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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야 님의 서재입니다.

일곱 개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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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야
작품등록일 :
2018.08.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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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5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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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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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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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1장 진실 혹은 도전 (3)

DUMMY

“자, 진실 혹은 도전.”

셋은 시노의 손동작에 맞춰 동시에 게임 이름을 외쳤다.


“이번엔 유엔이 규진에게 질문.”

시노가 게임의 사회자를 자청하고 진행을 이어갔다.


“너와 내가 가장 큰 피해자야. 16년간 유폐된 너,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나.”

“계속해.”


“우리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어. 도망치거나, 평화협정을 맺거나, 맞서 싸우거나.”

“평화협정이라면, 내 앞으로 상속될 은행대여금고 속의 정체 모를 유산. 그걸 포기하는 걸 의미하는 거야?”


“그러고 보니, 협상이라기보다는 항복에 가깝네. 유괴당하고, 살해당한 쪽에서 가진 것까지 다 내놓을 테니 목숨만 살려 달라고 비굴하게 빌면서 무조건 항복하는 거니까, 그거.”

“계속해봐.”


“좋아, 선택지를 다시 정리할게. 도망치거나, 항복하거나, 싸우거나.”

“싸우기로 하면 양쪽 다 큰 피해를 볼 확률이 높겠지.”


둘의 대화에 시노가 끼어들었다.

“신중하게 선택해. 네가 어떻게 선택하냐에 따라 내 목숨이 붙었다 떨어졌다 할 수도 있어.”


“좋아, 규진이 네가 선택해. 난 네 뜻에 따를게.”

“내가 2년 안에 유산을 상속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다고 했어. 난 여기에 트릭이 있다고 봐.”


“어떤 트릭?”

“박재열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인 거야, 그게.”


“그래서?”

“어쩌면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 될 수도 있어.”


“유산이 기증되는데 그게 무슨 공격이야?”

“나도 몰라, 그 유산이 뭔지 모르니까. 하지만, 그게 만약 돈의 가치가 아니라 기록의 가치라면 공격이 될 수도 있지.”

규진은 며칠 동안 고민 끝에 내린 상황 판단을 친구들에게 설명했다.


“우리가 숨으면 숨을수록 저쪽은 더 끔찍한 괴물로 변해갈 거야. 그러면 결국 엄마들이 위험해질 우려가 커져.”

유엔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거기까지는 생각 못 했어.”

시노는 탄식 섞인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서야 불행의 반복일 뿐이야.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것처럼.”


규진의 말에 유엔은 맞장구를 쳤다.

“그래, 도망은 일단 선택이 될 수 없어.”


“싸우는 것도 마찬가지야. 전면전이라면 결국 다치는 건 우리 쪽이야.”

고개를 끄덕이는 유엔과 시노를 보며 규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어떻게 협상할 거냐, 최악의 경우 어떻게 항복할 거냐, 우리는 그걸 고민해야 해.”


시노가 다시 양팔을 들어서 크게 저으며 이목을 끌었다.

“일단, 좋아. 게임은 게임이니까, 정확하게 질문하고, 깔끔하게 답변해.”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중 누구 하나가 크게 다칠 수도 있어. 우리가 갈 길을 선택해.”

유엔은 규진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모두의 이목이 규진의 입에 집중되었다.

“처음에 유엔이 했던 말이 생각나. 속죄하지 않는 죄인을 용서할 것인가, 아니면 단죄할 것인가.”


말이 잠시 멈춘 사이 유엔이 한 번 더 정리했다.

“단죄하기 위해선 싸워야 하고, 용서하기 위해선 타협이 필요해.”


“그런데, 문제는 타협이라는 답안지가 사실은 항복이라는 거지.”

“그래서는, 용서하는 사람이 오히려 무릎을 꿇는 거잖아.”


“맞아, 용서를 하면서도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비는 꼴이지.”

규진이 인상을 쓰며 말한 후 한동안 침묵이 찾아왔다. 규진은 답을 내리지 못했다.


침묵을 깬 건 유엔이었다.

“내가 질문했지만, 내가 대신 답해도 돼?”

유엔이 결심에 찬 표정으로 규진을 바라봤다.

“해봐.”


“정의에 타협은 없어. 최선의 길을 위해 조금 돌아갈 순 있지만, 마지막에는 꼭 거기에 가야 해.”

대답 없이 듣는 규진과 시노에 다시 한번 유엔은 당차게 말했다.

“불의에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할 생각 따위는 해본 적도 없어.”


“누구 하나가 죽더라도?”

시노가 측은한 소리를 내며 물었다.


“분명히 빈틈이 있을 거야, 고구마 줄기처럼. 한 번 캐면 줄줄이 따라 나와서 후드득 떨어질 거야.”

하지만, 유엔의 마지막 말에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


“규진이도 동의하는 거야?”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시노가 다시 물었다.


“나도 동의해. 다만, 고개를 조아리지 않고 협상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야.”

규진은 자기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을 제시했고, 유엔도 흔쾌히 동의했다.

“오케이, 인정.”


“하지만, 조심해야 할 거야. 검은 달걀 먹던 날 그 남자 기억나? 귀가 닳아서 뭉툭한 만두귀처럼 생긴 사내.”

“응.”


“위험한 근육을 가졌어. 잡히기만 하면 목이 꺾여서 바로 죽을지도 모르니까,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거야.”

규진의 말에 시노가 몸서리를 치며 덧붙였다.

“의미 없이 길가에 핀 코스모스 한 송이 꺾은 것처럼 아무렇게나 길에 던져버리고 조용히 사라지겠지.”


“분명한 건, 우리가 조심해야 할 사람이 그 사내 한 명이 다가 아니라는 거야.”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피하기보다 더 힘들지도 몰라.”

“더 큰 문제는 우리에겐 네오가 없다는 거지.”



“내가 너무 심각했나? 다음 질문, 전부터 시노에게 궁금한 거 있었어.”

유엔이 분위기를 바꾸며 밝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좋아, 진실 혹은 도전.”

“만약에, 규진이랑 나랑 결혼해서 같이 산다고 하면,”


“잠깐, 갑자기 그런 가정 맘대로 해도 되는 거야?”

시노가 유엔의 말을 자르며 일단 제동을 걸었다.


“그러니까, 만약이라고 하잖아. 내가 올해나 내년에 고백도 받고 결혼도 했다고 가정해봐 일단.”

“그래서?”

시노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받아쳤다.


“그때도 너 우리랑 한집에서 같이 사는 거 어떻게 생각해?”

“왜 걱정돼? 내가 둘 사이에 끼어들까 봐?”


“아니, 그게 아니라 떨어지기 싫어서 하는 말이야.”

“셰어하우스처럼 같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아래층에 너 살고, 난 남편이랑 위층에 살고. 애들은 형제처럼 같이 키우고.”


“좋아.”

유엔과 시노는 큭큭, 웃으며 원하는 답을 들었다는 표정으로 즐거워했다.



“왜 내 결혼을 너희들이 결정하는 거야? 내 생각은 안 물어봐?”

규진이 입을 쭉 내밀며 끼어들었다.


“생각 말해봐. 분위기 깨는 소리 아니면 들어줄게.”

유엔은 고개를 돌려 표정을 감추려 했지만, 규진이 뭐라고 말할지 걱정하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 군대 가는데.”

“뭐? 너도 군대 가?”


“당연하지. 나 국적이 한국이야.”

“언제?”

유엔과 시노 둘 다 갑자기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표정으로 반문했다.


“한국 들어가게 되면 일 년 안에는 입대할 생각이야.”

규진이 두어 번 얼굴을 긁으며 손으로 볼을 감싸더니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유엔이 갑자기 위스키 한 잔을 벌컥 마셨다.

“이건 내 벌주야. 질문이 틀렸으니 내가 마셔야지.”


유엔이 벌주를 마시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모두 할 말을 잃고 멍한 눈만 껌벅거렸다.




<2018.02.08. 목요일 / 일본 도쿄 세타가야(世田谷)>


오후 세 시. 세 친구는 일주일 전 약속했던 후타코 타마가와 공원으로 향했다. 시노의 엄마 다마루 나나미를 만나는 날이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규진은 의외의 사람을 만났다.


나나미와 함께 의붓형 마에다 히데오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더 의외인 점은 시노가 먼저 히데오를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다마루 집안이 마에다 가문과 정기적인 가족 모임을 가질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건 들었지만,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막상 눈앞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걸 보니 규진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가족인 규진에게는 짧은 인사만 하고 시노와 더 길게 대화하는 게 이상한지 유엔은 계속 둘의 일본어 대화의 내용을 규진에게 물었다.


“5년 전, 시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하네, 가족 모임에서 자주 만났던 사이였다 봐.”

“16년 전 우리처럼?”

유엔은 자기가 말해 놓고도 오글거리는 질문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아냐 아냐, 라고 말하며 손사래를 쳤다.


“난 친아들이 아니라서 다마루 가문과의 친선 모임에는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었어. 이런 장면 정말 어색하네.”

“참 기구한 운명이다. 널 유괴해서 마에다 가문에 맡긴 최대식의 딸이 우리 친구 시노라는 것도, 그 시노가 네 형 히데오와 저렇게 가까운 사이라는 것도.”


“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기분이야.”

“그건 그래. 그런데, 히데오는 왜 여기 온 거야?”

“뱀파이어 동맹에 가입하려나 본데.”



마에다 히데오는 최근 규진의 한국인 친구 건태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시노가 살생부에 명단이 올랐다는 것도 담담하게 말했다.


생사를 따지지 않을 테니 시노는 즉시 처리해도 좋다는 말을 히데오가 들었다고 하자, 시노는 다리에 힘이 풀려 연못 옆 벤치에 풀썩 주저앉았다.


다마루 나나미는 한국에 있는 엄마들로부터 박재열의 부인 이지영의 재산과 그녀 소유의 하코네 종합상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공유했다. 정대리가 작성한 보고서가 담긴 USB 메모리도 규진에게 전달했다.



규진은 어제 했던 고민에 관해 설명했다. 이대로 숨기만 한다면 엄마들이 역습당할 위험이 있다는 의견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모든 정보가 공유된 후 히데오는 학생처럼 손을 들더니 질문을 했다.

“(일본어)상황은 다 이해했는데, 어떻게 시노와 규진이 친구가 된 건지 이해하기 어려워.”

그 질문에는 나나미가 바로 답을 했다.

“(일본어)죄를 지은 아버지와 의절하기로 결심한 순간, 공동의 적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 거지.”


“(일본어)전략적 동맹 관계라고 생각해.”

규진이 덧붙였다.


시노는 괴상한 표정을 과장해서 짓더니 반박했다.

“(일본어)내가 같은 편이 되지 않았다면, 넌 벌써 만두귀에게 목이 잡혔을 거야. 이게 다 엄마 덕분인 줄 알아.”


일본어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유엔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심히 히데오만 관찰할 뿐이었다.



어느 순간 유엔은 인상을 심하게 찌푸렸다. 유엔은 윙크하듯 왼쪽 눈 감고 히데오 어깨너머에 있는 형체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유엔은 자기가 본 걸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심이 섰는지 규진을 향해 통역 좀 해 줄래, 라고 부탁을 했다.


“초면에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하지만,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전 남들이 볼 수 없는 걸 봅니다.”

규진이 유엔의 말을 통역하자, 히데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 계속 말해보라고 했다.


“내면의 소리 같은 걸 들을 수 있어요. 항상 그런 건 아니고, 특별할 때만.”

유엔은 왼쪽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듣던 히데오도 점점 유엔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소리치고 계세요.”

규진이 통역하자 히데오가 반문했다.

“귀신을 보는 거냐고 히데오가 묻고 있어.”


유엔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하던 말을 계속했다.

“만 스무 살이 되면 집에서 내보내고 그 후론 절대 다시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통역을 통해 말을 전해들은 히데오는 고개를 갸웃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규진을 향해 한참을 말했다. 규진은 그 말을 전부 통역하는 대신 요약해서 유엔에게 설명했다.


“유엔의 말을 믿지 않아. 어디서 들은 말들을 조합해서 유엔이 지어낸 얘기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유엔의 이런 행동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


유엔에게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죽은 지 오래된 일본 귀신에게서 더는 다른 말을 들을 수 없다는 건 둘째 치고, 귀신을 본다는 상황을 설명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전부야. 규진을 절대 다시 만나지 말라는 아버지의 말씀, 꽤나 강력한 유언이야.”


규진이 통역했지만, 히데오는 고개를 돌리며 비웃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일본어)아버지 위패를 모신 절에 찾아가서 생명을 구하는 기도라도 해야겠네.”

히데오는 끈적한 걸 밟은 사람처럼 인상을 찌푸리더니, 더 이상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유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히데오와 규진, 두 사람 앞으로는 절대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게 중요한 건데.’


작가의말

정말 상대방을 위한다면, 만나지도 말고 더는 연락도 하지 않아야 하는 사이가 있습니다. 시노의 아빠 최대식과 히데오의 아빠 고이치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입니다. 규진이 두 사람의 손을 잡았다고 해서, 그 죄가 용서된 것은 아닙니다. 히데오는 아직도 동광무역 박재열과 부적절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속죄할 사람이 자기 자신이란 걸 히데오는 아직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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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14장 거짓말 게임 (2) 19.01.07 87 1 14쪽
43 14장 거짓말 게임 (1) 19.01.04 91 1 11쪽
42 13장 그라운드 제로 (4) 19.01.02 89 2 12쪽
41 13장 그라운드 제로 (3) 18.12.31 116 2 12쪽
40 13장 그라운드 제로 (2) 18.12.28 100 2 12쪽
39 13장 그라운드 제로 (1) 18.12.26 95 2 12쪽
38 12장 뜻밖의 역습 (4) 18.12.24 90 2 11쪽
37 12장 뜻밖의 역습 (3) 18.12.21 102 2 11쪽
36 12장 뜻밖의 역습 (2) 18.12.19 95 2 12쪽
35 12장 뜻밖의 역습 (1) 18.12.17 115 2 13쪽
» 11장 진실 혹은 도전 (3) 18.12.14 109 2 13쪽
33 11장 진실 혹은 도전 (2) 18.12.12 109 2 13쪽
32 11장 진실 혹은 도전 (1) 18.12.10 112 2 12쪽
31 10장 숲속의 이끼 (3) 18.12.07 120 2 15쪽
30 10장 숲속의 이끼 (2) 18.12.05 112 2 12쪽
29 10장 숲속의 이끼 (1) 18.12.03 119 2 13쪽
28 9장 반격의 실마리 (3) 18.11.30 116 2 12쪽
27 9장 반격의 실마리 (2) +1 18.11.28 118 2 13쪽
26 9장 반격의 실마리 (1) +1 18.11.26 135 2 11쪽
25 8장 염곡동 살인사건 (5) +1 18.11.23 142 2 13쪽
24 8장 염곡동 살인사건 (4) +1 18.11.21 157 3 13쪽
23 7장 패밀리의 완성 (3) +1 18.11.20 140 2 11쪽
22 7장 패밀리의 완성 (2) +1 18.11.16 144 2 12쪽
21 7장 패밀리의 완성 (1) +1 18.11.13 150 2 11쪽
20 6장 일곱 개의 바다 (3) +1 18.11.09 163 2 11쪽
19 6장 일곱 개의 바다 (2) +1 18.11.06 164 2 11쪽
18 6장 일곱 개의 바다 (1) +1 18.11.02 160 2 12쪽
17 5장 잃어버린 아들 (4) +1 18.10.30 154 2 12쪽
16 5장 잃어버린 아들 (3) +1 18.10.26 193 2 12쪽
15 5장 잃어버린 아들 (2) +1 18.10.23 18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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