표

전체의 54%가 ‘히로익 캡슐 지속 시간 3분 이내’

신체 결함 지수는 66%가 ‘1분 초과 시마다 위험도 12%씩 증가’


-국민 전체 인구의 약 11% 가 ‘히로익 파워’ 사용에 능숙한 상위 캡슐러. 상위권과 하위권과의 편차 심해


-히로익 캡슐과 뇌의 화학적 반응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활발. 국내는 HCC 산하 ‘전뇌 연구소’가 독보적 논문 1위로 밝혀져


-히로익 캡슐 중독자, 속칭 ‘드렁커’들로 인한 치안 불안 가중


햇살이 따사로운 한낮 거리 커피숍.

혜준은 의자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저편 건물 위 전광판에 떠 있는 뉴스들을 아무 생각없이 읽고 있었다.

그러다, 맨 마지막 기사에 멍한 시선을 꽂는다.


드렁커


방금 전까지 상대하고 와서일까.

아니면 자신이 그렇게 느껴져서일까.


혜준은 연신 드렁커, 라는 말을 중얼거린다.


<캡슐 러닝 금지,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8천만원 미만의 벌금>


길 앞 표지판을 따라 걷고 있는 사람들을 무심히 바라본다.

하루를 살기 위해 바쁘게 오가는 그들과

자신 사이에 느껴지는 괴리감을 곱씹으려는 찰나.


“저, 저 놈 좀 잡아줘요!”


보기에도 부티가 나는 옷을 입은 채 쓰러져 소리치는 노파 앞으로 핸드백을 들고 뛰는 남자가 보인다. 은행에서 막 나온 노파의 가방을 날치기 해서 달아나는 잡범이리라.

길 저 편에서 벌어진 광경을 무심히 바라보며 커피를 꿀꺽 삼킨 혜준은 턱을 쓰다듬었다. 들썩이는 엉덩이와 버티고 앉아 있는 다리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금방이라도 튀어 나가려는 마음과 그걸 제어하는 머리를 대변하듯.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혜준을 돕는 한 사람이 나선 모양이었다. 혜준의 눈에, 뛰어가는 남자 뒤로 다른 남자 한 명이 팔을 걷어부치는 모습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오, 비싼 걸 쓰네.”



남자가 팔목에 차고 있던 시계 버튼을 누르자, 시계줄 위아래에서 반투명한 얇은 호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곧, 호스 안이 보랏빛 용액으로 가득 찼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알약이 아닌 물약인 ‘히로익 솔루션’을 즉시 몸에 주입할 수 있는 키트는 가격이 꽤 비싼 것이었다.


그 순간, 남자가 어깨와 가슴을 쭉 펴며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곤, 이내 발을 박차며 소매치기를 향해 냅다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야, 멋있다.”

“그러게. 자기 돈 쓰고 도와주는 걸 보니, 아직 세상 살만 하네.”


뒤에 앉아있던 손님 두 명이 중얼거렸다. 빠르게 소매치기를 따라잡은 남자는 달리는 그대로 뒤통수를 붙잡아 넘어뜨렸다. 그리곤 재빨리 소매치기의 팔을 꺾으며 몸을 타고 앉았다. 주위에 있던 남자 몇 명이 함께 소매치기를 제압하는 모습에서 시선을 돌린 혜준은 눈을 감았다.


소매치기는 분명 빈털털이겠지.

캡슐을 살 수 있었다면, 적어도 이런 허접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테니까.

반대로 소매치기를 잡은 남자는, 살만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아니라면, 고급 식당에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가격이 나가는 캡슐 용액 한 병을 저렇게 쓰고 도와줬을 리 없으니까.


“에라, 뭔 상관이냐.”



혜준은 혼잣말을 뱉은 입을 움직여 남은 커피를 쪽쪽 소리내어 마신 뒤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훑어보다가 얼굴을 찌푸렸다.

혜준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 난데. 단가가 왜 이렇게 내려 간거야?”


휴대폰 너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짜증스럽기 그지 없었다.


-내가 어떻게 알아요? 위에서 책정한 가격인데.

“뭘 먹고 살라고 이러는 거래? 아니, 뭐 경찰 인력들 남아 도나봐? 아닌가? 나 같은 사람들이 남아 돌아서 이러는 건가?”


-어이없네.

“어이없어? 뭐가?”

-지난번에도 했던 이야기라서요. 이렇게 또 시비를 걸어 오니까 어이가 없다는 거죠.

“지난번에도 그랬으면 이번엔 좀 고쳐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람이 바보가 아닌 이상, 문제가 있으면 좀 시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확히는 그쪽 신원이 불분명하니까 눈탱이 맞을 수 밖에 없다는 게 문제 아닐까요. 알면서 왜 그래요? 나한테 자꾸 전화해서 항의해 봐야 소용없다구요.

“아니, 당신 상관한테 좀 이야기해 보라는 거지. 능력이 없다는 구라는 치지 말고. 무능력자가 신원 미확인자한테 이렇게 일을 잘 주진 않을 거 아니야?”

-하아···됐구요. 아무튼 곧 새로운 드렁커들 업데이트 될 테니까, 그거 보고도 마음에 안 들면 경감님한테 직접 연락하세요.


혜준은 눈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노려보았다.


“싸가지 없이, 계집애가. 지 할말만 하고 끊어 버리네.”



휴대폰 화면 가득 사람 얼굴과 신원 정보가 도배되어 있었다. 혜준은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이리저리 넘겼다. 꼼꼼하게 얼굴과 정보를 확인하던 혜준은, 결국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확인한 후에야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흠, 뭐 건질 게 없네. 해 봐야 인건비도 안 나오는 일 밖에 없고.”


그렇다면 우선 오늘 업무는 종료하도록 하고. 개인 중대사를 보러 가 봐야 겠군.

혜준은 혼잣말을 하며 가게를 나섰다.

어느 새 경찰차가 와서 소매치기를 싣고 간 듯, 경찰관이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보였다. 잠시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혜준은 대로 변 큰 길을 가로질러 사거리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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