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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야 님의 서재입니다.

일곱 개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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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야
작품등록일 :
2018.08.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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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5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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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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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장 그라운드 제로 (3)

DUMMY

“마지막 기회야.”

건물 밖으로 향하며 나나미가 단호한 표정으로 최대식에게 말했다.

“뭐가?”


“더 이상 명분도 없어. 인제 그만 너구리 소굴에서 빠져나오는 게 어때?”

“나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선택해. 정문 밖에 경찰 있을 거야. 돌아오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경찰에 협조해서 히데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속죄해.”

나나미의 목소리엔 물러섬이 없었다.

“상황이 복잡해서 오해한 것 같은데, 난 시노를 지키기 위해 갔을 뿐이야. 아무튼, 지금, 경찰은 안돼. 절대 안 돼.”

최대식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면 돌아올 곳은 없어. 어디로든 사라져버려. 다시는 내 눈앞에서 나타나지 않았으면 해.”

“그게 아니야. 경찰에게 잡혔다간 시노가 위험해질지도 몰라.”


“더 할 말 없으면, 우리 여기서 끝내자.”

나나미는 신경질을 내며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서 ‘빌려온 고양이 같은 표정 딱 질색이야’라며 남편에게 들리도록 큰 소리로 혼잣말했다.


정문 밖에 경찰이 지키고 있다는 말을 들은 최대식은 더는 나나미를 따라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 건물 측면 휴게실 옆 비상구를 통해 건물을 빠져나가더니 순식간에 담장을 넘어 정문 반대방향으로 달아났다.


본부장은 3층에서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사복 경찰 두 명이 건물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나나미는 아까부터 자기를 미행했던 경찰이란 걸 눈치채고는 한 발 옆으로 비켜섰다. 경찰 두 명은 나나미를 힐끔 보더니 모른 척하고 현관으로 들어섰다.


회사 현관을 지키던 경비와 경찰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고, 경비는 곧장 인터폰으로 본부장을 호출했다.


30초도 지나지 않아, 본부장이 현관으로 내려왔다. 경찰 두 명은 바로 본부장에게 다가갔다.

“(일본어)상무를 맡고 있는 가토 사토루라고 합니다.”

“(일본어)경찰입니다. 어제 사건에 대해 청취할 게 있으니 잠시 시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정중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경찰관은 본부장의 몸 가까이에 밀착해 도주에 대비했다.


“(일본어)저 말인가요?”

당황한 본부장은 몸을 웅크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복도 끝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는 또 다른 직원이 있다는 건 눈치채지 못했다.


* * *


“뭐? 히로시마?

시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규진에게 반문했다.


“총영사관이 있는 큰 도시 중에서 히로시마는 가장 안전한 도시야.”

“히로시마와 안전은 거리가 먼 단어처럼 들리는데, 게다가 여기서 800km나 떨어진 곳이라고.”


“히로시마에서 여권 만들어서 후쿠오카에서 부산 가는 배 탈 거야.”

“후쿠오카에서도 여권 만들 수 있을 텐데.”


“쿠마노신사에서 악당들이 하던 말 기억 안 나? 가능하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해.”

“좋아, 그런데 한국에는 언제 가는 거야?”

“아직은 모르겠어.”


유엔은 둘의 얘기를 듣다가 발걸음을 늦추더니 왼쪽 눈을 가리고 규진과 시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오른쪽 눈의 시력은 여전히 캄캄했다.


유엔의 오른쪽 눈에 제대로 된 사물은 하나도 상이 맺히지 않았다. 하지만, 규진의 두 어깨가 있을 자리에 희미하게 무지갯빛 형체가 날개처럼 펼쳐진 게 보였다.


“왜 그래?”

시노가 유엔을 돌아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유엔은 대충 얼버무리고 종종걸음으로 따라왔다.


규진은 일회용 마스크를 하나 꺼내더니 유엔에 건넸다.

“왜 내 얼굴 많이 흉해 보여?”

“전혀. 그래도 찬바람 맞으면 상처 잘 낫지 않으니까.”

“고마워.”



“유엔 대단하지 않아?”

시노가 오른쪽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여전사 같았어, 퓨리오사 느낌이랄까?”

규진이 대답했다.


“흉노족까지는 참겠는데, 이번엔 팔 하나 없는 여자야?”

유엔이 인상을 찌푸리자 규진은 당황한 듯 손사래를 치며 다시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생각해 보니 스칼렛 요한슨 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

“시집도 안 간 젊은 여자를 검은 과부라고 부르다니, 갈수록 태산이군.”


“블랙 위도우 얘기가 아니야, 쿠사나기 소령 말이야, 공각기동대.”

규진은 당황한 표정을 과장해서 지어 보였다.


“아, 그건 인정할게. 사실 내 진짜 몸은 옛날에 죽었고 지금의 나는 껍질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대목에서 소령 생각이 나랑 완전히 똑같으니까.”

유엔은 나레이션하듯 대사를 읊었다.


“그럼 유엔은 언제 죽었던 거야?”

시노의 질문에 유엔은 즉시 답했다.

“후두엽이 손상되었던 그 사고 때.”

유엔은 말을 마치며 왼쪽 눈을 가리고 앞을 봤다. 고개를 돌려 규진의 얼굴을 보며 유엔은 발걸음을 멈췄다.


“뭐가 보여?”

“희미하긴 하지만 뭔가 보이는 거 같기도 해.”

“보이는 게 뭔지 말해줘.”

“규진이 네 어깻죽지에 날개 비슷한 게 펼쳐져 있어. 양쪽 다.”

유엔은 한쪽 눈을 찌푸리며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렸다.


“무슨 의미일까?”

“글쎄, 내 남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지.”


시노가 헛구역질하는 시늉을 하며 끼어들었다.

“오늘은 어쩐 일로 잠잠하다 했더니 대낮부터 또 시작이네. 이런 상황에, 그것도 맨정신에 그런 소리가 나오니, 넌?”

시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망신이야 망신, 하고 중얼거리며 앞장서서 걸어갔다.



전철역에 들어가더니 규진은 공중전화기 앞에 멈춰 섰다.

유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라고 말하며 규진의 어깨를 툭툭 쳤다.


“저예요.”

규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은 거야?]

“네, 전 무사해요.”

[갈게, 기다려. 데리러 갈게.]


“아니요, 안 그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당분간 전화도 자주 못 할 거예요. 걱정하지 마시라고 전화했어요.”

오은명은 수화기를 든 채 다른 손으로는 입을 막고 울먹거렸다.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 전화 어려운 상황이면 이메일도 좋으니까,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망설이지 말고.]

“네, 그럴게요.”

규진은 힘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나도 엄마에게 전화할래.”

규진이 내려놓은 수화기를 다시 들며 시노가 말했다.


“엄마?”

[응. 시노.]

“우리 여행 가기로 했어. 그 집엔 돌아가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거기서 지내도 좋아.”

[어디로 가는데?]

“비밀이야. 그런데, 엄마, 아픈 엄마 두고 가서 미안해. 너무 미안해.”

[괜찮아. 엄마, 안 아파.]

“당분간 전화 못 할 거야.”

시노는 울먹이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유엔은 시노의 어깨를 감싸더니 토닥토닥 시노의 등을 두드렸다.

“힘내.”



“넌 전화 안 해?”

규진이 다가가며 유엔에 물었다.

“난 할 말 별로 없는데.”

유엔은 단호하게 말했다.


“다쳤다는 소식 듣고 엄마가 걱정하실 텐데.”

“그렇다면 더더욱 전화 안 할래. 이 상황에서 잔소리까지 듣게 되면 없던 병도 생길 거야.”

유엔은 몸서리를 치며 시노를 안은 채 걸음을 옮겼다.


* * *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멀고 긴 여행이었다. 고속철에서 몇 번이나 졸다가 깨길 반복했지만, 목적지는 가까워지지 않았다.


고베를 지나자 창밖으로 이따금 바다가 보였다. 바다 위로는 해가 지고 있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세 친구는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800km나 되는 멀고 먼 이동 끝에 히로시마에 도착한 셋은 곧바로 작은 호텔로 들어갔다. 여인숙이라고 불리는 게 어울릴 만한 작은 건물이었다. 방 두 개 값을 지불하더니 규진은 열쇠 하나를 시노에게 내밀었다.

“내일 아침 8시, 호텔 식당에서 만나.”

“응.”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친구들은 각자 열쇠로 방문을 열었다.

유엔은 두 친구 가운데에 섰다.


“유엔, 들어가자.”

“응.”

시노의 말에 대답은 했지만, 유엔은 움직이지 않았다.


“너 설마 저 방으로 들어갈 생각은 아니겠지?”

시노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유엔을 쳐다봤다.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편의점에 가서 캔맥주라도 사 올까 해서. 배도 좀 고프고.”


“그거 내가 실패했던 작전이야.”

시노는 짧은 말을 남기고 방으로 먼저 들어갔다. 규진은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뒷걸음으로 방에 들어가며 유엔에게 말했다.

“한 시간 뒤에 시노랑 같이 올래? 맥주는 내가 준비할게.”

“응.”


유엔은 방향을 틀어 시노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좁고 작은 방이었다.

“생각보다 저렴해서 의외였는데 방 크기를 보니까 이해가 되네.”


“안 그래도 충분한 상상력이 더 풍부해지겠는걸.”

“나 먼저 씻고 나올게. 그런데, 갈아입을 옷이 없네. 어쩌지.”

유엔이 가방을 뒤적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걸 신경쓰다니. 규진이가 그렇게 좋아?”

“상황이 절망적이니까 더더욱 서로 의지하는 거지. 그런 감정이라도 있어야 이겨낼 테니까, 다들.”

유엔은 시노의 질문과는 어울리지 않게 비장한 말투로 대답했다.


“내가 비법 하나 알려줄까?”

시노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유엔의 어깨를 쳤다.

“뭔데?”


“나 몰래 규진이 보면서 살짝 윙크를 해봐.”

“그게 뭐야?”


“남자는 그런 스릴있는 상황 좋아해. 티 나지 않게 살짝만 하고 모른 척하는 게 비법이야.”

“그런 게 통해? 게다가 내 눈 많이 부어있을 텐데, 이 눈으로 윙크하면 웃기지 않을까?”

유엔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작전을 바꾸자. 은근슬쩍 머리를 쓸어 올리며 묶어 봐, 포니테일로.”

“머리 방울은 입에 물고?”


“아직 그건 말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어?”

시노는 살짝 당황하며 유엔에 반문했다.

“너무 뻔한 수법이잖아.”


“아니야, 규진이한테는 통할 거야. 순진한 구석이 있어.”

“그다음엔.”

“여운만 남기고 나오는 거지.”

“그 방에서 더 있으면 안 돼?”


“꿈도 꾸지 마, 고백받기 전까지는 안돼.”

“순서가 꼭 중요해?”

“그건 아니지만, 최소한 패션 코드는 좀 바꾸고 난 다음에 뭐라도 해. 언제까지 킬빌이야?”

“자주 안 빨아도 티 안 나고 얼마나 좋은데. 왜, 냄새나?”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안 늦은 거 같아. 나도 분발해야겠어. 너한테 밀리는 건 도저히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아.”

“무슨 소리야? 삼각관계 금지.”

유엔은 팔을 엑스자로 만들며 시노에게 소리쳤다.


“너야말로 무슨 소리야? 아직 고백받은 것도 아니면서.”

“그런가? 오늘 확실하게 물어보는 건 어때? 진실 혹은 도전. 규진의 선택은~ 유엔 혹은 시노?”


“지구 멸망했니? 세상에 여자가 우리밖에 없어? 그거, 남자 질리게 만드는 지름길이야.”

“생각보다 쉽지 않네.”

유엔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쭉 내밀었다.



한 시간 십 분 후 유엔과 시노는 규진의 방문에 노크했다. 50분 지난 다음부터 빨리 가자고 조르는 유엔을 시노가 간신히 말린 탓이다.


“들어와.”

문을 열며 규진이 말했다.


침대 위에 놓는 간이 테이블에 캔맥주 세 개와 찢은 먹태 안주가 준비되어 있었다.

유엔과 시노는 규진이 앉은 반대편에 앉아 맥주캔을 땄다.


“그라운드 제로에 도착하고 보니 지구 반대편에라도 온 기분이야.”

규진이 전쟁과 피폭이란 생경한 금기어를 싣고 폭탄이 떨어지는 손짓을 했다.



“생사의 분류가 확실해지니까 세상이 더 현실적으로 보여.”

“난 오히려 반대야.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부감으로 세상이 보이는 기분이야.”

유엔의 말에 규진이 목을 쭉 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늉을 하며 대꾸를 했다.


“부감 풍경이라, 날개 달고 있는 사람은 역시 보는 것도 다른가 봐. 그건 조감도라고 해야 하나?”

시노는 날개, 라고 말할 때 약간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장난을 했다.


“한잔해. 새로운 보금자리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좋아, 폐허에서 다시 피어나는 검은 꽃들을 위하여.”

“그럼 난, 블링블링한 나의 판타지를 위하여.”

규진, 유엔, 시노가 순서대로 건배의 의미를 말하며 맥주캔을 부딪쳤다.


유엔은 맥주캔을 내려놓으며 시노 몰래 규진에게 윙크를 살짝 했다. 어리둥절한 규진을 보며 입에 머리 방울을 물더니 머리를 쓸어 올려 포니테일로 묶었다.


시노는 옆에서 큭큭, 거리면서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작가의말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영사관이 있는 도시 중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히로시마라고 판단한 규진은 이제 한국에 800km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수만 명이 넘는 우리 민족이 전쟁과 원폭으로 목숨을 잃었던 히로시마는 역설적으로 규진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평소에 자기주장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규진이었지만, 일본에서의 은둔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결심은 확고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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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14장 거짓말 게임 (2) 19.01.07 87 1 14쪽
43 14장 거짓말 게임 (1) 19.01.04 91 1 11쪽
42 13장 그라운드 제로 (4) 19.01.02 89 2 12쪽
» 13장 그라운드 제로 (3) 18.12.31 115 2 12쪽
40 13장 그라운드 제로 (2) 18.12.28 99 2 12쪽
39 13장 그라운드 제로 (1) 18.12.26 94 2 12쪽
38 12장 뜻밖의 역습 (4) 18.12.24 90 2 11쪽
37 12장 뜻밖의 역습 (3) 18.12.21 102 2 11쪽
36 12장 뜻밖의 역습 (2) 18.12.19 95 2 12쪽
35 12장 뜻밖의 역습 (1) 18.12.17 115 2 13쪽
34 11장 진실 혹은 도전 (3) 18.12.14 108 2 13쪽
33 11장 진실 혹은 도전 (2) 18.12.12 107 2 13쪽
32 11장 진실 혹은 도전 (1) 18.12.10 112 2 12쪽
31 10장 숲속의 이끼 (3) 18.12.07 120 2 15쪽
30 10장 숲속의 이끼 (2) 18.12.05 112 2 12쪽
29 10장 숲속의 이끼 (1) 18.12.03 119 2 13쪽
28 9장 반격의 실마리 (3) 18.11.30 116 2 12쪽
27 9장 반격의 실마리 (2) +1 18.11.28 116 2 13쪽
26 9장 반격의 실마리 (1) +1 18.11.26 135 2 11쪽
25 8장 염곡동 살인사건 (5) +1 18.11.23 142 2 13쪽
24 8장 염곡동 살인사건 (4) +1 18.11.21 157 3 13쪽
23 7장 패밀리의 완성 (3) +1 18.11.20 140 2 11쪽
22 7장 패밀리의 완성 (2) +1 18.11.16 144 2 12쪽
21 7장 패밀리의 완성 (1) +1 18.11.13 150 2 11쪽
20 6장 일곱 개의 바다 (3) +1 18.11.09 163 2 11쪽
19 6장 일곱 개의 바다 (2) +1 18.11.06 164 2 11쪽
18 6장 일곱 개의 바다 (1) +1 18.11.02 159 2 12쪽
17 5장 잃어버린 아들 (4) +1 18.10.30 154 2 12쪽
16 5장 잃어버린 아들 (3) +1 18.10.26 193 2 12쪽
15 5장 잃어버린 아들 (2) +1 18.10.23 18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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